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 6. 10. 선고 2015나35441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각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당국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 A은 2008. 11. 3., 원고 B는 2007. 11. 20. 각 피고와의 사이에 위임직 채권추심인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그 때부터 채권추심 등의 업무를 담당해 오다가 원고 A은 2012. 3. 31., 원고 B는 2011. 12. 31. 각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에 해당하는바, 피고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한 사실이 없고,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았으며, 원고들이 수령한 보수는 채권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수수료일 뿐 고정급이나 기본급이 없어 그 액수가 채권추심인들간 및 매 지급기간 별로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임금이라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은 피고를 사업자로 한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으며, 피고는 원고들의 수수료 등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을 뿐이므로,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는 없다.

3.

판단

가.

피고의 퇴직금 지급 의무 발생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이 사건의 경우, 갑 5호증, 갑 8호증, 을 2호증, 을 3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위임직 채권추심인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채권추심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본인의 채권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매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급여 외 장기활동수당, 자격증수당 등을 추가로 지급받기도 하였다.

다)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지점장 또는 중간책임자인 팀장에 대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을 지휘 · 감독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의 법인지점에 소속되어 근무하였고, 매주 실적 증진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업무 수행과 관련한 각종 보고를 받았다.

라)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의 지정된 자리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받아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마)

채권추심원들은 매일의 실적과 채권관리 현황을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통하여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지시받았고, 피고는 이를 통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채권관리 상태나 정도, 향후 추심 방향 등을 보고 받았으며, 필요한 경우 각 채권추심원에게 입력하여야 할 세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보완을 요구하였다.

바)

피고는 출근기록부나 출장복명서 등을 두어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이를 기록하도록 지시하지는 않았으나 채권추심원들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출근 시간을 09:00로, 퇴근 시간을 18:00로 각 정하였고, 이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은 원칙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출 · 퇴근을 하는 한편 외근이 있거나 휴가를 내는 경우 팀장 등에게 보고를 하였다.

사)

피고는 조회교육에 불참하거나 채권회수액이 일정한 금액 이하인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보수교육을 실시하거나 채권 배정을 금지하고, 배정된 채권을 회수하는 등의 불이익을 가하였다.

아)

원고들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이나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3)

판단

위 인정사실을 토대로 위 법리에 비추어 알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취급하는 신용정보업자로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 누출 방지 등 관련법령이 규정한 각종 규제를 받아야 하므로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 없이는 각종 행정상 또는 민 · 형사상 책임 부담의 가능성으로 비용이 급증할 우려가 있어 도급계약이나 위임계약상의 한정적인 제한만으로는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

원고는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고,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며, 계약기간 또한 자동 갱신되어 계속성을 가졌다.

○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촉계약서에는 업무수행방법 · 금지사항 · 수수료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해지사유로 되어 있으며, 최초 계약 시에는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원보증인과 신원보증서를 요구하고 있다.

○

피고는 채권추심인들의 실적을 점검, 관리하면서 실적 부진자에 대하여는 별도로 관리하고 지점장 등에게 보수교육을 명하고 신규채권 배정을 금지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지휘 · 감독권한을 행사하였다.

○

위와 같이 피고에 의하여 실적이 점검, 관리되고 계약 유지 여부가 좌우되는 상황이었으며, 또한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할 채권을 배분하여 왔는데, 어떠한 채권이 얼마나 배분되는지 여부는 원고들의 수입에 직결되는 문제이어서 채권추심원인 원고들로서는 채권배분 과정에서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고들이 피고의 각종 지시나 교육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

원고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수수료는 매월 계산되어 다음 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는데, 이는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하다.

○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인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피고가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 가입신고를 하지 아니한 점 등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정들에 불과하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1)

근무기간 : 원고들은 아래와 같이 각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무하였다.

가)

원고 A : 2008. 11. 3.부터 2012. 3. 31.까지 3년 4개월 29일간

나)

원고 B : 2007. 11. 20.부터 2011. 12. 31.까지 4년 1개월 12일간

2)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

가)

원고 A : 2012. 1. 1.부터 2012. 3. 31.까지 91일간 12,192,000원 (=2012. 2. 15. 수령한 3,035,000원+2012. 3. 15. 수령한 7,101,000원+2012. 4. 15. 수령 한 2,056,000원)

나)

원고 B : 2011. 10. 1.부터 2011. 12. 31.까지 92일간 8,922,000원 (=2011. 11. 15. 수령한 3,560,000원+2011. 12. 15. 수령한 936,000원+2013. 1. 15. 수령한 4,426,000원)

3)

1일 평균임금

가)

원고 A : 133,978원(=12,192,000원÷91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나)

원고 B : 96,978원(=8,922,000원÷92일)

4)

원고들의 퇴직금

가)

원고 A : 13,717,144원 [={1일 평균임금 133,978원×30일}×{3년+(4개월/12개 월)+(29일/365일)}]

나)

원고 B : 11,975,454원 [={1일 평균임금 96,978원×30일}×{4년+(1개월/12개 월)+(12일/365일)}]

[인정근거]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1 내지 4호증, 갑 9, 10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다.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계약기간 동안에는 위임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는 등 개인사업자로서의 이점을 누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종료된 이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피고의 구체적인 감독과 지휘를 받지 않는 등 스스로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와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오히려 이 사건 위촉계약의 내용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크다), 설사 피고가 위와 같은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이상 원고들이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

결국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으로 위 원고가 구하는 13,709,803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2.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퇴직금으로 위 원고가 구하는 11,972,133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2.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의 경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의 사유가 있으므로 연 20%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로 산정함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의 청구가 전부 인용되고, 달리 퇴직금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규(재판장) 노현미 추성엽

각주1) 근로기준법 시행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