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나4303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주택건설사업, 일반건축자재 도․소매업, 가구 제조 및 가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L’이라는 상호의 개인사업자이다.

나.

이 사건 공사의 하도급 등

1)

원고는 2017. 6. 20.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으로부터 F이 김해시 G 외 36필지에서 진행하던 ‘H’ 신축공사 중 주방가구 납품설치공사를 계약금액 33억 3,0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기간 2017. 6. 20.부터 2018. 4. 30.까지로 정하여 도급받았다.

2)

원고는 2017. 6. 20. 주식회사 I(이하 ‘I’이라 한다)에게 F으로부터 도급받은 위 공사를 계약금액 2,019,319,500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기간 2017. 6. 20.부터 2018. 4. 30.까지로 정하여 하도급 주었다(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3)

I은 2017. 11. 1.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 중 ‘공사현장에 공급된 주방가구를 설치하는 공사’를 계약금액 4억 7,3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기간 2017. 11. 1.부터 2018. 5. 31.까지로 정하여 재하도급 주었다(이하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라 한다).

다.

I의 임금체불 등

1)

I은 피고에게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다.

2)

이에 피고는 2018. 2. 20.경 원고의 X 차장, I의 대표 W과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만나 체불임금 등에 관한 논의를 하면서, 체불임금을 원고가 피고에게 직불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3)

I은 위 논의에 따라 2018. 3. 9. 원고에게 ‘L에게 8,000만 원을 어음지급의 방법으로 직불을 요청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F H 현장 직불 요청 건’이라는 제하의 문서를 보냈고, 원고는 2018. 3. 15.경 그 요청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8,800만 원의 어음을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4)

피고는 2018. 3. 29. F에게 요청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시공 중인 주방가구 설치 작업자의 3월 임금을 원고가 2018. 4. 15.까지 지급하지 않는 경우, F에서 2018. 4. 30.까지 직불처리하겠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를 교부받기도 하였다.

라.

I의 이 사건 공사 포기

1)

결국 I은 이 사건 공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2018. 3. 26.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투입예상비용이 7억 4,000만 원이라는 취지의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

2)

I은 2018. 4. 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공사포기각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후 이 사건 공사를 포기하였는데, 원고는 그 당시까지 I에게 기성금 명목으로 1,207,457,800원을 지급하였는바, 그 중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직불한 위 8,800만 원이 포함되어 있다.

마.

원고와 T의 후속공사 계약체결 등

1)

I의 이 사건 공사 포기 이후, 원고는 후속 공사업체를 물색하다가 B와 D가 운영하는 T가 2018. 4. 16. 작성한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견적서(피고와 I 측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었다, 이하 ‘이 사건 견적서’라 한다)를 바탕으로, 2018. 4. 18. T에게 계약금액 10억 1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기간 2018. 4. 18.부터 2018. 5. 30.까지로 정하여 주방가구 납품 및 설치공사를 하도급 주었으며(이하 ‘이 사건 후속공사’라 한다), 당시 원고와 T는 피고를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이를 피고에게 통지하였다.

2)

한편,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근로자들 중 주방가구 설치작업을 한 근로자들 29명은 2018. 4. 25. F에게 ‘2018. 1. 25.부터 2018. 4. 18.까지 주방가구 설치 작업에 관한 총 임금 2억 6,04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였다.

3)

원고는 2018. 4. 27. T(B)에게 이 사건 후속공사 하도급계약의 견적서에 기재된 선급금 3억 6,500만 원(= 1억 3,000만 원 + 1억 5,000만 원 + 8,500만 원)을 지급하였다.

4)

T는 2018. 4. 27. 이 사건 공사의 시공 부분 중 양중을 담당했던 U과 사이에 그 노임을 3,800만 원으로 정산하기로 하는 확인서를 작성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공사의 시공 부분 중 시공목 작업을 담당하였던 V와 사이에 그 노임을 1,500만 원으로 정산하기로 하는 확인서를 작성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에게 고용되었던 근로자들의 대표였던 Y 등과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바.

