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방송사업자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의 직원들이다.
피고는 2014. 5. 13. F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원고 C을 경인지사(G팀, 다만 현재는 H으로 이동하였다)로 전보발령(이하 '2014. 5. 13.자 전보발령'이라 한다)하였고, 2016. 3. 11. I센터에서 근무하던 원고 A을 경인지사(J), 원고 B을 K센터, 원고 D을 경인지사(H), 원고 E를 경인지사(J)로 각 전보발령(이하 '2016. 3. 11.자 전보발령'이라 하고, 2014. 5. 13.자 및 2016. 3. 11.자 전보발령을 통틀어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하였다.
피고의 구 인사규정(2015. 10. 12. 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5,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전보발령은 형식상 업무상 필요를 내세웠을 뿐 실질적으로는 2012년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루어진 부당노동행위로,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직종을 강제로 변경하였고, 업무상 필요와 무관하게 이루어졌으며, 원고들에게 통상 예측할 수 없는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였고, 원고들에 대한 통보나 협의 등을 거치지 않고 이루어져 절차적 정당성을 현저히 결여하였으며, 거듭된 법원의 가처분결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어 절차적·실체적으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다만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4 내지 47호증, 을 제1 내지 4, 6 내지 10, 14 내지 20, 22 내지 25, 30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이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직원들인 L 등은 제작PD, 경력기자, 방송기자, 라디오PD 등으로 입사하여 교양제작국, 시사제작국, 라디오국, 아나운서국 등에 근무하던 중 경인지사, K센터 등으로 인사발령을 한 피고의 2014. 10. 31.자 전보발령 등에 불복하여 전보발령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서울서부지방법원 2015가합1031, 같은 법원 2016가합30791)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으나, 이 사건 전보발령 이전에, 원고 A은 2013. 5. 10.부터 2013. 6. 9.까지 M에서, 2015. 3. 10.부터 2016. 3. 10.까지 I센터에서 근무하였고, 원고 B, D은 2014. 10. 31.부터, 원고 E는 2014. 11. 17.부터 각 2016. 3. 10.까지 I센터에서 근무하였으며, 원고 C은 2013. 3. 11.부터 2014. 5. 12.까지 F연구소서 근무하였는데, 위 M, I센터, F연구소 역시 방송의 제작 및 방영과 직접 관련된 업무를 하는 부서에는 해당하지 않는바, 원고들에게 기자 직종 고유의 업무만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 내지 신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기자로서의 경력이 단절되고 이들의 능력, 욕구가 반영되지 아니한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받게 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이러한 원고들의 근무 경력에서 비롯된 업무상 자질과 원고들이 전보된 부서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관련성이 없다거나 위와 같은 업무상 자질이 전보된 부서에서 활용될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는 광고 수익 감소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수익사업의 진행을 통해 사업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하였는데,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채무자가 조직개편으로 신설·개편된 부서에 직원들을 재배치한 것에 대하여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경인지사는 2010. 10. 9., K센터는 2014. 10. 27. 위와 같은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각 신설되어 피고의 N본부 하에 편제된 부서로서, 경인지사는 경인지역 주간 로컬 프로그램 및 특집 프로그램 제작, 서울·경인지역 연관 사업 기획 및 시행, 서울·경인지역 행사 공동주관 및 협찬 유치, 지사 행정 및 운영업무 총괄, 수원, 인천, 성남용인, 고양의정부지역 사업 추진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K센터는 신규사업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바, 그 업무내용에 비추어 해당 업무의 수행에 특정한 직종의 직원만이 적합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실제로 경인지사, K센터에는 방송경영, 라디오PD, 방송기자, 제작PD 등 다양한 직종·직급·경력을 가진 직원들이 배치되어 함께 근무하고 있다. 또한 경인지사는 2010. 10. 9. 신설된 이래 수 건의 지역행사 업무를 주관하고 있고,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K센터 역시 MBC 문화광장 스케이트장 조성, 여의도 구사옥 주차장 임대사업, MBC 다큐멘터리 영화배급 사업 등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통해 사업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각 부서의 정착 및 수익·업무 증대로 인한 인원 충원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고, 특히 피고의 2016. 3. 11.자 전보발령은 총 126명의 다수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사발령과 함께 이루어졌는바,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에 따른 인사권자인 피고의 경영상 판단 또는 인력배치에 관한 재량권의 행사로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피고는 소속 직원들이 수행하는 직무의 종류와 무관하게 단일호봉제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해 원고들의 급여에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한편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일부 원고들의 근무지가 서울에서 수도권 지역으로 변동됨에 따라 출퇴근 거리 및 시간이 다소 증가하는 등의 불편이 발생할 수 있으나, 변동된 근무지와 원고들의 거주지의 거리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러한 불편의 정도가 근로자로서 통상 수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의 구 인사규정 제20조에서는 직원의 전보는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자를 적재적소의 원칙, 기회균등의 원칙, 욕구충족의 원칙, 자격실증의 원칙, 능력위주의원칙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는 직원들이 지니는 전문적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에 적합한 직무로 보직 또는 전보를 시행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지만, 위 각 원칙이 전보발령에 반드시 원고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없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나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원고들의 생활상의 불이익의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전통지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석(재판장) 유혜주 이재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