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9. 12. 선고 2023노862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2017. 12. 29.경 피해자 B 명의의 J은행 법인계좌에 입금된 법인자금 142,412,950원을 피고인 명의의 J은행 개인계좌로 이체한 후 같은 날 주식회사 D(이하 ‘D’라고만 한다)의 J은행 법인계좌로 이체하여 피고인의 D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를 변제한 것은, 피해자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가지급금을 인출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반대되는 전제에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고단2180] 사건의 피해자 B에 대한 업무상 횡령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2021고단2180] 사건의 피해자 B 법인자금 횡령)

피고인은 2017. 12. 29.경 피해자 B 명의의 J은행 법인계좌(계좌번호 10 생략)에 입금된 법인자금을 피해자 회사를 위해 업무상 보관하던 중, 피고인의 위 D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142,412,950원에 대하여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피해자 회사의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 없이 형식적으로 피고인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로 전환하여 피고인이 그 금액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회계처리를 한 다음, 위 법인계좌에서 피고인 명의의 J은행 개인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142,412,950원을 이체한 후 같은 날 위 D의 J은행 법인 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이를 다시 이체하여 피고인의 위 D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법인자금 142,412,950원을 임의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해자 회사의 실질적인 대표인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서 142,412,950원을 인출하여 피고인의 개인 계좌로 이체하였다가 D의 계좌로 이를 다시 이체하여 피고인의 D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를 변제하면서, 위 돈에 대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을 하거나 피해자 회사의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 없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회계처리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

G 계좌에서 피해자 회사(B) 계좌로 1억 4,250만 원이 이체되고(2017. 12. 29. 11:48:07), 피고인이 그 중 1억 42,412,950원을 피해자 회사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로 전환하여 이체받은(2017. 12. 29. 16:37:32) 다음, D에 대한 피고인 개인 가지급금 채무를 변제하여 1억 42,412,950원이 D에 입금되고(2017. 12. 29. 16:42:17), 다시 D가 피해자 회사에 1억 4,250만 원을 대여하여 1억 4,250만 원이 피해자 회사에 입금된 사실, 피해자 회사는 D에서 전액 출자한 회사이고, G는 당시 그 주식 전부를 D에서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위와 같은 자금 이동 및 회계 처리의 경과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경우 G에 대한 대여금 채무를 부담하는 것에 더하여 피고인에 대한 가지급금 채권을 가지는 대신 D에 대한 대여금 채무를 부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피고인의 경우 D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가 피해자 회사에 대한 가지급금 채무로, D의 경우 피고인에 대한 가지급금 채권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대여금 채권으로 각 변경되었다).

○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G 및 피해자 회사는 D가 출자하여 설립하거나 주식 전부를 보유한 회사들인 점, 같은 날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가지급금으로 지급한 같은 액수의 돈이 최종적으로 피해자 회사로 입금되어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피고인의 개인 계좌로 입금된 돈을 5분 만에 전액 이체한 점, 위와 같이 G 계좌에서 여러 경로를 거쳐 최종적으로 피해자 회사에 위 돈이 입금된 것은 피해자 회사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G 보유 자금을 통하여 조달하기로 하면서 정한 자금계획에 따라 예정된 순서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 사건 가지급금을 인출한 것은, 자기 또는 D 등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지위를 이용하여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피해자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는바(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바, 회사의 대표이사가 가지급금 등으로 인출된 돈에 대하여 불법영득의사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유를 들어 돈의 행방이나 사용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고 이에 부합하는 자료도 있다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함부로 불법영득의사로 횡령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3도138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해 보고,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보태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 명의 법인계좌로부터 인출된 1억 42,412,950원이 피고인 명의 개인계좌 및 D 명의 법인계좌를 순차적으로 거쳐서 다시 피해자 회사 명의 법인계좌로 입금된 것(이하 ‘이 사건 거래’라 한다)에 대하여 ‘D의 가수금계정(가지급금 계정의 착오 진술로 보인다)을 연말에 비우기 위하여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변소하였고(증거기록 173면, 공판기록 195면), 실제로 D의 가수금, 가지급금 대장을 보면 D의 2017년 연말 가지급금 잔액은 위 1억 42,412,950원의 입금으로 인하여 0원이 되었고, 2015년 및 2016년에도 2017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중에 당시 남아 있던 가수금 또는 가지급금 잔액이 반제되어 연말 잔액이 0원으로 처리된 사실이 확인된다.

②

앞서 본 해당 자금의 흐름 및 회계처리내역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처음부터 피해자 회사 명의 법인계좌에 곧바로 입금시킬 것을 전제로 피해자 회사 명의 법인계좌에서 1억 42,412,950원을 출금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만 피고인은 마침 위 해당 자금의 조달시기가 연말인 관계로 그 과정에서 피해자 회사의 모회사인 D의 가지급금을 0원으로 만드는 연말의 회계처리방식에 따라 일단 가지급금 및 가지급금 반제 등의 형식을 이용하여 피고인 계좌에 입금한 뒤 같은 날 수 분 이내에 다시 송금하는 방식으로 지출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관련 자료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③

사정이 위와 같다면, 이러한 회계처리에 관하여 세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제재할 수 있음을 별론으로 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처럼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피고인 개인계좌를 거쳐 D에 대한 가지급금 반제로 처리된 부분만을 특정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자금을 자기 또는 D의 이익을 위하여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거나 불법영득의사의 발현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심은 양형의 이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고, 당심에서 원심이 정한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다.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사유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민성(재판장) 백현민 김기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