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1. 3. 선고 2020가합43589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20. 1. 18.부터 2020. 12. 31.까지 월 1,81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력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C 호텔에 기물관리 등을 위한 인력을 파견하였다.

나.

피고는 2019. 11. 1. 원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갑'은 피고, '을'은 원고이다).

다.

원고는 2020. 1. 17. 위 호텔 지하 2층에서 근무하던 중 현장소장 D의 "그렇게 하려면 일 그만둬"라는 내용의 질책을 받고 근무지를 이탈하였다.

라.

이후 원고는 위 호텔로 출근하지 않았고, 피고는 2020. 1. 20. 원고에 대한 채용을 취소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는, 피고가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위 해고의 무효확인과 해고로 인하여 수령하지 못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원고가 자발적으로 근무를 그만 두고 다른 회사에 취업한 것일 뿐으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어서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할 필요가 없었으며, ② 원고가 퇴직처리 후 거의 8개월 동안 아무런 권리를 행사하지 않다가 뒤늦게 부당해고 주장을 하는 것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3.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해고무효확인 청구의 적법 여부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핀다.

가.

관련 법리

해고무효확인의 소에서는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소의 적법요건인 이른바 즉시 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되는 등으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 즉, 피고는 호텔들과 근로자 파견 등에 대하여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고 있고, 이에 피고도 근로자들과 최대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을 2019. 1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하되, 이 기간이 종료한 경우 '당사자간에 합의가 있을 경우'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정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정한 2019. 12. 31.을 지나 2020. 1. 17.경까지 근무한 사실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9. 12. 31.경에는 근로계약을 연장하는데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로 인한 계약기간은 2020. 12. 31.까지라고 할 것이며, 달리 2020. 12. 31.에도 계약기간 연장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거나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위 2020. 12. 31.을 넘어선 기간까지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0. 12. 31.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미 종료된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하여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어서 무효확인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회복할 지위나 신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4.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해고인지 자발적 퇴사인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기간 중인 2020. 1. 17.경 이후 원고가 근무지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러한 사정 및 피고가 드는 사정 즉, 원고가 이후 무단결근한 상태에서 다른 호텔에서 근무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자발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이와 같이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이후 피고는 2020. 1. 20.경 원고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퇴사처리를 함으로써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원고는 2020. 1. 20. 원고에 대한 채용을 '취소'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성립에 관한 의사표시의 하자에 해당하는 취소사유는 존재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미 성립된 근로계약의 종료는 '해고' 또는 '원고의 자발적 퇴사'나 '합의해지'로 가능하다 할 것인데, 원고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합의해지 되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이상, 원고는 피고의 '퇴사처리'로 '해고'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편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현장소장 D가 원고에게 2020. 1. 17.경 '1월 31일부로 근로계약을 해지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인정된다).

나.

해고 절차의 위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또한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시용기간' 중에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퇴사처리된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으나, 이 퇴사처리 과정에서 근로계약 종료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시용기간' 중의 해고 역시 근로기준법에 따라 서면으로 그 사유와 시기를 통지하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바,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효력이 없다.

다.

실효의 원칙에 관한 피고의 주장 및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1년 단위로 호텔과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는 피고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8개월이나 지나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의 효력을 문제삼는 것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으나(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다93081 판결 참조), 원고가 피고로부터 해고된 후 6개월도 되지 아니한 2020. 7. 9.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제소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는 이로부터 약 6개월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소 제기에 이른바, 위 기간의 경과만으로 피고의 입장에서 원고가 더 이상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임금의 범위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는 그 기간 중에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였더라도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급여가 월 181만 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원고에 대한 임금 지급일 다음날인 2020. 1. 18.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인 2020. 12. 31.까지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월 181만 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된 다음 날인 2021. 1. 1.부터의 임금 지급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0. 1. 18.부터 2020. 12. 31.까지 월 181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임금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조수진 오민관

각주1) 마지막 근무일에 대하여, 원고는 2020. 1. 16.이라고, 피고는 2020. 1. 17.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을 제2, 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2020. 1. 17.로 인정하나, 2020. 1. 16.이 마지막 근무일이라고 하여도 결론에는 차이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