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나30420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법리

청구의 예비적 병합은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수 개의 청구에 관하여 주위적 청구의 인용을 해제조건으로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심판을 구하는 형태의 병합이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다17633 판결 등 참조).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항소심에서의 심판 범위도 그러한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는 두 청구에 관하여 당사자가 주위적·예비적으로 순위를 붙여 청구하였고, 그에 대하여 제1심법원이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만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피고만이 항소를 제기한 경우에도, 항소심으로서는 두 청구 모두를 심판의 대상으로 삼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다96868 판결 참조). 논리적으로 전혀 관계가 없어 순수하게 단순병합으로 구하여야 할 수개의 청구를 주위적·예비적 청구로 병합하여 청구하는 것은 부적법하여 허용되지 않는바, 원고가 그와 같은 형태로 소를 제기한 경우 원심법원이 그 모든 청구의 본안에 대하여 심리를 한 다음 그 중 하나의 청구만을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하였다면, 이는 위 법원이 위 청구의 병합관계를 본래의 성질에 맞게 단순병합으로서 판단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만이 위 인용된 청구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한 경우에는 일단 단순병합 관계에 있는 모든 청구가 전체적으로 항소심에 이심되나 항소심의 심판 범위는 이심된 청구 중 피고가 불복한 청구에 한정되는 것이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07679, 207686, 207693 판결 등 참조). 재산상의 손해배상청구와 위자료청구는 소송물이 동일하지 아니한 별개의 청구이다(대법원 1989. 6. 27. 선고 89다카540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고는, 주위적으로 제1심공동피고 C, D에게 관련 규정을 임의로 해석하여 전임 총장인 피고의 특별휴직을 유급으로 처리한 업무상 과실이 있고, 피고가 이를 알면서 방조하였음을 이유로 급여 상당액 90,050,410원의 재산상 손해배상금 및 500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구하면서, 예비적으로 특별휴직 기간 피고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급여가 지급되었음을 이유로 90,050,410원의 부당이득금 반환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위 재산상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서로 논리적으로 양립이 가능하며,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어느 하나의 채권이 변제로 소멸한다면 나머지 채권도 그 목적 달성을 이유로 동시에 소멸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고, 위자료청구와 나머지 재산상 손해배상청구 및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서로 논리적으로 양립이 가능하며,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단순 병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제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 중 재산상 손해배상청구 및 위자료청구는 기각하고,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하였으며, 피고만이 그 패소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는바, 위 법리에 의하면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부당이득반환청구 및 그와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는 재산상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2.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피고가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하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의 '3. 추가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추가 판단

가.

피고는, 설사 관련 규정상 전임 총장의 특별휴직이 무급휴직으로 해석된다 하더라도 피고의 유급휴직에 관한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결이나 총장의 결정을 당연 무효로 볼 수 없고, 이를 취소하는 후속조치가 없는 이상 휴직급여를 지급한 것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결이나 총장의 결정 모두 E대학교의 정관, 휴직규정, 예우규정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서, 관련 규정의 해석상 전임 총장의 특별휴직은 무급휴직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에 반하는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결이나 총장의 결정은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를 취소하는 후속조치가 없을 경우 그 효력이 유효하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원고가 법무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특별휴직 기간 중 급여지급이 원고의 정관, 휴직규정 등에 비추어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임을 알았음에도 2017. 3. 20. 부터 같은 해 8. 20.까지 6회에 걸쳐 매월 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비채변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요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다5463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법무법인 I로부터 전임총장의 특별휴직이 무급휴직이라는 자문의견을 2017. 3. 15.경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E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인 원고는 관련 부서의 검토 및 의결 등 내부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뿐만 아니라, 특히 전임 총장에 대한 급여 지급 중단의 경우 사안이 가볍지 않고, 자문의견과 다른 법적 판단이 법원에서 내려질 경우 원고가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처벌받거나 E대학교의 대내외적인 평판 등이 저하될 수도 있어 신중한 처리가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자문의견을 수령한 이후 급여 지급을 즉시 중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원고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변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위와 같은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는, 특별휴직 결정과 유급 결정은 일체를 이루므로 유급 부분이 무효라면 특별휴직결정도 무효가 되고, 급여가 강의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진다고 한다면 피고가 총장직을 사퇴한 2016. 10. 3.부터 다음 해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2017. 2.까지 피고는 어차피 강의를 배정받을 수 없어 위 기간 지급된 급여는 결국 재직 중인 교수에 대한 급여의 성격을 가지므로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기간 지급된 급여는 무효인 유급휴직 결정에 따라 지급된 것일 뿐만 아니라, 재직 중인 교수의 급여가 강의의 대가로만 지급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원고의 전임교원 책임강의시간에 관한 규정 제14조는 E대학교의 전임교수는 강의 이외에도 저술, 연구, 교수회의 참석, 학생지도와 입학선발 등 중요 학사업무에 참여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제출한 2019. 7. 17.자 준비서면 제2면에는 연구 중심 종합대학에서 교수 업무 비중은 대략 강의 18%, 연구 76%, 행정봉사 6% 정도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가 드는 사정만으로 위 기간 지급된 급여가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은희(재판장) 이진용 윤혜정

각주1) 아래에서 보는바와 같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각 청구는 선택적 병합 및 단순병합의 관계에 있으므로 소송상 주위적·예비적 청구로 취급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