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법의학 분야 전문의로서 'C'이라는 상호로 사체검안전문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일반 환자에 대한 진료없이 사체검안업무만 진행하며, 상시 근로자수 4명 정도의 규모이다)을 운영하는 의사이고, 원고는 피고와 후배 사이인 같은 분야 전문의로서, 군의관 복무를 마친 2012. 4. 27.부터 2016. 7. 15.까지 약 4년 2개월 동안 위 병원에서 검안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인정근거]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운영의 이 사건 병원에서 2012. 4. 27.부터 약 4년 2개월 동안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그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그 밖에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갑 제3, 4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증거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법원에 제출된 갑 제1 내지 6호증 각 기재, 원고 당사자본인신문 결과만으로는 원고가 피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종속적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 위임을 받은 수임인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업무수행 기간, 피고와 번갈아 근무일 또는 휴무일 순번을 지정한 다음 자신의 근무일로 지정된 날에 경찰로부터 사체검안 요청이 있는 경우 현장에 출동하여 검안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만, 원·피고 모두 자신이 근무일로 지정된 날이 아니더라도, 해당 일에 경찰로부터 사체검안 요청이 많아 근무자로 지정된 1인이 혼자 처리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근무자의 연락을 받고 자신의 개인 일정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사체검안 업무를 추가 수행하였다.
위와 같이 검안의 2명이 교대로 근무하는 위 병원 근무체계의 형식상 각자의 근무일과 휴무일이 지정되었을 뿐 일단 월별 근무스케줄이 정해진 뒤에도 개인적인 일정이 생길 경우에는 미리 협의하여 근무일을 서로 조정할 수 있었고, 원고에게 미리 정해진 월간 근무일수나, 사용가능한 연간 휴가일수의 제한 등 별도의 정함이 없었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병원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장소의 지정이 전혀 없었고, 피고가 이러한 사항을 관리 감독한 바도 없다.
실제로 원고는 자신의 근무로 지정된 날에,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병원으로 출·퇴근하거나, 또는 자택이나 인근에 있다가, 경찰로부터 사체검안 요청 전화를 받는 경우에 비로소 현장으로 바로 출동하여 사체 검안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선·후배 사이인 피고와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구두로 업무수행 대가로 월 300만 원 및 실제 수행된 검안 건수 당 7~8만 원으로 계산한 금액을 매월 정산하여 지급받기로 협의하였다. 원고는 위에서 본 방식에 따라 경찰로부터 요청되는 사체검안 업무를 수행하고, 매월 자신이 수행한 검안 건수에 따라 적게는 대략 월 800만 원에서 많게는 대략 월 1200만 원 정도를 지급받았다.
반면에 피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의 경우 모두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무하였으며, 정해진 병원에의 출·퇴근시간이 있고, 월 1회의 월차 휴가, 법정공휴일 휴무 등 월간 근무일수, 연간 휴가일수 등을 정해 둔 복무규정이 마련되어 있어 위 규정에 따른 복무관리가 이루지고 있다.
원고는 경찰로부터 요청받은 사체검안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로부터 개별적, 구체적인 지휘나 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전문의로서 독립적인 지위에서 검안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최연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