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8. 28. 선고 2015나31036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5,091,7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1. 15.부터 2015. 8. 28.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 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05. 5. 2.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2. 12. 31.까지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추심 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2, 갑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실질적으로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서 추심실적에 따라 성과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업소득자일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가 원고의 채권추심과정에서 구체적인 업무를 지휘 · 감독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가사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사업자임을 전제로 근로소득세에 비하여 낮은 요율의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세제상 혜택을 본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피고에게 예기치 못한 과도한 재정적 지출을 부담시키는 등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므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인정사실

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은 원고가 피고에 의해 추심을 위임받은 채권을 원고의 책임 하에 관리하는 위임계약이라고 하면서도,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실 및 개인별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와 같은 사무용 가구와 비품을 제공하였고,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하였다.

다)

피고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전국적인 지사를 가진 회사로서 본사에 있는 콜렉션총괄 산하에 NPL채권사업부, KAMCO채권사업부, 금융채권사업부, SMB채권사업부를 두고 위 각 사업부 산하에 채권관리팀을 운용하고 있으며, 원고는 NPL채권사업부산하 AMC4팀 소속 채권추심원으로서 피고로부터 배분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로 출근한 후 부여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담당 채무자에 관한 신용정보를 조회하고, 피고 명의로 발급된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지참하고 채무자를 만나 변제를 독촉하여 변제금을 수령하거나 이와 관련한 재산조사, 소재파악 등 실태조사업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외근하게 되는 경우에는 방문지, 활동내역 등을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라)

피고의 각 지사 및 팀에서 보고한 일일회수실적을 바탕으로 피고 본사는 매주 각 채권유형별로 전국 각 지사의 채권 추심원별 실적 및 부서별 실적을 평가하여 각 부서에 통보하였고, 각 지사는 지사 실적을 연체종합관리상 실적관리 및 성과관리에 공시하였으며, 원고를 비롯한 각 채권추심원에게도 자신의 실적 및 위치를 고지하여 회수실적 목표달성을 독려하였다. 또한 피고는 위와 같은 개인별 회수실적을 근거로 분기별 채권을 차등배정하였고, 각 채권유형별로 전국 지사의 채권추심원 개인별 실적을 등급을 매겨 통보한 후 이러한 등급에 따라 채권을 차등배정하였으며, 회수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 정하기도 하였다.

마)

피고는 각종 지급명령, 배당금 수령, 법적 조치 등을 추심원 담당자별로 진행하게 하고 이를 관리평가하였고, 해당 팀장 또는 부문장을 통해 법적 대응방법, 전화대응방법, 민원방지방법 등 채권추심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교육하였으며, 채무감면, 분납, 조정 기준도 수립하여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이를 고지하고, 수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안내받은 바에 따라 불법 채권추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률의 내용을 전달하였다.

바)

피고는 1년에 2차례에 걸쳐 '회수강조기간'을 설정하여 실적증대를 독려하면서, 구체적인 실적재고를 위한 인센티브제 실시를 통하여 1인당 주간목표를 부여하고 그에 따른 실적평가를 통한 상벌제도를 운영하였다.

사)

피고는 원고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전화비용, 우편물 발송비용, 증명서 발급비용 및 기타 제반 추심관련 비용을 지급하였다.

아)

원고는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와 계약기간을 6개월로 약정하였으나 재계약의 형식을 통하여 동일한 내용으로 계속 갱신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2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 제3, 14~16호증의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취급하는 신용정보업자로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 누출 방지 목적으로 신용정보법이 설정한 각종 규제를 받으므로,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없을 경우, 각종 행정상 또는 민 · 형사상 책임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에 단순한 위촉계약과 같은 느슨한 구속만으로는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채권추심원들이 수행하는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는 피고의 사업운영에 있어서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업무인 점, ③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에는 원고가 계약을 위반하거나 업무성과나 업무처리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피고의 경영상 사정 등으로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를 계약해지 사유로 규정하여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해고사유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는 점, ④ 또한 위 업무위임계약에는 업무수행방법, 금지사항, 수수료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고, 신원보증에 관한 사항도 규정되어 있는 점, ⑤ 피고는 피고의 조직과 전산시스템을 통한 보고를 통하여 원고의 업무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피고의 기준에 따라 추심채권을 배분하였고, 피고가 구체적으로 추심방법 등을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회수 추진의 목표 및 방법을 지시하였으며, 원고는 피고가 제시한 방법에 따른 회수목표액 달성 등 업무실적에 비례하여 새로운 채권을 차등적으로 배정받거나 이미 배정받은 채권을 회수당하는 등 피고의 업무지시를 따를 것이 사실상 강제된 점, ⑥ 원고는 피고로부터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비품 및 비용 등을 제공받은 점, ⑦ 원고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수수료는 매월 계산되어 다음 달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한 점, ⑧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의 효력이 계속 유지되어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⑨ 회수실적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원고가 지시에 불응하는 경우 피고가 일방적으로 경고 또는 계약을 해지하거나 채권을 배정하지 않아 사실상 퇴사를 종용할 수 있는 등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을 위한 근로제공계약의 성립과 유지 및 종료에 대한 주도권이 피고에게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원고의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1)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3. 23. 선고 99다4405 판결,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이 사용자의 구체적인 감독과 지휘를 받지 않는 등 스스로의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을 제24~2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피고의 신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퇴직금 산정 액수

1)

갑 제2호증의 2의 기재, 제1심 법원의 종로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연도별 급여,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에 원고에게 지급된 급여 및 그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받은 소득금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이 전체 근무기간 및 급여 액수에 비추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원칙에 따라 원고가 퇴직 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임금에 원고의 계속근로 연수를 곱하여 계산한 퇴직금은 다음과 같이 35,091,785원이 된다.

○

재직기간 : 2005. 5. 2. ~ 2012. 12. 31. 7년 7개월 30일

○

30일 평균임금 : 14,038,806원×30/92 = 4,577,871원

○

퇴직금 : 35,091,785원[=(4,577,871원×7년)+(4,577,871원×7/12월)+(4,577,871원 ×30/365일)]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5,091,785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된 날인 2013. 1.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15. 8. 28.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 중 위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규(재판장) 전기흥 김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