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6. 17. 선고 2019가합3802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62,788,222원과 이에 대하여 2019. 5. 23.부터 2021. 6. 17.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와 관련 회사들의 지위

1)

주식회사 C(이하 상호 중 ‘주식회사’ 부분은 모두 생략한다)는 환경가스 저감용필터 제조사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1998. 10. 22. 설립된 회사로서, 2001년부터 최대주주의 지위에 있는 D가 대표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2)

E은 2차전지 소재의 제조․판매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2016. 5. 2. C로부터 물적분할된 회사로서, F과 G이 각각 대표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3)

피고(상호: B)는 2017. 4. 26. 설립된 회사로서, 리튬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전구체를 생산하여 이를 E에게 공급하고 있다.<1> 원고와 H(D 여동생의 남편이다)은 2018. 7. 2.부터 2019. 5. 22.까지의 기간 동안 각자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임하여 왔고, 그 후부터는 H이 대표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4)

2019. 5. 22. 현재, 피고 회사의 발행주식 26,800,620주 중 12,855,454주(약 48%)를 C가, 220,000주(약 0.8%)를 D의 배우자가 대표이사로 등재된 I가, 5,684,980주(약 21.2%)를 중화인민공화국 법인인 J유한회사(J)가, 8,040,186주(30%)를 홍콩 법인인 K가 각각 보유하고 있다.

나.

원고의 취임과 해임

1)

피고는 2018. 7. 2.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사내이사 L(2018. 1. 30. 취임)이 같은 날 사임함에 따른 보선을 실시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의하였다(을 제19호증 참조). 원고는 같은 날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함과 아울러 피고의 대표이사(부사장 겸 경영부분 대표이사, 한편 피고의 부사장 겸 사업부분 대표이사는 H이다)로도 취임하였다.<2>

2)

그 후 피고 회사는 2019. 5. 8 이사회를 소집하여 원고를 사내이사 직에서 해임하고 D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하였고, 그에 따라 2019. 5. 22. 소집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 총 4명(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총수: 26,800,620주)이 모두 출석한 가운데 전원의 찬성으로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를 사내이사 직에서 해임(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함과 아울러 D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의하였다(갑 제25호증 참조).

3)

피고는 전항의 주주총회결의에 따라 같은 날 원고에게 해임통보서(을 제17호증)를 발송하여 그 통보서가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다.

피고의 정관 내용

피고의 정관(갑 제23호증, 이하 ‘정관’이라 한다) 중 이사와 대표이사의 정수, 선임, 임기 등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 20~27호증, 을 제3, 11, 14~17, 19, 30, 31, 36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 이 사건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점

가.

당사자 주장

1)

원고

원고는 피고 회사, E, M, N, O 등을 계열회사로 하는 이른바 “P 그룹”(이하 ‘그룹’이라 한다)의 회장 D로부터 피고 소속 직원 Q의 징계에 관한 부당한 지시를 받고서 이에 따르지 않았다. 피고 회사는 이를 이유로 원고의 임기만료전인 2019. 5. 22.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원고를 해임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그 해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3>

2)

피고

원고는 Q의 징계 사유가 성희롱으로 명백한데도 그가 자신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적절한 징계절차를 밟지 않고 의도적으로 징계절차를 지연시켰음은 물론이고 해당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 삼는 등 그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까지 저질렀다. 원고는 피고의 직원을 상대로 월요일마다 타지에서 출근하는 원고를 역으로 마중 나오라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업무 지시를 핑계로 모욕적인 언동을 반복해 왔고, 이로 인해 다수의 직원들이 스스로 퇴사하는 일이 발생한 적도 있다. 원고는 법인카드를 주말교통비로 임의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전산망의 보안이 허술해지는 조치를 시행하는 등 업무 수행과 관련해서도 부족한 자질을 드러냈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나.

법리

이사는 언제든지 제434조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2/3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1/3 이상의 수로써 이루어지는 결의)로 이를 해임할 수 있다. 그러나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없이 그 임기만료전에 이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385조 제1항). 여기에서 “정당한 이유”는 주주와 이사 사이의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히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와 같이 해당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만한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참조).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참조).

