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7. 7. 18.부터 2020. 12. 1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2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1. 1. 7.경 주식회사 C이라는 상호로 설립되었다가 2014. 10. 28.경 상호를 현재의 것으로 변경하여 정기간행물 발간, 공산품 유통업 등 업무를 영위하는 자본금 50,000,000원의 법인이다. 원고(1974년생, 여)는 2016. 8. 1. 피고에 편집국 차장 및 산업2부(유통팀) 팀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7. 7. 18.경 면직된 사람이다. D(1962년생)은 원고가 근무할 당시 원고의 상사인 피고의 편집국장 겸 피고 법인등기부등본상 유일한 사내이사(대표이사로 등재된 다른 사람이 없어 대표자인 사내이사였던 것으로 보인다)로 재직하다가 2017. 10. 28. 정식으로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18. 11. 12.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전부를 사임한 사람이다.
D은 ① 2016. 11. 30.부터 2017. 6. 14.까지 총 4회에 걸쳐 식당 등지에서 원고의 팔에 볼펜으로 오선지를 그리고 기타 치듯이 팔을 더듬는 등으로 업무상 자신의 감독을 받는 원고를 위력으로 추행하고, ② 2016. 12. 28.부터 2017. 6. 8.까지 총 5회에 걸쳐 식당 등지에서 테이블 밑으로 손을 뻗어 원고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으로 원고를 강제추행하고, ③ 2016. 8. 29.부터 2017. 6. 23.까지 총 22회에 걸쳐 식당 등지에서 주먹으로 원고의 왼쪽 팔을 수회 때리는 등의 폭행을 하고, ④ 2017. 6. 7. 및 2017. 6. 8.에는 식당에서 주먹으로 원고의 팔, 등, 허벅지를 약 10회씩 때려 치료일수 미상의멍이 들도록 상해를 가하고, ⑤ 2016. 10. 11.부터 2017. 6. 26.까지 총 6회에 걸쳐 식당들에서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협박하는 등으로 원고로 하여금 술을 마시게 하는 등 원고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하고, ⑥ 2017. 3. 7.부터 2017. 6. 14.까지 식당들에서 총 3회에 걸쳐 다른 사람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원고를 ’푸파(푸드파이터)‘, 반지하여왕’이라고 소개하고 ‘그만 쳐 먹고 가라’라고 말하는 등으로 모욕하였다.
D은 2018. 9. 28. 위 나.항의 행위 등에 대하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고단3289호로 기소되었다. 제1심 법원은 2019. 10. 16. ①항 행위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②항 행위에 대하여 강제추행, ③항 및 ④항 행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 ⑤항 행위에 대하여 강요, ⑥항 행위에 대하여 모욕의 각 범죄사실(이하 ‘D의 이 사건 범죄행위’라고 한다)을 인정하여 D에 대하여 징역 1년의 형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하였다.
한편, 피고는 D의 ③항 및 ④항의 행위와 관련하여 사업주로서 양벌규정에 따라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고단4300호로 기소되었다. 제1심 법원은 이 사건을 D에 대한 위 사건과 병합한 다음 2019. 10. 16. 피고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여 벌금 10,000,000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D과 피고는 위 제1심 판결에 양형부당을 항소이유로 하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노1538호로 항소를 제기하였다. 그와 아울러 D은 위 제1심 판결 직후인 2019. 10. 28. 원고와 사이에, ‘D은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원고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원고는 이를 받아들이고 용서한다. D은 원고에게 이 사건과 관련한 피해의 배상금으로 40,000,000원을 지급한다. 원고는 D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을 취하하고 소송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다만, 같은 법원 같은 사건에 계류된 피고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에 관하여는 해당 당사자 합의시까지 계속 쟁송 진행하는 것으로 한다. 원고는 D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으며, 앞으로 D을 상대로 이 사건과 관련한 일체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합의금 4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2020. 1. 30. 항소심에 이르러 D이 원고와 원만히 합의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위 각 항소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파기한 다음, D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피고에 대하여 벌금 7,000,000원으로 각 형을 감경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36호증, 을 제1, 2,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D의 이 사건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D과의 부진정 연대채무로 청구하는 부분
근로기준법 제115조 위반
피고는 그 사용인인 D의 이 사건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D의 이 사건 범죄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여 양벌규정인 근로기준법 제115조에 따라 처벌받는 지위에 있으므로 D의 이 사건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위 근로기준법에 근거하여 D과 부진정 연대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
사용자는 그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D은 피고의 피용자로서 원고를 포함한 다른 직원 및 피고의 거래처 관계들이 동석한 회식 자리 등에서 이 사건 범죄사실을 자행하였고, 피고는 2017. 7.경 원고로부터 D의 이 사건 범죄사실에 대하여 통지받은 점, D의 이 사건 범죄사실은 회식 장소 등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 진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는 D의 이 사건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D에 대한 시정 조치를 취한 사정 등이 없는바, 피고는 D의 이 사건 범죄행위에 대하여 원고에게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
손해의 수액
D의 이 사건 범죄행위로 발생한 원고의 손해는, 위자료 최소 50,000,000원, 치료비 991,440원 합계 50,991,440원에 달한다. 그런데 그 중 40,000,000원을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고와 부진정 연대채무를 부담하는 D으로부터 수령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나머지인 10,991,44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D의 이 사건 범죄사실과 독립하여 피고에게 청구하는 부분
