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1>
피고인은 D에게 2020. 6. 14.경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의 공동대표이사인 E과 F을 상대로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2억 원을 주지 않으면 탈세 등으로 피해자 회사를 신고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2020. 7. 6.경 E에게 ‘법인 15년도까지 조세 부분에 문제가 발견되어 조세정의를 세우는 차원에서 법적인 자문을 구하고 일을 진행 한번 해보겠다’고 말한 사실은 있지만, 이는 당시 피고인이 보관하고 있던 피해자 회사와 관련한 회계서류를 반환하라는 피해자 회사 측의 요구에 응할 수 없는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언급한 것일 뿐, 피해자 회사로부터 퇴직위로금 2억 원을 받기 위하여 언급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주장과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E 등에게 2020. 6. 14. D을 통하여 퇴직위로금으로 2억 원을 주지 않으면 탈세 등으로 피해자 회사를 신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2020. 7. 6. 직접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다시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를 협박하여 2억 원을 갈취하려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한다. 고지하는 내용이 위법하지 않은 것인 때에도 해악이 될 수 있고,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의 방법에 의할 필요는 없으며,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면 된다. 또한 이러한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한 목적과 선택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8도19493 판결 등 참조).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하며,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5도348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20. 6. 14. 해악을 고지하였다는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20. 6. 14. D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E과 F에게 ‘3일 이내에 피고인의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2억 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탈세 등」으로 피해자 회사를 신고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함으로써 피해자 회사를 협박하여 2억 원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B 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고 한다)은 E, L, G, I이 개인사업자 형태(2014. 11. 1. 이후 사업자등록상 사업주는 I이었다)로 운영하다가 2015. 3. 27. 주식회사인 피해자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주체의 법인격이 달라지게 된 것이고, 그 운영과 관련하여 개인사업자 시절부터 금융기관 대출에 사용하기 위하여 매출을 부풀린 분식회계 문제, 피해자 회사가 적법한 비자를 받지 못한 외국인들을 고용하여 청소팀에서 일하게 한 외국인 불법고용 문제,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부정하게 수급한 문제 등이 존재하였다.
피해자 회사에서 이 사건 호텔의 영업과장으로 일하였던 D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2020. 6. 13. 저녁경 피고인으로부터 이사회에 참석하여 피고인의 입장을 대신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당시 피고인이 말하는 내용을 A4 용지에 메모하였으며, 그 자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메모한 내용을 확인받았다. 피고인의 요구사항은 퇴직위로금으로 2억 원을 달라는 것과 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 사건 호텔의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 관련 문제, 외국인 청소팀의 비자 문제, 분식회계 문제를 신고하겠다는 것이었다. 본인은 다음 날 이사회에 참석하여 위 메모 내용을 읽음으로써 피해자 회사 측에 피고인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D이 2020. 6. 14. 피고인의 말을 전달하겠다고 하면서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을 해임하고 피고인에게 퇴직위로금으로 2억 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피고인이 회계자료 등을 관할관청에 제출하여 피해자 회사를 고발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당시 D이 메모를 가져와서 읽었다’고도 진술하였다.
2020. 6. 14.자 녹취록에 D이 ‘본인은 (피고인의 의견을) 전달하는 입장’이라면서, ‘피고인의 요구사항은 감사퇴직금, 위로금조로 2억 원이다’, ‘(피고인이) 요구사항 기한을 3일 주셨고, 만약 본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앞으로 말씀드릴 내용을 진행하겠다고 하셨다’라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D, E의 위와 같은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다.
