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회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현장조사업무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2012. 7. 18.부터 2018. 11. 30.까지 임대차 현황 및 가격조사 업무, 사업장 현황 조사 업무, 민원서류 열람 및 교부신청 대행업무 등 신용조사 관련 현장조사 업무를 수행하였다(이하 위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가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법정퇴직금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툰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11655 판결 등 참조).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 또는 임대차조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앞에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가지 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은 위임계약처럼 되어 있지만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부동산 및 동산의 임대차 현황 및 가격조사 업무, 사업장 현황 조사 업무, 민원서류 열람 및 교부신청 대행업무, 서류수령 대행업무, 기타 신용조사에 딸린 업무와 관련한 사항을 배분받아 수행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업무의 배분은 원고를 포함한 임대차조사원들로부터 사전에 업무의 배분 등에 관한 의견을 받는 절차 없이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의하여 기계적이고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 원고를 포함한 임대차조사원들은 피고가 언제 임대차조사를 의뢰할지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요구하는 시한 내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상시 노무를 제공할 수 있는 상태로 대기하고 있어야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일반적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이용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일반적인 위임계약의 경우와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원고의 업무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상 각종 규제를 받아야 하는 특성상 강력한 통제 즉 상당한 지휘ㆍ감독이 필요했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임대차조사원들로 하여금 업무수행 과정에서 매우 구체적인 업무처리 매뉴얼을 따르게 하고, 전산시스템을 마련하여 개인별 계정을 부여하여 업무처리 내용을 입력하도록 했다. 원고를 포함한 임대차조사원들이 현장조사 업무를 수행한 후 서류를 실시간으로 스캔하여 업로드하면 피고의 각 지점 직원들은 그 서류에 대한 수정사항을 요청하고 이를 반영하여 다시 제출하여 보고하도록 하는 등 업무와 관련하여 상세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
원고는 1년 단위로 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기간을 계속 연장하여 6년 4개월 이상 피고의 업무만을 전속적으로 수행하여 왔는바, 그 업무 제공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원고와 매년 반복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내용에서 근로계약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위임계약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온 것으로 보이나, 원고의 재직기간 전반에 걸쳐 형성되어 온 피고와의 계약관계의 기본 성격을 위임관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매월 정해진 날에 전월의 업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성과급의 형태로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내용 및 강도, 피고가 배정하는 조사업무의 즉시성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업무는 겸업을 하면서 수행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사실상 피고에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면 매월 성과급의 형태로 보수가 지급되었다고 하여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사원증 등을 패용하고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의 장비를 제공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배정하는 업무를 그 지시에 따라 수행할 뿐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조사업무의 양을 늘릴 수 없고 수수료율이 높은 항목의 조사를 선택할 수도 없었다. 원고가 피고 외 다른 사업자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아 이를 수행하거나 원고의 업무를 제3자에게 대행하도록 위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피고의 춘천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춘천 사무실이 폐쇄된 이후 피고의 사업장에 출근할 필요가 없었고,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않았으나, 이는 기본적으로 외근을 하는 원고의 업무 특성에 기인한 것이고 피고가 지급한 태블릿PC 등으로 외부에서 결과물 송부가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고는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 제3조 제2항은 ‘수임인은 위임인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위임인 회사의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오직 본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를 포함한 위임직 임대차조사원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할 여지가 큰 사항이어서 이런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위임계약서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서 전문직업인 배상책임보험의 보험료를 공제하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원고들에게 부담하게 하고, 5,000만 원에 해당하는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위임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하였으며, 피고는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계약관계를 종료할 수 있는 등 계약관계의 성립과 유지 및 종료에 대한 주도권을 피고가 가지고 있었다.
퇴직금의 계산
퇴직금 6,534,981원 = 평균임금 34,168원 x 30일 x 총 재직일수 2,327일 ÷ 365(다툼 없는 사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6,534,981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 다음 날인 2018. 12.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4. 3. 19.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정(재판장) 차은경 장재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