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8. 18. 선고 2019가단21552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9,899,000원 및 이에 대한 2018. 3. 22.부터 2020. 8.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4은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87. 2. 16. 방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인 피고에 입사하여 2007년경부터 업무직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보도국 영상편집부에서 뉴스 편집업무를 담당하다가 2018. 3. 7. 해고처분을 받은 사람이다.

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5조에 따르면 피고의 직원은 일반직, 연봉직, 촉탁직, 업무직으로 구분되고, 동일한 취업규칙, 직제규정, 인사규정이 적용되나, 보수규정에 있어서는 일반직(호봉제) 근로자는 ‘보수규정’, 일반직(연봉제) 근로자는 ‘일반직 연봉제 보수규정’(2014. 7. 7. 제정), 업무직 근로자는 ‘업무직 보수규정’(2009. 3. 2. 제정)이 적용되는데, 위 각 규정 중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수당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보수규정

제6조 (급여의 구성)

1.

급여는 기본급과 수당으로 구성한다.

2.

수당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직책수당 (2) 직무수당 (3) 주택수당 (4) 근속수당 (5) 면허수당 (6) 휴가보상수당

(7)

시간외수당

일반직 연봉제 보수규정

제6조 (급여의 구성) : 보수규정 제6조와 동일한 내용이다.

업무직 보수규정

제4조 (보수의 구성 및 결정)

1.

업무직 근로자의 보수는 월 기본급과 설 상여(월 기본급의 100%), 추석 상여(월 기본급의 100%), 체력단련비(월 기본급의 50%)로 구성된다.

2.

업무직 근로자의 보수는 연봉제로 하며 근무평가 결과에 따라 매년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3.

시간외 수당, 퇴직연금은 별도로 한다.

다.

피고는 2004. 11. 17. 일반직 노동조합과 2006년부터 가족수당을 성과인센티브로 전환하여 매년 2월에 192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2006. 1. 1. 그러한 내용의 성과인센티브 시행지침을 제정하였다.

라.

피고는 매월 일반직 근로자들에게 보수규정 또는 일반직 연봉제 보수규정에 따라 주택수당 30만 원, 가족수당 16만 원(192만 원 ÷ 12개월)을 지급하였고, 적용규정은 없으나 식대 21만 원을 지급하였는데(위 각 수당을 통칭하여 ‘이 사건 수당’이라 한다), 업무직 근로자들에게는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업무직인 원고도 이 사건 수당을 지급받은 바가 없다.

마.

피고의 일반직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등 공개경쟁시험절차를 거쳐 채용되어, 부서장의 보직이 부여될 수 있고, 사원, 차장대우, 차장, 부장대우, 부장 등의 직급으로 승진이 이루어지는 반면, 원고들과 같은 업무직은 추천 등을 통해 실기테스트,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채용되고, 부서장의 보직은 부여되지 않으며, 직급승진도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업무직에서 일반직으로의 변경 또는 일반직에서 업무직으로의 변경은 이루어지지 아니한다.

바.

원고를 제외한 피고의 업무직 근로자들 중 일부는 피고가 이 사건 수당을 업무직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가합3505호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6. 6. 10. 원고들 전부승소판결을 받았고,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에서 2018. 2. 1.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6나2044835호).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4, 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가 근무하는 부서인 보도국 영상편집부는 업무직, 연봉직, 무기계약직, 파견직 등 서로 다른 직군의 근로자로 이루어져 있으나 영상편집부의 모든 업무는 직군에 상관없이 1일 4명씩 교대로 6~7일에 한 번씩 야근을 하며, B에서 제작되는 모든 뉴스를 편집하는 업무를 같은 장소에서 동일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와 같은 업무직에 대하여 일반직과 달리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업무직이라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차별적 처우를 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처우규정을 위반한 행위이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주위적으로 부당이득반환으로써 예비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2008. 9. 13.부터 원고가 퇴직한 2018. 3. 7.까지의 약 114개월 동안 이 사건 수당 합계액에 해당하는 76,380,000원(67만 원 × 114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업무직이라는 고용형태는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으며, 일반직과 업무직 사이에 이 사건 수당의 지급과 관련하여 차별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설령 차별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에 해당한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조는 구체적인 청구권의 발생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이 사건 수당의 미지급이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되는지에 대한 판단

가.

