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11. 21. 선고 2021가단208058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B은 19,706,843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1. 25.부터 2023. 11. 2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피고 C는 4,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1. 25.부터 2023. 11. 2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원고가 5/6, 피고 B이 1/6을, 원고와 피고 C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원고가 2/3, 피고 C가 1/3을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갑 제1, 2, 27, 28, 7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피고 B이 운영하는 은평구 소재 ‘D’(이하 ‘이 사건 동물병원’이라 한다)에서 2020. 3. 1.부터 같은 해 9. 3.까지 인턴 수의사로 근무하였다. 피고 C는 위 기간 이 사건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의 진료 및 치료를 보조하는 직원(이러한 역할을 하는 직원을 동물병원에서 ‘테크니션’이라고 호칭한다고 하므로 이하 ‘테크니션’이라고 한다)으로 근무하였다.

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 5. 피고 B이 2020. 9. 3. 원고를 해고하였고 위 해고는 부당해고라는 판정을 내렸다.

다.

원고는 피고 C를 3차례, 이 사건 동물병원의 다른 테크니션 E을 1차례 각 강제추행하였고, 이 사건 동물병원 부원장 F의 주거에 침입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제1심(이 법원 2021고단1746)은 2022. 10. 12., 제2심(이 법원 22노1091)은 2023. 11. 9. 원고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피고 B에 대한 미지급 임금청구

1)

갑 제1 내지 3, 9 내지 12, 14, 16, 43, 44, 68, 69, 93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다음과 같이 미지급 연장·야간근로수당 합계 6,366,843원(= 4,547,745원 + 808,488원 + 1,010,610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

* 연장근무수당 합계 4,547,745원(= 15,957원 × 285시간)

* 야간근무수당 합계 808,488원(= 5,319원 × 152시간)

* 연장근무와 동시에 야간근무에 대한 수당 합계 1,010,610원(= 21,276원 × 47.5시간)

2)

피고 B은 원고와 사이에 포괄임금 약정이 있었으므로 원고의 연장근무수당 및 야간근무수당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툰다.

살피건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에는 ‘임금은 월급제로 하며, 월 급여에는 기본급, 상여급, 연장·휴일·야간근무수당, 식비를 포함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 연장근무수당 및 야간근무수당이 별도로 지급되지 않는 것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피고 B로부터 월 250만 원의 급여만 수령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시업 및 종업시간 평일: 09:00~19:00(오전근무), 12:00~22:00(오후근무), 근로시간은 휴게시간 및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1일 9시간 1주 45시간을 기본근로시간으로 한다. 근무일은 월~일요일 중 조정하여 주5일 근무로 한다. 점심시간은 13:00~14:00로 한다. 저녁시간은 17:00~18:00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근로시간을 명확히 규정한 점, 계약상 근로시간과는 차이가 있으나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실제 근무시간을 보고할 수 있었던 점 등을 볼 때 원고의 근로 형태와 업무는 성질상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로 볼 수 없다. 원고의 근로 형태를 감시․단속적 성격의 근로로도 볼 수 없으며, 달리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의 연장근무수당 및 야간근무수당을 계산하는 데 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고, 피고 B은 원고에게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연장근무수당 및 야간근무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 B에 대한 위자료청구

1)

갑 제4, 6, 18, 19, 22, 43 내지 49, 50, 61, 68, 69, 71, 7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B은 원고가 자발적으로 사직하는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 원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부당한 연장근로를 강요하고, 수의사인 원고를 진료업무에서 배제하고 하루 종일 청소만 하라고 지시하거나, 리셉션 업무에 투입시키는가 하면 반복적으로 퇴사를 압박하고 상습적으로 폭언을 하는가 하면 이 사건 병원 관계자 중 원고에게만 그것도 굳이 이 사건 병원의 전 직원이 있는 단톡방에 출퇴근 시간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등 원고를 여러 방법으로 괴롭히다 결국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그 괴롭힘의 정도 및 양상, 기간, 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이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원고의 기본근로시간은 주 45시간이고 오전 9시에 근무를 시작하면 오후 7시에, 오후 12시에 근무를 시작하면 밤 10시에 근무를 마치도록 되어 있었지만 위 근로시간은 지켜지지 않았다. 원고가 2020. 8. 19. 피고 B에게 오전 9시에 근무를 시작한 날은 병원이 많이 바쁘지 않다면 밤 10시 이전에 퇴근해도 되냐고 하자 피고 B은 ‘그건 안돼, 이유를 말해봐. 그러면 너 월급 깎아도 돼? 너 인턴이지? 일하는 사람 아니지? 일도 하겠지만 배우러 온 사람이잖아. 10시간 원래 계약대로 일하겠다고 하면 내가 니를 가르쳐줄 이유가 있어? 내가 가진 메리트가 뭐냐고. 그 월급이면 여기 10년차 간호사 갖다 쓴다고 얘기했지. 내가 니를 갖다 쓸 이유가 뭔데?’라고 하였다.