원고의 체불임금 대위변제 등

1)

AD은 2018. 6.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에게 고용되었던 근로자들 19명의 위임을 받아 ‘위 근로자들 20명이 총 2억 484만 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와 피고를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2)

이에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직상수급인의 임금 지급 연대책임을 부담함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 1억 1,346만 원을 대위변제하였고, Y은 위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Y 소장 외 19명은 이 사건 하도급공사에 있어 체불임금에 관하여 원고에게 직불처리를 요청하고, 금액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며, L은 대위변제를 진행하기로 하는바, Y은 위 진정에 대한 취하서를 제출하기로 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으며, 위 근로자들은 진정을 모두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 18, 20, 22, 26호증, 을다 제3, 5, 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증인 W, Y, X의 각 일부 증언, 제1심법원의 AE은행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결과, 제1심법원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 근로감독관 AF에 대한 각 사실조회회보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는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피고가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들의 고용주로서 1차적인 임금지급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직상수급인으로서의 연대책임에 따라 대신하여 체불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구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T가 2018. 4. 18. 원고와의 협의에 따라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에 관한 피고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였고, 원고와 T는 피고를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하였는바, 그렇다면 T가 피고의 계약상의 지위를 인수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의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였으므로, 피고는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구상의무도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3.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고용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할 1차적인 의무가 피고에게 있음은 명백하므로,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T 내지 원고가 피고의 계약상의 지위를 승계하였거나 면책적으로 피고의 채무를 인수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이 인정되는지 여부라 할 것이어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T 내지 원고가 피고의 지위를 승계하였거나 면책적으로 피고의 채무를 인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1)

을다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I의 대표 W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별도의 얘기를 한 것이 아니라서 T가 도급계약을 승계한 것은 아닙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을다 제1, 6, 12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대한 문서송부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1)항 기재 사실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T에게 적어도 묵시적으로나마 피고의 체불임금 채무를 면제하고, T 내지 원고가 그 책임을 지기로 하는 의사가 있었으며, 채권자인 근로자들도 이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하겠으므로, 피고의 채무를 T 내지 원고가 면책적으로 인수하였다고 할 것이다.

①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견적서에 기재된 ‘시공 : 총 시공비 430,000,000원 중 남은 시공비 390,000,000’라는 기재 중 ‘남은 시공비 390,000,000’에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체불임금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

I은 피고에게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으로 지급받은 것은 원고에게 직불을 요청하고 받은 8,0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이 전부라 할 것인데, T가 체결한 이 사건 후속공사 중 시공비 부분인 위 3억 9,000만 원은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의 잔여대금으로 계산 가능한 4억 560만 원[=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 4억 3천만 원 – 원고로부터 받은 8,000만 원 + 추가비 확인서(을다 제1호증)에 기재된 추가공사대금 5,560만 원]에 상당히 근접한 액수이다.

㉯

원고는 이 사건 견적서 상의 금액은 공사 마무리를 위해 T가 더 들여야 할 공사비로 제출한 것이지, 피고 근로자의 미불임금을 포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견적서에 기재된 공사 내용 중 시공비 내역 부분에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내역과 피고가 이미 추가공사로 인정받은 공사 이외에 T가 추가로 시공할 것은 없는바(원고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피고가 하여야 할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내역 이외에 T가 하여야 할 시공 공사가 별도로 없는데도 T가 시공비로 3억 9,000만 원이나 지급받는 반면, 미불임금은 2억 원을 초과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특히 원고는 이 사건 후속공사 계약 당시 잔존 시공 공정이 40%라고 주장하는바,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금액 4억 3,0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의 40%인 1억 7,200만 원이 아니라, 3억 4,000만 원(3억 9,000만 원 – 추가기성 5,0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T가 시공비로 지급받아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보인다}.

㉰

이 사건 견적서는 피고 내지 I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인데, 피고 내지 I으로서는 체불된 임금을 포함시킨 금액을 남은 시공비로 의견을 제시하였을 것은 자명하고, 그렇다면 T가 이 사건 견적서 작성 당시 남은 시공비에 체불임금을 포함하지 않고 장래 시공비만을 기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

위 사실들에 의하면, 피고가 받아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이 사건 재하도급 공대사금 중 8,0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을 제외한 미지급금 전액을 T가 받게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최소한 8,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노임은 T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책임을 져야 함이 마땅하다(원고는, I에게 기성금을 지급했고, 피고의 근로자들이 받아야 할 미불임금은 이 기성금에서 I이 지급했어야 하는데 I이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불과하며, 미불임금 채무를 T가 인수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T가 제출한 이 사건 견적서 상의 시공비 내역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근로자들이 받아야 할 미불임금을 원고가 I에게 모두 지급했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

②

원고와 T의 이 사건 후속공사 계약 이전에 원고 측과 I, 피고 측 사이에 수차례 체불임금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2018. 3. 29. 원고의 도급업체인 F으로부터 체불임금 직불요청 등에 관한 확인서를 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들의 체불임금에 관하여 원고가 몰랐을 리가 없다.