다.

판단

1)

주된 해임사유의 특정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임사유는 ‘피고의 사내이사인 원고가 독단적 결정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향후 회사의 손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예상된다’는 정도의 추상적인 내용에 불과하여 그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원고와 피고의 주장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주된 해임사유는 ‘원고가 그룹 측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서 Q에 대한 징계절차를 지연시켰다’는 것으로 여겨진다(이 부분 외에 피고가 들고 있는 나머지 사정들은 부차적인 것들에 불과해 보인다). 그런데 아래 2)항에서 설시하는 내용들에 비추어 볼 때, 그룹 차원에서 원고에 대하여 한 징계절차 개시에 관한 지시는 부당하다.

2)

이 사건 해임에 이르게 된 과정과 그에 대한 평가

가)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4~8, 10, 12, 14~19호증, 을 제1, 2호증의 기재, 을 제4, 10호증의 일부 기재, 증인 R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Q은 피고의 경영지원 담당직원으로 재직하였고, 피해자 S(이 하 ‘피해자’라 한다)은 E의 홍보팀 직원으로 재직하였다. Q은 예전에 피해자와 E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2)

Q은 2019. 3. 21. 그룹에서 시행한 교육을 마친 후 만취한 상태에서, 같은 날 21:39경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E의 구매팀장과 술 마시고 모텔로 돌아간다’고 말하였고,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같은 날 21:50경 피해자에게 ‘오빠 T모텔 U호’라는 내용의 메시지와, 같은 날 22:03경 ‘T인데... 미안... 내가 정신 이 혼미한데... 울 ○○이 보고 싶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각각 발송하였다.

(3)

E 측은 2019. 4. 1. 무렵 피해자로부터 Q의 전항의 행위들을 제보받았고, 이에 그룹 회장 지위에 있던 D는 2019. 4. 4. ‘성희롱은 신뢰와 배려의 가치를 배반한 행위로서 한순간의 실수였다는 이유로 용인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에도 무관용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공언하였다. 그에 따라 그룹 내부의 검토를 거쳐 위원장을 D로, 원고를 포함한 계열회사 대표이사와 부사장급 8인을 위원으로 하는 이른바 ‘가족사 인사위원회’를 2019. 4. 12. 소집하여 Q에 대한 징계심의를 하겠다는 통지가 이루어졌다.

(4)

원고는 징계혐의를 받고 있는 Q이 징계사유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충실한 사실조사 없이 피고 내부의 인사위원회가 아닌 그룹 차원의 가족사 인사위원회를 통해 피고 소속 직원 Q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질 경우 그 법률상 효력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점을 들어 가족사 인사위원회를 통한 징계절차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다.

(5)

그 후 E은 2019. 4. 22. 피고를 상대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Q에 대하여 중징계를 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 회사의 사업부분 대표이사로서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H은 2019. 5. 2.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Q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Q의 재심요청으로 2019. 5. 27. 인사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여 그 징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6)

Q에 대한 전항의 징계처분이 이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19. 5. 22. 이 사건 해임으로 원고를 피고의 사내이사 직에서 배제하고 D를 원고의 후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결의가 이루어졌다.

나)

평가

인정 사실, 갑 제28~30, 43호증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감안하여 보았을 때, 원고에 대한 이 부분 해임사유는 원고와 피고사이의 단순한 주관적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에 불과하여, 그것만으로 원고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만한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

그룹 내 가족사 인사위원회가 Q의 징계에 개입하려고 한 주된 근거는 C에 소속된 계열회사(피고, E)의 직원 사이에서 성희롱이 발생하였다는 점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체적인 취업규칙과 상벌규정을 가지고 E과 별개 인격을 가진 법인체인 피고 회사가 그 자체 인사위원회를 통해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포함한 각종 인사업무를 하여 오고 있는 상황에, 지배주주가 공통된 계열회사라는 사유만으로 가족사 인사위원회라는 징계주체를 두는 것은 법이 예정한 정당한 행태라고 할 수 없다. 더욱이 피고 회사는 과반수 지분을 외국계 자본이 보유하고 있고, 가족사 인사위원회를 통한 징계 관행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2)

