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나3239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원고는 2008. 7. 1.부터 2018. 5. 31.까지 피고로부터 매월 일정액의 임금을 지급받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자신의 화물차를 소유한 개인사업자로서 피고와 대등한 사업주체로서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부당하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등 참조).

나.

갑 제1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증인 C, D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는, 원고가 처음 피고의 운송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할 시점에 주식회사 E의 지입기사로서 원고 명의로 'E'이라는 사업자등록까지 하고 피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근무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주식회사 E으로부터 2004년 여름경 F 그레이스3밴(2010. 8. 18. 원고에게 소유 명의가 이전되고, 차량번호가 G로 변경되었다)을 매수하고 주식회사 E으로부터 배송업무를 배정받아 일을 하였다가 4~5개월 후 주식회사 E과의 거래를 종결하고, 2005년 초부터 2008. 5.까지 주식회사 H의 운송업무를 처리하고 2008. 7.경부터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며, 주식회사 E의 지입기사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G 차량의 소유 명의를 주식회사 E으로부터 2010. 8. 18. 이전받았는바, 원고 주장대로 2004년 여름경 위 회사로부터 G 차량을 매수하고 그로부터 4~5개월 후 주식회사 E과의 거래가 종결되었다면, 종결 시 곧바로 차량의 명의를 원고로 이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원고는 최초 2008년 여름경 G 차량을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다가 이를 2004년 여름경 매수하였다고 주장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008. 3.경부터 같은 해 5.경까지 주식회사 H의 운송업무를 담당하고, 2008. 7. 1.부터 피고의 화물운송을 담당하였는데, 원고가 2008. 3.부터 같은 해 5.까지 주식회사 H를 상대로 발행한 세금계산서 및 2009. 1.부터 같은 해 6.까지 피고를 상대로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주식회사 E이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었던 점, 2008. 7.부터 같은 해 10.까지 사이의 운반비에 대하여 피고가 부가가치세를 원고에게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그 주장과 달리 피고의 근로자로서가 아니라 주식회사 E의 지입기사의 지위에서 피고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운송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는 2010. 7. 29.경 I 스타렉스6밴의 소유명의를 이전받아 이를 이용하여 피고의 운송업무를 수행하다가(같은 해 8. 18. 주식회사 E으로부터 소유명의를 이전받은 G 차량은 2010. 8. 20. 폐차되었다), 2013. 5. 13.경 J 포터 차량을 취득하고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용달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취득하기 위하여 계약기간을 2013. 6. 12.부터 2015. 6. 11.까지로 하는 K조합 운송사업허가자 전속 계약서를 작성하고, 2013. 6. 12.경 원고 명의로 용달화물자동차 운송사업허가를 취득하였다. 원고는 2013. 6. 21. 'B'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까지 마쳤고, 피고의 운송업무를 수행하는 기간 내내 사업자등록을 유지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다.

3)

피고는 기업들을 상대로 한 운송업무를 주로 하는 회사로서, 기업물류의 경우 운송일정과 운송경로가 고정되어 있어 피고가 별도로 업무 내용 등을 정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다고 보인다. 원고는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에 따라 운송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으나 그 업무수행 과정은 원칙적으로 원고에게 일임되어 있다고 보이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바는 없어 보인다.

4)

원고가 2017. 10.경까지는 운송업무를 수행하고 19:00경 사무실로 복귀한 다음 20:00경까지 피고의 소속기사들과 마찬가지로 배송할 화물을 분리, 포장하는 등의 마감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나, 원고의 주된 업무는 차량을 이용한 운송일 뿐만 아니라 화물의 분리, 포장 등의 마감업무는 비중도 상당히 미미하므로, 이를 들어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5)

피고에는 소속기사들 외에 원고와 같이 자신의 차량을 보유하고, 독립된 사업자의 지위에서 운송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사들이 있었고, 이들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근로계약을 체결한 소속기사에 비해 피고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취업규칙에 정한 정년의 제한 등도 받지 않는 이득도 있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운송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6)

원고가 상당 기간 피고의 운송업무를 전속적으로 수행하였으나, 이는 자체 운송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운수회사인 피고의 운송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운송수익을 보장받는 대신에 독립적인 운송사업자로서의 권한 중 일부를 포기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피고는 2015. 8.경 화물도난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라고 지시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의 운송업무 수행을 종료할 때까지 이를 부착하지 않았다).

7)

원고가 그 소유의 차량을 업무 이외에 사용하거나, 원고가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데 특별한 장애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매월 일정액의 보수를 지급받은 것은 기업물류의 특성상 운송일정이나 경로 등이 일반택배와 달리 고정되어 있는 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운송업무를 전혀 하지 못한 2009. 5월분 및 8월분, 2012. 5월분 보수를 지급받은 사실이 없고, 2016. 8월분 보수는 원고가 운송업무를 하지 못한 3일분을 공제한 나머지 일수에 대하여만 지급된 점에 비추어, 원고의 보수는 일의 완성에 비례하여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8)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특히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정년이 58세이나, 원고는 L생으로 자신의 의사에 따라 피고의 운송업무 수행을 종료한 2018. 5. 31. 당시 만 61세였다),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며, 피고로부터 유류비 및 일부 범칙금 외에 나머지 차량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수리비, 보험료, 주차비 등)을 자신이 부담하였다.

9)

피고는 원고에 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으며(피고는 원고에 관하여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도 않았고, 원고는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촉구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료 등이 납부된 바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는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이은희(재판장) 이진용 윤혜정

각주1) 원고는 그후 계약기간을 2015. 4. 13.부터 2017. 6. 30.까지로 하는 K조합 운송사업허가자 전속계약서 및 계약기간을 2017. 5. 12.부터 2019. 5. 11.까지로 하는 K조합 운송사업허가자 전속계약서를 각각 작성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