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 12. 10. 선고 2014고정138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3. 11. 6.경 서울 마포경찰서에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합정역 7번 출구,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충남슈퍼 앞,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소재 신촌역 6번 출구 앞 인도 등 3개 장소에서 분산 집회를 개최하되, 각 집회장소 사이를 이동하면서는 피케팅 및 구호제창 등을 하지 않겠다라고 하면서 3개의 장소에 집회신고를 마쳤음에도 ① 2013. 11. 9. 19:30경부터 같은 날 20:55경까지 서울 마포구 창천동 일대에서 알바노조 회원 약 100여 명과 함께 집회를 주최하면서 당초 신고 내용과 달리 집회 참가자 100명으로 하여금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그린클라우드 카페 앞 인도에서 홍익대학교 정문 앞 차로, 신촌기차역 앞 차로를 거쳐 신촌역 6번 출구 앞 인도에 이르기까지 약 2km 구간에서 "B을 기억합니다, 알바인권법으로 나가자" 등의 플래카드 3개, 깃발 2개, "내 시급 누가 먹었을까" 등의 피켓 50개를 흔들면서 "알바노조 가입하여 인간답게 살아보자, 알바도 노동자다 근로기준법 준수하라"는 구호를 제창하게 하며 행진함으로써 신고한 장소, 방법 등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를 하고, ② 집회 참가자 100여 명과 함께 홍대 정문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한 후 홍대 걷고 싶은 거리로 이동하면서 플래카드 및 피켓 등을 소지하고 구호 제창을 하며 미신고 행진을 하고 있어 2013. 11. 9. 19:55경 서울마포경찰서 경비계장이 마포경찰서장의 명을 받아 미신고 행진임을 고지한 후 자진해산 요청을 하였고, 2013. 11. 9. 20:00경부터 같은 날 20:40까지 야간 미신고 행진 임을 이유로 5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받고도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홍대 걷고 싶은 거리와 와우로터리 등을 거쳐 신촌역 6번 출구까지 야간 미신고행진을 하여 해산명령에 불응하였다고 함에 있다.

2.

피고인의 변소 요지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당초 마포경찰서에 홍대입구에서 신촌역까지 야간 행진의 형태로 집회신고를 접수하였으나, 야간에는 행진이 동반된 시위가 불가능하다는 경찰의 이야기에 따라 행진이 예정되었던 구간의 거점인 홍대 걷고 싶은 거리와 합정역 7번 출구 앞 인도, 신촌역 6번 출구 앞 인도 등 3개 지점을 개최장소로 하여 동일한 시간으로(19:00-22:00) 3개의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따라 각 장소에서 옥외집회를 마친 후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약간의 구호 제창이나 피케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당초 신고 범위를 현저히 이탈하였다거나 집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변소한다.

3.

판단

가.

헌법재판소는 2014. 3. 27. 선고 2010헌가2, 2012헌가13(병합) 사건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본문 중 '시위'에 관한 부분 및 제23조 제3호 중 '제10조 본문' 가운데 '시위'에 관한 부분은 각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고, 2014. 4. 24. 선고 2011헌가29 사건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본문' 중 '일몰시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는바,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그 주문의 표현 형식에도 불구하고 집시법의 위 각 조항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부분 중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일부 위헌의 취지라고 보아야 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7조에서 정한 위헌결정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1도1602 판결 등).

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초 마포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함에 있어 합정역과

대입구, 신촌역 등을 잇는 구간에서 야간 행진을 하고자 하였으나, 일몰 이후부터 일출 전까지의 옥외시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의해 금지된다는 사실을 고지 받고 관련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야간 집회신고를 하기로 한 사실, 이에 피고인은 3개 장소(합정역, 홍대입구, 신촌역)에 시간을 각 19:00부터 22:00까지로 하여 집 회신고를 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13. 11. 9. 19:00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그린클라우드 카페 앞에서 참가인원 약 150명과 함께 1차 정기총회를 마친 후 약 200m 정도 떨어진 홍대 정문으로 인도와 약 1개 차로를 이용하여 이동하여 19:30경 홍대 정문 앞에 도착하였고, 그곳에서 구호를 제창하며 발언을 하는 등 집회를 마친 사실, 피고인을 비롯한 100여 명의 시위대는 다음 집회 장소인 신촌역을 향하여 이동하여 가던 중 19:55경 홍대 걷고 싶은 거리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마포경찰서 경비계장으로부터 '플래카드 및 피켓을 소지하고 신고하지 아니한 행진을 하고 있음'을 이유로 1차 해산명령이 이루어졌고, 피고인을 비롯한 시위대는 같은 방식으로 충남슈퍼 앞을 지나 야외공연장, 와우로타리를 따라 이동하게 되었는바, 그 과정에서 마포경찰서 경비계장은 위 시위대에게 '미신고 불법 행진'임을 고지하며 플래카드와 피켓을 제거하고 삼삼오오 이동하도록 경고하며 해산명령을 발한 사실, 위 시위대는 20:40경 신촌역에 도착하여 정리 집회를 마친 후 해산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당초 마포경찰서에 3개의 장소를 나누어 동일한 시간대로 집회신고를 한 상태이므로, 위 집회 참석 인원 전원이 위 각 집회 장소로 함께 이동한다는 사정은 이미 예정이 되었을 것이고, 해당 경로는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장소로서 상시적으로 3명 혹은 5명씩 줄을 지어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마포경찰서 경비계장은 피고인을 비롯한 시위대에게 플래카드 및 피켓을 제거할 것을 요청하였는데, 당초 신고 된 집회 내용에 플래카드 소지, 피케팅과 유인물 배포가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장소 간 이동에 있어 플래카드와 피켓을 소지한 채 움직이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가 이동 과정에서 구호를 제창하는 행위를 집회 주최자인 피고인이 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결과적으로 피고인 및 집회 참가자들이 당초 신고한 내용과 달리 야간 시위를 하게 된 것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시위는 아래 다. 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피고인이 집회 신고를 하던 2013. 11. 6. 무렵에는 야간 옥외 시위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고, 이에 따라 야간 옥외집회 신고 자체가 불가능했던 점, 따라서 야간에 평화적인 시위를 주최하고자 하는 경우 위와 같은 방법 외에 달리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장소 간 이동 과정에서 일부 구호 제창이나 피케팅이 있었다고 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집회 주최자의 준수사항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위 집회의 장소 간 이동 당시 마포경찰서 경비계장이 5회에 걸쳐 해산명령을 한 이유는 야간에 신고하지 아니한 옥외 행진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달리 타인의 법익 침해나 기타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을 비롯한 시위대는 위 각 구간을 행진함에 있어 주로 인도를 이용하였으며, 이동 구간이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곳이라 100여 명의 시위대가 이동함에 공간이 충분하지 아니할 경우 일부 차로를 이용했던 것으로 교통방해나 공공질서에 명백한 위험이 초래된 바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시위는 타인의 법익 침해나 기타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허용되었어야 할 것인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미신고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위 조항에 기하여 해산명령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에만 동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볼 것인바(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도6294 판결), 미신고 옥외행진이라는 이유로 발하여진 위 해산명령이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라.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방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