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1. 24. 선고 2020가합4245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5,124,51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2. 29.부터 2022. 11. 24.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구성된 피고 회사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이다.

나.

임금 관련 단체협약 경위와 내용

1)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의 선고 이후 피고 회사는 통상임금 관련 조항에 대하여 노동조합과 협상을 하였다.

2)

피고 회사는 노동조합과 2015. 1. 6.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통상임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협의하였다.

3)

피고 회사는 2017. 8. 30.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상임금 소급분 잠정합의(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잠정합의'라 한다)를 거쳐, 2017. 12. 1. 노동조합과 함께 동일한 내용으로 합의하였다(갑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4)

원고를 제외한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모두 피고 회사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하였고,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2017. 12. 7. 원고를 제외한 노동조합 소속 직원들에게 2012. 5.부터 2014. 12.까지의 통상임금 소급분을 일괄지급하였다.

5)

한편 2018. 12. 11. 체결된 단체협약에는 아래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1)

피고 회사의 2013. 3. 6. 개정 취업규칙에 규정된 상여금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 제9호증).

2)

피고 회사는 2014. 12. 31. 취업규칙의 상여금 지급방식을 아래와 같이 퇴직시 근무일수에 따른 일할 정산 방식에서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사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3)

피고 회사의 2019. 7. 1.자 인사규정 중 상여금 관련 내용(갑 제8호증)은 다음과 같은바, 피고 회사는 인사규정 개정 전에는 짝수 달에 기본급의 1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여 왔으나, 개정 후 2019. 7. 정기급여부터 매월 기본급 지급일에 기본급의 5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

피고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상여금 중 매달 또는 짝수달에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이하 '이 사건 정기상여금'이라 한다)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 회사는 시간 외 근무수당을 줄이기 위하여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계산식1]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월 180시간이 아닌 243시간으로 계산하여 시간 외 수당을 과소 지급하였다. 이에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포함하여 다시 산정한 통상임금을 바탕으로 하고 소정근로시간을 180시간으로 하여 [계산식2]와 같이 계산한 '시간 외 수당'과 '기 지급 시간 외 수당'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계산식1 : 피고 회사의 계산식]

[계산식2 : 원고 주장 계산식]

위 계산식에 의하면, '회사가 지급하여야 할 수당'은 2014년 미지급분 18,761,742원, 2015년 미지급분 24,040,721원, 2016년 미지급분 19,055,274원, 2017년 미지급분 19,696,023원, 2018년 미지급분 25,039,258원, 2019년 미지급분 9,535,113원, 2020년 미지급분 19,392,094원, 합계 135,520,225원으로, 그 구체적인 계산내역은 별지 통상임금 산입금액표와 같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135,520,225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의 공통된 쟁점은 이 사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인바, 이에 관하여 먼저 살핀다.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 회사는 최저임금법 위반사항을 회피할 목적으로 기본급성이 있는 금원의 일부를 상여금으로 지급하는 편법을 사용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시간 외 수당이 부당하게 책정되었는바, 시기에 따라 짝수달 또는 매달 지급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보아야 한다. 비록 '월급 지급 당시에 재직자에게 지급한다.'라는 규정이 있으나, 고정성에 대한 판단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한 나머지 소정 근로에 대한 대가성이 충분히 인정됨에도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 또한 피고 회사가 노동조합과 2015. 1. 6. 체결한 단체협약과 2018. 12. 11. 체결한 단체협약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제수당'을 통상임금으로 본다고 규정한바, 설령 고정성이 부인되더라도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것에 노사가 합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어느 모로 보나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2)

피고의 주장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상 '상여금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사원에게 지급한다'는 규정이 있는 이상,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의 요건 중 하나인 '고정성' 요건을 결여하여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 여부

'상여금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사원에게 지급한다'는 취업규칙의 내용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지급일 전에 퇴직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까지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1)

고정적 금액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형태의 정기상여금은 임금, 즉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고, 그 지급기간이 수개월 단위인 경우에도 이는 근로의 대가를 수개월간 누적하여 후불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정기상여금의 지급일 이전에 퇴직하는 근로자도 퇴직 전에 자신이 실제로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정기상여금에 대하여는 근로의 대가로서 당연히 그 지급을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1. 11. 24. 선고 81다카174 판결 참조).

2)

임금에 대하여 조건이 부가될 수 있으나,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조건은 예컨대 성과급에서의 성과조건과는 다르다. 성과급에서의 성과조건은 성과급이라는 급여를 '발생'시키는 조건이지만,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조건은 정기상여금의 '지급'에 관한 조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성과급은 일정한 성과라는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할 수도 발생하지 아니할 수도 있는 것으로서, 성과급에서의 성과조건은 성과급 약정의 본래 내용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다. 그에 비하여 '지급일 당시 재직하는 근로자에 한하여 지급한다'거나 '지급일 이전 퇴직자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조건은 정기상여금 약정의 기본적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고 정기상여금 그 자체와는 구분되는 외부적인 조건일 뿐이다.