②

피고 B은 2020. 8. 18. 원고에게 ‘너 이번 달까지만 해라’고 얘기하는 등 그 전후로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 근무하는 동안 수차례 해고를 언급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1년 기간제 계약이지만 원고가 1년을 채우지 않고 그만두기를 바랐다. 그러나 1년의 인턴수의사로서의 경력이 필요했던 원고는 약정 근무기간을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고 B은 2020. 8.경부터 수의사인 원고를 진료업무에서 전적으로 배제하고 청소, 리셉션 근무 등을 지시하였다.

③

피고 B은 2020. 9. 3. 원고에게 ‘내일부터 아침에 출근하면 리셉에서 니 핸드폰 시간이랑 출근시간 찍어 갖고 단톡방에 올려’라고 지시를 하였고, 원고가 ‘왜 저만 해야 하느냐, 원장님에게 그냥 보내면 되지 왜 단톡방에 올려야 하느냐’고 하자 ‘출근시간 찍어서 보내라는게 무슨 문제있냐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잖아. 거기 올리면 뭐가 문젠데., 내 맘이지, 여기 내 사업장이라고 했지. 내가 여기 주인이지. 뭐가 문제야.’라고 하였으며, 원고가 ‘차별하는거 같다’고 하자 ‘차별하던 말던 내 맘이지. 올리라고. 뭐 이렇게 말이 많아. 하기 싫어?’라고 하고, 원고가 ‘싫다는게 아니라 이해가 안 된다’고 하자 ‘니가 이해를 왜 해. 시키는 건데. 왜 이해를 하냐고’라고 하였다. 이어 피고 B은 원고에게 ‘여기 불만 있으면 나가서 병원 차려라, 내가 언제 니보고 남아있으면 고맙다고 해? 필요 없다. 필요 없어서 그냥 너 버린 거라고. 불만 있으면 왜 다녀? 저번에도 얘기했잖아. 내가 나갈 순 없잖아. 내가 사장이야. 나가라고 계속 압박하잖아. 근데 왜 안 나가냐고, 나가라고 그러면 내 말 듣고 네 하고 나가면 되지. 안 나간다매. 니가 니 입으로’라고 하였고, 원고가 ‘나가라고 힘든 일 시키고 청소 같이 불필요한 일 많이 시키고 이러는게 괴롭다’고 하자 ‘니 근무시간에 내가 뭘 시키든 뭔 상관이냐고. 청소하는게 괴롭히는거 아니냐고? 장난하냐?’라고 하였으며, 원고가 ‘청소 할 일이 있으면 같이 시켜야지. 왜 저한테만 시키세요. 그게 괴롭히는거’라고 하자 ‘내가 업무분장하는 거’라고 하였다.

④

피고 B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 발언은 했으나 다시 얘기하려고 원고에게 추가 면담을 요청했지만 원고가 면담을 거부하고 2020. 9. 4.부터 무단결근한 것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해고를 한 적이 없다, 그전에도 수차례 감정적으로 격해져 해고라는 말을 하기도 했으나 이후에도 계속 근무해 왔고 2020. 9. 3.에도 화가 나서 한 말일뿐 원고에게 밤에 다시 만나자고 제안함으로써 해고의 의사는 철회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 B이 원고에게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고 발언한 점, 그 전에도 원고에게 ‘빨리 다른 길을 찾아보라’고 퇴사를 권유한 점, 피고 B은 ‘언제까지 업무를 인수인계할지 등을 의논하고자 잠시 뒤인 10시에 다시 오라고 하였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점 등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 B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 의사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으므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⑤

