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의 지위 피고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법에 따라 농산물 등의 가격안정 및 유통개선사업을 통하여 농산물 등의 수급을 안정시키고, 식품산업을 육성하여 농어업인의 소득 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는 B, C, D 등 총 14개의 지역에서 농산물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와 주식회사 E의 업무 위탁 관계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는 농수산물 입출고 작업 및 보관업, 농수산 보관창고의 운영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던 회사이다. 피고는 2018. 12. 31.경까지 E와 ‘비축기지시설(냉동·전기) 위탁관리 협약’을 체결하고, E에 냉동설비 및 그 부대시설의 운영 및 유지관리, 비축기지의 전기시설 및 그 부대시설의 운영 및 유지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하였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협의 및 주식회사 F의 설립 정부가 2017. 7.경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통해 근로자들의 고용을 안정하고 처우를 개선하며, 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제고, 대국민 공공서비스의 질 개선을 목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피고는 간접고용 근로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였다. 이에 피고는 정규직 전환의 방식, 시기 등을 협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축기지의 냉동·전기 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담당하고 있던 E를 비롯하여 사무보고, 전산, 조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업체에 종사하던 각 근로자의 대표를 선발하였고, 2017. 9. 29.경 피고 측과 근로자 측 및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 한다)를 구성하였다. 이 사건 협의회는 2017. 10.경 수차례 진행된 회의에서의 협의 과정을 거쳐 근로자 측 대표자들을 통하여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였고, 2017. 12. 26.경 정규직 전환 인원을 확정하였다. 이후 이 사건 협의회에서 피고는 2018. 3.경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고용 계획을 밝히며 협의를 이어갔고, 2018. 7. 25.경 피고와 근로자 측은 ‘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자회사 설립 방식’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 그 결과 피고는 2018. 12. 14. 전국 비축기지 냉동·전기 설비, 부대시설 종합관리, 비축물자 품위점검 및 품질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의 자회사로서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피고와 F의 업무 위탁 관계 피고는 F 설립 이후인 2019. 1. 1.경부터 현재까지 F과 위탁관리 협약을 체결하고, 기존에 E가 수행하던 비축기지의 냉동·전기 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F에 새로이 위탁하고 있다. F이 2022년도 위탁관리 협약 및 2021. 6. 15. 개정된 비축기지 시설(냉동·전기) 위탁관리 운영지침에 따라 피고로부터 위탁받아 시행 중인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들의 근무 기간 및 근무 업체, 담당 업무 등 원고들은 피고의 14개 농산물 비축기지 중 B, C, D, G, H, I, J, K 등 8개 비축기지에서 냉동기 및 전기시설 유지 관리, 안전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거나 담당하였던 자들이다. 원고들은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들 중 일부는 E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9. 1. 1.자로 F에 입사한 자들이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근무 기간 및 근무 업체, 담당 업무 등은 별표 4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4, 6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1) 근로자 지위 확인 및 고용 의사표시 청구 원고들은 형식적으로 E 내지 F(이하 통칭할 경우 ‘이 사건 위탁업체’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여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여 온바, 피고와 이 사건 위탁업체 사이에 업무위탁계약은 근로자파견 계약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은 근로자파견 관계이므로, 1 원고 2 내지 9는 제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된 것, 이하 ‘제정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에 따라 파견근로를 개시한 날로부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다음날부터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고, 2 원고 10 내지 12는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어 2007. 7. 1. 시행된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의2 제1항 제4호에 따라 피고가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며, 3 원고 1, 13 내지 22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어 2012. 8. 2. 시행된 것, 이하 ‘개정 파견법’<1>이라 하고, 구별하지 않고 칭할 때는 모두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 개정 파견법 시행일인 2012. 8. 2. 