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2. 10. 11. 선고 2002가합7591 판결

주문

1.

피고 D은 원고에게 금 27,955,350원 및 이에 대하여 2000. 7. 1.부터 2002. 2. 8.까지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D의 부담으로 하고 원고와 나머지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원고와 피고 D 사이에서는 위 피고가 민사소송법 제150조에 의하여 자백한 것으로 보고, 원고와 나머지 피고들 사이에서는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2, 갑 제2호증의 1 내지 3, 갑 제3호증의 1 내지 4, 갑 제4호증의 1 내지 3,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 제6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6호증,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소외 파산자 A주식회사(이하 A이라 한다)의 파산관재인이고, 피고들은 A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별지 2 표 각 퇴직일란 기재일자에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A은 2000. 1. 26.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수립하고 인건비를 절감하여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1) 정규직원은 '종합계약직사원'으로, 촉탁직사원은 '촉탁계약직사원'으로 고용형태를 변경하여 계약기간 최대 1년 이내로 하는 새로운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 누진적 퇴직금지급률제를 페지하고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퇴직금지급률제를 도입하며, (3) 위와 같은 구조조정에 따라 직원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시행방안을 마련하여 노사합의와 이사회결의를 거쳐 이를 확정하였으며, 위 시행방안에 따라 2000. 1. 29. 경 (1) 전직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수령한 뒤 신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 각 직원들에게 평균임금 6개월 내지 22개월 가량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였다.

다.

한편 A에 대한 1999. 4. 1.부터 2000. 3. 31.까지의 영업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A은 자본잠식상태에 있었고, 당기순손실은 금 98,197,716,065원이었으며, 2000. 3. 경의 금융감독원의 실사결과에 의하면 BIS 기준 자기자본구성비율은 6% 정도인 위기상황에 있었다.

라.

이러한 상황에서 소외 E은 2000. 4. 경 소외 F 컨소시엄(이하 F라 한다)이 A을 인수하는 형태를 취하여 A의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뒤, 주당 액면가액 금 5,000원인 기명식 보통주 66만주를 발행하여 F가 이를 실제적으로 인수하도록 하는 형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330억원을 조달하여 A의 운영을 정상화하고자 시도하였다.

마.

A은 2000. 5. 27.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E을 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사진을 교체하고 회사조직을 개편하였으며, 또 2000. 6. 13. 경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회사인원감축을 위한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의하였고, 명예퇴직에 관한 A과 노사간의 합의에 따라, 피고들은 평균임금 18개월분의 명예퇴직금을 지급받은 뒤 피고들 중 차장급 이상인 직원들은 2000. 6. 15.자로, 과장급 이하인 직원들은 2000. 6. 30.자로 사직하였다.

바.

그런데 2000. 7. 초순 경 금융감독원의 새로운 기준에 의한 BIS 기준 자기자본구성비율 실사 결과, A의 BIS 비율은 2000. 3. 경보다 더 낮은 4%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되고, F가 2000. 7. 14. 예정되어 있던 주금납입을 보류하게 되어 증자에 실패하게 되자 A의 사정은 급격히 악화되었다.

사.

결국 A은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되어 2000. 7. 21. 경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처분을 받았고, 2001. 1. 19. 영업인가취소로 해산되었으며, 2001. 5. 11.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A이 피고들을 비롯한 직원들 전원에게 2000. 1. 29. 경 상당한 액수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같은 해 6. 경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피고들에게 조기명예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① 파산법 제64조 제1호 소정의 "파산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행위"이거나, ② 파산법 제64조 제5호 소정의 "파산자가 지급정지 또는 파산신청이 있은 후 또는 그 전 6개월 내에 한 무상행위 및 이와 동시하여야 할 유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0. 6. A의 명예퇴직금지급행위에 관하여 부인권을 행사한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에게 그 퇴직금의 반환을 청구한다.

(2)

그러나 피고 D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들이 2000. 6. A에서 명예퇴직할 당시에 회사가 피고들의 퇴직 이후 빠른 시일 내에 파산할 위험이 있어 퇴직금수령행위가 파산채권자를 해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 없이 명예퇴직금을 지급받고 회사를 퇴직한 것이고, 또한 이러한 명예퇴직금은 실제로 피고들이 회사를 퇴직하는 데 대한 대가로서 지급된 것이어서 무상행위로도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부인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다툰다.

나.

