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의류 제조·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13. 12. 2. 피고에 입사하여 2021. 11. 12. 해고된 자이다.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2. 5. 18. '원고가 대리점주, 퇴사직원 등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을 고려하면, 적응장애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원고가 요양급여 신청한 상병 '적응장애'를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받은 위 적응장애에 관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19. 12. 30.부터 2025. 1. 14.까지 요양급여 5,658,210원을 수령하였고, 2025. 2. 28.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 제2항, [별표2]에 정한 일반 14급 10호 장애등급결정을 받아 장해일시금으로 14,197,260원을 수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80, 81, 8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대표이사 C이 2015. 1.경부터 2019. 12.경까지 약 5년간 원고에게 ①과도한 업무 수행 지시, ② 퇴사한 직원에 대한 보복성 소송 및 위증교사행위 강요, ③ 협력사 대표 등에 대한 무고성 형사고소 지시, ④ 부당한 인사업무 처리 강요를 하였다.
피고 근로자들(D, E, F, G)이 2020. 3.경부터 2021. 7.경까지 약 1년 5개월 간 ①병가 사용을 인정하지 않고 연차 사용 강요, ② 업무지침과 다른 과도한 업무 지시 및 강요, ③ 하청업체 담당 허드렛일 강요, ④ 지나친 감시, ⑤ 비품 미제공, 사내 전화번호부 미기재, 인사시스템 접속 차단을 통한 복리후생 신청 방해 등 원고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행위자들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적응장애 진단을 받는 등 피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40,000,00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고용관계 또는 근로관계는 이른바 계속적 채권관계로서 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것이므로, 고용계약에 있어 피용자가 신의칙상 성실하게 노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함에 대하여, 사용자로서는 피용자에 대한 보수지급의무 외에도 피용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피용자가 그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손해를 받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피용자의 생명, 건강, 풍기 등에 관한 보호시설을 하는 등 쾌적한 근로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피용자를 보호하고 부조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참조).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5, 7 내지 12, 19, 21, 24, 25, 26, 30, 32, 64 내지 79, 101, 102호증, 을 제1, 2, 10, 12, 13, 19, 2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대표이사 C의 원고에 대한 업무지시나 사무분담이 위법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거나 C 및 피고 임직원들의 원고에 대한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에서 정한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대표이사 C의 지시 및 사무분장 관련
원고는 2013. 12. 2. 피고에 입사하여 경영기획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5. 1. 1.부터는 영업기획팀장을 겸직한 사실, 원고는 2016. 12. 21.부터는 인사총무팀장도 겸직하면서 법무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피고와 대리점주, 협력사, 퇴사 직원 사이의 다수의 소송 업무를 담당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의 업무분장에서 법무업무를 인사총무팀장의 업무로 정하고 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인사총무팀장으로서 담당한 업무량이 과다하거나 그 내용이 위법하여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킬 정도에 이르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소송관련 위법행위 강요 주장 관련
피고가 거래처인 주식회사 H를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2016가합54237 물품대금의 소를 제기한 사실, 피고가 대리점주(I)를 상대로 '피고와의 판매점 거래계약을 위반하여 다른 회사(주식회사 H)로부터 물품(특판품)을 공급받아 판매하였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48003 손해배상의 소를 제기한 사실, 피고의 직원이었던 J이 위 소송들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에 불리한 내용으로 증언한 사실, 이후 피고는 위 J을 상대로 '거래처와의 채권양도양수 업무 중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가합106501 손해배상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패소한 사실, 피고가 J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단263589 손해배상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취하한 사실, 피고 전 임직원이었던 K는 2017. 11. 28.경 피고와 I 사이의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48003 소송 관련 진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 교부한 사실, 피고의 전 임직원이었던 L, M이 2017. 12. 1. 위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한 사실, M이 2018. 1. 10.경 위 소송 관련 진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 교부한 사실, 피고는 이후 M에게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35,000,000원을, L에게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17,030,040원을, K에게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4,523,340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가 피고의 인사총무팀장으로서 위와 같은 소송관련 행위를 담당한 사실은 인정된다.
