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2987
판결선고
2024. 3. 27.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C에서 'D'라는 상호의 건물에서 부동산임대업을 운영하여 온 사람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관리업무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가 있는 사업주이다.
사업주는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작업하는 근로자 수 이상으로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5. 26. 08:30경 서울 마포구 C, D오피스텔 1층 외부 화단에서 피해근로자 E(남, 67세)가 모과 나무의 가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A자형 이동식 사다리(높이 약 1.985m)를 설치하고 총 7단 중 6단까지 올라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게 되었음에도 지하 1층 기계실에 사다리만 놓아 두고 기계실을 포함한 사업장 내에 안전모를 구비하여 두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 아니한 결과, 피해근로자가 사다리의 5단에서 작업을 하던 중 나뭇가지를 잡고 사다리의 반대 방향 6단으로 이동하다가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지상으로 추락하고 후두부를 지면에 부딪히게 하여 서울 영등포구 F, G병원에서 후송 치료 중 2022. 6. 8. 14:48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소속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H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실황조사서, 재해조사의견서
사망진단서, 근로계약서, 사업자등록증
현장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제1호(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① 피해근로자에게 가지치기 작업을 지시한 바 없고, 가지치기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도 없었으므로 안전모 지급 및 착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② 피해근로자를 포함한 이 사건 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의 주된 작업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게 할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진다고 할 수도 없어,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죄책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근로자가 가지치기 작업을 할 것을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라도 예상할 수 있었고, 작업의 내용에 비추어 추락할 위험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사업주인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게 할 안전보건조치의무도 인정된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피고인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피해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업무범위를 명확히 정하였고, 근로계약서에 업무범위로 기재된 ‘미화’에는 수목의 가지치기 작업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는 이 사건 사업장을 상속받기 전에 피고인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방식을 바꾼 사실이 없고, 업무 인수인계도 상속 전부터 근무하던 H을 통하여 전부 이루어졌으며,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근무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 H도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어머니인 I로부터 구체적인 근무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특정하여 수목의 가지치기 작업을 업무범위에서 제외하였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
◯ 피고인은 피해근로자가 업무범위에 포함되지도 않은 수목 가지치기 작업을 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실황조사서와 재해조사의견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발생 전에 사업장 내 다른 수목에 가지치기 작업이 이루어진 흔적이 있는 점, 피고인이 처리할 업무가 있을 때에는 이 사건 작업장에 방문하였으므로 가지치기 작업이 이루어진 수목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H이 수사기관에서 피해근로자가 수목 가지치기 작업을 하려 하여 ‘위험하고, 아직 가지치기를 할 시기도 아니다’라는 취지로 피해근로자를 말렸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데 이는 적당한 시기가 되면 가지치기 작업을 한다는 의미이지 가지치기 작업 자체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취지는 아닌 점(한편 수사단계에서 변호인이 제출한 H의 진술서에는 ‘나중에 사람 불러서 하면 된다’는 말도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H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직접 진술한 진술조서에서는 해당 내용을 찾을 수 없고, 피고인과 H 모두 과거에 가지치기 작업을 외부에 위탁한 사례를 한 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바 이는 믿기 어렵다)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수목 가지치기 작업을 예견할 가능성이 없었다고는 볼 수 없다.
◯ 이 사건 사업장에 안전모가 비치되어 있었으나 2022. 3.경 폐기되었는데, 이는 오히려 위험한 작업의 가능성이 있어 안전장구가 마련되었으나, 그 후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사정이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개월 ∼ 7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 > 02. 산업안전보건법 범죄 > [제3유형]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사고 발생 경위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개월 ∼ 1년 6개월
선고형의 결정 :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 이 사건으로 피해근로자에게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 피해근로자의 유족이 수사기관에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공판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유족과 합의한 사실이 없다.
◯ 피고인이 이 사건 발생시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바 없는 초범이다(범죄경력 등 조회결과서에 나타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경력은 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에게 수목 가지치기 작업을 직접 지시하였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고, 피해근로자가 사다리 위에서 가지치기 대상인 모과나무 가지를 잡고 위치 변경을 시도하는 위험한 행위를 한 것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
◯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지충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