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01.12.10. 피고에 입사하여 2018.5.1. 차장 직급을 부여받고 2019.5.20.부터 예능본부 C부서에서 피고가 방송하는 TV 프로그램 ‘D’(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 한다)의 연출을 담당하는 메인 PD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작을 위하여 10여명의 작가들과 함께 회의실에서 매주 수차례 회의를 하였다. 그런데 일부 작가들은 2020.1.21.경부터 회의실에서 원고가 자리를 비운 사이 원고의 책상 위에서 녹음이 되고 있는 휴대전화를 발견하였고, 2020.2.3. 피고의 예능본부장에게 무단 녹음으로 인한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이에 피고 예능본부는 2020.2.13. 피고 인사부에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 인사부는 2020.2.21. 원고에 대하여 1개월의 대기발령을 한 이후 사건을 조사하고 2020.3.13.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2020.3.19.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출석한 원고의 소명을 듣고 원고에게 ‘해고’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그 결과가 2020.3.20. 원고에게 통보되었다. 원고는 위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0.4.7.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출석한 원고의 소명을 듣고 원심의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의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그 결과가 2020.4.8. 원고에게 통보되었다.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하여 인사위원회 결과통보서에 기재된 징계사유 및 근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원심 및 재심 인사위원회의 각 결과통보 내용이 동일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 7, 8,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 다음날인 2020.4.8.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이 사건 징계처분이 아니었다면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인 월 7,368,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즉, ① 무단 녹음에 관하여 원고는 다른 사람의 협박성 발언에 대비하기 위하여 최초로 녹음을 시작하였을 뿐 처음부터 작가들의 대화를 불법으로 청취할 의도로 녹음을 한 것이 아니고(그 외의 무단 녹음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징계사유 자체가 없다는 취지라기보다는 징계양정이과하다고 다투는 취지라고 보인다), ②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은 원고가 그러한 발언을 한 사실 자체가 없거나, 그에 관한 원고의 고의가 없거나, 언행 자체가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으로 평가되기 어려운 부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해자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진술서에 근거하여 내려졌을 뿐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가 개별적으로 상세히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부서장이나 목격자 등에 대한 진술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고는 2차 가해를 이유로 원고가 피해자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금지하고서는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사정변경이 없다는 이유로 원심의 징계처분을 유지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당사자들의 의사가 정확히 반영되지 아니하거나 피해자들의 의사에 변화가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반영하지 아니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원고가 작가들의 대화를 무단으로 녹음한 것이 잘못된 행위이기는 하지만 그 녹음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원고는 작가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주기 위한 의도로 녹음을 하게 되었던 점,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의 비위사실이 일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의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비위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원고는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고 오랜 기간 피고의 직원으로 성실하게 근무하며 많은 기여를 하여 온 점, 다수의 직장 동료들도 해고 처분은 다소 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등에 비추어, 가장 무거운 징계인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있다.
판단
일부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프로그램 작가진의 대화내용 무단 녹음 부분
원고가 2020.1.21., 같은 달 22., 같은 달 24. 등 적어도 3차례에 걸쳐 회의실내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프로그램 작가진의 대화를 그들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녹음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최초 녹음에 관하여는 작가진의 대화를 무단으로 녹음할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녹음이 이루어진 시기나 장소 등을 고려하면 갑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연예기획사 대표의 협박성 발언에 대비하기 위해 녹음을 시작하였다는 녹음 경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녹음의 시작 경위를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당사자들의 동의가 없었던 무단 녹음 사실 자체는 충분히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무단 녹음에 관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살펴본다).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부분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6.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3,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 중 이 부분 징계사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이 15개 부분으로 정리하여 볼 수 있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그중 일부 언행을 직접 한 사실이 없고, 그런 뉘앙스가 아니었음에도 작가들이 원고의 언행을 오인한 부분이 있으며, 일부 언행은 그 자체로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이 사건 프로그램 작가들이 2020.2.17. 피해사실이 기재된 공동 명의의 진술서를 제출한 데 이어 피고의 사실조사 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원고의 언행 하나하나에 관하여 개별적으로 구체적인 정황을 적시하면서 상세하게 피해사실을 진술한 점,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이라는 비위사실의 특성상 상급자이자 가해자에 해당하는 원고보다는 그러한 언행을 직접 경험한 피해자들의 기억이 더 분명하다고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위와 같은 언행 중 일부를 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나아가 설령 원고가 피해자들을 괴롭히거나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를 직접적으로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원고의 위 언행들을 살펴보면, 이는 업무와 전혀 무관하게 사적으로 불필요한 연락을 하거나 질책을 하는 행위(순번 5, 8, 9, 11), 또는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순번 1, 2, 3, 7, 10, 12 내지 15), 이를 받아들이는 피해자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에 반하는 취지의 원고 주장 역시 모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일부 언행은 제출된 자료만을 토대로 살펴볼 때 객관적으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하거나(순번 4), 상급자의 호의 표시일 뿐 업무와 무관한 사적 접촉에 의한 괴롭힘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나(순번 6), 이를 제외하고서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징계사유로 삼고 있는 원고의 언행 대부분이 앞서 본 것처럼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피해자들로서는 위 언행들 역시 장기간에 걸친 일련의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중 하나로 받아들였다고 보이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데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고, 만일 일부 언행이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는 징계양정의 판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문제라고 보인다].
