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12. 13. 선고 2018가단457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46,514,820원과 이에 대하여 2018.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이유

1.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자신이 임금을 목적으로 채권추심업을 영위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에 해당하는바, 피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았으며, 원고가 수령한 보수는 채권 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수수료일 뿐 고정급이나 기본급이 없어 그 액수가 채권추심인들간 및 매 지급기간 별로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임금이라고 볼 수 없고, 원고는 피고를 사업자로 한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으며, 피고는 원고의 수수료 등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을 뿐이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다툰다.

2.

판단

가.

피고의 퇴직금 지급 의무 발생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 내지 4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위임직 채권추심인 위촉계약(을 제4호증의 1, 2, 이하이 사건 위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채권추심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원고는 피고의 안산지점에서 근무하여 오면서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전월의 본인의 채권 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익월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다.

다)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지점장 또는 중간책임자인 팀장에 대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을 지휘 · 감독하였는데, 실적 증진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업무 수행과 관련한 각종 보고를 받았다. 라)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받아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원칙적으로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출 · 퇴근을 하는 한편 외근이 있거나 휴가를 내는 경우 팀장 등에게 보고를 하였다.

마)

채권추심원들은 매일의 실적과 채권관리 현황을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통하여 내부전산관리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지시받았고, 피고는 이를 통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채권관리 상태나 정도, 향후 추심 방향 등을 보고 받았으며, 필요한 경우 각 채권추심원에게 입력하여야 할 세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보완을 요구하였다.

바)

피고는 조회교육에 불참하거나 채권회수액이 일정한 금액 이하인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보수교육을 실시하거나 채권 배정을 금지하고, 배정된 채권을 회수하는 등의 불이익을 가하였다.

예컨대, 피고는 2009. 1. 각 지점에 '1건이라도 더 추심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회수계획 및 추심활동 전산관리를 추진하여 전산시스템에 의한 체계적인 활동관리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지시하였고(갑10), 2009. 2. 신용관리사업본부장이 지점장들에게 보낸업무연락을 통해 '조회 교육 불참자 및 위촉 6개월 경과 신용관리사 중 월 매출액 150만 원 미만자를 실적 부진자로 선정하여, 실적 부진자에 대하여는 제1단계 조치로 당 월 일체의 채권 배정을 금지(본사에서 전산상 배정금지 조치)하고, 2개월 연속 실적 부진 해당자는 일체의 채권 배정 금지 및 보유 채권을 일괄 1/3 회수하고(본사에서 임의로 일괄 회수하여 지점장에게 배정, 지점장은 타 신용관리사에게 재 배정), 3개월 연속실적 부진 해당자는 보유 채권 전건을 회수 및 해촉 처리하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으며(갑24), 2009. 11. 지점장이 추심원들에게 보낸 업무연락에는 '활동일지 3회 이상 미 제출자는 페널티로 1개월간 채권배정 일체 금지, 1일 활동목표 20건, 특기사항: 외근 등 특별한 사유로 활동사항 입력을 못하였다면 아침에 입력하여 제출해야 함. 기타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하여 제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오전9시까지 지점장에게 그 사유를 보고하여야 함'으로 되어 있고(갑18), 2013. 10. 원고에게 '전월인 9월 추심 실적 500만 원 미만자 중 1명에 해당하므로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준비사항으로 10월 회수계획을 추심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채권파일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한 바 있다(갑28).

그러다가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어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자, 피고는 2014. 10.경에 이르러서야 채권추심원들이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행위를 하지 말도록 지시하는 업무연락(을7)을 한 바 있다.

사)

원고는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이나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3)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취급하는 신용정보업자로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 누출 방지 등 관련법령이 규정한 각종 규제를 받아야 하므로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 없이는 각종 행정상 또는 민 · 형사상 책임 부담의 가능성으로 비용이 급증할 우려가 있어 도급계약이나 위임계약상의 한정적인 제한만으로는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

원고는 피고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고,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며, 계약기간 또한 자동 갱신되어 계속성을 가졌다.

○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촉계약서에는 업무수행방법 · 금지사항 · 수수료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해지사유로 되어 있으며, 최초 계약 시에는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원보증인과 신원보증서를 요구하고 있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채권추심인들의 실적을 점검, 관리하면서 실적 부진자에 대하여는 별도로 관리하고 지점장 등에게 보수교육을 명하고 신규채권 배정을 금지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지휘 · 감독권한을 행사하였다.

○

위와 같이 피고에 의하여 실적이 점검, 관리되고 계약 유지 여부가 좌우되는 상황이었으며, 또한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할 채권을 배분하여 왔는데, 어떠한 채권이 얼마나 배분되는지 여부는 원고의 수입에 직결되는 문제이어서 채권추심원인 원고로서는 채권배분 과정에서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피고의 각종 지시나 교육을 거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

원고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수수료는 매월 계산되어 다음 달 15일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는데, 이는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하다.

