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갑 제2, 3, 10, 19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2016. 1. 1.자로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는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그 이듬해 1월 1일부터 만 60세까지, 만 55세가 도달하는 날이 속하는 해 지급된 임금을 기준으로 1년차는 70%, 2년차는 61%, 3년차는 53%, 4년차는 46%, 5년차는 40%를 각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원고 A는 2021. 1. 1.부터, 원고 B, C는 2022. 1. 1.부터, 원고 D은 2023. 1. 1.부터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았다.
원고 A, B, C는 피고에 재직 중이고 원고 D은 2023. 12. 31. 퇴직하였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2023. 12. 31.까지 부당하게 삭감된 임금의 일부인, 별지 기재 각 원고별 청구금액 기재의 기본급 차액, 퇴직연금 차액,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제출 시점 기준으로 발생한 연차휴가수당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명시적 일부 청구).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 등의 지급에 있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과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이미 법률에 따라 만 60세로 연장된 정년을 그대로 둔 채 만 55세가 된 때로부터 임금을 삭감하도록 한바, 이로써 만 55세에 지급받던 기본급을 기준으로 5년간 230%의 임금이 삭감된다. 이는 헌법과 근로기준법 등이 금지하는 차별에 해당하고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지나치게 과도하여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전후로 동일한 직무에 종사하며 동일한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업무의 경감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적절한 대상조치도 없었다.
판단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바, 이하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을 제3호증의 1,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1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2 내지 14호증, 을 제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고령자고용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9조 제1항), 이에 따라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19조의 1 제1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도입된 소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기업정년제가 아닌 법정정년제에서는 고용관계 당사자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만 60세를 넘는 구간에서만 운영될 수 있는 것이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고령자고용법이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자 2016. 1. 1. 근로자들의 정년을 연장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취업규칙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두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이므로 정년 연장에 다른 인건비 부담을 노사 간에 분담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며, 이에 따라 일련의 절차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과 무관하게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접 삭감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고, 피고로서는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고령 인력의 적체로 인한 신규 인력 채용의 위축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배경 하에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위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은 업무경감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대상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경우에는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중요한 보상이 되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해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중요한 사용처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민원처리(지역본부), 조사역(블랙컨슈머 담당), 채권추심(현장추심), 고객창구’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대상직무로,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수행한 직무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원고 B, C는 2021. 6. 16. 임금피크제 적용신청서를 작성하면서 희망직무를 ‘조사역’으로 기재하였고 원고 D은 2022. 6. 30. 임금피크제 적용신청서를 작성하면서 희망직무를 ‘소비자보호 민원’으로 기재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희망직무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가사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원고들의 업무경감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이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6. 1. 1.부터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정년연장 없이 기존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을 전제로 정년퇴직 전 일정 기간 임금을 감액하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구별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 정년(만 55세)까지의 임금은 유지하고, 정년이 연장된 55세에서 60세까지 새로운 임금제도를 적용받도록 한 것인바, 그 결과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5년간 종전에는 지급받을 수 없던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어,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 총액 측면에서 이익을 얻게 되었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기간 5년간 230%의 임금을 삭감당하게 되어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급여 총액으로 임금 감액률을 계산하는 경우, 매년 기본급 인상분이 반영되는 점, 정액으로 지급되는 수당(중식수당, 교통비, 장기근속수당, 자격수당, 조사활동비 등)의 경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 점, 복리후생(자녀 학자금, 의료비 지원, 경조금 등) 수준은 그대로 유지되는 점 등을 반영하면 그 감액율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에는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이상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사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