또는 각 원고의 입사 즉시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제정 파견법에 따라 고용이 의제되는 원고 2 내지 9(이하 ‘고용의제 원고들’이라 한다)에 대하여는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할 의무가 있고, 구·개정 파견법에 따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는 나머지 원고들(이하 ‘고용의 무발생 원고들’이라 한다)에 대하여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임금 지급 및 손해배상 청구 피고는 고용의제 원고들과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였고, 고용의무발생 원고들에 대한 직접 고용의무가 발생하였음에도 원고들을 고용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들로 하여금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받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내의 기간에 대하여 원고들과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산정한 임금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위탁업체로부터 수령한 임금을 공제한 차액 상당액을 미지급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2> 나. 피고 1) 원고들은 이 사건 위탁업체 소속으로서 피고와 도급관계에 있는 업체의 지휘·명령에 따라 근무하였을 뿐 피고는 원고들에 대해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지 않았고,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과 업무 수행 공간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명확히 구별되어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위탁업체가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무태도 점검 등의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 1 내지 15는 E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피고가 자회사 전환 방식으로 정규직 채용을 결정하고 F을 설립하면서 F에 입사한 사람들이므로, 이로써 피고에 직접 고용되는 것에 대한 명시적 반대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 1 내지 15를 자회사인 F의 정규직으로 채용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고용의무를 이행하였으므로 재차 이들에 대한 근로자지위를 확인하거나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 2 내지 7은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희망퇴직 신청에 따라 퇴사한 뒤 1999. 1. 1.자로 E에 입사하였고, 이후 자회사 전환 방식으로의 정규직 채용 정책에 따라 F에 입사한 자들이다. 이처럼 원고 2 내지 7은 장기간 근무를 지속하는 동안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파견 관계를 주장한 적이 없으므로, 이들의 청구는 신의칙 및 실효의 원칙에 위배된다.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일부 원고들이 청구하는 채권은 소멸시효의 완성 등으로 소멸하였고, 원고들의 주장하는 미지급 임금 내지 손해배상의 액수는 동종·유사한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피고 소속 근로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계산상 오류가 존재한다.
판단
파견법의 관련 내용 제정 파견법은 제6조 제3항 본문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도록 하였다. 구 파견법은 위 규정을 대체하여 제6조의2 제1항 제4호에서 “사용사업주가 노동부 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 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개정 파견법은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서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 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제정 파견법 하에서 사용사업주가 해당 규정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고, 구·개정 파견법 하에서 해당 규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 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
관련 법리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파견법 제2조 제1호).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즉 1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2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3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4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5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9013 판결 등 참조). 이는 도급과 근로자파견에서 대비되는 여러 유형적 기준을 나열한 것이므로 그중 어느 하나 또는 일부가 근로자파견 관계를 판단하는 결정적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며, 위 1 내지 5항 기재 요소들을 종합한 결과 근로 제공에 관한 주도권이 파견사업주가 아닌 사용사업주에게 있는지 여부를 가려 근로자파견 해당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근로계약도 계약의 일종이므로 계약 당사자에게는 계약 상대방 선택의 자유가 있다. 파견법이 파견 근로자의 보호라는 목적을 위하여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해당 근로자와 사용사업주 사이에 고용관계를 의제하거나 고용의무를 부과한다 하더라도, 이는 계약자유 원칙에 대한 예외에 해당하므로 파견법 규정 및 위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라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음이 증명되는 경우에 한하여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명칭이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근로관계의 실질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있다.
판단
판단의 전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원고들이 E 또는 F에서 근무하는 동안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고들이 E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근로를 제공한 경우와 피고의 자회사인 F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된 이후 근로를 제공한 경우는 그 채용 경위 및 근로관계의 실질에 있어 서로 차이가 있고, 그 중 어느 경우라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를 기초로 하여 개별적으로 피고에게 근로자지위 확인의무 또는 고용의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이를 위 각 기간별로 나누어 살펴본다.