원고가 2020. 11.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자 피고 B은 2020. 11. 19.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원고가 2020. 6. 6. 이 사건 병원 내 처치실에서 테크니션 E의 가슴을 만져 추행하였고, 2020. 7. 30. 이 사건 병원 부원장이 쉬고 있는 오피스텔에 침입하였으며, 2020. 7. 30. 회식 자리에서 피고 C의 왼쪽 팔 안쪽을 주무르고, 왼쪽 가슴을 손바닥으로 밀듯이 접촉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이러한 주장은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서 해고되기 이전에는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내용들이다. 위 오피스텔은 이 사건 병원의 약품 등 물품이 보관되어 있고, 이 사건 병원 카운터에 위 오피스텔을 ‘기숙사’로 표시하고 출입문 비밀번호가 공개적으로 부착되어 있었으며 이 사건 병원 관계자라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

⑥

피고 C 등은 원고가 2020. 11.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이후인 2020. 12.경 원고를 강제추행 및 주거침입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고소대리를 위한 변호사 수임료는 피고 B이 지급하였다.

2)

원고는 피고 C가, 못견디고 자발적으로 사직하도록 원고를 괴롭히고 있던 피고 B과 함께 원고를 괴롭혔으므로 피고 C는 피고 B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갑 제2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C가 2020. 7. 22. 피고 B에게 ‘원장님 A이 1년 채울 듯 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 C는 이 사건 병원에서 가장 경력이 많은 테크니션이었고 원고는 인턴 수의사였으므로 일반적인 수의사와 테크니션의 관계와는 달랐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사실 및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 C에 대한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 및 위자료 청구

1)

고소를 함에 있어 피고소인에게 범죄 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은 고소로 인하여 피고소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고소인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6다33214 판결, 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5897 판결 참조). 한편 부당고소로 인하여 피고소인이 그에 대응하기 위하여 변호사 선임비용을 지출하게 되었다면 고소인은 위 비용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7다3650(본소), 2007다3667(반소) 판결 등 참조].

2)

갑 제41, 50, 52 내지 55, 92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C의 고소 내용은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피고 C는 고소 당시부터 고소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음에도, 원고가 피고 B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절차에서 피고 B에게 유리한 진술서를 작성하고 원고를 고소하였으며, 형사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적극적으로 허위의 진술을 하여 원고를 형사처벌의 위험에 빠뜨리게 한 바, 피고 C는 부당고소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원고가 위 형사사건에서 변호사선임비용으로 지출한 비용 중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①

피고 C는 원고로부터 회식자리에서 강제추행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로 2020. 7. 30.자 동영상(갑 제29호증)을 제출하였는데 그 어디에도 ’원고가 두 손으로 피고 C의 왼쪽 팔뚝을 주무른 다음 피고 C로부터 싫으니까 원래 자기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아 왜. 내가 왜 싫은데“라고 말하며 손등으로 피고 C의 가슴을 밀어 추행하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는다. 형사재판 제1심에서 해당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제2심에서 ’손등으로 피해자의 가슴을 밀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부분을 ’손으로 피해자의 팔을 만지고, 손등으로 피해자의 팔을 피해자의 가슴 쪽으로 밀면서 피해자의 가슴에 닿도록 하는 등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로 공소장을 변경하였으나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되었다.

②

피고 C와 E이 주장하는 처치실에서의 강제추행에 관하여는 가사 원고와 피고 C와 E의 신체가 일부 닿았다고 하더라도, 돌발상황시(예컨대, 몸부림치거나 물거나 탈출시도 등) 동물을 최대한 제어하기 위해 강아지에게 주사를 놓는 등 검사 및 치료 과정에서 동물 보정이 필요한데, 이는 보정자와 수의사의 안전과 동물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함으로 이 과정에서 수의사의 손이 뜻하지 않게 보정작업을 하는 테크니션의 몸에 닿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 C는 6년 경력의 테크니션이고 원고는 수의대를 졸업한 후 이 사건 병원에서 인턴 수의사로 처음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동물 보정 과정에서는 오히려 피고 C가 주도하여 보정을 위한 자세를 잡았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 C와 E은 이 사건 병원 처치실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처치실 CCTV 동영상은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 C는 처치실에서의 강제추행에 대해 수사기관에서는 ’가슴을 스쳤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새끼 손가락 부분을 가슴 부위에 지지하며 주사를 놓았다‘고 진술하는 등 그 피해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고 일관되지도 않으며 피고 C의 주장처럼 넷째 손가락과 새끼 손가락을 쭉 펴고 주사를 놓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③