피고인은 D에게 퇴직위로금 2억 원을 요구하라고 말한 적이 없고, 다만 본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정당하게 받아야 할 연장근로수당 등 미지급 임금(약 2억 3,000만 원), 피해자 회사가 다른 직원들에게 2020. 6.부터 2020. 10.까지 지급하여야 할 임금 및 퇴직금 총액 등(약 2억 원)에 관하여 언급한 적이 있는데, D이 이를 퇴직위로금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위 녹취록에서 D이 피고인의 요구사항으로 ㉮ 이사회 결의에 의한 피고인의 해고, ㉯ 피고인 몫의 감사퇴직금 내지 위로금 2억 원, ㉰ 해고수당, ㉱ 정당한 퇴직금을 명확히 구분하여 순차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확인되는 점, 특히 퇴직위로금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2억 원 자체가 법규와 규칙에 위반되는 사항이 없고, 대표이사 분들께서 회의로 정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서 문구를 보여주셨다. 그 2억 원 자체를 정상적으로 세금 다 떼고 본인 통장으로, 감사퇴직금이라는 정확한 명목으로 그렇게 요구하셨다’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은 피고인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정리한 메모를 보면서 그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것으로 보이고, 퇴직위로금의 의미를 미지급 임금 등의 개념과 혼동한 나머지 피고인이 요구하는 금원의 명목을 전달사항과 다르게 잘못 표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D이 피고인의 지시 없이 이사회에 참석하여 피고인이 퇴직위로금으로 2억 원을 요구하였다고 허위로 주장할만한 이유나 동기도 찾기 어렵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퇴직위로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도, 위 2020. 6. 14.자 녹취록에서 D이 말하는 ‘본인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진행할 절차’의 의미에 관하여는 ‘E 등이 진행했던 분식회계 등을 고발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하였고, 피고인은 위 이사회 하루 전인 2020. 6. 13.경 G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는 회계자료 등을 보여주면서 ‘분식회계에 관하여 고발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은 당시 이사회에서 D에게 전달을 지시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피해자 회사나 경영진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관련된 이 사건 호텔 운영과 관련한 분식회계(개인사업자 시절부터 주식회사로 경영주체가 변경된 이후를 포함하고, 이하 같다) 등 불법행위나 비위행위를 관할관청에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위에서 살펴본 D, E의 각 진술 및 2020. 6. 14.자 녹취록의 내용 등까지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2020. 6. 14. D을 통하여 피해사 회사 측에 퇴직위로금 2억 원을 지급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 회사나 그 관계자들이 관련된 분식회계 등 불법행위나 비위행위를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08. 1.경부터 2020. 6.경까지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이 운영하던 이 사건 호텔에서 부장, 지배인, 감사<2> 등으로 재직하여 직무상 피해자 회사의 회계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업무처리 과정에서 이 사건 호텔과 관련한 운영 주체의 회계 관련 부정행위나 경영진 등의 비위행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자신의 금전 지급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 회사나 그 관계자들이 관련된 여러 불법행위나 비위행위를 관할관청에 신고 내지 고발하겠다’고 구체적으로 고지한다면, 이와 같은 해악의 고지는 피해자 회사 또는 그 관계자들에게 재정적으로나 경영 측면에서나 상당한 부담 또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보인다. 실제로 당시 피해자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였던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요구에) 실질적으로 위협을 느꼈고 불안했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여야 할 정당한 임금 외에 추가적으로 퇴직위로금 2억 원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만한 객관적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고<3>,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등 미지급 임금채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피고인의 위와 같은 요구사항에 그 주장과 같은 임금채권 등을 청구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선해하더라도<4>, 피고인이 요구한 액수, 고지한 해악의 내용, 고지한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해악의 고지는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피고인은 2020. 6. 말경이 되어서야 비로소 E, L, G, I이 과거 탈세를 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를 확보하게 되었을 뿐, 그 전에는「피해자 회사의 탈세 사실」을 인지하거나 그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2020. 6. 14.