원고들 중 일부가 E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의 경우
근로자파견 관계의 인정 여부 원고 1 내지 15는 E의 근로자로 근무하던 2001. 1. 1. 내지 2018. 1. 16.을 기준으로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근로자지위 확인 또는 고용의사표시를 구하고 있다. 살피건대, 위 기간 동안 피고와 E 소속 근로자의 근로관계와 관련하여 제출된 2009년도 비축기지 시설부문 위탁관리 계약서(갑 제8호증), 2015년도 내지 2018년도 각 비축기지 시설(냉동·전기) 위탁관리 협약서(을 제1호증), 2014. 12. 30. 제정된 비축기지 시설(냉동·전기) 위탁관리 운영지침(갑 제16호증), 2018. 12. D 비축기지에서 작성된 근무명령부(갑 제9호증 중 일부), 각 출장보고서(갑 제42호증)만으로는 피고가 E와 비축기지 시설 위탁관리 계약이라는 명목상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E 소속 근로자가 피고의 구속력 있는 지시·명령을 받으면서 피고와 실질적 근로관계를 형성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위 증거들로는 원고 1 내지 15가 E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 동안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파견법상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 설령 피고와 E의 근로자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의하면 피고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원고 1 내지 15에 대한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의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8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정부가 추진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일환으로서 외주사업체를 통하여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17. 8. 17. ‘정규직 전환 「노·사 및 전문가 협의기구」 구성 계획 알림을 통하여 파견·용역 상태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정규직 전환 협의를 위한 협의절차 개시 및 협의기구 구성계획을 공고하였다. 2 위 공고에 따라 이 사건 협의회에 참석하여 근로자를 대표하기 위한 직종별 대표자 9인이 선정되었고, 시설관리 등의 용역 업무를 담당하던 E 근로자 대표로서 원고 L이 위 협의회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선정된 근로자 대표단 9인과 피고 측 인사 7인 및 외부 전문가 4인, 총 20인이 이 사건 협의회의 구성원으로 최종 선정되었다. 이 사건 협의회는 2017. 10. 25.부터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협의 대상 근로자의 정규직 고용 방식 및 그에 따른 근로조건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피고는 피고와 계약한 용역업체 소속 시설관리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피고의 자회사가 시설관리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이행하는 내용의 정규직 전환계획을 발표하였고, 각 부서와 근로자 대표로 하여금 2017. 12. 22.까지 각 근로자의 전환 의사 유무를 개별적으로 확인하여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후 이 사건 협의회는 2017. 12. 26. 개최된 제3차 회의에서 E의 대상 근로자 37명이 모두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는 의사가 있음을 대표자인 원고 L을 통해 확인하였으며, 이들을 포함한 총 93명의 근로자를 전환 대상 인원으로 확정하여 정규직 전환 시기를 2017. 12. 31.으로 정하는 내용의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 의결서(제1차)’를 작성 및 의결하였다. 위 의결서에는 ‘간접고용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방식(자회사 포함)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3 이 사건 협의회는 2018. 3. 26.과 같은 달 27. 파견 근로자들과 용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 추진 배경, 인원, 방식 및 추진계획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이를 기초로 2018. 7. 25. 개최된 제4차 회의에서 이 사건 협의회는 정규직 전환 대상 근로자들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것에 합의하고, ‘(전환방식) 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은 자회사(주식회사) 설립 방식으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 의결서(제2차)’를 작성 및 의결하였다. 4 이에 원고들은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여 ‘A(피고) 자회사 정규직 전환 지원서(용역)’을 제출한 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면접’을 거쳐 2019. 1. 1.경부터 F의 정규직 근로자로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과 위 인정사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는 근로자 대표단을 포함한 노사합의기구를 구성하고 노사협의 결과에 따라 자회사인 F을 설립하여 피고에 대한 용역 근로자들을 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채용하였고, 원고 1 내지 15도 위와 같은 경위를 모두 인지한 상태에서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파견법상의 고용의무 이행에 갈음하여 시행된 위와 같은 정규직 전환 절차를 통하여 F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었으므로, 피고는 그 무렵 위와 같은 자회사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위 원고들에 대한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의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가 앞서 살핀 과정을 거쳐 이 사건 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 절차를 추진하게 된 경위 및 목적은 위 원고들을 포함하여 피고 사업장에서 용역 형태로 근무 중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피고가 고용의무를 부담하거나 이와 유사한 법률관계에 놓여있음을 전제로 그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고, 위 원고들을 포함한 협의 대상 근로자들 역시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협의회는 상당히 장기간 동안 수차례 협의를 거쳐 피고의 자회사를 설립하여 그 자회사가 협의 대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전환 채용안을 최종적으로 결의하였는데, 위 원고들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까지 그 협의 결과에 대하여 명시적 반대 의견을 표명한 적이 없다. 