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C' 호텔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17. 9. 20. 원고에게 이메일로 업무내용, 보수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명시하면서 '2017. 11. 1.부터 스파 앤 휘트니스(Spa & Fitness) 부서 책임자(직위 부서장, 직급 부장)로 근무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승낙하는 경우 본 제안서에 서명하여 회신해달라'는 내용의 제안서를 보냈다. 이에 원고는 그 무렵 위 제안서에 서명을 하여 피고에게 그 서명본을 회신하였다(위 제안서를 이하 '이 사건 제안서'라 하고, 이에 따라 체결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을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제안서에는 원고의 계약기간에 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
원고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였던 D은 2019. 2. 21. 피고에게 '원고가 자신의 택시비, 야간수당 지급을 거부하였고, 주말 출근을 강요하였으며, 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 협박성 발언을 하고,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인 자신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위 진정 내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후 2019. 7. 5. 원고에 대하여 서면경고 처분을 하였다.
한편, 원고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였던 E, F는 2019. 8. 2.과 2019. 8. 6. 피고에게 '원고가 자신들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하게 질책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으며 지나치게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위 진정내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후 2019. 8. 29. '원고가 서면경고를 받고 약 1개월 만에 또다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주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정직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31. 위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으나, 원고가 2019. 11. 1. 위 신청을 취하하여 위 사건은 종결되었다.
한편, 피고는 2019. 9. 30.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9. 10. 31. 기간만료로 종료된다고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 9(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내지 9,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제안서에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고 보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향후 계약의 갱신이 이루어질 예정이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의사를 재차 밝혔으며, 피고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근로자들의 상당수는 특별한 평가 없이 관행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왔으므로,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나아가 D, E, F가 원고에 대하여 제기하였던 진정은 사실과 다른 것임이 밝혀졌음에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부당하게 정직 처분을 하고, 이를 근거로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를 하였던 점, 원고는 자신이 담당한 업무에 최선을 다하여 좋은 성과를 얻기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로서 그 효력이 없는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고가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1년임을 수차례 고지하였는바, 원고는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에 대한 다른 근로자들의 진정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등 원고는 부서장이 지녀야 할 직원 관리능력이 미흡하였고, 회원 관리업무도 소홀히 하였다. 따라서 피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판단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 기간은 1년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2019. 8. 29.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관련 구제신청 절차에서 자신이 기간제근로자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 사건에서도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무렵 원고에게 향후 계약의 갱신이 이루어질 예정이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2019. 8. 28. 피고의 인사 이사에게 '저의 11월 1일 재계약일에 맞춰 이 모든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이 절묘한 타이밍은 완벽하기 그지없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제안서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을 따로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기간제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근로자들의 인사기록카드에 계약 형태를 계약직과 정규직으로 구분하여 관리하였는데, 원고의 인사기록카드(을 제15호증)에는 원고가 계약직 근로자임이 명시되어 있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11조 제2항은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과 일정한 업무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고는, 위 취업규칙 규정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나, 취업규칙에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등에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의 체결을 금지하고 있지 않은 이상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규정이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에게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59907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와 을 제10,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1>)이 인정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이나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는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피고가 일정한 내부기준을 통해 기간제근로자의 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기준은 계약 갱신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에게 주지되거나 공개된 것이 아니어서 기간제근로자에게 어떠한 신뢰를 부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다른 기간제근로자 D에게 '정규직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그 기로에 서서 어떻게든 잘하고 싶은 마음에 어떻게든 서포트하고 싶은 마음에 본인이 나와서 뭐라도 해야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나왔으면...(이하 생략)'이라는 말을 하였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계약 갱신 여부의 결정 권한이 오직 피고에게 있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피고에서 재직한 기간제근로자들 중 상당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지 못하였다(피고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피고에서 재직한 기간제근로자 중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비율은 2014년 2.9%, 2015년 2.3%, 2016년 1.7%, 2017년 2.3%, 2018년 2.9%, 2019년 4.5%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피고에서 재직한 기간제근로자들이 대부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관행이 있었다.
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2017. 11. 1. 피고에 입사하여 2018. 11. 1. 근로계약이 1회 갱신되었을 뿐이므로, 계약 갱신이나 연장의 반복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어떠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향후 계약의 갱신이 이루어질 예정이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가 그와 같은 이야기를 들은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추상적인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불과하여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정규직 전환 또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생겼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소결론
원고는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에게는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에게 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기간만료일인 2019. 10. 31.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하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9. 10. 31. 기간 만료로 종료된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재판장) 차성안 박태수
각주1) 원고가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