피고 회사에 소속된 Q이 E에 소속된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전화연락을 한 것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겠으나, Q과 피해자가 각각 별개의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점, 그 행위가 Q과 피해자의 계열회사간 협업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업무 시간 이후에 개인적인 전화연락 과정에서 발생한 점을 비롯한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서, Q의 행위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4>에서 규정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당시로서는 그중 어느 하나의 의견만이 타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피고 회사 법무팀장은 그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갑 제5호증 참조), 원고는 그 의견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3)

그룹 회장의 지위에 있는 D와 그 측근들은 ‘성희롱을 저지른 직원과 함께 할 수 없다‘고 발언하면서 Q을 해고할 것임을 공공연하게 시사해 왔으나 정작 그 징계의 정도는 정직 3개월에 그쳤다는 점에서, 가족사 인사위원회를 통한 소속 직원의 징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후 피고의 인사위원회에서 징계혐의사실의 인정과 그 양정에 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원고의 행동이 전혀 근거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4)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Q이 피고 회사 소속이고 피해자가 E 소속으로 별개 계열회사에 각각 재직 중이라는 사정만을 가지고서 그룹 차원의 가족사 인사위원회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과 상벌규정의 적용을 받는 Q을 징계하는 것이 법률상 효력을가진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가족사 인사위원회를 통한 징계절차 개시에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피고는 Q에 대한 정직 징계가 이루어지자마자 곧바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 직에서 해임하기에 이르렀는바, 이와 같이 원고가 해임에 이르게 된 일련의 과정을 고려한다면, 그 해임이 원고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만한 객관적인 상황 판단에 따른 조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3)

피고가 들고 있는 그 밖의 해임사유 존부

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갑 제6, 12호증(피고는 갑 제12호증과 제13호증이 원고에 의하여 악의적으로 편집되었거나 대화내용 중 일부만이 제출되었다고 주장하나, 제출된 증거들로부터 확인되는 사건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을 제6, 26~28호증의 기재, 을 제4, 5, 8, 10, 25, 29호증의 일부 기재, 증인 V, R의 일부 증 언을 모아보면, 원고가 피고의 사내이사 직에서 해임되기 이전에 E 대표이사 F과 그룹 소속 전무이사 W 등 그룹 임직원들을 상대로 ’Q에 대한 징계에 관하여 법률과 원칙에 따른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사실(갑 제6, 12호증 참조), 원고가 피고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Q을 보호하여 주어야 한다. 다른 직원들이 같은 상황에 놓여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온 사실(을 제4, 5, 8호증 참조), 징계혐의사실 조사 과정에 조사를 담당했던 변호사가 ’프로세스 갖추고 진행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경영대표(원고) 의지가 강함‘이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을 제27호증 15쪽 참조), 원고는 Q에 대한 정직과 관련해 이 사건 해임 이후인 2019. 9. 3.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출석해 ’Q과 가해자가 평소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을 제3자가 보았을 경우 둘 사이의 관계를 오해할 수 있으니 피해자가 문제 삼는 메시지만을 가지고서 징계혐의사실의 인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자료를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고와 조사 담당 변호사의 발언 내용은 Q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원고가 보여 온 절차에 대한 이의 제기 정도로 보일 뿐, 이로써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피고 회사 직원의 진술 가운데 ’원고가 Q 이사를 도와가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불륜관계였다고 하면서 압박‘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을 제26호증), 이러한 기재만으로 원고가 2차 가해를 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 부분 해임사유는 이 사건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나)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

한편 을 제4, 5, 7~10, 25, 29호증의 일부 기재, 증인 V, R, X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직원들에 대하여 아래 (1), (2)항과 같이 행동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각각의 해당 부분에서 밝힌 이유로 원고가 직원들에 대하여 부당한 처우를 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해임사유 또한 이 사건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1)

피고 직원 X은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포항역을 경유하여 원고와 Q을 태우고서 함께 이동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이는 Q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원고는 해당 직원에게 자신을 태워줄 수 있는지 의향을 물어봤을 뿐이다.