위 원고들은 위 협의에 따른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동의하여 전환채용 면접에 응함으로써 그 무렵부터 F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은 이 사건 협의회에서 위 원고들의 대표자가 ‘현 근무 직원 전원 피고 정규직원으로 직접 고용’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 원고들의 직접 고용 요청은 협의 과정에서 수렴되었던 의견 중 하나였을 뿐이고 수차례 협의를 거쳐 결과적으로 위 원고들이 대표자를 통해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 결의에 동의한 이상, 위 원고들은 최종적으로 협의 결과를 수용하기로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F에 지원하여 입사하고자 하는 결정은 위 원고들 스스로의 결단에 따른 것이므로, 자회사 지원을 거부할 경우 E와의 고용 관계도 종료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위 원고들이 협의 결과를 수용하여 F에 정규직으로 채용됨으로써 그에 따른 법적 지위 및 경제적 이득을 누리기로 한 이상, 위 원고들은 적어도 자신들의 고용 관계 재정립에 있어 이 사건 협의회가 협의를 통하여 채택한 방식을 수용하기로 하는 의사를 표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위 원고들이 스스로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는 것을 선택한 F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과 이에 따라 구성된 이 사건 협의회의 협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피고가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피고의 자회사이다. 또한 위 정부 지침에서도 파견·용역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방법으로 이와 같이 자회사를 설립하여 그 자회사가 고용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고용 방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공론화된 상태에서 협의 대상 근로자들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오랜 기간 동안의 협의를 거쳐 이루어진 결과물로서, 그 최종적 협의 내용을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 1 내지 15는 E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 동안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설령 달리 보더라도 피고는 이들에 대한 파견법상 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 1 내지 15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이 F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의 경우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4, 5호증, 을 제23, 24,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F에 소속되어 근무하던 기간 동안 피고와의 근로자파견 관계를 형성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 여부 1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하기 위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은 근로자의 노무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지휘·명령이어야 한다. 따라서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인 업무상의 지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근로자를 자신의 근로자와 같이 취급하여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근로자는 이러한 지시에 복종하게 되는 등 해당 업무상의 지시가 근로자의 노무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지휘·명령인지를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2 우선, 피고가 F에 대한 지침이나 규정 등을 통하여 그 소속 근로자들은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ᄀ 피고가 F에 ‘비축사업 관련 규정 및 업무지침’ 및 ‘안전관리(MDMS) 지침’을 교부하기는 하였다. ᄂ 피고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12조 제1항, 정부비축사업 관리규정 제5조 제1항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으로부터 농산물의 비축사업을 위탁받았으며, 비축기지 시설(냉동·전기)의 운영관리를 전문기관에 위탁하여 실시하도록 결정함에 따라 F에 해당 사업을 위탁하기로 하고, 피고 내부지침인 ‘비축사업 관련 규정 및 업무지침’을 작성하여 F에 교부한 것이다. 이처럼 피고는 농수산물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국민생활의 안정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관련 법령에 의거하여 F과 위탁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위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비축사업 관련 규정 및 업무지침’을 작성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위 업무지침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더라도 농림축산식품부훈령인 정부비축사업 관리규정을 명시하고 이에 따른 각종 지침과 매뉴얼을 열거한 것이며, ‘안전관리(MDMS) 지침’은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하여 위험성과 유해성이 있는 화학제품의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는 것이다. ᄃ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것이므로(민법 제664조), 도급계약에서도 도급인은 일의 완성과 관련하여 급부의 종류, 내용, 시간과 장소, 순서 등을 상세하게 특정할 수 있다. 