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7. 7. 1. 피고에 입사하여 비상대비업무담당자로 근무하다 2022. 7. 31. 퇴직하였다. 원고는 만 55세가 되는 날의 다음 달인 2017. 8.부터 정년(만 60세가 되는 달)인 2022. 7.까지 피고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적용받았다. 원고에게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우선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없었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77,431,39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5, 11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하는 근로계약이 존재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비록 원고가 비상대비업무담당자여서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 이후에도 업무의 경감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적용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13. 5. 22.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됨에 따라 피고는 2015. 12. 15. 과반수 노동조합인 C노동조합 D지부와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기로 합의하고, 2016. 1. 1.부터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소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에는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중요한 보상이 되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해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중요한 사용처가 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하면, 연차별 기준 지급률은 종전 정년인 만 55세에 도달하기 직전 년도의 연봉을 기준으로 임금피크제 1년차 90%, 2년차 80%, 3년차 70%, 4년차 70%, 5년차 60%가 적용되어 5년 평균 74%를 지급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이므로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노사 간에 분담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 정년(만 55세)까지의 임금을 유지하여 재직기간 중 총 소득이 증가하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위 임금삭감률을 과도하게 높다고 보긴 어렵고, 그 외 부서장 직책수당과 같은 정액으로 지급되는 수당은 정년연장 이후에도 동일하게 지급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2016. 1. 1. 이후인 2017. 7. 1. 입사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이 아니었다면 1962. 7.생인 원고는 입사 후한 달 만에 정년에 도달하게 되어 입사 자체가 불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입사 직전인 2017. 6. 19. 피고가 제시한 '근로조건 제시서'에 서명, 날인하였는데, 근로조건 제시서 '연봉'란에는 '연봉은 월봉, 상여, 중식대, 차량유지비, 직책수당 포함하여 연간 111,270,000원이고, 만 55세 시점 당사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 후 원고가 2017. 7. 1. 입사하면서 체결한 근로계약서에도'임금은 보수에 관한 임금규정 또는 매년 정해진 평가방법 및 절차에 의해 산정된 연봉통보서에 따름(호봉제 적용 대상자 포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는 원고가 재직하는 기간 동안 매년 7. 1.경 원고에게 각 연봉통보서를 교부하였는데 각 연봉통보서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확정된 구체적인 연봉액이 기재되었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매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연봉을 임금으로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개별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이에 대해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사정은 인식할 수는 있었지만 정확하게 언제부터 언제까지, 정확한 삭감금액은 예상할 수 없었고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불이익의 정도에 대해 정확하게 고지받지 못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임금피크제를 강제한 것이니 개별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103조 혹은 제104조에 해당하여 무효이거나 민법 제107조의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에서 본 여러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