업무직이라는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가 성별,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으로서, 사업장 내에서 근로자 자신의 의사나 능력발휘에 의해서 회피할 수 없는 사회적 분류를 가리킨다고 할 것이고, 직업 뿐만 아니라 동일한 사업장 내의 직군, 직위, 직급 등도 상당한 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고 사업장 내에서 근로자 자신의 의사나 능력발휘에 의해 회피할 수 없는 사회적 분류에 해당한다면 이를 사회적 신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가 속하여 있는 업무직이라는 직군 내지 고용형태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반직과 채용절차나 방법, 임금체계, 보직의 부여 및 직급승진 가능성 등에 있어서 차이가 있고, 채용절차 단계에서부터 각자의 직군이 결정되어 이동성이 없으며 업무직이나 연봉직의 경우 자신의 의사나 능력과 상관없이 일반직처럼 보직을 부여받을 수도 없고 직급승진을 할 수도 없는 구조가 퇴직까지 지속되는바, 이는 원고가 피고 회사 내에서 자신의 의사나 능력발휘에 의하여 회피할 수 없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업무직이라는 고용형태는 자유의사에 의한 근로계약이라는 원고의 선택에 의하여 획득된 것으로서 이에 따라 발생하는 근로조건이나 업무내용 및 직무영역은 자기결정의 산물이므로 이를 사회적 신분으로 인정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계약은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계약이다. 이와 같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계약내용에 종속성이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거시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 위와 같은 종속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그렇다면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및 지휘·감독의 영향 하에서 점하게 되는 지위를 그것이 ‘계약’의 형식에 의하여 점하게 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거나 오로지 자기결정의 산물이라고 볼 것은 아니며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9조, 근로복지기본법 제3조 제2항,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제3조 제3항 등에서 ‘고용형태’를 ‘사회적 신분’ 또는 ‘신분’과 별도의 조건으로 열거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고용형태는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고용형태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사회적 신분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용형태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며, 근로자 자신의 의사나 능력발휘에 의해서 회피할 수 없는 사회적 분류로 기능할 때에 비로소 사회적 신분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위 각 법조항은 사회적 신분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대우도 금지하기 위하여 고용형태를 사회적 신분과 별도의 조건으로 열거한 것일 뿐,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이 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이를 별도로 열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영상편집부의 일반직과 업무직 사이에 이 사건 수당의 지급과 관련하여 차별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판단

(1)

원칙적으로 원고가 불리한 처우라고 주장하는 임금의 항목을 원고가 비교대상 근로자들로 특정한 영상편집부 일반직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불리한 처우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매월 영상편집부의 일반직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였으나, 업무직인 원고에게는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직과 업무직인 원고 사이에 이 사건 수당의 지급과 관련하여 차별이 있었다고 인정된다(피고는 원고가 비교대상근로자를 특정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의 경우 사업장 또는 영상편집부 내의 직군간의 차별이 문제되는 것으로서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영상편집부 일반직 근로자들이 5명 존재하고 위 근로자들이 이 사건 수당을 지급받았다는 사실 정도로도 비교대상이 충분히 특정된다고 할 것이다).

(2)

다만 업무직인 원고와 일반직 근로자의 임금이 서로 다른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원고가 특정 항목은 일반직 근로자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은 대신 다른 특정 항목은 유리한 대우를 받은 경우 등과 같이 항목별로 비교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적정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상호 관련된 항목들을 범주별로 구분하고 각각의 범주별로 받은 임금 액수를 비교하여 불리한 처우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47857 판결 등 참조. 위 판결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판결이기는 하나 이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다), 피고는 일반직과 업무직의 임금구성 항목이 상이하여 총액수준의 조정을 위하여 서로 기본급 인상률에 차이를 두어오는 등 이 사건 수당과 다른 임금항목 상호간에 서로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일반직과 업무직 사이에 이 사건 수당만을 비교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적정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라고 인정된다. 그러나 영상편집부의 업무직인 원고와 일반직 사이에 원고가 불리한 처우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수당의 항목만을 비교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적정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 및 어떠한 범주를 비교하여 차별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를 주장,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을 제9 내지 12호증, 을 제14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그와 같은 주장, 입증이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

(1)