따라서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업무내용과 관련된 각종 지침을 작성하여 교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간접적인 지휘·명령으로 평가될 수 있으려면 사실상 수급인이 그 소속 근로자에 대한 작업배치권이나 구체적인 업무이행방법을 지시할 권한 자체가 배제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각종 지침은 준정부기관으로서의 피고가 위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정보를 상세히 전달한 것이라 보일 뿐이며, 위 지침에도 불구하고 F은 여전히 소속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업무이행 방법을 지시할 재량을 보유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의 ‘비축사업 관련 규정 및 업무지침’ 및 ‘안전관리(MDMS) 지침’ 교부를 F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권의 행사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3 다음으로, 피고가 피고 소속 정규직 관리소장을 현장에 파견하여 F 소속 근로자에 대한 업무상 지시를 내리도록 하는 방법으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 ᄀ 원고들이 근무하던 8개의 각 비축기지에는 피고 소속 관리소장 1인이 근무 중이었고, 그 외 피고 소속 직원이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동시에 각 비축기지에는 F 소속 센터장 1인과 함께 F 소속 직원들까지 있었는데, 그 수를 합산하면 모든 비축기지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보다 많은 F 소속 근로자들이 배치되었다. ᄂ F 소속 근로자들은 비축농산물 보관관리 일일점검부, 중량변화 조사표, 품질관리 기자재 위생관리 점검표, 냉동제조시설 안전점검표, 일일 온습도 점검표, 고내온도 편차보정 내역, 비상용 발전기 점검일지, 시설장비 점검대상 등을 작성하여 피고 소속 관리소장의 서명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ᄃ 그러나 위 점검표 등은 F 소속 근로자들이 업무수행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시설관리나 위생관리 등을 제대로 이행하였음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담당자가 작성한 것이며, 피고 소속 관리소장은 피고가 위탁한 업무사항이 제대로 수행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서명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F은 위 점검표 등을 작성하여 피고 측에 전달하였을 뿐, 피고가 그 구체적인 작성 방법을 지시하거나 기재 내용에 의거하여 업무이행의 방법을 정정하라고 하는 등 F의 업무에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이에 따라 위 점검표 등은 일의 수행에 대한 일종의 ‘보고’로서 위탁된 작업이 예정대로 수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를 가지는바, 이를 통하여 피고가 F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을 지시하고 감독하는 방법으로 통제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1 협력업체의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으로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하려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서로 혼재되어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상호 대체가능성이 있는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당초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던 업무를 인수받아 수행하였는지, 서로 혼재되어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더라도 공동 작업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2 그런데 원고들이 근무하던 각 비축기지에서 냉동·전기시설 관리 업무는 F 소속 근로자들만이 수행하였고, 피고 소속 관리소장은 비축기지의 전반적인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직원은 비축농산물 보관·품질 관리 등의 업무를 각 수행하여 각자의 업무가 구별되는 상황이었다고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의 비축기지 중 냉동·전기시설 관리 업무를 피고 소속 근로자가 담당하도록 하는 곳이 존재하고, 원고들의 업무 수행을 피고 소속 관리소장에게 보고하였기 때문에 단일한 작업집단으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피고가 원고들과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하였다는 사정은 원고들이 피고의 업무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없는 별개의 사정이다. 피고 소속 관리소장이 F 측으로부터 각종 점검표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은 분리·구별되는 업무 수행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으므로, 이를 근거로 이들이 유기적 협력 관계를 맺는 하나의 작업집단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이에 더하여, 원고들은 동일한 비축기지에 근무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정 비축기지에서 F 소속 근로자의 긴급한 결원이 생길 경우에도 피고가 대체근로자를 파견하는 대신에 다른 비축기지에 근무하는 F 소속 근로자가 대체투입되었다. 그렇다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F 소속 근로자들이 상호 대체가능성을 가지는 단일한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F은 피고가 아닌 E의 업무를 인수받은 것이고 피고과 F이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F이 원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평가할 것은 아니다.
근로자 선발, 교육 및 훈련, 근무태도 점검 등의 결정 권한 주체 1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는 E의 근로자들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채용하기로 결정한 이후, E의 업무를 인계받기 위한 목적에서 자회사로서 F을 설립하였다. 그리고 그 전환 과정에서 피고는 근로자들에 대한 심사 및 면접 절차를 진행하고 F의 정규직으로 채용될 근로자들을 결정하는 권한을 행사하였다. 2 그런데 위 상황은 피고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용역업체의 근로자들을 자회사 소속 근로자들로 채용하기 위한 특수한 목적에서 일회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이후 F은 독자적으로 신규 직원 채용에 대한 공고를 게시하고 피고의 개입 없이 내부적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의 신규 직원 채용 공고의 구체적인 내용에 의하면, F이 피고에서 100% 출자 및 설립한 자회사라는 점을 밝히고 있기는 하나, 채용되는 사람은 피고가 아닌 F의 정규직 소속으로 근무할 것을 명백히 하고 있으며 급여 조건, 수행 직무 등도 F이 정하고 있고, 그 외 피고가 인사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따라 F 소속 근로자 선발의 권한은 피고가 아닌 F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피고는 F과의 위탁관리 협약서를 통하여 특정 근무 인원을 특정 시간 동안 배치하도록 하며, 근무자 명단을 피고에게 제출하고 수탁자의 특정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두었다. 