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5. 29. 선고 2025나1376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원고는 2020. 6. 1.부터 2023. 6. 16.까지 D박물관(이하 '이 사건 박물관'이라 한다)에서 시설관리과 소속으로 미화 업무를 담당한 공무직 근로자이며(직책: 미화주임), 피고들은 이 사건 박물관에서 원고와 함께 미화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직 근로자들이다(직책: 미화원).

나.

이 사건 박물관의 원고에 대한 징계 등

1)

이 사건 박물관 행정지원과 감사 담당 주무관은 2023. 2. 9. 원고에게, 원고의① 업무 관련 명령·지시 위반, ② 피고 C에 대한 부당한 지시 및 압력, ③ 피고 B에 대한 부당한 지시 등에 관하여 2023. 2. 17. 사실 확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위 이메일 내용에 따라 원고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때, 원고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진 사항 중 위 ② 및 ③과 관련하여 '원고가 작성한 문건(E 대상 민사소송건)을 피고 C 및 피고 B이 작성한 문건처럼 서명 지시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2)

이 사건 박물관 징계위원회는 이 사건 박물관장의 징계의결요구에 따라, 2023. 6. 1. 총 7가지의 징계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고, 이 사건 박물관장은 2023. 6. 5.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들 중에는 '혐의자 본인 형사 고소 사건의 목격자 사실확인서(갑 제9호증) 작성을 미화원 피고 C에게 강요하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다'는 사유가 포함되어있었다(이하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라 하고, 여기에 적시된 사실확인서를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

3)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라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8. 14.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면서 다만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의 경우 '당시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의 압박에 의해서 피고 C이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였다.

4)

원고는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1. 20.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들 중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를 포함한 일부는 인정되지 아니하나 나머지 징계사유들은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들만으로도 이 사건 징계해고의 양정이 정당하여 절차의 위법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5)

원고는 위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88986호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4. 12. 26. '이 사건 징계해고 사유 중 일부만 인정되고, 인정되는 징계사유들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부당하며,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 한편, 위 법원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의 경우, 참가인인 대한민국이 다투지 아니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를 별도로 판단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 이 사건 판결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25누5314).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11, 12, 24,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들의 다음과 같은 행위는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 및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여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원고는 피고들의 다음과 같은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부당하게 이 사건 징계해고를 받았으며 심지어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의 '적응장애' 질환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들로서 원고가 그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1)

피고 C은 2020. 7.경 이 사건 박물관 시설관리과 미화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단체채팅방에서 '원고가 군대식으로 지시한다, 박물관 부장이나 관장님 비서관에게 자기 pr을 부탁했다, 미화 직원들에게 회식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이하 이 부분을 '제1행위'라 한다).

2)

피고 B은 2020. 11. 6. 11:00부터 12:30경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이 사건 박물관 직원식당 입구에서 '사람으로, 인간으로 대해주세요', '갑질 없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함으로써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적 의견표명을 통해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이하 이 부분을 '제2행위'라 한다).

3)

피고들은 상호 공모 하에 2023. 2. 9. 이 사건 박물관 감사팀에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를 포함하여 원고의 비위행위를 조작·과장하여 허위로 신고하였다(이하 이 부분을 '제3행위'라 한다).

4)

피고들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박물관 징계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폭언을 일삼고 부당지시를 하였다', '성희롱적 발언을 하였다',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원고의 요청으로 위 확인서에 서명하였다'는 등 허위사실을 진술하였다(이하 이 부분을 '제4행위'라 한다).

5)

피고들은 2022. 9. 27. 원고와 E 사이의 별도 민사소송에서 E에게 유리하도록 사실관계를 날조한 허위의 자필진술서를 작성하여 해당 재판부에 제출함으로써 원고의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헌법 제27조)를 침해하였다(이하 이 부분을 '제5행위'라 한다).

나.

명예훼손, 인격권 침해 및 허위진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판단

1)

제1행위 및 제2행위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순수하게 의견만을 표명하는 경우에는, 표현행위의 형식과내용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등으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면 다른 유형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의견표명 자체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는 않는다(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2다242649 판결 등 참조).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그 허위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다만 피고가 적시된 사실에 대하여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할 경우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피고가 부담한다(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2다20714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본 증거들, 갑 제15,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의 행위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거나 피고들의 행위에는 위법성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수 없다.

①

제1행위 부분에 적시된 사실과 관련하여, ㉮ 제1행위가 이루어지기 이전부터 원고의 업무 진행 방향, 업무 태도 등과 관련하여 원고와 다른 미화 담당 직원들 간에 계속적인 갈등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그와 같은 갈등 상황에서 피고 C은 원고와의 관계에서 겪었던 부당한 사항에 관한 실제 경험을 다른 미화 직원들과 공유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제1행위 부분에 적시된 사실에는 원고의 업무 태도 및 행동에 관한 피고 C의 주관적인 평가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1행위 부분에 적시된 사실이 허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제2행위 부분과 관련하여, '사람으로, 인간으로 대해주세요', '갑질 없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등의 표현은, 그 표현만으로 지목의 대상이 원고로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그 지목의 대상이 원고로 특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원고가 미화 담당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나 그 직원들에게 행하는 업무 지시등의 부당함과 관련하여 피고들의 의견 내지 입장을 밝힌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이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제2행위 부분에 적시된 내용은 피고들이 원고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본인들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하여 다소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일 뿐, 그 표현의 형식이나 내용이 원고에 대한 비판적 의견 표명을 넘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의 수준에 이르러 위법성을 띤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 내용만으로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③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제1행위 및 제2행위가 이루어질 무렵 원고의 업무 진행 방향, 업무 태도 등에 대하여 미화 담당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되어 공론화되고 있었는데, 제1행위 및 제2행위 부분에 적시된 내용은 전체적으로 원고와 함께 근무하고 있었던 피고들이 원고의 부당한 업무 태도 및 업무 지시 등을 비판하고 불만을 제기하며 그러한 행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 상급 혹은 동료 직원의 부당한 언행 또는 태도에 대한 불만 제기나 공개적인 비판은, 단순히 개인적 감정의 표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전체의 근무환경 개선과 건전한 직장문화 형성이라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고, 이러한 사항이 공론화됨을 통해 직원들 간 부당한 언행 혹은 괴롭힘 등이 예방될 수 있을 것 으로 보이는 점, ㉰ 설령 제1행위 혹은 제2행위 부분에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부분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위 행위들의 주요한 목적이 원고의 업무 행태에 대한 비판 제기 및 개선 촉구에 있는 이상, 피고들이 위 행위들을 함에 있어 부수적으로 사익적 동기가 내포되어 있었더라도 그것만으로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제1행위및 제2행위에 위법성은 없다.

