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피고 주식회사 C와 피고 주식회사 D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주식회사 E와 피고 주식회사 C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특허권에 관하여 2018. 10. 11. 체결된 양도계약을 취소한다.
별지 특허권목록 기재 각 특허권에 관하여,
피고 주식회사 D은 피고 주식회사 C에 각 특허청 2019. 1. 30. 접수 F로 마친 권리의 전부이전등록에 대한 각 말소등록절차를 이행하고,
피고 주식회사 C는 주식회사 E에 각 특허청 2018. 10. 11. 접수 G로 마친 권리의 전부이전등록에 대한 각 말소등록절차를 이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2, 3항 및 피고 주식회사 C와 피고 주식회사 D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각 특허권에 관하여 2019. 1. 30. 체결된 양도계약을 취소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주식회사 E(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차전1235093호로 광고용역 대금을 청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8. 9. 12. ‘소외회사는 원고에게 104,901,950원과 이에 대하여 2018. 3. 1.부터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고지받았는데, 그 지급명령은 2018. 9. 29.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지급명령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을 ‘이 사건 채권’이라고 한다).
소외 회사는 2018. 10. 11. 피고 주식회사 C(변경 전: H 주식회사, 이하 ‘피고 C’로 약칭)에게 별지 목록 기재 각 특허권(이하 ‘이 사건 특허권’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양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이라고 한다)을 원인으로 하여 접수번호 G로 권리의 전부이전등록을 마쳐주었다.
피고 C는 2019. 1. 30.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로 약칭)에게 이 사건 특허권에 관하여 양도계약을 원인으로 하여 접수번호 F로 권리의 전부이전등록을 마쳐주었다.
한편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특허권 외에는 별다른 재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C와 피고 D 사이의 양도계약 취소를 구하는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C와 피고 D 사이의 양도계약 외에도 피고 C와 피고 D 사이에 2019. 1. 30. 별지 목록 기재 각 특허권에 관하여 체결된 양도계약의 취소를 구하고 있다. 그런데 채권자가 전득자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한 경우 취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는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에 행하여진 법률행위에 국한되고,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법률행위는 취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며(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4다21923 판결 참조),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에 행하여진 법률행위만 취소되더라도 전득자를 상대로 원상회복을 구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보전채권의 존재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채권은 이 사건 양도계약 이전에 성립하였으므로, 이 사건 채권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된다.
소외 회사의 무자력
앞서 채택한 증거들, 갑 제7호증,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특허권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적극재산이 없었던 반면, 원고에 대하여는 광고용역 대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할 당시 채무초과의 상태에 있었다.
사해행위에 관한 판단
사해행위의 성립
채무자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거나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여 주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된다고 볼 것이므로 채무자의 사해의 의사는 추정되는 것이고, 이를 매수하거나 이전받은 자가 악의가 없었다는 입증책임은 수익자에게 있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다4187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유일한 재산이 특허권 등 지적 재산권인 경우에도 같다고 할 것이다.
인정 사실에 의하면, 소외 회사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이라 할 수 있는 이 사건 특허권을 피고 C에게 양도한 것은 원고와 같은 일반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수익자인 피고 C와 전득자인 D의 악의는 추정된다.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들 주장의 요지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에 해당하여 실질적으로 소외 회사의 채권을 양도받았다고 하더라도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 I는 소외 회사에 대하여 86,745,167원의 우선변제권 있는 임금채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에 대한 대물변제 명목으로 이 사건 특허권을 양도한 것인데, 다만 소외 회사와 I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그 양수인 명의를 I가 아니라 I가 이사로 재직하고 있던 피고 C로 한 것이다. 따라서 임금채권자로서 우선변제권이 있는 I에 대한 대물변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양도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리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되는 채무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채권자는 처음부터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환가절차에서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와 같은 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자에 대한 대물변제의 제공행위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한다고 볼 수 없어 사해행위가 되지 않는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33357 판결 참조).
상법상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사장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반면에, 등기된 상법상의 이사가 아닌 미등기 이사, 공장장 등의 임원 내지 간부직원 중에서도, 자율적인 위임사무의 처리를 하고, 경영상의 결정에 개입하는 사람도 있어, 법인등기부상 이사 등으로 등기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런 사람을 근로자로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들, 을 제2, 3, 11, 1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을 제4, 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소외 회사의 근로자로서 우선변제권 있는 임금채권을 갖고 있던 I에 대한 변제 명목으로 이 사건 양도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을 제4호증에 I가 소외 회사에 대하여 86,745,167원의 미지급 임금이 있다는 기재가 있으며, I가 소외 회사의 상무의 직위를 가지기는 해도 등기임원은 아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점만으로 I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I가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들은 I가 소외 회사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소외 회사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피고들은 I가 근로자였음을 증명할 증거로 소외 회사 직원들의 진술을 담은 각 사실확인서(을 제6호증의1~13)를 제출하고 있으나, 이들 진술 기재 외에 I가 임원이 아닌 근로자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다].
오히려 I가 소외 회사 대표이사인 J의 배우자인 점, 소외 회사의 근로자들은 다른 직원들은 일괄하여 채권양도를 받는 방법으로 미지급 임금채권의 변제를 받았음에도 상무이던 I, 부사장이던 K과 같은 소수 임원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I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I는 외부 대학교에 장기간 겸임교수로 출강하는 등(을 제11, 13호증 기재에 의하면 2011년에는 L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였고,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M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한 것으로 보인다) 소외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근무를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한 I가 소외 회사에 임금채권을 갖고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양도계약의 양수인은 피고 C로 I가 아닌 점, I가 피고 C의 이사이기는 하였으나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 C에 대한 이 사건 특허권 양도가 I에 대한 양도라고 볼 수는 없는 점, 그 외 달리 이 사건 양도계약이 소외 회사, 피고 C, I 사이에서 I의 임금채권에 대한 대물변제 명목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양도 계약서 내지 대물변제 합의서 등)가 없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특허권이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행위로 피고 C에게 양도되었음을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사해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
따라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서, 소외 회사와 피고 C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양도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는 취소되어야 하고, 그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전득자인 피고 D은 피고 C에, 수익자인 피고 C는 소외 회사에 각 별지 목록 기재 특허권에 관하여 마친 각 이전등록의 말소등록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피고 C와 피고 D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석천(재판장) 조수진 신철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