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6. 15. 선고 2015노401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A, B의 항소에 대한 판단

항소인은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제1항), 그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지 아니하면 항소법원은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제361조의4 제1항).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2015. 2. 23. 원심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후 피고인 A은 2015. 3. 26.에, 피고인 B는 2015. 3. 27.에 각 이 법원으로부터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고도 그 송달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항소장에도 아무런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었으며, 이후 변호인을 선임하여 2015. 4. 27.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변호인의 항소이유서가 이 법원에 제출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에 직권조사사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의하여 결정으로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다음에서 보듯 피고인 C의 항소에 대하여 판결하는 이상, 일괄하여 판결로써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한다.

2.

피고인 C의 항소에 대한 판단

가.

항소이유의 요지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U 대체채용 관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위반의 점

주식회사 H(이하 'H'이라고 한다)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 결여, 수단 및 절차의 위법성 등에서 적법하지 않은 쟁의행위이므로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서 신규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고, 그 채용 자체도 쟁의행위와 무관한 신규채용일 뿐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대체채용한 것이 아니다.

나)

노동조합 탈퇴 종용으로 인한 부당노동행위 관련 노동조합법 위반의 점

피고인은 K 등과 공모하여 노동조합원을 탈퇴시킴으로써 단체협약상 '유니언숍' 조항을 무력화시키기로 한 바 없고, H의 공문은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것도 아니어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U 대체채용 관련 노동조합법위반의 점

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이고, 또한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도15499 판결 참조). 또한 노동조합법 제43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고, 여기서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란 당해 사업의 근로자 또는 사용자를 제외한 모든 자를 가리키는바, 이 규정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쟁의행위권의 침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어서 자연감소에 따른 인원충원 등 쟁의행위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신규채용은 쟁의행위 기간 중이라고 하더라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나, 결원충원을 위한 신규채용 등이 위 조항 위반인지 여부는 표면상의 이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종래의 인력충원 과정·절차 및 시기, 인력부족 규모, 결원 발생시기 및 그 이후 조치내용, 쟁의행위 기간 중 채용의 필요성, 신규채용 인력의 투입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4831 판결 참조).

나)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K과 함께 정당한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U를 대체채용하였음이 넉넉히 인정된다.

①

이 사건 쟁의행위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H 지부는 기존 단체협약 만료에 따른 단체교섭 과정에서 임금 인상, 해고 사유 등에 관한 기존 단체협약안 유지 등을 주장하며 쟁의행위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여 단체교섭의 대상인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②

이 사건 쟁의행위는 약 1년여 기간 동안 수차례에 걸친 단체교섭이 최종적으로 결렬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마저도 성과 없이 종료되어 조합원 92.78%의 찬성으로 이루어지는 등 법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③

쟁의행위 과정에서 일부 비방 표현이 담긴 피켓 시위가 있었거나 현수막 게시, SNS 활동 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곧바로 위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 전체가 폭력 또는 협박에 기초하였다거나 정당성을 상실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쟁의행위를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④

H 재무팀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던 공인회계사 AY은 이 사건 쟁의행위 개시일인 2012. 4. 23. 퇴사하였고 공인회계사인 AZ이 같은 날 신규채용되었다가 2012. 7. 31. 퇴사하였는데, 2012. 8. 28. 재무팀 수석으로 신규채용된 U는 AY이나 AZ과는 달리 공인회계사도 아니고 종전 직장에서 회계를 전담하는 업무를 취급하지도 않았으며, 단기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거래선을 확보하고자 하는 자금 업무를 주로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⑤

U는 수사기관에서 "솔직하게 딱 1번 갔다. 회사가 파업을 하고 있어 회사 자금이 끊겼고, 자금이 끊기면 결국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팀장에게 도와드리고 싶다고 하여 팀장이 중개사에 한 번 다녀오라고 했다", "중개사에서 회사의 재무적인 상황 등을 설명하고 다시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어, 위 진술 내용 자체로 U의 채용을 쟁의행위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신규채용으로 보기 어렵다.