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17. 11. 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그 피해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D의 이 사건 범죄행위 중에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들이 있고, 피고는 2017. 7.경 원고의 통지로 D의 그와 같은 직장 내 성희롱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D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성희롱 피해자인 원고에 대하여 면직 처분을 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조치는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제2항 위반의 불법행위들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의 배상으로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위자료 10,000,000원, 같은 조 제2항 위반의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위자료 5,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피고는 직장 내 성희롱, 폭행, 업무상 질병 등의 문제를 제기한 원고를 축출하기 위하여 면직 처분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절차 등도 준수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원고에 대한 면직 처분은 부당해고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4,008,56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D의 이 사건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D과의 부진정 연대채무로 청구하는 부분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15조의 내용에 의하면, D의 이 사건 범죄행위 중 근로기준법 제115조에 의하여 사업주인 피고가 책임지는 부분은 ③항의 폭행 및 ④항 상해 행위에 한정된다(근로기준법 제115조, 제107조, 제8조). 따라서 D의 이 사건 범죄행위 중 ③항 및 ④항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와 관련해서는 피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15조에 의하여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이에 따라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115조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부분이 D의 ③항 및 ④항 행위에 한정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15조의 양벌규정은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 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묻는 사용자 책임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15조의 적용 범위보다 더 넓은 사용자 책임 주장에 합하여 원고의 주장을 살펴보기로 한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되는 사실 및 관련 법리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는바, D의 이 사건 범죄행위 중 ③항의 폭행 및 ④항 상해 행위에 대하여 사업주인 피고의 상당한 주의 또는 감리감독 의무 해태를 전제로 한 피고 유죄 판결이 확정된 점, 피용자가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성희롱 등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외형적·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바, D의 이 사건 범죄행위 전부가 회식이나 업무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사용자의 사무집행 행위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점, 또한 D의 이 사건 범죄행위 중 ③항 및 ④항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들의 거의 대부분도 위와 같이 피고에 대하여 유죄 판결이 확정된 ③항 및 ④항 행위의 기간 내에 발생하였는바, 나머지 행위들에 관한 피고의 상당한 주의 또는 감리감독 의무 해태의 정도를, 같은 기간 동안의 ③항 및 ④항 행위의 경우와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D의 이 사건 범죄행위 전부에 대하여 사용자 책임을 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그 손해배상의 수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와 D, 피고의 관계 및 지위, D의 이 사건 범죄행위의 경위, 내용, 정도 및 기간, D 및 원고의 공동불법행위가 원고에게 미친 영향, D의 이 사건 범죄행위에 관련한 D 및 피고에 대한 형사처벌 등 그 경과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그 손해액은 치료비 및 위자료 등을 전부하여 4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D이 원고에게 이 사건 범죄행위로 인한 합의금으로 40,000,000원을 이미 지급하여 이를 변제하였고,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간에 있어서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이 발생하므로, 결국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부분에 관한 손해배상으로 추가로 배상하여야 할 수액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결국 이 부분 손해배상의 수액이 D이 원고에게 이미 변제한 40,000,000원을 초과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에 대하여 그 초과분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 주장 부분에 관한 판단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같은 법 제39조 제2항 제1호는 사업주가 위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5,000,000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0, 24, 2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7. 7. 5. 여성긴급전화1336 서울센터와 D의 성희롱 등에 관하여 상담한 사실, 원고는 그 다음날인 2017. 7. 6. ‘편집국장 D’을 수신자로 하고, ‘피고’를 참조로 하여 성추행 및 폭행에 대한 법적 조치 통보를 최초로 하여 그 통보가 2017. 7. 7. 도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최소한 원고의 최초 통보가 도달한 2017. 7. 7.경에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로서는 위 조항에 부합하게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고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징계나 근무장소의 변경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가 지체 없이 이와 같은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사실은 다툼이 없고, 이 법원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장은 2018. 