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75,329,782원 및 그 중 51,587,622원에 대하여 2020. 11.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23,742,160원에 대하여 2020. 12. 1.부터 2024. 1. 1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울 서대문구 C빌딩 지하 2층에서 ‘D’(이하 ‘이 사건 체육관’)라는 상호의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인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15. 1. 7.부터 2020. 11. 6.까지 이 사건 체육관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5. 5. 1. 별지와 같은 PT(Personal Training)자유직업소득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3. 8. 23.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우편은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9. 8. 6.부터 2020. 9. 26.까지 이 사건 체육관의 회원들로부터 지급받은 강습비 합계 7,040,000원을 피고에게 지급하지 않고 임의 소비하여 업무상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과 2020. 9. 초순경 피고와 그 배우자가 맞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약식기소되어 2022. 6. 8.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체육관을 운영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2020. 8.분 급여 일부와 2020. 9.부터 2020. 11.까지 급여 합계 18,725,600원을 미지급하였고, 2017. 1.부터의 연차유급휴가 수당 합계 5,016,56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퇴직금 51,587,622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75,329,782원(= 미지급 급여 18,725,600원 + 연차 유급휴가 미사용수당 5,016,560원 + 퇴직금 51,587,62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원고는 피고와 퍼스널 트레이너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개인사업자일 뿐,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범죄사실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는바,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횡령금 7,040,000원,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 300만 원 합계 10,040,000원의 손해배상금 채권을 가지고, 위 손해배상금 채권으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상계한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전제되는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본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아닌 ‘PT자유직업소득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2021. 1. 19. 피고를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부지청장이 2021. 5. 25.경 원고가 독립사업자의 지위에 있어 피고와 근로계약관계가 아닌 위탁계약관계에 불과하여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실, 원·피고 사이에 적용되는 취업규칙 내지 복무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점, 이 사건 체육관에 청소를 전담으로 하는 인력이 별도로 배치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갑 제1 내지 10, 13 내지 4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이 근로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는 원고의 근로자성 판단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볼 수 없다.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고객서비스에 중대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피고의 매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원고가 고객으로부터 계약 기간 중 고객불만 등 클레임을 3회 이상 받았을 경우, 원고가 타인의 영업에 방해를 주거나 피고의 정당한 주의와 권고를 의도적으로 회피 또는 무시하는 경우를 약정 해지사유(제15조 제2, 5, 6항)로 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PT 수업 등의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2015. 1. 7.부터 이 사건 체육관에서 개인맞춤형 수업(Personal Training, 이하 ‘PT’) 트레이너로, 2017. 10.부터 시니어 트레이너로, 2018. 8.부터 PT팀장으로 근무하였는바 업무의 계속성이 유지되었다.
원고는 입사 당시 매일 14:00부터 23:00까지 9시간 근무하되, 기본급은 90만 원, 식대 10만 원을 추가로 지급받다가, 시니어 트레이너, PT팀장 등으로의 승진, 근속인정 등으로 기본급으로 130만 원, 식대 등을 지급받아 왔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기본급 등은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다.
원고를 비롯한 트레이너는, 이 사건 체육관의 회원이 트레이너와 총 금액, 가입세션 횟수 등에 관하여 합의하고 트레이너가 아닌 피고 측 계좌로 수업료를 입금하면 회원과 정한 일정에 따라 PT 수업을 진행하고 진행한 PT 수업의 수업료에 해당하는 돈 중 일부(최대 50%)를 수업료 명목으로 지급받았고, 원고는 회원이 피고에게 일괄 지급한 수업료 중 일부를 커미션 명목으로 지급받기도 하였다.
