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표 기재 '법정퇴직금'란의 각 해당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말일의 다음날부터 2016. 4. 21.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업무, 신용조사업무, 신용조회업무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별지 표 '근무기간'란의 해당 각 기간 동안 피고의 각 지점 내지 출장소에서 임대차조사업무를 담당하다가 그 기간 말일에 각각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위탁계약의 형식을 통해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실질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원고들에게 각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법정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반박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실제로도 시간·장소·업무처리순서 등에 제약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기본급 없이 그 실적, 즉 사무 처리결과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또한 피고의 임대차조사원들은 업무를 하면서 자유로이 겸업을 할 수 있었고 실제 일부 원고들은 겸업을 하여 상당한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피고와 원고들의 계약관계는 실질적으로 위임이나 도급에 가깝고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판단
인정사실
계약의 내용과 갱신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위탁계약(갑 제3호증의 1, 2, 3)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들을 비롯한 임대차조사원들은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정하여 피고와 계약을 최초 체결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피고와 동일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기간을 계속 연장해왔다.
피고는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 양식을 일부 변경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가 평가한 업무수행실적을 기준으로 재계약을 체결한다는 규정(제4조 제1항), 제3자에 대한 용역위탁을 금지하는 규정(제5조 제6호), 겸업금지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계약해지사유로 한 규정(제9조 제1항 제5호) 등이 삭제되었다(갑 제3호증의 4, 5).
원고들의 근무형태
피고는 전국에 10여개 지점 또는 출장소를 운영하였고 각 지점 또는 출장소에 소속된 임대차조사원들의 구체적인 업무 담당구역을 배정하였다. 원고들은 피고가 모회사인 I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으로부터 위탁받은 부동산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실행 관련 담보물 조사업무를 피고로부터 배정받아 담당구역 내에서 임대차조사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의 지점 또는 출장소 내에는 임대차조사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이 제공되었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조사업무 수행에 필요한 노트북, 태블릿PC 및 피고 발급의 신분증과 사번을 제공받았고, 대내외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피고의 임대차 가격조사팀 팀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였다.
피고는 위 기기들의 통신요금과 민원서류 열람료(2015년 6월까지), 선박 및 고속도로 이용요금, 특수지역(업무수행이 즉시 이루어질 수 없는 도서산간 및 민통선 지역과 업무수행면적이 2,000km² 이상인 지역 등) 근무자의 교통비 등 임대차조사업무 수행과정에서 원고들이 지출한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하였다.
원고들은 매일 오전·오후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조사업무를 실시한 다음 정해진 보고시한(보통 1~2영업일) 내에 피고의 통합전산망에 로그인하여 조사한 업무내용을 입력하였다.
구체적인 업무수행방식의 설정
피고는 임대차조사원들에게 위탁계약 제1조에서 정하는 각 조사 유형별 구체적 업무처리기준과 유의사항을 비롯하여 현장조사 시 임대차확인서 작성·징구방법, 조사의견 기재방법, 종결보고 방식 등에 관한 사항을 반복적으로 통지하였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각종 양식을 모두 제공하여 이에 따르도록 하였다.
피고는 월간 처리건수에 대한 집계결과, 계약해지자의 발생,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평가결과 등에 따라 업무처리 적정성과 업무연속성 유지를 위해 임대차조사업무 담당구역을 축소·조정하거나 일부 조사원들을 재배치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위와 같이 피고가 설정한 각종 처리기준과 양식 등에 따라 해당 업무 담당구역 내에서 현장조사 등 임대차조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에 대한 교육·관리 및 평가
피고는 임대차조사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분기별로 2회 정도 임대차조사원들을 대상으로 업무수행방법 및 유의사항 등에 관한 연수교육을 실시하였고, 그 밖에 개인정보보호 교육, 모바일시스템 관련 사용자 교육, 정보보안교육 등도 주기적으로 실시하였다.
피고는 임대차조사원 평가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였고 각 지점마다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교육·실적·평가 등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검수담당자)을 두었다. 피고는 검수담당자를 통해 월별 및 분기(또는 반기)별로 임대차조사원들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였고, 그 평가결과를 해당 조사원과 소속 지점에 통보하고 회사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였다.
위 평가기준에 의하면 월별 평가에서는 책임감, 성실성, 신속성, 정확성, 업무숙지도, 보고서 품질 및 검수담당자의 지시불이행, 보고시한 위반, 연락두절, 업무오류, 연수참석 등 인성평가(업무협조도) 항목을 그 평가대상으로 하고 있고, 분기별 평가에서는 섭외실적, 포상, 사례제출, 업무제안서 채택, 비상업무 수행, 신규계약자에 대한 업무지도, 통신요금 초과사용, 민원 접수 등을 그 평가대상으로 하고 있다.