징계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절차상 하자의 내용은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들 외의 제3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의 원고에 대한 처벌의사의 변경이 있는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하는 이와 같은 사정들이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 자체를 부정할 만한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다수의 비위사실로 인하여 피해자가 다수 발생하였고 그들이 이미 2020.2.17. 공동 명의의 피해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이상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여 사실조사 과정이 미흡하다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징계처분이 들고 있는 원고의 비위사실은 이를 직접 경험한 피해자들이 진술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피해자들 외의 제3자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크지 않은 점,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급자인 원고의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 접촉을 금지한 피고의 조치에 타당성이 있다고 보이고, 피해자들이 직접 별도의 탄원서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문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상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다고 본 피고의 재심인사위원회 판단에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에 어떠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0.10.13. 선고 98두8858 판결, 대법원 2012.9.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갑 제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 일부가 원고에 대한 선처를 구하면서 해고는 원고의 비위사실에 비해 과중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처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나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의 비위사실은 무단으로 타인의 대화를 녹음하여 현행법을 위반한 행위이자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상급자의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에 해당하여 그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보이므로, 가장 중한 징계인 해고처분임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 작가들의 대화를 무단 녹음한 것은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유지되어야 할 신뢰관계를 완전히 파탄에 이르게 하는 중대한 비위사실에 해당한다. 무단 녹음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의 프라이버시가 심각하게 침해되었음은 물론이고, 피해자들로서는 상급자인 원고가 부재하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대화 내용이 모두 밝혀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더 이상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평소와 같이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무단 녹음 사실을 알게 된 이후 피해자들이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과 공포가 매우 심대하였을 것이라는 점 역시 쉽게 짐작하여 볼 수 있다.
원고는 무단 녹음 행위가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사생활을 염탐하거나 작가들을 괴롭힐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솔직한 심경을 파악하여 불만을 해소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주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녹음 경위 자체가 최초 녹음을 통하여 자신에 대한 비방이 이루어지는 사실을 확인하고서 계속하여 녹음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녹음 행위에 근무여건에 관한 불만을 파악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주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음은 대단히 명백할 뿐만 아니라, 무단 녹음 자체가 그러한 의도에 부합하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조차 없다. 오히려 피해자들은 원고가 야간에 작가들 사이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상세하게 캐물어 추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원고는 부재중에 이루어진 대화 내용에 앙심을 품고 자신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직원들을 찾아내거나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무단 녹음이라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였다고 보이고, 이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포장할 수 없는 직장 내에서의 폭력행위임이 분명하다.
원고는 녹음 행위가 잘못된 일이기는 하지만 곧바로 녹음파일을 삭제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으므로 적어도 결과에 있어서는 어떠한 불법성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일단 녹음이 이루어진 이상 원고가 그 녹음파일을 청취하거나 사용하였는지의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미 피해자들의 프라이버시는 완전히 침해되었다고 보아야 함은 물론이고, 앞서 본 것처럼 피해자들은 원고의 녹음사실을 알게 된 이후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보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위 주장 역시 그 자체로 이유 없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역시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피해자들은 이로 인하여 평소에도 수시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으나, 원고와의 회사 내 지위의 격차로 인하여 원고에게 제대로 불만을 토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감내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고의 일부 비위사실은 원고가 자신보다 현저히 어린 이성에게 주야를 불문하고 업무와 전혀 무관한 사적 접촉을 시도하였던 것으로서, 원고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불문하고 피해자들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것임이 분명하다.
피고 직원들 일부가 해고가 과중하다는 취지로 원고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작가들 대부분은 그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작가들 사이에서도 해고처분을 예상하지는 못하였다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확인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음은 물론이고, 설령 작가들 사이에 그러한 의사가 공유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직원들 사이의 신뢰관계를 완전히 파탄에 이르게 한 원고의 비위사실에 관하여 지나치게 무거운 징계처분이 내려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절차가 적법하며 징계양정도 적정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태일
판사 조수진
판사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