피고 C가 수술방에서 입었다는 강제추행에 관해서는 경찰에서는 원고가 자신의 손등 위에 깍지를 끼듯 손을 포개어 올렸다고 진술하다 법정에서는 깍지가 아니라 손 등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고 진술하는 등 그 피해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④

원고가 2020. 11.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 B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자, 피고 B이 2020. 11. 19. 피고 C 등의 강제추행 내지 주거침입 피해 내용이 기재된 진술서를 첨부한 답변서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하였는데, 원고는 2020. 9. 3. 해고되기 이전에 피고 C 등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강제추행이나 주거침입에 대한 항의를 들은 적이 없고, 피고 C 등은 2020. 12.경 원고를 고소하였다.

3)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무죄임을 주장하였지만 기소되어 형사처벌의 가능성이 발생하여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한 바,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가 변호사를 선임한 것은 상당하다고 볼 것이다. 다만, 원고가 2021. 12. 18. 법무법인 G와 사이에 제1심(이 법원 2021고단1746 사건)에 관하여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수임료로 5,500만 원을 지출(2021. 12. 18. 1,500만 원, 2022. 1. 17. 1,500만 원, 2022. 2. 21. 1,500만 원, 2022. 3. 21. 1,000만 원)하였는데, 원고는 피고 C 관련 강제추행 사건 뿐 아니라 E 관련 강제추행 사건, 이 사건 동물병원 부원장 F 관련 주거침입 사건도 기소되어 위 사건들 모두 함께 변호사를 선임한 점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변호사 선임비용 중 3,000만 원을 피고 C가 배상할 의무가 있는 상당한 범위로 인정한다.

4)

한편 피고 C의 고소권 남용 내지 무고로 인하여 원고가 장기간 수사 및 재판을 받게 된 점, 피고 C가 허위의 피해사실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여 실체를 밝히기 위하여 원고가 겪은 어려움이 적지 않은 점, 특히 수의대를 졸업하여 이제막 수의사로서 활동을 시작한 원고로서는 강제추행의 범죄사실 그것도 근무하던 동물병원에서 테크니션을 여러 명 강제추행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된다면 원고는 더 이상 수의사라는 직업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의 회복불가능한 불이익을 입게 될 것이 충분히 예상되었던 점 등으로 인해 원고가 상당한 정도의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 C는 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고, 그 액수는 원고의 나이, 직업, 형사사건의 진행경과, 원고가 입은 고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5)

원고는 피고 B이 피고 C와 공모하여 피고 C가 원고를 고소하도록 하는 등 피고 C의 고소에 관여하였으므로 피고 C와 공동하여 위자료 및 변호사 비용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 B이 피고 C 등의 고소대리를 위한 변호사 비용은 지급해 준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그 사실만으로 피고 B이 피고 C로 하여금 원고를 고소하도록 사주하였다거나 피고 C의 고소에 관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피고 B에 대한 노무사 수임료 상당 손해배상 청구

갑 제38, 39, 9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위하여 2020. 10. 26. 노무법인 H와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수임료로 합계 334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 B의 부당해고와 원고가 지출한 노무사 수임료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므로 피고 B은 원고에게 위 334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마.

인턴 기간 미이수로 인한 재산적 손해 2,500만 원 청구

원고는 피고 B의 부당해고로 원고가 1년의 인턴기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 동물병원에서 1년차 연봉으로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원고가 2년차 연봉으로 계약을 했다면 수의사 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연간 1,020만 원의 소득감소가 발생하였고 그 후로도 원고가 수의사로 계속 근무하는 경우 매년 체결하는 연봉에 지속적인 소득감소를 발생시키므로 원고를 괴롭히고 해고하여 인턴 기간을 채우지 못하게 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로 인한 원고의 손해 2,5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2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서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금전보상을 청구하였고 이에 따라 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 다음 날인 2020. 9. 4.부터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일인 2021. 1. 5.까지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상당액 12,691,780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 B이 원고에게 위 금원을 지급할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인턴 기간 미이수로 인하여 원고가 그 이상의 재산적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바.

소결

그렇다면 원고에게, 피고 B은 19,706,843원(= 임금 6,366,843원 + 위자료 1,000만 원 + 노무사 수임료 334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2. 11. 25.부터 피고 B이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1.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피고 C는 4,000만 원(= 위자료 1,000만 원 + 변호사 수임료 3,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22. 11. 25.부터 피고 C가 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1.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사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