피고는 위 평가결과에 따라 임대차조사원들의 등급을 5단계로 나누어 수수료율(±4~5%)을 달리 정하였고 점수가 높은 조사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반면 하위 평가자에 대하여는 담당구역 또는 계약기간을 축소하였으며, 평가 최하위의 조사원, 연속 2회 최하등급 조사원, 민원 다수 발생 조사원 등의 경우에는 계약갱신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계약을 해지하기도 하였다.
또한 검수담당자는 직접 현장조사를 통해 임대차조사업무 수행현황을 점검하고 업무처리기준 위반 사례를 적발하여 해당 조사원들로부터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확인서를 제출받고 담당구역, 수수료율 및 위 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기도 하였다. 피고는 임대차조사원들에게 업무처리기준 위반 사례와 민원제기 사례 및 그 조치결과를 공개하고 유사 사례의 재발방지 및 업무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수시로 전달하였다.
수수료의 지급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조사업무 실적과 피고의 평가등급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를 매월 25일 지급받았다. 다만 선호도가 낮은 특수지역을 담당할 경우에는 조사업무 실적과 무관하게 최저수수료(200만 원 이상)를 보장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13, 15 내지 40, 48 내지 59호증, 을 제1, 21, 25, 26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이러한 사실관계와 함께 위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피고의 각 지점 또는 출장소 소속으로 배치되어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임대차조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그 업무의 내용을 이루는 각종 조사에 관한 업무처리기준과 방식까지 세부적으로 정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이에 따르도록 하였다.
비록 원고들이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원고들과 피고가 작성한 계약서는 위탁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그 계약내용과 피고의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실제 운용형태를 보면 사실상 피고는 업무수행방법, 징계 해고사유와 유사한 계약해지사유, 보수 지급기준 등과 같이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사항에 준하는 사항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담당한 임대차조사업무는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임이 분명하므로 피고로서는 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했고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임대차조사원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다.
실제로 피고는 임대차조사원들을 대상으로 업무수행방법, 제한·금지사항 등에 관한 각종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였고 업무처리 유의사항, 구체적 위반사례 등을 통지하여 주의를 주기도 하였으며 현장점검 및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업무능력평가 등을 통해 임대차조사원들의 실적과 업무수행태도를 상시적으로 관리·감독하였다.
특히 피고의 평가기준은 업무실적뿐만 아니라 업무협조도, 지시이행도, 업무개선도, 민원제기 등에 관한 항목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평가결과에 따라 담당구역, 수수료율 등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계약갱신거절 또는 계약해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 원고들로서는 이러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업무지시를 사실상 거절하기 곤란하였을 것이고 업무수행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매일 피고가 정한 시한 내에 피고의 통합전산망에 업무내용을 입력해야 했고 피고는 이를 통해 수시로 원고들의 로그인기록, 실적, 업무내용 등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원고들이 무단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었다. 비록 원고들의 근무시간·장소가 엄격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현장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대차조사업무의 특성상 조사원들이 상시 출근해있을 것을 요한다고 볼 수 없고 일반적인 근로계약을 통한 노무제공에서도 시간적·장소적 제약은 상당히 완화되었을 여지가 크다. 실제 피고가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여 임대차조사업무를 수행한 2005년 6월 전에도 그 업무 내용과 방식은 위임계약의 형식을 통해 수행할 때와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와 원고들의 위탁계약은 보통 6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다. 피고가 계약기간 중 계약서 양식을 일부 변경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여지가 있고 그 전후로 원고들의 업무수행방식과 피고의 지휘·감독의 정도가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 원고들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배정한 업무만 수행했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조사업무의 양을 늘림으로써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다. ㉡ 원고들의 업무가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아닌 다른 사업자로부터 그 업무를 위탁받아 이를 수행할 수 없었으며 그 업무를 정규직 직원이나 다른 조사원들이 아닌 제3자에게 대행하도록 위탁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변경 전 위탁계약에서는 이를 계약해지사유로 규정하고 있었다. ㉢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주요 비품과 비용도 제공하였다. 이러한 점을 보면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들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계약상 겸업금지의무(제9조 제1항 제5호)를 부담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사실상 피고에게 전속되어 임대차조사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무 내용과 강도 등(을 제21호증에 의하면 1인당 일평균 20여건 정도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을 고려할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들을 비롯한 임대차조사원들이 조사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면서도 자유로이 겸업을 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실제 겸업금지의무를 위반한 사례가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해당 근로자의 징계사유로 삼을 여지가 있을 뿐 근로자성 자체를 부정할 만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지만 ㉠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된 점, ㉡ 특수지역을 담당할 경우에는 상당한 수준의 수수료 지급이 보장된 점, ㉢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은 피고의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수수료는 원고들이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이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왔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할 여지가 큰 사항이어서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불구하고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정도의 주요 징표로 삼기 어렵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별지 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금액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해당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같은 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말일의 다음날부터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16. 4. 2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홍예연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