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2015
판결선고
2023. 12. 13.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8. 8. 8.경부터 2020. 8. 5.경까지 피해자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던 사람으로, 피해자를 위하여 주요 경영사항의 의사결정 및 노사 합의를 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피해자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하여야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법률상 의무 없는 채무를 부담하게 하는 등 피해자의 이익에 반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는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한편, 피해자는 2019 회계년도에 영업이익은 31억 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로서 시혜적 조치를 취할 재정적 여력이 없는 상태였고, 매출 대부분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수주하는 용역 수행대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파업 등 쟁의행위가 발생할 경우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용역 수행대금을 받을 수 없어 심각한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이며, 2019. 5.경부터 진행된 노사 간의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노사의 입장차이가 현격하여 파업 등 쟁의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대표이사 임기만료 약 2주 전인 2020. 7. 24.경 서울 용산구 C 3층에 있는 피해자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하여 파업에 참여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 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법률상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에게도 그 기간 중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개인적인 소신이 있다는 이유로, 회사의 현재 재무상황과 합의에 따라 추정되는 회사 재무상태에 관한 영향 및 합의 이행을 위한 재원의 마련 가능성에 대한 검토, 합의로 인하여 회사에 발생할 이익 내지 효용성 여부에 대한 검토, 임원진 및 전문가들과 논의 내지 자문 등 아무런 합리적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D노동조합 E지부 지부장인 F에게 "① 파업 기간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에 대하여 생계를 보장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상 휴업수당 지급률에 준하여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임금을 일할 계산하여 지급한다 ② 파업 참여 조합원에 대한 구분 및 파업 참여 일수 등은 조합이 결정하여 제출한 자료에 따른다"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임의로 작성하여 주었고,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규정에 반하는 노사합의서 작성이 불러올 비난 등 사회적 파장 및 위와 같은 합의로 인해 파업을 유도하는 세력이 있을 것 등을 염려하여 F에게 위 노사합의서 작성을 비공개하여 달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후 D노동조합 E지부 소속 노조원들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2020. 11. 11.경부터 2021. 1. 15.경까지 전면파업을 단행하였는데, 위 파업 기간은 기존에 단행한 파업기간에 비하여 이례적으로 긴 파업으로 파업 기간 중 지부장인 F가 위 노사합의서를 노조원들이 참여하는 네이버 밴드 등에 게시하면서 파업을 독려하기도 하였으며, 그 이후 D노동조합 E지부 소속 노조원들은 위 노사합의서를 근거로 피해자가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자를 상대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자에게 법률상 의무 없는 채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D노동조합 E 지부 소속 노조원에게 액수 불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G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H 진술 부분
수사보고(피의자 F 제출 서류 첨부)
고소장(증거목록 순번 59번)에 첨부된 각 노사합의서 사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도810 판결 참조). 피고인은 노조 지부장 F와의 단독 면담 자리에서, F가 '파업기간에도 임금을 지급하여 달라'고 즉석에서 제안한 데 대하여, 법률상 의무의 유무, 피해자의 재정상태, 지급 예상 규모와 그 재원, 적정 지급 비율 등 피해자에게 미치는 사회 · 경제적 손익에 관한 아무런 내부 검토절차 없이 판시와 같이 합의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 대표이사로서 피해자와의 신임관계를 저버린 배임 행위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다음과 같은 정상 및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재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이전에 독단적으로 노조 측과 합의한 정년연장의 효력이 문제되고 있었음에도 임기만료를 2주일가량 앞두고 다시 아무런 내부 검토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유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를 당시에는 피고인에게 범죄전력이 없었다. 이 사건 범행으로 피고인이 직접 취득한 경제적 이익은 없어 보인다.
판사 정금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