이와 같이 피고가 직원 배치를 위 협약서에 명시한 것은 냉동·전기시설 관리라는 위탁 업무의 특성상 24시간 시설 관리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고는 특정 비축기지에 1인 내지 2인이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해야 한다거나, 24시간 관리가 필요하므로 이를 위한 인원을 배치하라는 것 이외에 원고들의 구체적인 업무시간 배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가 금지한 행위는 근무 태만이나 업무 관련 비밀 누설 등 당위적으로 금지되어야 할 행위에 한정되며, 긴급상황이나 준수의무 위반 직원에 대한 보고를 받는 것은 도급인으로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이를 기초로 피고가 F 소속 근로자들의 인사·노무상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4 추가적으로, 피고들이 F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지도 않았고, 결근이나 휴직 여부 등 근태관리와 이를 토대로 한 포상, 징계처분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정규직 관리소장이 매월 근무명령부를 보고 받고 서명·결제하는 방식으로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하나, 해당 근무명령부는 특정 일자에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 정도만 적혀있는 장부에 불과하다. 피고 소속 관리소장은 앞서 살핀 각종 점검표와 마찬가지로 위탁한 업무의 수행
정되며, 긴급상황이나 준수의무 위반 직원에 대한 보고를 받는 것은 도급인으로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이를 기초로 피고가 F 소속 근로자들의 인사·노무상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4 추가적으로, 피고들이 F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지도 않았고, 결근이나 휴직 여부 등 근태관리와 이를 토대로 한 포상, 징계처분 등의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정규직 관리소장이 매월 근무명령부를 보고 받고 서명·결제하는 방식으로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주장하나, 해당 근무명령부는 특정 일자에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 정도만 적혀있는 장부에 불과하다. 피고 소속 관리소장은 앞서 살핀 각종 점검표와 마찬가지로 위탁한 업무의 수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서명을 한 것일 뿐, 이를 통해 F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노무상의 실질적 조치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으므로 이와 관련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5 F은 내부지침으로서의 취업규칙을 마련하여 직원의 근무시간, 휴게시간, 근무형태, 지각·조퇴·외출 등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정한 뒤 시행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처럼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 시간 및 휴일에 관한 결정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업무의 특정성·구별성과 전문성·기술성 등 도급계약의 실체 1 피고과 F과 체결한 위탁관리 협약서에 의하면, 피고의 업무 범위는 ‘냉동설비 및 그 부대시설의 운영 및 유지관리, 비축기지의 전기시설 및 그 부대시설의 운영 및 유지관리, 비축물자 품질관리, 비축기지 시설공사 감독지원 및 이를 위한 부대업무’로 업무수행의 목적과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어 있다. F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구별되는 공간에서 별개의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앞서 살핀 바와 같다. 2 F은 신규 직원 채용을 공고하면서 수행 직무로는 ‘냉동기계 고압가스제조 유지·관리·보수, 비축기지 보관 농산물 품질관리’를 명시하면서, 지원자격자를 ‘공조냉동기계 기능사 이상 자격증 소지자’로 한정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성과 기술성을 보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근로자로의 채용을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F의 조직·설비의 독립성 1 F은 독자적인 취업 규칙 하에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업체로서, 나주시 소재 부동산에 관하여 F 명의로 사무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도 하는 등 피고와는 별개의 인적 관리와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그리고 F은 그 명의로 고압가스냉동제조에 관한 허가증을 보유함으로써, 피고와는 분리된 독립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이라 봄이 상당한다.
피고의 고압가스안전관리법상 안전관리자 선임 의무 위반 여부 추가적으로, 원고들은 피고가 비축기지에서 농산물을 장기간 저온보관하기 위해 냉동하는 과정에서 고압가스를 생성하기 때문에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의 적용을 받고, 이에 따르면 안전관리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없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F에 관련 업무를 위탁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고압가스안전관리법상 관련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냉동·냉장용 고압가스제조자의 경우 ‘사업자 등’에게 안전관리자를 선임할 의무가 있고, 여기서 ‘사업자 등’이란 관련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한 자, 또는 관련 등록을 한 자를 의미하는 바, 고압가스냉동제조에 관한 허가증은 피고가 아닌 F이 보유하고 있음은 앞서 살핀 것과 같으므로 피고가 안전관리자를 선임할 의무가 있는 사업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은 F에 소속되어 있던 기간 동안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오미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