실제로 고정급 형태의 정기상여금의 경우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되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이고, 그 발생을 위하여 별도의 조건이 요구되지 않는다. 피고 회사의 인사규정도 상여금은 연간 800%를 지급하되, 2019. 7. 1. 이후에는 그 중 600%는 매월 급여지급일에 각 50%씩 지급한다고 정하였고, 그 전에는 600%를 매 짝수달에 100%씩 지급한다고 정하였는바, 상여금이 확정적·정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을 뿐 정기상여금의 발생을 위한 어떠한 조건도 부가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성과조건을 성취할 때까지는 임금채권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성과급과 달리 고정급 형태의 정기상 여금의 경우 그날의 근로를 제공하면 그에 대한 대가로서 그날 몫의 정기상여금에 대한 임금채권이 발생하고, 다만 실제 지급일만 약정된 지급기간에 따라 수일 뒤로 늦추어지는 것이다.

결국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조건은, 위와 같이 그날그날의 근로제공에 의하여 이미 발생한 임금을, 그 이후의 실제 지급일에 이르러 재직이라는 사실에 따라 지급 여부만을 정하는 조건으로서, '지급'에 관한 조건에 해당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성과급은 성과조건의 성취에 따라 비로소 발생하는 급여로 처음부터 약정된 것이지만,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은 그 발생에 대한 약정이 있고 그날그날의 근로제공으로 인하여 그 몫의 임금인 정기상여금이 이미 발생하였음에도 지급일 전에 퇴직한 근로자의 경우 재직자 조건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이를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정기상여금에 일방적으로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여 지급일 전에 퇴직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까지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은 기 발생 임금에 대한 일방적인 부지급을 선언하는 것으로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 나아가 유효한 취업규칙이나 개별적 근로계약 등에 재직자 조건이 규정된 경우에도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는 근로제공의 대가로 지급받아야 할 임금을 사전에 포기하게 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다209039 판결 참조). 설령 임금채권의 사전포기와 관련하여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등의 일정한 요건 하에 예외적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아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조건에 대하여는 합리적인 이유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예외적으로 포기가 허용되는 경우라고 할 수도 없다.

3)

근로자와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임금의 지급조건을 정할 수 있음에도, 기본급에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여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기본급 부분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을 유효하다고 보는 견해는 상정하기 어렵다.

이것은 단순히 최저임금법 위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계약관계에서 지급되는 반대급부인 금품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근로자의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근본 목적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고정급 형태의 정기상여금도 일정한 금액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어 근로자의 생활유지를 위한 안정적인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기본급과 다를 바가 없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정기상여금의 액수가 통상임금의 600%에 이르러 전체 임금에서 정기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2019. 7. 이후에는 매달, 그 이전에는 격월로 지급되어 온바, 근로자의 생활유지를 위한 주된 원천이 된다는 측면에서 정기상여금이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는 기본급과 다를 수가 없다. 또한 정기상여금에 '상여'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상여금의 연원이 은혜적·포상적 성격의 이윤배분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더라도, 고정적 금액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형태의 정기상여금은 더 이상 본래 의미의 '상여'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며, 오히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기본급과 마찬가지로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에 대한 기본적이고 확정적인 대가로서 당연히 수령을 기대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정기상여금이 기본급에 준하는 임금으로서의 실질을 가진다고 보는 이상, 재직자 조건의 유효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기본급과 정기상여금을 달리 취급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기본급에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적어도 고정급 형태의 정기상여금에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여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까지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은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

다.

사안에 대한 판단

앞서 살핀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정기상여금이 고정급 형태의 정기상여금이라는 사실, 피고 회사는 인사규정에 있는 재직자 조건에 따라 지급일 전에 퇴직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이미 제공한 근로에 상응하는 부분도 지급하지 아니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인정사실을 앞에서 살핀 바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조건은 무효이고, 재직자 조건이 무효인 이상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 지급이 확정된 것으로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이 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회사는 과소 지급한 시간 외 수당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 등 및 판단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과소 지급한 시간 외 수당에 대한 계산에 앞서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하여 살핀다.