3.경 피고에 대하여 피고의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과태료 4,000,000원의 부과처분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원고가 출근하지 아니하여 원고 통보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D의 관련 형사재판에 따른 판단에 시일이 오래 소요되어 이러한 상황에서 D을 징계할 수 없었고 다만 대표이사 직에서 사임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였으니 D을 징계하지 않은 것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② 원고가 위와 같은 통보를 하기 전부터 무단 결근을 하여 면직될 때까지 출근 자체를 하지 않고 있어서 원고와 D이 마주칠 일이 없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D의 근무 장소를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였으니 근무장소 변경 등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다툰다. 먼저 ①항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0, 16,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위 최초 통보를 발송한 다음날인 2017. 7. 7.부터 2017. 7. 10.까지 E병원에 ‘감염성 기원의 기타 및 상세불명의 위장염 및 결장염, 역류 식도염’을 주상병으로 하여 입원한 사실, 피고는 퇴원 후에도 2017. 7. 18. 면직 조치가 될 때까지 피고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원고의 통보가 피고에 도달한 2017. 7. 7.로부터 원고가 면직된 2017. 7. 18.까지 불과 열흘이 조금 넘는 짧은 기간이었던 점, 그리고 원고가 위 기간 내내 피고에 출근하지 아니한 점은 피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바,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가 면직될 때까지 피고가 원고 통보 내용의 진위를 조사한 후 D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한 결론까지 내는 등 징계의 전체인 절차를 모두 진행하여 완료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던 일이라고는 보인다. 그런데 위와 같은 원고의 통보를 받은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한 조사 없이도 일단 진행할 수 있는 D 본인이나 주변 직원들에 대한 조사 등 징계 개시 여부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사실관계 파악 등의 조치조차 전혀 하지 않았다. 피고가 D에 대하여 징계 등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것은 피고 주장과 같은 사유 때문이 아니라, 앞서 보듯이 D이 당시 편집국장의 지위에 법인등기부등본상 대표자인 사내이사의 지위를 겸하고 있었던 사정 때문이 아니었나 의심이 들 뿐이다. 오히려 D은 그 이후인 2017. 10. 28. 정식으로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이 사건 범죄행위로 기소되고 아래와 같은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이후인 2018. 11. 12.에서야 징계 없이 대표이사에서 사임 조치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다음으로 ②항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되는 경우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의무로서, 피고 주장과 같은 피해 근로자 측 사정에 따라 그 의무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였다가 소멸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아래에서 보듯이 원고의 무단 결근이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국, 피고의 위 주장 사유는 앞서 본 피고의 불법행위에 대한 판단을 달리 할 사유가 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에 따른 원고의 손해 발생 여부에 관하여 보면,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출근하지 아니한 데에는 피고가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에 부합하게 D에 대하여 징계나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함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한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참작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로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그 손해액의 수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의 의무 위반의 정도와 기간, 피고의 불법행위가 원고에게 미친 영향, 피고가 그로 인하여 과태료 부과의 제재를 받고 늦었지만 D을 사임 조치하는 등 사건의 전체적인 경과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그 손해액은 원고 주장과 같이 1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위 손해액은 피고의 의무 위반이 원고가 면직된 2017. 7. 18.까지 지속됨에 따라 그 때까지 입은 정신적 손해까지 고려한 것이므로, 그에 대한 이자의 기산은 손해의 최종 발생일인 2017. 7. 18.부터 하여야 한다.<1>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위반의 불법행위 주장 부분 및 부당해고 주장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는 위 부분에 대하여 개별적인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함을 전제로 주장하고 있으나, 위 부분 주장들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면직 처분’ 내지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라는 하나의 결과 내지 손해에 관하여 공격방법만 달리하여 주장하는 것에 해당하여 그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를 함께 본다.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도 사업주가 피해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그러나 사업주의 피해 근로자 등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다면 위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또한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 조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
한편,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 등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는 할 수 없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하거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된다.