○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인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피고가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 가입신고를 하지 아니한 점 등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정들에 불과하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1)

근무기간 : 원고는 2005. 12. 8.부터 2017. 12. 31.까지 근무한 것으로 인정한다.

위에서 인정한 원고의 퇴사일(2017. 12. 31.)에 관하여 원 · 피고 사이에 다툼이 있는바(원고의 퇴사일이 언제인지에 따라 최종 3개월분의 평균임금 액수에 차이가 생긴다), 원고는 자신이 실제로는 2017. 12. 31.까지 근무하고 2018년 1월부터는 다른 회사로 옮겨 근무하였으나 피고의 요구에 따라 2018. 1. 31.자로 위임직 계약해지동의서(을5)에 서명하였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실제로 2018. 1. 31.까지 근무하였으며, 그래서 다음 달인 2018년 2월에 원고에게 채권 추심에 따른 수수료가 지급된 바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2018. 1. 31.까지 근무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사정으로는, '원고가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을 2018. 1. 31.자로 해지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작성일자 2018. 1. 31.의 위임직 계약해지동의서(을5)가 작성된 바 있고, 2018년 1월에 원고의 채권 회수액이 8건 있다는 이유로 그 다음 달인 2018. 2. 14. 원고에게 채권회수에 따른 수수료 786,290원이 지급되었다는 사정(을12-1, 2)이 있다.

그러나 한편, 갑 제46, 50 내지 55, 59, 6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8년 12월말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이직하여 2018. 1. 3.부터는 다른 회사인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로 옮겨 근무하면서 채권회수 업무를 수행한 사실, 그래서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할 당시에 채권 추심 의뢰를 했던 채권자 D 회사는 2018. 1 8. 피고 회사와의 기존 추심 위임계약은 해지하고 새로 원고가 옮겨간 C에 채권 추심 위임을 하였으며, 원고는 채무자 회사의 대표자인 E에게 '제가 회사를 옮겨 D회사의 피고에 대한 위임계약은 해지되었고 새로 C와 추심 위임계약 되었으니 2018. 1. 15. 입금하기로 약속된 3,600만 원은 원고가 옮긴 C의 계좌로 입금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을 제12호증에는 2018년 1월에 회수된 채권이 있어서 2018. 2. 14. 원고에게 수수료 786,290원을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위 을 제12호증에 기재된 2018년 1월의 채권 회수액 중에서, ① 2018. 1. 2. 회수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채권자(F)-채무자(G) 2건은 원래는 2017. 12. 31.에 3,500,000원이 입금되고, 2018. 1. 2. 600,000원 추가 입금되었던 것인데 12월 31일이 일요일이라서 1월의 회수액으로 이월된 것인 점(갑54), ② 2018. 1. 16. 회수된 H 주식회사와 I 사이의 채권회수액 3,069,729원 및 1. 26. 회수된 H 주식회사와 J 사이의 채권 회수액 2,000,000원의 회수 건은 전산상으로는 원고에게 배정된 채권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다른 직원인 소외 K에게 배정된 채권인데 전산 등록 상으로만 원고로 채권담당자를 지정한 채권이어서, 원고가 위 해당 채권 수수료를 받게 되면 이를 실제 담당자인 K에게 정산해 주었던 사실, 원고는 2018년 12월 말일까지 피고 회사에 12년 이상 근무하면서 채권회수 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바, 그동안 원고의 채권회수 활동에 따라 채무자들이 분납하여 지급하기로 약속한 채권들이 있었으면 원고의 실제 근무 여부에 상관 없이 2018년 1월에도 분납 약속된 채권들이 회수될 수 있는 점, 2018년 1월분의 채권회수액이 그 이전까지의 원고의 채권 회수액보다 현저히 액수가 적은 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는 2017년 12월 말일까지 피고 회사에 근무하고 이후 2018년 1월부터는 다른 회사로 옮겨 근무하였으며, 다만 피고가 2018. 1. 31.자로 작성된 위임직계약해지동의서를 제시하여 거기에 서명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퇴사일을 위와 같이 2017. 12. 31.로 인정한다.

2)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

수수료 지급 체계는 매월 1일부터 그 달 말일까지의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다음 달 15일에 지급하므로, 원고의 퇴직일을 2017. 12. 31.로 볼 때 퇴직 전 3개월은 동년 10월, 11월, 12월로서 이때에 근무를 하여 발생된 수수료는 11월 15일 5,125,500원, 12월 15일 2,077,760원, 2018년 1월 15일 4,611,170원, 합계 11,814,430원이다(갑61).

3)

1일 평균임금: 128,417원(11,814,430원 ÷ 92일 )

4)

원고의 퇴직금 계산

1일 평균임금 128,417원 × 30일 × (4,407 / 365) = 46,515,100원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위 46,515,100원의 범위 내로서 원고가 구하는 46,514,820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8.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김양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