위 수업료, 커미션이 월별 매출실적에 따라 변동된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회원이 원고 등 트레이너가 아닌 피고에게 수업료를 입금한 다음 원고가 수업을 마치면 피고가 정한 기준에 따라 정산작업을 거친 뒤 수업료 등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점, 피고는 수업료를 회당 44,000원 이상으로 하라는 방침을 정해두었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PT 수업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직접 취득하거나 자기 계산에 따른 독자적인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연동되어 있어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를 비롯한 트레이너는 PT 수업 외에도, PT 수업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체육관의 이용만을 희망하여 체육관 이용 계약을 체결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 수업(Orientation, 이하 ‘OT’)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OT 수업에 대하여는 별도의 수업료가 지급되지 않았고, 근무시간에 배정된 OT 대상자에 대하여 OT 수업을 진행하여야만 하였다. 또한 이 사건 체육관에 안전, 회원 지도 등을 위하여 반드시 트레이너 상주가 필요하였으므로, 트레이너들은 사전에 정해진 시간에는 이 사건 체육관에서 PT 수업 외의 회원 지도 등을 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체육관에 비치된 각종 운동기구 및 비품은 피고가 그 비용을 부담하여 설치하거나 비치한 것이고, 원고가 제3자를 채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는 없었다. 즉 원고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손실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체육관이 아닌 곳에서 개별적으로 이 사건 체육관의 회원을 지도 내지 레슨을 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바, 원고의 근무 장소, 지도해야 할 상대방을 피고가 관리, 지정하였다고 할 수 있다(원고가 이 사건 체육관에서 축구레슨을 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이는 임금 체불 등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 종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고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화를 내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하였으며, 축구레슨 기간은 단기간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체육관에서 일하는 내내 독립사업자로 활동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를 비롯한 트레이너들은 피고에게 휴가 사용을 보고하였고, 특히 원고는 2017. 8. 10.경 배우자 출산하자 피고로부터 사전 허락을 받은 후 출산휴가를 사용하였다. 아) 피고는 이 사건 체육관에 상주하지 않고 부정기적으로 방문하였는데, 원고가 시니어 트레이너로 승진한 이후부터는 원고로부터 기존 트레이너의 사직의사, 신규 트레이너의 채용 면접 일정, 신규 트레이너 면접 결과 등을 보고 받았다. 원고는 피고와 신규 트레이너 면접자의 채용 여부를 상의하여 면접자에게 면접 결과를 통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체육관에 비치된 기구의 점검 및 유지보수 관리, 청소상태 점검, 매출보고, 트레이너 급여 정산, 고객 민원 등 대응 업무, 체육관 이벤트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피고는 수시로 원고에게 신규 PT 등록 현황 등에 관하여 문의하였고 매출증대를 위하여 노력할 것을 지시하였다.
원고는 수시로 피고에게 이 사건 체육관의 운영 등과 관련된 보고를 하였고, 피고가 소집하는 주 1회 PT팀 단체미팅의 일정을 조율하고 단체미팅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매니저, FC팀장 등과 함께 피고가 비정기적으로 요청하는 간부미팅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업무내용 자체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음이 드러난다.
원고는 2016. 7. 1. 피고의 근로자로서 고용보험 등 이른바 4대보험에 가입하였다.
미지급 임금·퇴직금 등 청구에 대한 판단
미지급 급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아래와 같이 합계 18,725,600원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데, 피고도 이에 관하여 다투지 아니 한다.
미지급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원고는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아래와 같은 미사용수당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데, 피고도 이에 관하여 다투지 아니 한다.
퇴직금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이 51,587,622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는데, 피고도 이에 관하여 다투지 아니 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75,329,782원(= 미지급 급여 18,725,600원 +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5,016,560원 + 퇴직금 51,587,622원) 및 그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금 51,587,622원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 2020. 11. 6.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11. 21.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연 20%, 나머지 23,742,160원(= 미지급급여 18,725,600원 + 연차 유급휴가 미사용수당 5,016,560원)에 대하여 2020. 12.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4. 1. 17.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범죄사실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을 이유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10,040,000원 채권으로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항변하나,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바(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상계가 가능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항변은 더 이상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