경 D을 통하여「피해자 회사의 탈세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할 동기가 없었고, 따라서 피고인이 ‘탈세 등으로 피해자 회사를 신고하겠다’고 말하였다는 취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그 직무를 통하여 개인사업체 시절부터 법인 설립 이후까지 진행된 분식회계 문제와 피해자 회사의 외국인근로자 불법고용, 고용유지지원금 부정수급 문제 등을 인지하고 관련 자료도 확보하게 된 점, ② E도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탈세이니 이런 걸 자료를 다 가지고 있으니까, 감사퇴직금조로 돈을 안 주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관공서에 제출하겠다는 뜻으로 들었다’, ‘그 당시에 2억 원을 요구하면서「회사의 비리를 폭로하겠다」이런 얘기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공판기록 제198면)’라고 진술한 점, ③ 우리나라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목적으로 분식회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점 등에 비추어, D, E 등이 사용하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탈세 등’이라는 표현에는 본래 의미의 세금탈루 외에도 피고인이 고발하겠다고 한 E, G, L, I 등의 ‘분식회계’ 관련 불법행위나 비위행위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즉, 위 ‘탈세 등’은 납세의무자가 납부하여야 할 세금을 탈루한 경우를 의미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분식회계 행위와 같이 회사 관계자가 재무제표 등 회계자료를 조작하고 부가가치세 등을 허위로 신고하여 조세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경우 등도 포함하는 표현으로서 사용되었다고 보인다)<5>,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20. 7. 6. 해악을 고지하였다는 부분
원심 및 당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20. 7. 6. E에게 ‘법인 15년도까지 조세부분에 문제가 발견되어 조세정의를 세우는 차원에서 법적인 자문을 구하고 일을 진행 한번 해보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나아가 피고인이 ‘퇴직위로금 2억 원’을 요구하면서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는 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게 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이 2020. 7. 6. 해악을 고지하여 피해자 회사를 공갈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E은 원심 법정에서, ‘2020. 6. 14. D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불법행위를 고발하겠다는 내용의 피고인의 전달사항을 분명히 들은 기억이 난다’고 진술한 것과는 달리, 2020. 7. 6.경 피고인과 나눈 대화에 관하여는 ‘당시 대화 중에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요구하는 말을 들은 기억은 없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206면).
2020. 7. 6.자 녹취록에도 피고인이 E에게 ‘법인 15년도까지 조세부분에 문제가 발견되어 조세정의를 세우는 차원에서 법적인 자문을 구하고 일을 진행 한번 해 보겠다’라고 말한 내용만 있을 뿐, 퇴직위로금 2억 원 또는 재물을 요구하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F은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2020. 6. 24.경 피고인과 순대국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피고인에게「2억 원은 무리한 요구가 하니냐?」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는 듯이 스탠스를 약간 바꾸는, 부정하는 느낌이었다(당심 증인 F 증인신문조서 녹취서 제13면)’ 내지 ‘피고인이 순대국집에서 2억 원이라는 금원을 부인했다(같은 녹취서 제18면)’고 진술하였고, ‘2억 원이라는 요구는 D이 전달했을 때만 들었고, 그 후에도 피고인이 연장근로수당과 감사위로퇴직금 명목으로 추가적인 금원을 요구하긴 했으나 얼마인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같은 녹취서 제17 내지 18면). 이러한 사정에다가 피고인이 2020. 6. 14. D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E, F 등에게 퇴직위로금 2억 원을 요구하였으나 이들로부터 그 요구를 거절당한 상태였으므로<6> 그 시점에서 피고인의 공갈 범행이 이미 미수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까지 보태어 보면, 2020. 6. 14. 후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받고자 하는 금전의 구체적 명목이나 액수, 요구 방식 등에 변화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이 2020. 6. 14. D을 통하여 퇴직위로금 2억 원을 요구한 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2020. 7. 6.경에도 피해자 회사 측을 상대로 계속해서 같은 취지의 요구를 하였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9. 5.경 E, G, L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으로 고소를 당한 때부터 이들과 사이가 틀어졌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이 2019. 7.경 E 등을 무고죄로 고소하였으나 2019. 12.경 E 등이 검사로부터 불기소처분을 받은 것을 계기로, 그 무렵부터 위 무고죄 고소 사건의 항고를 위하여 E을 비롯한 피해자 회사의 주주들과 관련된 피해자 회사의 불법행위를 증명할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점, 2020. 7. 6.자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보관하고 있는 피해자 회사의 회계장부 등의 반납 여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피고인과 E이 서로 거칠게 욕설을 하면서 반말로 말다툼하는 내용이 확인되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당시 피고인에게는 E 등에 대한 개인적인 보복의 감정 등 ‘2015년도까지의 조세 문제’를 고발하겠다고 말할만한 다른 동기도 있었다고 보이는 한편,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20. 7. 6.경 퇴직위로금 2억 원을 요구하였다고 볼만한 직접적인 증거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이 2020. 7. 6.에도 2020. 6. 14. 당시처럼 재물 또는 금전적 이득을 취득할 의도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2020. 7. 6.경에도 해악의 고지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