원고가 2017. 7. 18.경 피고에서 면직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그에 관한 통지 절차 또는 인사위원회 구성 등 절차적인 면에서 피고 주장과 같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엿보이는 사정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령 및 법리의 내용에 앞서 인정되는 사실 내지 아래에서 추가로 인정되는 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면직 처분이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위반의 불법행위라거나, 무효인 부당해고인지 여부는 별론, 불법행위로까지 평가할 수 있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가 2017. 7. 7.부터 2017. 7. 10.까지 E병원에 ‘감염성 기원의 기타 및 상세불명의 위장염 및 결장염, 역류 식도염’을 주상병으로 하여 입원하였고, 퇴원 후에도 피고에 출근하지 아니하였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갑 제10, 16, 28호증, 을 제3, 4, 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7. 6. 28. D에게 일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2017. 6. 29.부터 2017. 7. 3.까지 휴가를 쓰겠다’고 하고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 원고는 2017. 7. 4. D 및 피고의 F 과장에게 다시 ‘병가를 사용하겠다’며 병가 기간이 특정되어 있지 아니한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D으로부터 진단서 제출을 요구받은 사실, 원고는 입원 전날인 2017. 7. 6. G산부인과, H의원, I 한의원 등 3개의 병원(모두 피고의 사옥과 2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으며 그 중 H의원, I 한의원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는 병원이다)에서 3개의 진단서를 발급받았는데, 그 내용들은 월경과다로 인한 초음파 검사상 근종 소견이 확인되었다거나, 이틀 전 내원하여 우울증, 불면증으로 치료를 받았다거나, 과거 여성생식기관 및 월경주기와 관련된 상세불명의 병태 등을 상병으로 침 치료 등을 받았다는 것으로서, 공통되게 입원 치료 내지 향후 치료에 관한 소견은 없거나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실제로 입원한 사유가 된 상명인 위장염 및 결장염, 역류 식도염과도 관계가 없는 것이었던 사실(원고는 언제 위 진단서 중 어느 것을 피고에 제출하였다는 것인지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고 있고, 피고는 입원기간이 끝나도록 원고가 아무런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고 아래 2017. 7. 7.자 내용증명 이후에서나 여러 진단서 제출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2017. 7. 7. 원고에게 ‘원고가 이메일로 제출한 병가는 제반 진단서가 첨부되어야 효력이 있다’는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고 2017. 7. 12. 원고에게 ‘귀하가 신청한 병가 기간은 치료 완치시까지 주장하고 있으며 여러 병원에서 발급받은 귀하 진단서에 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회사에서 치료시까지 승인하기 어려우므로 7. 14.까지 회사 근무 복귀를 명한다(회사에서 병가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는 종합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만 유효). 회사는 규정 30조에 의거 병가를 회사에서 인정한 경우 4주 이상 가능하며, 4주 이상 병가는 무급 휴직 처리되고 휴직 기간도 2개월을 넘길 수가 없다. 귀하가 업무상 질병으로 병가를 주장하고 있으나 개인 병원 진단서로서는 인정하기 어렵다. 상기 시한까지 귀하가 회사에 복귀하지 않을 시는 회사 사규에 의거 결근처리되고 일정기간 결근이 길어지면 면직처리됨을 알려 드린다’라는 내용증명 우편을 보낸 사실, 그래도 원고의 결근이 이어지자 피고는 2017. 7. 1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회의 결과 ‘원고는 회사에 병가를 제출하고 병가기간이 종료된 후 회사의 복귀 명령에 응하지 않고 무단결근하고 있는바, 부득이 회사 규정 제66조에 의거 면직 처리하기로’ 결정한 다음, 같은 날 원고에 대하여 ‘병가 완료 후 회사 복귀 명령(2017. 7. 14.)에 응하지 않고 무단결근하고 있다’는 사유로 면직 처분을 한 사실, 원고는 앞서 본 퇴원일인 2017. 7. 10. E병원에서 위장염, 결장염, 역류 식도염 등을 상병명으로 하여 해당 기간 동안 입·퇴원한 바 있다는 진단서(향후 소견에 관하여는 ‘증상 호전된 환자로 내과적 추적 관리 요하다’는 기재가 있다)를 발급받았는데, 이 진단서를 면직 처분된 이후인 2017. 7. 28.에서야 피고에 이메일로 송부한 사실(을 제4호증 불기소결정서 참조), 피고의 취업규칙 제21조 제2, 3호는 ‘직원이 질병,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할 경우 결근에 따른 사유서를 제출하고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 단 부득이한 경우유, 무선 연락을 취하고 사후에 반드시 결근계를 제출하여 사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전 또는 사후 승인을 받지 않고 결근할 경우 무단결근으로 처리한다’고 정하고 제65조 제11호는 ‘무단결근 3일 이상일 때’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원고가 입원기간 전에 발급받은 진단서들의 내용들은 진단주수, 치료기간, 입원기간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입원한 사유와도 관계 없는 것이었고 원고가 면직 처분을 받기까지 입원에 관한 진단서조차 제출한 것으로 보이지 않은 이상, 설령 피고가 원고의 입원 기간에 관하여 그 병가 처리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단, 피고의 2017. 