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종합 유, 무선방송기자재의 제작ㆍ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8. 10.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입사하여 이사로서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의 대표이사, 부사장, 관리부장은 2020. 8. 2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업무공헌도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하기로 결정하였고, 2020. 10. 26.에도 다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권고사직에 동의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2020. 11. 25. 원고에게 ‘취업규칙 64조 1항에 따른 근무성적 저조(수주실적), 취업규칙 64조 9항에 따른 기타 사업운영상 감원이 필요’의 해고사유를 들어 원고를 2020. 12. 1.자로 해고할 것이라는 내용의 해고예고통지서를 교부하고, 2020. 12. 1. 원고에게 1개월분의 임금을 해고수당으로 지급한 이후 원고를 해고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 내지 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으로 해고 다음날인 2020. 12. 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4,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AV System(Audio & Visual System, 음향 및 영상을 구성하는 관련기기 및 설비 등을 총칭하는 용어로, 이하 ‘AV’라 한다) 관련 전문가로 채용되었을 뿐이어서 영업실적 부진을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로 삼을 수는 없고, 나아가 원고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몇 건의 수주실적을 올린 사실도 있으며, 피고의 사업운영상 감원의 필요성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2020년 10월 말경에야 최초로 사직권고를 받았을 뿐 피고의 최초 인사위원회 이후 자발적 이직을 권유받은 사실이 없고, 인사위원회 개최에 관하여 어떠한 통 보를 받지 못했고 소명의 기회도 갖지 못했으며, 해고예고통지서에는 날짜와 시간이 특정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해고의 사유도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절차가 부적법하다.
원고에 대한 해고 사유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없고, 원고는 근로 계속 의사가 강할 뿐 아니라 그동안 피고를 위해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으며, 해고보다 더욱 경한 징계가 존재하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내지 18호증, 을 제1 내지 4, 8, 10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그 사유의 부존재나 절차의 부적법성 또는 양정의 과중함을 이유로 무효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원고가 근무를 시작한 2018. 10. 1. 이후의 원고의 영업실적과 인사평가 내용 및 피고의 재정상황 등을 살펴보면, 근무성적의 저조함은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보인다.
피고 내부에서 작성된 분기별 수주실적표에 의하면, 원고는 2019년 단 한 차례의 수주실적도 올리지 못하였고, 2020년에도 1/4분기에 비로소 C 공사에 관하여 2,760만 원 상당의 수주실적을 한 차례 올렸을 뿐인데, 이는 다른 이사들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원고는 2020년 1/4분기 수주실적 외에도 2019년 1/4분기에 D 설치 공사를 수주하였고 2019년 3/4분기에도 잠실 오피스텔 신축공사 및 C 공사에 관하여 추가적인 수주실적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D 설치 공사 및 잠실 오피스텔 신축공사에 관한 각 수주실적은 피고의 다른 임원들이 해당 공사를 수주한 이후 원고가 해당 계약의 관리업무만을 맡았던 것이라고 보여 원고가 영업이사로 활동하여 얻어낸 수주실적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2019년 3/4분기의 C 공사에 관련된 수주실적은 2019년 1/4분기의 것과 동일한 내용이라고 보이므로, 원고가 그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19년에 다수의 수주실적을 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자신이 AV 전문가로 채용되었을 뿐 영업이사로 채용된 것이 아니어서 수주실적의 유무는 자신의 업무성과와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근로직종이 ‘영업(도면, 견적, 입찰, 현장관리 등)’에 해당한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는 점, 피고의 주된 업무는 정보통신 분야의 공사에 관한 것이었으므로 대다수의 직원들 업무가 공사 수주와 같은 영업 업무에 집중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에게 AV 전문가만을 별도로 채용하여 이사로 대우할 만큼의 충분한 여력이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오직 AV 관련 업무만을 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 역시 다른 이사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이사로서 수주실적을 올려야 할 임무를 위하여 채용되었고 원고 또한 이 점을 알고 채용되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2018. 10. 1. 입사한 이후 인사평가 과정에서 2019년 상반기에는 총점 100점 중 30점, 2019년 하반기에는 21점, 2020년 상반기에는 25점의 낮은 평가점수를 받았고, 대부분의 세부 항목에 있어서도 5단계의 등급 중 최하위 또는 차하위 등급을 받았으며, 매 평가시마다 영업활동을 통해 회사의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여 영업이사의 책무를 다하지 있지 못하다는 취지의 평가를 받았다.
피고는 2014년경부터 지속적으로 경영실적이 감소하여 왔고, 2020년경에는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되어 제조업 공장을 처분하고 나서야 흑자의 당기순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재정 상황 속에서 피고에게는 인원 감축을 비롯하여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었고, 회사의 매출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그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취업규칙과 원고의 근로계약서 내용 및 해고예고통지서의 기재 등을 살펴보면, 원고에 대한 해고절차가 부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65조는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할 때에는 30일 전에 예고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아니하고 해고한 때에는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계약서 제8의 가.항도 이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피고의 2020. 8. 28.자 인사위원회 및 2020. 10. 26.자 인사위원회 의사록에 의하면 피고는 2020년 8월 말경부터 원고에게 사직을 권유하여 왔음에도 원고가 이를 거절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가 적어도 2020. 10. 26.자 인사위원회 이후 원고에게 사직권고를 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피고는 2020. 11. 25. 원고에게 명시적인 해고예고통지서를 교부한 이 후 30일분의 임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면서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에 정한 내용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는 2차례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관하여 출석통지를 받거나 출석하여 자신의 입장을 방어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으므로 해고의 절차가 적법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취업규칙을 비롯한 내부 규정은 물론 원고의 근로계약서 역시도 위 1)항에서 본 이외에는 인사위원회 개최를 비롯하여 해고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에 관하여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가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 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0년 8월 말경 또는 적어도 2020년 10월 말경에는 피고로부터 사직을 권유받으면서 어떠한 이유로 자신에 대한 권고사직이나 해고가 진행되는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해고예고통지서에는 원고의 수주실적 부진 및 피고의 사업운영상 감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해고 사유로 명시되어 있어 구체적인 실적부진의 내용과 피고의 재정 상황까지는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원고가 자신의 해고사유를 알기에는 충분한 정도였다고 보이는 점 등을 위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해고예고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사유가 구체적이지 못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가 부적법하다고 하기도 어렵다.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해고 이외에 특별히 근로자에 대한 징계 등을 규정하여 두고 있지 아니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인사평가 점수가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원고의 영업이사로서의 수주실적 역시 매우 부족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해고가 그 징계로서의 양정이 부당하게 과중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조현우 오민관
각주1) 다만, 근로계약서는 2018. 10. 2.자로 작성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