갑 제8, 10, 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근무하는 부서인 보도국 영상편집부의 인원은 총 51명으로 일반직 5명, 나머지는 업무직, 연봉직, 무기계약직, 파견직 등 서로 다른 직군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모든 업무는 직군에 상관없이 1일 4명씩 교대로 6~7일에 한 번씩 야근을 하며, B에서 제작되는 모든 뉴스를 편집하는 업무를 같은 장소에서 동일하게 수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업무직이 수행한 업무와 일반직이 수행한 업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보수규정만 달리 적용하고 있을 뿐 원고들과 일반직 근로자 모두 동일한 취업규칙, 직제규정, 인사규정을 적용하고 있고, 피고 회사의 대부분의 부서에서 업무직, 연봉직과 일반직 근로자들의 업무분장이 서로 구분되어 있지 아니하며 동일한 근무 장소에서 혼재되어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인 일반직 근로자 모두에게는 정액으로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반면 업무직에는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영상편집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일반직 근로자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고 업무직인 원고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업무직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한 것이라고 인정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일반직의 경우 정년까지 근무할 것을 전제로 하여 채용되었고 공개채용절차를 통하여 모집되는 등 채용목적, 채용과정, 채용자의 구비요건 등이 다르고, 일반직 근로자의 경우 승진체계도 달라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채용목적, 채용과정, 채용자의 구비요건 등은 고용형태라는 사회적 신분을 구성하는 조건으로서 위와 같은 주장은 고용형태라는 사회적 신분이 곧 차별의 합리적 근거라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인데, 이 사건 수당의 내용은 주택수당, 가족수당, 식대로서 그것이 고용형태와 어떠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고용형태 자체가 직군별로 차이를 둘 만한 합리적 근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피고는 이 사건 수당이 일반직의 임금수준을 업무내용에 맞게 보전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수당만을 서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임금의 다른 항목과 함께 범주로 묶어 범주별로 일반직과 업무직을 비교하여야 한다는 앞서 본 주장과 마찬가지의 주장이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가 영상편집부의 일반직 직군 근로자들에게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고 업무직인 원고에게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여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

4.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위반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수당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가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2008. 9. 7.부터 2018. 9. 13.까지의 이 사건 수당 합계 76,380,000원 및 이에 대한 받은 날로부터의 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피고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원고에게 구체적인 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6조에 기한 청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법에 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고 있는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이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직접 저지하는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였을 경우 차별받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차별이 없었더라면 이루어졌을 법률관계, 즉 균등처우를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판단하는 법리가 달라지므로 이를 경우를 나누어 판단한다.

(2)

먼저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경우 근로자에게 위 조항에 기하여 직접 균등처우청구권이 발생한다고 해석할 경우를 본다.

어떠한 계약상의 채무를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는 여전히 해당 계약에서 정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채무자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고, 설령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6다4577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6조에 기하여 피고에 대한 균등처우청구권이 직접 발생한다고 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가 균등처우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6조에 기한 균등처우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게 된다. (3) 다음으로,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 근로기준법 제6조로부터 원고에게 사용자에 대한 균등처우청구권이 직접 발생하지는 아니한다고 해석할 경우를 본다. 이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할 직접적인 근거가 없으므로 그 미지급 행위는 당연한 것이 되고 ‘법률상 원인이 없이’의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된다.

(4)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어느 경우에나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5.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가 영상편집부의 일반직에게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고 업무직인 원고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위법한 행위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법성 내지 책임 조각사유를 인정할 만한 주장, 입증도 없으므로 이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그 손해액은 차별이 없이 균등처우가 있었더라면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금액 즉, 이 사건 수당 상당액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2008. 9. 7.부터 원고의 퇴직일인 2018. 3. 7.까지의 이 사건 수당 합계인 76,3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일부 손해배상청구권의 경우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고 항변하므로 보건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하는데 원고는 늦어도 이 사건 소제기 당시에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 및 그 가해자가 피고인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제기 시점인 2018. 9. 13.로부터 3년 이전인 2015. 9. 13.까지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의 주장은 위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서 2015. 9. 14.부터 원고의 퇴직일인 2018. 3. 7.까지의 이 사건 수당 합계인 19,899,000원(= 67만 원 × 29.7개월) 및 이에 대한 지급의무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8. 3. 2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일 2020. 8.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예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