7. 18.자 인사위원회 개최에 따른 회의 결과 ‘병가 기간이 종료된 후 회사의 복귀 명령에 응하지 않고 무단결근’이라고 기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의 입원 기간 동안에 대하여는 병가 처리를 하여 면직 처분 당시 문제 삼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를 두고 피고가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나아가 원고의 퇴원 이후 결근 기간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대하여는 원고가 별도의 병가 신청을 하고 결근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고, 그 기간 동안 실제로 병가 사유가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앞서 본 여러 진단서들이나 갑 제10호증의 다른 기재만으로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결국 피고의 원고에 대한 면직 처분은 원고와 관련된 직장 내 성희롱과는 별도의 사유인 무단 결근에 기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그러한 무단 결근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것과는 별개로,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하는 징계사유 자체가 존재함은 인정된다.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부분 주장과 같은 사유로 피고가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 위반의 범죄를 저질렀다며 고소를 하였으나, 이를 수사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의 특별사법경찰관 겸 근로감독관은 2018. 6. 11. 불기소(혐의없음)의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였고,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역시 2018. 12. 19. ‘원고가 성희롱 피해발생을 주장하자 이에 대응하여 해고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을 한 사실도 인정된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7. 7. 1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2. 18.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원고의 위 불법행위일로부터 소멸시효기간 3년이 도과하여 소멸하였고 원고는 그 이후인 2020. 9. 29.자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또는 2020. 11. 24.자 참고서면에서야 비로소 이를 특정·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손해배상을 이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의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주장, 특히 손해의 수액의 특정이 원고의 2020. 11. 24.자 참고서면에서야 비로서 명확해진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원고가 2018. 10. 22. 제출한 소장에도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언급이 있었던 사실 역시 기록상 명백하고, 여기에,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의 청구에는 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권리관계에 관한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 기본적 권리관계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가 그로부터 발생한 권리의 실현 수단이 될 수 있어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그 기본적 권리관계에 관한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도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 포함되는 법리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의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그 발생시기인 2017년 7월로부터 3년이 도과되지 않은 이 사건 소 제기 무렵에 이미 행사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주장과 같이 시효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
각주1) 한편, 2017. 7.의 최초 통보 이전에 피고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2017. 7. 이전의 기간에 대하여는 피고의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의 위반의 불법행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2017. 7. 이전의 기간에 대하여도 피고의 구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의 위반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D의 이 사건 범죄행위가 2017. 6. 말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이 인정되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는 기간을 같이 하는 앞서 본 사용자 책임 청구 부분의 손해와 중복되는 것으로서 그와 독립되는 별개의 손해라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