판단

(1)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A이 파산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면서 2000. 1. 경 명예퇴직금을 지급받은 피고에게 다시 2000. 6. 경 평균임금 18개월분의 명예퇴직금을 주었다고 주장하는바, 위 피고는 민사소송법 제150조에 의하여 이를 자백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 D에 대하여는 파산법 제64조 제1호 소정의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피고 D은 원고에게 2000. 6. 지급받은 퇴직금을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D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관한 판단

우선 A이 피고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행위가 파산법 제64조 제1호 소정의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행위"로서 원고가 이에 대하여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들이 2000. 1. 구조조정 실시로 인하여 평균임금 6개월 내지 22개월의 명예퇴직금을 받고 사직서를 제출한 뒤 다시 고용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고용기간 1년의 계약직 사원으로 그 지위가 변경된 상태에서, 2000. 6. 경 회사를 퇴사하면서 다시 평균임금 18개월분의 명예퇴직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A이 이와 같이 계약직 사원의 지위에 있는 피고들에게 과다한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행위는 객관적으로 파산채권자들을 해하는 행위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들은 명예퇴직금을 수령할 당시에 피고들이 A이 곧 파산할 위험에 처해 있어 이와 같은 과다한 명예퇴직금지급행위가 파산채권자들을 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 2호증의 1 내지 3, 을 제3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7호증의 1, 2,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피고 G 본인신문결과에 의하면 ① 피고들이, 자의로 퇴직하였다기보다, A의 주된 경영진이 피고들보다 나이어린 사람들로 교체되는 등 피고들이 근무하기 어려운 내부적 사정을 고려하여, 원활한 경영권행사 및 회사인원감축을 의도한 회사 경영진의 명예퇴직 요청에 따르기로 하여 퇴직하게 되었다는 점, ② 퇴직 당시 회사가 어려운 사정에 있기는 하였으나,2000. 5 경 교체된 E 등 새로운 경영진은 F로부터 33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운영방침을 발표하는 등 회사의 위기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듯 보였으며, 피고들로서는 경영진이 마련한 위기극복안의 구체적 실현 가능 여부 및 정도에 관해 판단할 수 있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였다는 점, ③ 2000. 6. 경 정부가 유동성이 풍부한 H은행으로 하여금 A을 지원하게 하고 한국은행이 H은행에 대해 환매조건 부채권 매입을 통해 그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하는 방안 등 종금사 부실에 관한 대책을 발표하자, 금융권에서는 종금사 중에서 추가로 퇴출되는 종금사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하는 등 피고들이 앞으로 회사가 파산할 정도의 위험 상황은 생겨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한 사정이 있었던 점, ④ 피고들을 포함한 총 41명의 직원들이A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50명 가량의 사원들은 피고들과 함께 명예퇴직금을 수령하여 퇴사하지 않고 A에 남아 계속 근무하였다는 점, ⑤ A이 파산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은 피고들이 퇴사한 이후 금융감독원의 악화된 자기자본구성비율 발표, F로부터의 자본유치 실패 등 피고들로서는 예견할 수 없었던 급격한 사정의 변화 때문이었던 점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로서는 회사의 구조조정 및 인원감축정책에 따라 오랫동안 근무하던 회사를 퇴직하는데 대한 대가로 생각하면서위와 같이 회사가 지급하는 통상적인 액수보다 많은 명예퇴직금을 수령하였던 것에 불과하고, 명예퇴직금 수령 당시에 그 이후 바로 2000. 3. 경보다 악화된 A의 자기자본구성비율 실사결과가 발표되고, F의 자본 유치 등 A 경영진들의 회사 재생 시도가 실패하는 등 A의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어 곧 파산하게 되고, 따라서 위와 같이 명예퇴직금을 지급받게 되면 결국 파산채권자들을 해하게 될 것이라는 사정을 인식하면서 명예퇴직금을 수령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파산채권자를 해한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들의 선의가 인정되는 이상 원고는 파산법 제64조 제1호 소정의 부인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또 명예퇴직금지급행위를 파산법 제64조 제5호 소정의 "무상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들은 회사의 구조조정 및 인원감축정책에 따라 실제로 오랫동안 근무하던 회사를 퇴직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이 사건 명예퇴직금을 수령하였던 것이고, 그렇다면 위와 같이 퇴직에 대한 대가 또는 위로금의 성격으로 지급된 이 사건 명예퇴직금이 통상적인 액수보다 많다고 하여 이를 무상행위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파산법 제64조 제5호 소정의 부인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 D은 원고에게 명예퇴직금 27,955,35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자 다음날인 2000. 7. 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02. 2. 8.까지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어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수현(재판장) 백승엽 김진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