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은평구 B에 있는 재단법인 C의 본부장으로서 위 법인에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이고, 피해자 D(33세)은 위 법인이 운영하는 E의 경영지원팀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이다.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3. 1. 10. 17:00경 위 회관 2층 경영지원팀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너가 그렇게 싸가지 없는 놈이라며", "야, 너 계급장 다 떼고 이리 나와 봐 빨리 와 새끼야"라고 소리치며 손으로 피해자가 입고 있던 패딩 조끼의 가슴 부분을 잡아당겼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피해자를 폭행하였다.
판단
공소장변경 및 피고인의 주장
검사는 폭행만으로 기소하였다가 죄명에 근로기준법위반을, 적용법조에 근로기준법 제107조, 제8조, 형법 제40조를 추가하여 폭행 및 근로기준법위반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하는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여 위와 같이 공소사실이 변경되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의 왼쪽 손을 피해자의 오른쪽 등 방향 어깨 부분에 약 1~2초 간 올려놓은 사실이 있을 뿐 피해자에 대하여 형법상 폭행죄에 해당하는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형법 제260조에 규정된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고통을 주는 물리력의 작용을 의미하고, 그와 같은 물리력의 작용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공격이라고 볼 수 있어야 하며,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27. 선고 2016도9302 판결 참조). 또한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유형력의 행사에 이르지 않는 사소한 유형력의 행사는 폭행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손으로 피해자가 입고 있던 패딩 조끼 가슴 부분을 잡아당긴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라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당시 경영지원팀 사무실에는 피고인과 피해자 외에도 경영지원팀 직원4명(F, G, H, I)이 같이 있었다.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의 정도에 관하여 이 법정에서, F은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윗부분 옷을 잡아 확 올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G은 '피해자의 가슴 상단 부위 몸이 들썩이고 흔들릴 정도로 좀 세게 잡아당기는 것으로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F은 이 사건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피고인에게 진술한 사실이 있어 위 법정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측면이 있고, G은 이 법정에서 '뒤쪽에서 보아 피고인이 피해자를 잡아당긴 위치 등 당시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여 그 진술이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또한,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한 번 잡고 놓았다. 놀라기는 했으나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여(증인신문 녹취서 4쪽) 유형력 행사가 미미한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 지속 시간에 관하여 이 법정에서, 피해자는 '피고인이 한 번 잡고 놓았다. 왼손으로 1~2초 정도 잡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인신문 녹취서 4, 9쪽), G은 '나가서 이야기하자고 하면서 신체 일부를 잡았다. 1회 잡았다. 오랫동안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증인신문 녹취서 3, 4쪽), I는 '나가서 이야기하자는 듯이 오른쪽 가슴 위를 잡고 데리고 나가려고 하였으나 피해자의 옷이 패딩 재질이어서 손이 미끄러진 걸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9, 10, 12쪽),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과 어깨 중간 부분의 겉옷을 1~2초 정도 잡아당겼던 것으로 판단된다. ○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는 피해자의 상의 가슴과 어깨 중간 부분을 약 1~2초간 1회 잡아당긴 이후 추가적인 유형력 행사 없이 단발적으로 종료되었고, 피고인이 이어서 피해자에게 싸움을 걸거나 물리적인 위해를 가하려는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위에서 본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 당시의 발언(나가서 이야기 하자), 유형력 행사의 정도, 지속 시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다른 직원들이 없는 곳에서 피해자와 대화할 목적으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그 행위 자체가 피해자에게 다소간의 심리적인 불쾌감을 야기하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폭행죄의 보호법익인 신체적 건재성(建在性)을 위협할 만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제2조 제1항 제2호). '사업경영 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재단의 '총괄본부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문화사업팀장을 겸직하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재단의 위임전결규정에 의하면 본부장인 피고인이 전결하는 사항은 없는 점, 증인 J는 이 법정에서 본부장에게 각 팀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겨 대표이사인 자신의 권한과 책임의 일부를 부여할 예정으로 피고인을 본부장으로 채용하였으나, 그 전제로 피고인이 각 팀의 업무를 숙지하고 본부장을 임원으로 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당시는 피고인에게 각 팀을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하기전이고 정관 변경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인신문 녹취서 8~12쪽), 피고인이 이 사건 등과 관련하여 위 재단의 피고인에 대한 직위해제가 부당함을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직위해제 구제신청을 하여 인용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증인 F 등의 진술이나 재단의 업무문장표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김우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