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주식회사 C는 원고에게 106,7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0.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B, 피고 D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C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 주식회사 C가, 원고와 피고 B, 피고 D 주식회사와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호증, 을나 제1, 3,10,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 B은 2021. 8. 13. 소프트웨어 개발, 제작 및 판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피고 C는 2023. 6.경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E' 및 'F'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피고 C에 납품하기로 하는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위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시작하였으나 피고C가 선급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개발을 중단하였고, 이에 원고와 피고 C는 2023. 6.14. '피고 C는 원고에게 위 하도급계약에 따른 대금으로 총 106,750,000원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2023. 7.경 피고 C의 경영상황이 악화되었고, 피고 B은 2023. 9. 20.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서울회생법원 2023개회1136907호)을 받았으며, 피고 C는 2023. 9. 23. 폐업하였다.
G는 2023. 11. 21. 소프트웨어 개발, 제작 및 판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라 한다)를 설립하였고, 피고 B은 2024. 1.경 피고 D의 부대표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 C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약정금 106,75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 B은 피고 C가 부도가 날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원고에게 이를 고 지하지 않고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써 원고에게 위 약정금 상당액의 손해를 끼쳤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위 약정금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 B은 피고 C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피고 D를 설립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 D를 상대로 피고 C에 대한 위 약정금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피고 D가 별개의 법인격을 내세워 그 채무를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약정금 상당액 106,7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피고 C, 피고 B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사실은 부인하지 않으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 당시 피고 C는 부도를 면할 수 있을 정도의 매출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피고 B 또한 그와 같이 믿고 있었으므로 피고 B이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 D
피고 D는 피고 C와는 별개의 회사로, 피고 C의 채무 면탈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가 아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피고 C에 대한 약정금 청구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 C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약정금 106,7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4. 10.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B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관련 법리
재산권의 거래관계에서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그 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거나 상대방의 권리 확보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 사정을 고지하였다면 상대방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내용 또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 그 계약 당사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상대방에게 미리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5829,5836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59247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 B이 피고 C의 부도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이를 고지하지 않아 원고를 기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4, 18,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피고 C가 제출한 매출계약서(을나 제18호증)에 의하면, 피고 C는 2023. 1.경부터 6.경까지 15여 건 이상의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을 체결한 상태였고, 원고 또한 그 계약 상대방 중 하나인바, 피고 B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체결 당시 피고 C에게 2023. 말경까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보이는 점, ② 피고 B은 2023. 6. 1. 마포세무서 측에 '2023. 2.~ 4.경 발생하였어야 하는 피고 C의 매출이 2023. 5.~ 6.경 입금되어 적자가 지속되었고, 사업 지속을 위해 임대료를 선납할 필요가 있어 세금을 납부할 수 없었다. 2023. 말경까지 피고 C가 받을 매출채권이 있으니 세금을 나누어 납부하겠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낸 점, ③ 피고 C가 2023. 7.경까지 세금을 납부하지 못하자 마포세무서는 그 무렵 피고 C의 매출채권을 압류하였고, 이에 피고 C는 사실상 부도 상태가 되었으며, 이후 피고 B은 2023. 9. 20. 개인회생 결정을 받았고, 피고 C는 2023. 9. 23. 폐업한 점, ④ 피고 B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라 이득을 취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⑤ 원고는 2025. 2. 11. 피고 B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원고를 기망하여 위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기 혐의로 피고 B을 고소하였으나, 경기부천소사경찰서는 2025. 7. 23. 사기의 고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하도급계약 당시 피고 C의 경영상황이 악화 추세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B은 피고 C의 영업을 지속하기 위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B이 피고 C에 부도가 발생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고의로 원고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아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D에 대한 약정금 청구
관련 법리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기업의 형태 ·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이는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회사 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허용될 수 없고,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해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것인지는 기존회사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신설회사 설립시점,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그 정도,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이전된 자산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6 내지 12호증, 을나 제16, 20, 21호증, 을다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B이 피고 C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피고 D를 설립하였다거나, 피고 C와 피고 D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C와 피고 D의 이름이 유사하다거나 피고 D가 피고 C 폐업일로부터 2개월 뒤 설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라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피고 C와 피고 D의 대표이사, 본점 소재지, 인적 구성 등은 모두 상이하다.
원고는 피고 B이 피고 D의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G는 피고 D의 명목상의 대표이사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G는 2025. 3.경부터 2025. 5.경까지 피고 D의 부대표인 H과 사이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하여 비교적 구체적으로 업무 일정 등을 보고받고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었고, 피고 D의 여러 고객사들은 G의 개인 메일로 계약체결과 관련한 문의를 하였으며, G가 이에 답장하였다. 또한, 피고 B이 2025. 2. 11.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24노878호)받고 2025. 6. 30.까지 구속되어 있는 기간 동안에도 G는 피고 D의 대표이사로서 고객업체들과 사이에 업무 메일을 주고받았고, 피고 D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G는 피고 D의 대표이사로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 D 홈페이지의 상담신청화면, 리뷰화면, 고객리스트 및 연혁의 구성 및 기재 방식이 피고 C가 사용하였던 것과 유사하기는 하나, 피고 C는 피고 B이 설립한 주식회사 I으로부터 2021. 8. 13. 분사되어 설립된 회사이고, 위 상담신청 및 리뷰화면, 고객리스트 및 연혁은 피고 B이 과거 주식회사 I의 홈페이지에 사용하였던 것들을 다시 재사용한 것인바, 피고 B이 피고 D의 부대표로 재직하며 영업 업무를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D의 홈페이지 구성 방식이 피고 C의 홈페이지와 유사하게 된 경위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고, 피고 D가 위 고객리스트에 기재된 업체와 실제로 계약을 체결하였거나 피고 C의 고객들을 인수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다.
그 외 피고 D가 피고 C의 인적 · 물적 재산 또는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 등을 승계하였다거나 정당한 대가 없이 이를 이전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객관적 자료가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고, 피고 B,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사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