2)

제3행위, 제4행위 및 제5행위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피고소인이 고소인이 고소한 피의사실로 수사의 대상이 되어 무혐의처분을 받았거나 그 피의사실로 기소되어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2691 판결 참조). 또한 고소인의 고소 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하여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하였거나 법률을 잘못 적용한 것에 불과한 경우, 고소인의 행위가 피고소인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다29481 판결의 취지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범죄혐의 유무 및 형사처벌로 직결되는 고소·고발뿐만 아니라, 여러 법령 등을 통해 피해자 구제 등 행정적 조치, 가해자 징계, 나아가 관련 기관의 고발에 따른 형사처벌로도 이어질 수 있는 진정, 신고 및 제보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용될 수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법 제76조의3 제6항은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근로자의 진정 등이 위법하게 판단되는 기준으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진정 등에 대하여 쉽게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실질적으로 진정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나 보복의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고, 특히 근로자와 사용자, 하급 직원과 상급 직원 등의 관계에서는 지위나 권한 등의 차이가 있어 더욱 심리적 압박이 클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신고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에는 신중을 기함이 타당하다.

나)

판단

피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려면, 제3, 4, 5행위에서의 피고들의 행위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허위사실을 신고하거나 허위사실을 진술한 것등에 해당하여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에 적시된 원고의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던 점, 더 나아가 이 사건 판결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이 사건 확인서 작성을 강요받았다'는 취지로 이 사건 박물관 감사팀 및 징계위원회에 신고 내지 진술하거나 그와 같은 취지를 담은 진술서를 다른 민사소송 재판부에 제출한 것은 허위의 내용을 신고 내지 진술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를 징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정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에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판결은 원고의 사용자인 대한민국이 원고에게 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들의 내용과 비위 정도에 비하여 그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일 뿐이어서, 원고가 징계절차에 회부된 데 단초를 제공한 피고들의 신고행위가 허위신고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과는 무관할뿐더러, 무엇보다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던 점, ③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0, 21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피고들은 일관되게 '당시 원고의 요청으로 사무실로 갔고, 원고가 컴퓨터로 작성 중이던 글을 프린트하여 본인에게 서명하라고 하자 그 글의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서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바, 설령 피고들이 원고의 명시적인 압박 내지 강요로 이 사건 확인서에 서명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들 본인의 의지에 반하여 이 사건 확인서에 서명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및 ④ 피고들이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 및 원고와 다른 직원 간 소송절차에서 반복적으로 원고에게 불리하도록 허위사실을 진술할 특별한 동기를 찾기 어려운 점 등을 위에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내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3, 4, 5행위 부분에 따른 피고들의 신고 내지 진술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특히 원고가 특정하고 있는 제4행위의 내용 중에서 피고들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박물관 징계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가 폭언을 일삼고 부당지시를 하였다', '성희롱적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그 발언 여부를 전혀 확인할 수 없는바,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는 경우 이는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직장 내에서의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는 관련 업무의 내용,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시간, 행위의 내용과 정도 및 그 지속성 유무,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들은 원고에 대하여 직접적인 업무상 지휘·감독권한이 없으므로 지위의 우위를 이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다른 직원들을 선동함으로써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②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들의 제1행위 및 제2행위의 주요한 목적은 원고의 업무 행태에 대한 비판 제기 및 개선 촉구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들의 제3, 4, 5행위 부분에 따른 피고들의 신고 내지 진술 내용은 오히려 원고의 행위로 인해 피고들이 입은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으로서 동료 직원에 대하여 할 수 있는 행동의 적정범위 내에 있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라.

인과관계에 관한 판단

피고들의 제1 내지 5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한편, 불법행위에 있어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로 인한 손해발생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는데(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1다73879 판결 등 참조), 앞선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는 이 사건 판결의 판단이 제1 내지 5행위의 불법행위성 판단에 어떠한 유의미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없는 점, ② 제3, 4행위가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에 계기를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해고는 이 사건 쟁점 징계사유 이외 다른 6개의 징계사유들을 근거로 하고 있었던 점, ③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의 정신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였다고 하여 그 질환의 발생 원인이 제1 내지 5행위에 기인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주장 및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손해(이 사건 징계해고의 부당성 및 원고의 정신질환에 대한 업무상 질병 판정)가 피고들의 제1 내지 5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의 제1 내지 5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이로 인해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영(재판장) 박재성 고희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