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11. 11. 선고 2019가단22948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79,880,153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 고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채권추심업을 영위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79,880,153원[=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1일 평균임금 159,929원 × 30일 × (16년 7개월 24일/ 365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 고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을 적용받지 않았고, 원고가 수령한 보수는 채권 회수 실적에 따른 성과수수료일 뿐 고정급이나 기본급이 없어 그 액수가 채권추심인 별, 지급기간 별로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피고를 사업자로 한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는 원고의 수수료 등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을 뿐이므로,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2.

판 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처럼 채권추심회사에 근무하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 40629 판결, 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참조).

나.

판 단

1)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내지 52, 54 내지 58, 68 내지 81호증, 을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위촉계약 등의 체결

(1)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채권 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는 2002. 10. 8. 피고와 채권추심업무 위촉계약을 체결하여 위촉기간이 끝나면 다시 피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일해 왔고, 2013. 9. 12. 피고와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채권추심 및 영업중개 업무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이하 (2)항 기재 위촉계약과 위 위임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 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2019. 5. 31. 위촉계약이 해지된 자이다.

(3)

이 사건 위촉계약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피고 회사 소속 직원들의 근무형태

(1)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받아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2)

피고는 각 지점에 지점장을 두고 지점장 또는 중간책임자인 팀장에 대한 업무연락 공문을 통하여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을 지휘․감독하였는데, 실적 증진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채권추심원들로부터 업무수행과 관련한 각종 보고를 받았다.

(3)

원고는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전월의 본인의 채권 회수액에 대한 일정률의 수수료를 다음달에 정기적으로 지급받았고,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일하는 동안 다른 소득을 거둔 바도 없다.

다)

피고의 소속 구성원 관리형태

(1)

피고는 업적 극대화를 위해 아침 조회시에 각자에게 할당된 매출계획 점검 및 저녁 석회시에 매출계획 달성여부를 확인하는 1일 마감제를 매일 실시하였다. 또한 피고는 매월 초에는 채권추심원들 각자에게 월별 예상매출 목표액을 할당하고 신규 채권수임 및 매출목표, 회수 약속금액 등을 달성할 것을 지시하였고, 매 주차별로 그 이행실적을 체크하여 전직원에게 배포한 후 월말에 마감실적을 보고받았다.

(2)

피고는 조회교육에 불참하거나 위촉 6개월을 경과한 채권추심원들 중 매출실적이 부진한 자에 대해서는 단계별(1~3단계)로 불이익을 주었고, 특히 장기 활동한 채 권추심원들 중 업적이 극히 부진하여 고객관리가 안 되는 사람이나 여러 차례 조회교육에 불참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3개월 동안 신규채권 배정을 금지하였다. 특히 장기 활동한 채권추심원들 중 업적이 극히 부진하여 고객관리가 안 되거나 여러 차례 조회교육에 불참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3개월 동안 신규채권 배정을 금지하는 불이익을 주었다. 매출실적이 부진한 자들에 대해서는 실조직(피고가 정한 기준에 따라 일정금액 이상 매출실적을 올려야 실조직 채권추심원이 됨)이 되도록 독려하였고, 우수 직원의 성공사례 및 추심기법을 습득할 수 있도록 특별교육을 하기도 하였다. 목표 달성을 못한 자들에 대하여는 대책회의를 실시하고, 위임 1년 이상 된 채권은 자동적으로 지점장에게 배정하고 지점장이 재배정 조치하되, 업적이 부진한 자는 재배정에서 제외시켰다.

(3)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은 보유채권의 분석 및 방문실사 등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받고 그 추심활동 상세내용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한 후 활동일지를 출력하여 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일체의 채권을 배정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 즉 추심활동일지를 3회 이상 제출하지 않은 추심원들에 대하여는 패널티를 적용하여 1개월간 채권(신규, 추가, 소개 건) 일체를 배정 금지하고, 또한 1일 추심 활동목표 20건의 활동사항을 전산으로 입력하되 외근 등에 따라 입력하지 못한 경우에는 다음날 아침에 입력하여 제출하도록 하였으며, 부득이 제출이 불가한 경우에는 오전 9시까지 지점장에게 그 사유를 보고할 것을 지시하였다.

(4)

특히 피고는 2009. 7. 24.에는 매출증대 활동을 독려하면서 채권추심원들이 토, 일요일에도 출근하여 7월 매출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시하였고, 2010. 2. 1.에는 설 명절 전 매출 비상관리차원에서 회수계획된 채권의 전 건을 방문하고 채무자 접촉을 두 배로 강화하며 법적조치 할 것을 주문하면서, 설 이후인 2010. 2. 16.에는 전직원이 업무에 복귀하라고 지시하였으며, 고액회수 건은 지점장이 직접 체크하였다. 또한 업무 중 외근 또는 휴가를 내는 경우 팀장 또는 지점장에게 보고하도록 하였다.

라)

그 밖의 노무관리

원고는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이나 건강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2)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① 원고는 피고와 반복적인 재계약 또는 기간연장 합의를 통하여 약 17년 동안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하여 업무의 계속성이 있었던 점, ② 피고는 원고에게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매우 구체적인 업무처리 매뉴얼을 따르게 하고 일일업무보고서 작성 및 전산시스템 입력을 의무화함으로써 목표 설정에서부터 업무 처리에 이르기까지 원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하고 관리·감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원고는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수수료 차감, 위임계약해지 등과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피고의 지시사항을 따르거나 업무실적 달성을 위해 요구하는 주말근무 등 각종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할 것인 점, ④ 원고가 받은 보수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성과급의 형태로만 지급되었지만 이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일 뿐이고,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의 성격을 띈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위촉계약에 따라 1년 이상 피고 소속 근로자로 종사하다가 퇴사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79,880,153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19.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승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