가.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 및 판단

피고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0. 11. 30.부터 역산하여 3년을 초과하는 2017. 11. 30. 이전의 임금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청구하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채권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채권에 해당하여 그 소멸시효는 3년이고, 이 사건 소가 2020. 11. 30. 제기되었다는 사실 및 2014년부터 2020년까지의 시간 외 수당의 추가지급을 구하는 취지의 2020. 12. 8. 청구취지변경신청서가 제출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한바, 이 사건 정기상여금채권 중 이 사건 소 제기일 및 2020. 12. 8.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제출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기간 범위 밖에 있는 2017. 11. 30. 또는 2017. 12. 8. 이전에 발생한 부분은 시효로 소멸하였고, 피고 회사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청구부분이 특정될 수 있는 경우의 일부청구는 나머지 부분에 대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소를 제기하거나 그 청구를 확장하는 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때에 비로소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1975. 2. 25. 선고 74다1557 판결 참조).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원고는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의 시간 외 수당 차액 및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3년간 시간 외 수당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그 사이의 기간에 대한 청구는 2020. 12. 8.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에 의하여 이루어졌음은 기록상 명백한바,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의 청구에 포함되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시간 외 수당 부분 및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3년간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의 제기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2020. 12. 8.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제출로 각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0. 11. 30.과 위 2020. 12. 8. 어느 날짜를 기준으로 하든지 시효중단의 효력이 미치는 임금의 범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나.

원고의 재항변 및 판단

1)

원고의 재항변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 중 2014. 1.부터 2014. 12. 지급분까지의 경우,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추가 임금분에 대한 의사의 불일치가 있었지만 피고 회사가 추가로 지급할 임금의 존재를 인정함을 전제로 이 사건 잠정합의서를 작성한 이상, 이로써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한다(한편 2015. 1.부터 2017. 11.까지 발생한 정기상여금 채권에 대한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하여 원고는 특별히 다투지 않고 있다).

2)

소멸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 여부

가)

이 사건 잠정합의서 작성일인 2017. 8. 30.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을 초과하는 2014. 8. 30. 이전의 임금청구권은 이 사건 잠정합의 당시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으로,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소멸시효의 중단'이 아니라 '소멸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문제되는바, 이 부분에 대하여 소멸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 항변을 한 것으로 선해하여 살핀다.

나)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고, 이것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의사표시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의 판단은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의사표시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참조).

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잠정합의에서 합의한 내용은 '통상임금 소급분의 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수취하는 것을 조건으로 2012. 5.부터 2014. 12.까지의 시간 외 수당을 추가 지급한다는 것으로, 그 합의의 효력이 위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원고에게 미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재항변은 이유 없다.

3)

승인으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 여부

가)

2014. 9. 1. 이후 2014. 12. 31.까지 발생한 시간 외 수당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 항변에 대하여 살핀다.

나)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서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 표시가 반드시 명시적일 것을 요하지 아니하며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적어도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표시를 대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하여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하여져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다59959 판결 등 참조).

다)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임금협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노사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은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오인한 나머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한 경우, 근로자 측이 앞서 본 임금협상의 방법과 경위, 실질적인 목표와 결과 등은 도외시한 채 임금협상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유를 들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종국적으로 근로자 측에까지 피해가 미치게 되어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하고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고,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 측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라)

위 법리에 의할 때 위 판결 선고 이전에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오인하여 이를 전제로 임금 수준을 정한 경우 무조건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요건 하에 그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는 노동조합과 협상 끝에 '2014. 12. 31. 이전 발생한 통상임금 소급분 지급에 관하여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소정의 금액을 피고 회사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하였는바, 그 합의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잠정합의'만으로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합의서 제출이 없는 경우에도 추가 법정수당 지급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2014. 9. 1.부터 2014. 12. 31.까지 발생한 추가임금청구권의 존재를 승인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마)

따라서 원고의 위 재항변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피고 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고, 따라서 원고의 청구 중 2014. 1.부터 2017. 11.까지의 시간 외 수당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5.

피고 회사의 차액 지급 의무

가.

결국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17. 12. 22.부터 2020. 11. 25.까지 발생한 시간 외 수당에 대하여, “원고가 정당하게 지급받아야 할 시간 외 근로수당 액수”에서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는 “기 지급 시간 외 근로수당 액수”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그리고 원고가 정당하게 지급받아야 할 시간 외 근로수당의 액수의 계산에 있어 '소정근로시간'이 필요한데, 이에 대하여 원고가 소정근로시간이 180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하여 피고 회사는 특별히 다툰 바 없고, 두 차례의 단체협약에서 '통상임금 산정시 월 소정근로시간은 180시간으로 한다'라고 합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은 180시간으로 보아 계산하여야 하고, 이에 따른 각 항목은 별지 통상임금 산입금액표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며, 그 계산식은 아래와 같다.

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하여야 하는 구체적인 액수는 별지 통상임금 산입금액표의 2017. 12. 22.부터 2020. 11. 25.까지의 해당부분 '차액'란 기재와 같은바,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합계 55,124,510원(= 2017. 12. 22.자 1,158,045원 + 2018년도 합계액 25,039,258원 + 2019년도 합계액 9,535,113원 + 2020년도 합계액 19,392,094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12. 29.부터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1.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조수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