위 사실에 따르면, 피고가 관련 소송에서 피고에 불리한 증언을 한 J을 상대로 2차례 손해배상의 소를 제기하고, J의 진술과 배치되는 증언을 한 전 임직원들에게 퇴직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점이 부적절해 보이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와 주식회사 H, I, J 사이의 소송진행 경과 및 결과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J에 대한 소송이 관련 소송에서의 증언에 대한 보복성 소송이라거나 L, M, K의 증언 또는 진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단정할 수 없고, 원고가 수행한 소송관련 행위들이 법률적 업무 수행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을 위한 행위를 넘어서 위법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
협력사 대표 등에 대한 무고성 형사고소 주장
피고가 2018. 7.경 협력사 및 협력사 대표들을 상표법 위반으로 고소한 사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위 협력사 및 협력사 대표들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위 고소사실과 관련된 내용으로 주식회사 H(의정부지방법원 2016가합54237호), I(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48003호)를 상대로 제기한 각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협 력사 대표 등에 대한 형사고소가 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부당한 인사업무 처리 강요 주장
원고는, N 부장, O 차장, P 차장, Q 부장의 해고 과정에서 부당한 업무지시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직원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른 근로자들(D, E, F, G)의 행위 관련
원고는 2020. 9. 17.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피고에서 F, G, E, R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내용의 신고를 하였다. 이에 피고 조사위원회는 2020. 9. 29. 'F, G, R'는 조직도상 원고와 위계관계에 있지 않고 업무협조 관계임', '언어폭력 또한 객관적 자료로 입증되지 않음', '업무지시 내용이 업무적정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움', '원고가 객관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내용이 없음'을 이유로 원고가 신고한 내용이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은 2020. 10. 8. 피고의 자체조사 및 판단을 받아들여, 피고에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및 상호존중을 위한 권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하였다.
원고는 2022. 9. 2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다시 피고에서 이 사건 주장과 같은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는 진정을 접수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은 2023. 3. 7. 원고의 진정내용이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정종결하였다.
원고는 2020. 7. 3. 및 같은 달 7. 출근하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였고, 같은 달 9. E 실장에게 위 교통사고들로 인한 병가를 신청한 사실, 피고 인사팀 F 과장은 E 실장을 통하여 원고에게 '업무상 재해로 인한 병가 신청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재해경위서 제출이 필요하며, 업무상 재해 여부를 결정 전 연차를 사용하고 업무외 병가를 신청하라'고 답변하였고, 이후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 발생 신고를 하자 '우선 업무외 병가 처리한 후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재해 판정 결과에 따라 업무상 병가로 소급처리해주겠다'고 답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2020. 7. 22.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0. 7. 출근길 발생한 각 교통사고에 대하여 재해발생일 2020. 7. 3. 요양기간 2020. 7. 4.부터 2020. 7. 17., 재해발생일 2020. 7. 7. 요양기간 2020. 7. 17.부터 2020. 7. 31.까지로 한 요양급여결정을 받아 피고에게 제출하자, 요양기간인 2020. 7. 31.까지의 업무상 재해에 따른 병가를 소급하여 인정해 준 사실에 비추어 보면, E이나 F이 원고의 병가 신청을 고의적으로 부당하게 처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2020. 3. 9. S물류센터로 전보된 후 피고 G 팀장이 원고에게 물류센터 업무내용을 설명하고 원고를 포함한 S물류센터 직원들과의 단체대화방에 세부적인 업무요청 및 확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G 팀장은 직급상 원고의 하급자였으며 원고에게 설명한 업무내용이 다른 물류센터 직원들에게 설명한 내용이나 S물류센터에서 진행된 업무와 무관한 내용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 G 팀장이 원고에게 직무와 관련 없는 허드렛일을 지시하거나 인수인계 받도록 하였다고도 보기 어렵다.
원고가 2020. 4. 17. 사전에 피고 본사에 반일 연차 신청을 하지 않은 채휴가를 갔고, 인사총무팀에서 원고에게 '2020. 4. 17. 무단이탈'에 대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고, D 상무가 원고에 앞으로는 E 실장이나 D 상무에게 사전에 통보하고 연차를 사용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사실만으로는 피고 임직원이 원고의 무단결근 사실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피고 임직원들이 원고를 지나치게 감시하였다거나 2020. 4. 17. 무단결근을 원고의 해고사유로 삼으려고 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S물류센터로 전보된 후 원고에게 비품(전화기)이 지급되지 않았고 사내 전화번호부에 연락처가 기재되지 않았으며, S물류센터에서 피고 인사시스템에 접속이 불가능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S물류센터에서는 내선 전화번호가 없었던 것 으로 보이는 점, 피고 인사시스템이 외부에서 접속이 불가능하여 S물률센터 등 외부 근무직원들이 별도의 복리후생 신청양식에 따라 복리후생 신청을 하였고 원고 역시 이후 학자금 등 복리후생비용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는 2020. 1. 21. 'F, R, T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을 이유로 원고에게 정직 40일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원고가 정직 40일의 기간이 만료되어 복직하자, D 전무는 3차례에 걸쳐 원고와 면담을 진행하였고 피고는 2020. 3. 9. 원고를 피고의 S물류센터로 전보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및 2020. 3. 9.자 전보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20. 7.30. 원고의 구제신청이 기각되었다.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20. 11. 16. 재심신청도 기각되었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동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