③

그렇다면, T와 원고는 이 사건 후속공사 계약 당시 이 사건 체불임금의 존재를 인식한 상태에서 피고를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하기로 합의하였다 할 것인데, 그러면서도 피고가 고용한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사에서 바로 배제시키지 않고, 원고 내지 T를 통하여 체불임금의 액수에 관한 협의를 시도한 것은, 이 사건 공사에서 피고를 배제하면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체불임금은 원고와 T가 책임지겠다는 의사가 원고와 T에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에서의 배제를 통보한 이후에 위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을 원고 측이 책임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하였으며,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 관련 서류(체불임금 상세내역, 개인통장 사본 등)를 준비해 오라고 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④

비록 Y이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한 체불임금을 L(피고)이 대위변제를 진행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기는 하였으나, 이는 오래도록 받지 못한 체불임금을 원고로부터 지급받으면서 작성한 것이어서, 이것을 가지고 위 근로자들이 원고와 T의 이 사건 후속공사 계약 당시부터 피고가 체불임금 채무를 면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라고 보기는 어렵고(체불임금을 받아야 하는 Y으로서는 원고가 요구하는 대로 확인서를 작성하여 줄 수밖에 없었던 입장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되는 것을 근로자들에게 이야기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을다 제6호증 참조),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된 다음에 원고 내지 T가 근로자들과의 체불임금에 관한 협상을 진행할 당시에도 근로자들이 피고에게 원고로부터 직접 체불임금을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기도 한 점, 근로자들이 직접 2018. 4. 25. F에게 ‘2018. 1. 25.부터 2018. 4. 18.까지 주방가구 설치 작업에 관한 총 임금 2억 6,04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로부터 체불임금을 지급받은 근로자들은 피고의 체불임금 채무 면제에 묵시적으로나마 동의했던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8,800만 원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I으로부터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던 피고가 위 8,800만 원 지급 이전에 개인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했을 여지가 많아 보이고, 따라서 잔존 미지급 임금은 T 내지 원고가 책임져야 할 금액으로 보인다.

㉮

피고가 위 8,800만 원을 지급받은 시기는 2018. 3. 15.인바, 그 시기에 비추어 보면, 위 8,800만 원은 2018. 2. 이전분의 체불임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

그런데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 계약 당시 공사기간을 2017. 11. 1.부터 2018. 5. 31.까지로 정하였을 뿐 아니라, 공사일보(을다 제12호증)에 의하더라도 근로자들이 2017. 11.경부터 2018. 4. 18.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를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근로자들은 2017. 11.경부터 2018. 4. 18.경까지 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

그럼에도 근로자들이 체불임금이라고 진정한 금액인 2억 484만 원에는 2018. 1.분부터 2018. 4.분까지의 체불임금만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고, 2017. 11.분과 2017. 12.분의 임금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며, 2018. 1.분과 2018. 2.분도 그 금액에 비추어 보면 극히 일부만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렇다면, 근로자들은 2017. 11.분과 2017. 12.분의 임금은 전액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고, 2018. 1.분과 2018. 2.분도 일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으로 지급받은 것은 원고에게 직불요청 후 받은 위 8,800만 원 뿐이므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위 8,800만 원 지급 이전에는 피고가 사비로 근로자들에게 위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

따라서 피고가 위 8,800만 원을 지급받은 후 새로이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어도, 이는 위 8,800만 원을 피고가 기 지급한 임금에 충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⑥

I의 대표 W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별도의 얘기를 한 것이 아니라서 T가 도급계약을 승계한 것은 아닙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던 사실은 있으나, 이는 T와 I 사이에서 계약인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고, 그러한 사실이 원고와 T가 피고를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하면서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채무를 면책해 주지 않았다거나 피고의 지위를 T가 승계하지 않았다는 점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① 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 채무가 T에게 면책적으로 인수가 되었으므로 피고의 구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하겠고, ② 설령 근로자들의 동의가 없어 면책적 채무인수는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를 이 사건 공사에서 배제하고 피고가 받았어야 할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대금을 T에게 지급하기로 하면서 피고의 임금지급 채무를 원고나 T가 책임지기로 약속한 원고 입장에서는,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어느 모로 보아도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재판장) 이승원 신진화

각주1) 위 내용증명(을다 제10호증)에는 ‘㈜ AC’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F’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2) AD은 2018. 5. 3.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관할 문제로 두 차례 이송을 거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접수되었다.

각주3)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금액일 여지도 있으나, 원고에게 유리하게 기재된 금액 전체를 추가공사대금으로 본다.

각주4) 위 근로자들과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그제야 위 근로자들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배제하였다.

각주5) 증인 Y의 증언 참조.

각주6) I과 피고가 작성한 계약서(갑 제5호증)에는 대금지급은 ‘매월 말일 청구 확정 후 익월 1회 현금 지급조건’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