(2)

원고는 직원들의 담당 업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① E에 공급하는 물품의 단가 확정에 관하여 결재권자인 원고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음을 지적하자, 담당 직원으로부터 ’E의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어 보라‘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고, ② 관세환급을 지시하였음에도 그 절차가 수개월 방치되어 이를 지적하자, 담당 직원으로부터 ’관세환급 업무를 해 본 적이 없어 그 업무를 적절하게 수행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으며, ③ 원가분석을 보고받으면서 재고와 원가 수치가 일치하지 않아 이를 물어보았음에도 담당 직원이 그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지적하는 행동을 보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고의 행동은 최종결재권을 가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담당 직원에게 질책성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일 뿐, 해당 직원들을 괴롭히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인신공격성 발언이라고까지 여겨지지는 않는다.

다)

법인카드 부당사용

을 제10호증의 일부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8. 7.부터 2019. 5.까지 품의나 증빙 없이 법인카드로 86회에 걸쳐 합계 4,124,000원 상당을 주말 교통비 결제에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주말 교통비 총 114건 가운데 86건이 이처럼 품의나 증빙 없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그 상당수는 주말에 회사에서 집으로 이동하기 위한 교통비로 쓴 것으로 보이고, 그 가운데 28건(= 114건 – 86건)이 품의되어 결재된 것으로 보아 귀가를 위한 교통비 명목의 지출이 반드시 회사 업무와 무관한 개인을 위한 지출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원고의 주말 교통비가 내부규정을 통한 적절한 절차를 거칠 경우 피고로부터 충분히 보전받을 수 있는 성격의 돈이라면, 원고가 법인 카드를 다소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해도 피고에게 실질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이로 인해 피고의 사업에 지장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해임사유 또한 이 사건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라)

업무수행능력 부족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원고가 취임 이후 피고 전산망의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조치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취하였다는 조치로 인하여 피고의 전산 보안이 취약해지는 등 원고의 업무수행능력을 의심하게 할 만한 사정들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해임사유 또한 이 사건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라.

소결론

이상의 이유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손해배상의 범위

가.

원고 주장

정관 제27조는 이사의 수를 3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L의 사임으로 인하여 원고가 사내이사로 보선될 당시 이미 피고의 사내이사로 3인이 선임되어 있었던 이상 이사의 결원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사의 결원으로 인하여 보선된 것이 아니라 L과는 별도로 새롭게 선임된 이사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임기는 원고가 사내이사로 취임한 2018. 7. 2.부터 정관 제29조 제1항 본문에 따라 3년이 되는 시점에 만료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이 있은 2019. 5. 22.부터 임기만료일까지의 기본급 358,630,136원, 퇴직금 122,777,780원, 성과급 89,657,534원, 급여 인상액 89,657,534원 합계 660,722,984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 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원고의 임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정관 제29조 제2항은 피고의 이사에 결원이 발생한 경우 임시주주총회를 통하여 이사를 보선하되 그와 같이 보선된 이사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임기에 따르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L의 사임에 따라 피고의 사내이사로 보선된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임기만료일은 L의 임기개시일인 2018. 1. 30.부터 정관 제29조 제1항이 정한 바에 따라 3년이 되는 2021. 1. 29.이 된다.

①

이와 관련한 원고의 주장을 살핀다. 원고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최소인원수를 초과하는 이사가 선임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중 1인이 사임 등으로 퇴임할 경우에는 이사의 결원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갑 제45, 46호증의 기재는 작성 주체와 출처가 불분명하여 그 주장을 인정할 증거로 쓰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피고가 3인을 초과하는 사내이사를 둘 경우 그 인원에 상응하는 이사의 수가 그 정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지 그 정원을 정관 제27조에 따른 최소인원수 3인이라고 보아야 할 근거가 없고, 원고 주장과 같이 볼 경우 굳이 피고가 정관 제29조 제3항 제2문과 같은 규정을 둘 이유도 없다. 따라서 원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② 한편 피고는 원고가 2017. 4. 26.부터 2018. 7. 2.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한 D의 후임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5>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2018. 7. 2. L의 후임으로 보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갑 제1호증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D가 그 기간 동안 대표이사로 피고 법인등기부에 등재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항목별 손해 산정