다)

같은 결론의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이를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노동조합 탈퇴 종용으로 인한 부당노동행위 관련 노동조합법위반의 점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K, A과 함께 노동조합원에 대한 탈퇴를 종용하는 부당노동행위에 관여하였음이 넉넉히 인정된다.

①

'H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략회의' 문건에는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H 지부의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내용, 단체교섭에서의 대응 방법 및 대응 논리는 물론 유니언숍 조항과 관련하여 노동조합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상무보 등의 근로자성 검토, 기존 조합원 중 감사팀, 총무팀, 준법감시팀 등에 소속된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가입 자격검토 등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위 각 문서는 2011. 6. 13.부터 2011. 7. 11.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종전 작성 문건에서의 논의 내용이 보충되거나 심화 검토되는 내용을 담고 있음이 확인되며, 문서 말미에는 '논의 사항'이라는 표제 하에 기왕의 논의 내용을 전제로 현 단계에서 필요한 사항 등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후 부당노동행위 여부가 문제되고 있는 조합원 11명에 대한 탈퇴 종용을 포함하여 위 문서에 기재된 사항의 대부분이 실제로 H의 행동으로 현실화되었다.

②

특히 2011. 7. 4.자 문서에는 노동조합 가입 범위와 관련하여, '직무내용에 의해 제외되는 17명에 대해 우선적으로 노동조합 및 당사자에 대한 서면통지 잔류자에 대한 경고 ⇒ 징계조치 등을 통해 노조가입범위를 합리화하여야 함', '구두 면담은 면담자의 스킬이 부족한 경우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으므로 공문 등을 통해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등 H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지침 및 일정까지도 제안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대상자에 대한 공문 내용까지도 제시하고 있는데, H이 대표이사인 K 명의로 2011. 8.경부터 세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 및 조합원 개개인에게 발송한 '노동조합 가입 관련 시정조치 요청' 공문은 위 2011. 7. 4.자 문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문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의 문서로 보인다.

③

H은 2011. 8.경부터 세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의 V 지부장 및 W 부지부장에게 '노동조합 가입 관련 시정조치 요청'이라는 문서를 발송하는 한편 X 등 조합원 11명에게 개별적으로 공문을 보내고, 인사총무팀장인 A이 조합원 개별 면담을 실시하면서 '사규에 따른 적절한 조치' 등 사실상의 불이익조치를 시사하기도 하였는데, 위 조합원들은 "위와 같은 과정에서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받았고, 탈퇴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받았으며, 심적으로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당시 H의 지부단체협약 제5조에 조합원의 범위에 관한 규정이 있었고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 진행되고 있던 때였으므로, 사용자로서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위와 같은 사항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노동조합에 대한 공문 발송에서 나아가 조합원 개개인을 상대로 공문을 발송하고, 개별면담을 진행하며 인사상 불이익을 운운하면서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한 것은 그 자체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⑤

당시의 노사관계와 회사 측의 공문, 개별면담의 내용 및 형태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히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동조합 가입 자격 유무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고 그 시정을 촉구하는 수준을 넘어 조합원 개개인의 판단과 행동, 노동조합의 조직 구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보일 뿐이다.

⑥

K에 대한 관련 형사사건 공판과정에서, A은 "K이 대표로 취임한 2011. 5.경 이후 그 지시에 따라 인사총무팀장으로서 노동조합 가입 범위 문제를 검토하고 X 등 11명의 직원을 만나 면담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고, 피고인 스스로도 H 인사팀 과장과 몇 차례 협의를 거쳐 조합원들에 대한 공문 작성 및 발송 과정에 관여한 바 있다고 진술하였다.

나)

같은 결론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아무런 위법이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바 없는 초범인 점, 2013. 12. H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3권에 기초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쟁의행위를 무력화시키고자 한 이 사건 각 범행내용으로 보아 그 죄책이 중한 점, 피고인이 H 모회사 지분의 9% 이상을 보유한 주식회사 J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각 범행에 기여한 정도 또한 가볍지 않은 점, 기타 공범자들 사이의 처벌 형평성,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 전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파기되어야 할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노유경 김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