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9. 18. 선고 2015나92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정보업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03. 9. 16. 피고와 채권추심 등에 관한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그때부터 2013. 7. 31.까지 피고의 영업직으로 채권추심위탁계약 수임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88,107,2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인정사실

1)

2007. 8. 9.자로 작성된 원고와 피고 사이 위촉계약서(갑 제13호증의 1)에는 ① 원고는 성과수수료를 지급 받는 자유직업소득자로서의 신분을 보유하고(제2조), ② 위촉계약의 효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하되, 원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피고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원고의 위촉업무 성과가 부진하거나 업무처리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될 경우나, 피고의 경영상 사정으로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유가 발생한 경우나, 원고가 계약을 위반하여 위촉업무를 수행하는 등 계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는 피고에 의하여 계약 해지가 가능하며(제4, 10조), ③ 업무 수행시간과 수행장소는 업무의 속성상 따로 정하지 않고 업무 수행방법은 관계법령에 저촉되지 않도록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제5, 6조), ④ 성과수수료의 지급은 원고의 성과에 따라 피고가 정한 바에 따라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후 지급하되, 원고의 노력 없이 채무관계자가 피고 또는 위임채권자에게 임의 변제한 건에 대하여는 수수료를 지급하지 아니하며(제8조), ⑤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로 하여금 위촉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하고(제9조), ⑥ 원고는 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담보하기 위하여 재산세 또는 종합토지세 납부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자를 신원보증인으로 입보하거나 피고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가액 3,000만 원의 신원보증보험에 가입하여 신원보증서 등의 관련서류를 계약체결일로부터 5일 이내에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제13조)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

2)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그 아래 추심팀 및 영업팀들에는 중간 책임자인 팀장을 두었는데, 지점장 또는 팀장에 대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소속 직원들을 지휘 · 감독하였다.

3)

피고는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각 지점별 매출 책임액 부여', '부진 매출조직에 대한 관리기준(시달)', '업적증대 및 중점 실천사항 독려(지시)', '책임액 필달 및 매출조직 활동량 배가 독려(지시)', '추심매출 증대 활동 강화', '매출조직 특별교육 실시 통보', '전화 응대 요령 공지', '전 지점 책임액 100% 달성 독려', '마감업적 극대화 및 부진인력 관리 강화', '업적 증대 독려', '영업직 특별교육 실시 통보', '대책 제출 및 추심 매출 증대 활동 강화', '매출신기록 달성 및 활동관리 강화(지시)', '매출 부진자 조치사항 및 대상자 명단(시달)', '위촉 1년 이상 4개월 연속 실조직 미달성자 조치사항 통보', '부진자 생산성 향상 조치사항 통보', '출근시간 지각자 경위서 제출 통보', '하절기 복장 간소화 통보', '성희롱 예방 교육 실시' 등의 업무지침을 전달하여 각 지점에서 시행되도록 하였다.

4)

피고가 지점장 등에게 발송하는 업무연락 공문 중 일부 내용은 위촉직들(원고와 같은 위촉 영업직, 위촉 추심직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는데, 피고는 위촉직들 중에 조회교육 불참자 및 매출액이 기준에 미달하는 자들에게 매출계획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그들을 대상으로 보수교육 또는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지점장 등으로 하여금 실적이 부진한 위촉직들을 육성 대상자와 해촉 대상자로 구분한 뒤 육성 대상자의 매출목표(육성각서)를 작성하여 영업기획부로 제출하고, 그들을 집중관리 또는 특별관리하며, 일정 기간 계속하여 실적이 부진한 위촉직들(직접 그 명단을 작성하여 첨부하기도 하였다)을 해촉 처리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5)

원고는 영업팀 B으로 근무하면서는 피고의 지시나 방침에 따라 ① 팀원들로부터 퇴근 전 일일 영업예상거래처 확보내역 및 영업방문처 등을 기록한 영업활동일지(지점의 방침에 따라 1개월 단위로 작성함)를 받아 다음날 지점장에게 제출하여 영업활동내역에 대한 평가 및 결제를 받아 다시 팀원들에게 전달하였고, ② 매주 정기적으로 지점장과 영업실적증대, 영업사원확보 등을 위한 회의를 한 후 그 결과를 팀원들에게 교육하거나 지시하였으며, ③ 팀원들의 출근을 확인하여 지점장에게 보고하였고(원고를 포함한 팀원들은 영업을 위해 거래처로 바로 출근해야 할 경우 미리 부서 내 지정된칠판에 성명을 적은 후 거래처로 출근하였다), ④ 매출실적 증대를 위한 토요일 근무를 독려 받기도 하였으며, ⑤ 업무 관련 교육을 이수하거나 1박 2일로 진행된 외부 연수프로그램 또는 외부 회의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6)

원고는 위촉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피고의 사무실에 설치된 컴퓨터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했고, 피고로부터 사무집기 등 비품을 제공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

7)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그 달의 영업실적에 대하여 피고가 정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다음달 15일에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위 수수료 외에 장기근속수당을 추가로 지급 받았다.

8)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하여는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직장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국민연금 등의 가입신고를 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취급하는 신용정보업자로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 누출 방지 목적으로 신용정보법이 설정한 각종 규제를 받으므로,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촉계약서에 업무수행방법, 금지사항, 수수료 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해지사유로 기재되어 있으며,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원보증서 등이 요구된 점, ③ 원고는 피고로부터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비품 및 비용 등을 제공받은 점, ④ 원고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수수료는 매월 계산되어 다음 달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한 점(또한 위촉계약상 원고의 노력 없는 변제에 대하여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이 있었다), ⑤ 원고는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그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어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해야 했고, 근무 장소나 출 · 퇴근 시간, 근무 요일 등이 지정 · 관리되어 사실상 피고에게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기간 또한 자동 갱신되어 근로 제공의 계속성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2011. 8.부터 2013. 7.까지의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받은 수수료(세전)는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퇴직 전 3개월 이내인 2013. 5.분 수수료가 다른 기간에 비하여 이례적으로 많은 금액이어서,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평균임금은 원고의 통상적인 생활임금보다 현저히 많다고 판단되므로, 원고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퇴직 전 1년 동안의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함이 타당하다.

별지 목록 기재 각 수수료를 토대로 계산한 원고의 퇴직 전 1년 동안 1일 평균임금은 207,758원(= 75,831,970원 ÷ 365일)이고, 이를 기초로 계산한 원고의 퇴직금 액수는 61,593,132원(= 207,758원 × 30일 × 총재직일 3,607일 ÷ 365일)이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61,593,132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3. 8.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5. 1. 14.까지는 상법에 정해진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요지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피고로부터 사업자임을 전제로 수수료를 지급받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등 세제상 혜택을 본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피고에게 예기치 못한 과도한 재정적 지출을 부담시키는 등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므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3. 23. 선고 99다4405 판결,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스스로의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을 제13, 29~3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피고의 신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규(재판장) 전기흥 김지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