가)

기본급과 퇴직금: 인정

이사가 임기만료 전에 해임됨으로써 입은 손해는 이사로서 잔여 임기 동안 재직하여 얻을 수 있는 상법 제388조에 정한 보수 상당액이라 할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등 참조).

(1)

급여 상당 손해에 관하여 본다.

원고의 2019년도 연봉이 170,000,000원으로 정해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1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갑 제30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취업규칙 4.5 (1)항(갑 제30호증 9쪽 참조)에서 매월 10일에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봉제로 임금을 수령하는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본다.

인정 사실에 의하면, 2019. 5. 22. 해임된 원고는 일단 2019. 5.분 임금까지는 지급받은 것으로 여겨지므로, 결국 2019. 6.부터 임기 만료일(2021. 1. 29.)이 속하는 2021. 1.까지 20개월분의 임금 상당액이 이 부분 손해에 해당하는바, 아래 산식에 따라 이 부분 급여 상당 손해는 271,600,487원이 되고,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2)

퇴직금 상당 손해에 관하여 본다.

피고의 2019. 3. 28.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부사장인 대표이사에게 “(재직 1년에 대하여 1개월분의 월평균보수) × 4”의 산식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결의가 있었던 사실, 피고의 임원퇴직금규정 3. (4)항에서 재임기간 중 1개월 미만 부분은 1개월로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3, 3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인정 사실에 의하면 따라 계산한 원고의 퇴직금 상당 손해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91,187,735원이 되고,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한편 피고는 원고가 이미 퇴직금으로 78,333,335원을 수령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36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그 돈은 이 사건 해임이 있기 이전에 이미 제공된 근로와 관련된 것으로서 해임으로 인하여 향후 수령하지 못하게 될 퇴직금 상당의 손해액과는 무관해 보이므로, 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성과급과 급여 인상액: 불인정

원고는 자신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래 업무 역량을 발휘하여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를 현저하게 감소시켰음은 물론이고 피고를 경영상 위기로부터 벗어나게 하였고, 여기에다가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의 주요 소재를 생산․판매하는 피고 회사의 향후 발전 가능성 등과 같은 외부 여건까지 고려한다면, 원고가 임기를 마칠 때까지 계속해서 피고의 이사로 재직하였을 경우 매년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급여 또한 인상되어 왔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성과급과 급여 인상액에 관하여 정관에 그 액수가 정하여져 있다거나 이 사건 해임 이후 그 액수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설령 그러한 정관 규정이나 주주총화 결의가 있다고 보더라도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원고가 해임되지 않았더라면 재임기간 동안 그 주장과 같은 성과급과 급여 인상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으로 362,788,222원(= 급여 상당 손해 271,600,487원 + 퇴직금 상당 손해 91,187,735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일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 해임일 다음날인 2019. 5.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6.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앞에서 인정한 범위 내에서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백우현 신철민

각주1) 피고는 E을 “고객사”로 지칭하고 있다.

각주2) 상법 제389조 제1항(“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로 회사를 대표할 이사를 선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정관으로 주주총 회에서 이를 선정할 것을 정할 수 있다”)과 아래 다.항에서 설시하는 피고의 정관 제30조 제1항(“이사회는 이사들 중에서 대표이사 약간 명을 선임할 수 있다”)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이사는 이사회의 결의로 선정(혹은 선임)된다.

각주3) 원고는 이 사건 해임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진 피고의 이사회결의와 주주총회결의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언급하면서도 이 사건 해임이 유효하다는 전제 하에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므로, 그와 같은 하자에 관해서는 경위 사실 정도로 언급된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그 당부에 관해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각주4)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각주5) 피고의 2020. 3. 12.자 준비서면 26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