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2고정45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부천시 B, C호에 거주하는 개인건설업자로서 상시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운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서대문구 D에 있는 단독주택현장에서 2021. 8. 3.부터 2021. 8. 30.까지 잡부(잡철)로 근무하고 퇴사한 E의 2021. 8월 임금 1,92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E와 같이 일을 한 근로자에 불과하고, E를 고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증인 F의 법정 진술과 E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피고인이 E의 고소장 및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여 검사가 E를 증인으로 신청한 사실, 이 법원이 E의 주소지로 여러 차례 증인소환장을 송달하였으나 수취인불명, 이사불명 등으로 송달불능되었고, 기록상 나타난 E의 전화번호도 결번으로 통화할 수 없었으며, E 명의로 가입된 다른 전화번호도 파악되지 않은 사실, E에 대한 소재탐지촉탁결과, 소재탐지가 불가능하다는 회신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다가 E에 대한 수용 조회 및 출입국 조회 결과상으로도 그 소재를 알 수 없는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서 규정한 ‘진술자가 소재불명으로 공판기일에서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 나아가 E가 G을 통하여 피고인을 소개받아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되었고, 피고인과 일당 협의를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E의 위 진술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 E는 고소장을 제출한 후 경찰에 출석하여 두 차례에 걸쳐 고소장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이에 대한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하였으며, 자신의 진술조서를 직접 읽어보고 진술한 내용이 모두 사실임을 자필로 기재하고, 진술자란에 서명·무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의 진술내용과 진술조서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E의 위 고소장 및 각 경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원수급자인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로부터 창호금속공사를 하도급받은 I 회사를 통하여 이 사건 현장에 투입된 사실, 당시 피고인은 H 소속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 소장으로 근무했던 F에게 팀을 짜서 들어오겠다고 말하면서 F과 일당에 관하여 협의하지 않고, E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 일을 제안하면서 E와 일당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눈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피고인 자신은 일당 22만 원, 용접일을 했던 J는 일당 20만 원으로 지급받기로 하였고, E는 처음에는 일당을 정하지 않고 현장에 가서 일을 하였고, 잡부여서 일당이 14만 원인데, 차를 가지고 와서 함께 타고 출퇴근하였기 때문에 일당 16만 원을 받아주려고 했다. F이 E 일당을 14만 원만 지급한다고 하여 F과 다툼이 있었고, 결국 F이 일당 16만 원으로 인정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F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처음에 I에서 보내서 왔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을 하기 전에 피고인과 미리 일당을 협의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피고인이 H에서 I에게 하도급 주지 않은 판넬공사도 하고 직영으로 일한 부분도 있어서 그 부분은 H에서 피고인을 일용직으로 고용한 것이고, 일당은 나중에 피고인이 ‘용접은 얼마, 무엇을 얼마, 일당이 얼마다’라고 구두로 제시하여, 회사에서 수용해서 돈만 나갔다. 피고인에게 지급한 190만 원은 직영 부분에 한해서 지급한 것이다. 피고인이 데려온 다른 근로자들이 H의 직영 부분에도 관여를 하고 I에게 하도급 준 부분에도 관여를 했는데, 적어도 H에서 피고인 측에게 직영으로 일을 시킨 부분은 피고인 이외의 개별 근로자들이 회사한테 직접 자신들에게 입금해 달라고 요청을 하면, 회사가 줘야 할 부분이다. 피고인이 회사에 찾아와서 E가 집에 찾아와서 맨 날 돈 달라고 한다면서 그쪽만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회사에서 피고인에게 190만 원을 주었고, 피고인에게 위 돈을 준 이유는, 피고인을 위 근로자들을 대표해서 수금하는 사람으로 인식해서 모아서 준 것이다”라고 진술하여 적어도 H이 직영한 공사 부분에 관하여는 H에서 피고인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데려온 J, E와 같은 사람들을 직접 고용한 것이므로, 이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H에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진술과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되어 J, E와 함께 일한 후 H에 임금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피고인과 현장 소장인 F 사이에서 피고인을 포함하여 피고인을 통하여 이 사건 현장에 투입된 J와 E에 대한 각 일당 협의가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J 및 E에 대한 사용자 지위가 아닌 근로자 대표로서 H로부터 임금을 수령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계속하여 F은, “피고인이 처음에 I를 통해서 이 사건 현장에 들어와서 정확한 내용은 모르나, 팀을 짜면 팀장이 알아서 사람들을 10명을 붙이든 20명을 붙이든 ‘이거 하는데 100만 원이면 세 사람이면 되겠다, 네 사람이면 되겠다’ 이렇게 해서 딱 들어오는데 이 일은 처음부터 그렇게 들어온 일이 아니라서 피고인을 오야지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진술하여 H이 하도급을 준 I와 피고인 사이의 관계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아는 한 피고인이 노무도급형식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사건 공사 현장과 관련한 I와 피고인의 구체적인 관계 또한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는 점, ④ 피고인 및 E와 함께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J도 이 법정에서, ‘자신은 피고인에게 일자리 소개만 받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되었을 뿐 피고인이 아닌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자신의 일당은 20만 원으로 피고인이 소장에게 이야기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돈이 나오지 않기에 현장 소장에게도 수시로 돈을 달라고 한 적이 있다. 피고인이 소장한테 지시를 받아서 자신과 E에게 지시하고 소장이 와서 지시를 해서 일을 하기도 했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이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E를 고용한 사용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양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