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10. 12. 선고 2005노2408 판결

가. 업무방해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500만원에, 피고인 B, C, D, E, F을 각 벌금 100만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피고인들의 항소이유 요지

가.

사실오인 주장

원심판결 제5쪽 13행의 "파업속보 제11호"는 "파업속보 제10호"의 오기임이 명백하고, 피고인들은 산별교섭 노사합의안의 무효화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위 합의안 중 부적절하고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제10장 제2조)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지부 쟁의행위를 통해 지부의 요구사항을 관철함으로써 위 산별교섭 노사합의안을 완성하자는 취지에서 쟁의행위를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나.

법리오해 주장

1)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 조정법 위반죄에 대하여

가)

파업찬반투표를 별도로 거칠 필요가 없다는 주장

①

지부별 요구사항에 대하여 별도의 쟁의행위 투표절차를 거치지 않기 위해서 I노동조합(이하 'I노조'로 약칭함)의 요구안 제6조에 지부교섭 관련 요구항으로 "병원은 근로조건 개선, 후생복지, 구조조정, 인사승진, 노조활동, 손배 · 가압류 철회, 해고자 복직, 노동안정 등 노사문제 전반에 대해 지부의 요구가 있을 경우 신의성실을 바탕으로 해결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였으므로, I노조의 파업찬반투표는 각 지부별 파업찬반투표로서의 성격도 동시에 갖는 것이어서 지부차원의 파업찬반투표를 별도로 거칠 필요가 없고, ② "2004. 6. 22.을 기해 산별교섭을 마무리하고, 산별총파업투쟁을 종료한 후 남아있는 세부요구와 지부별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지부별 교섭과 지부별 투쟁으로 전환하라"는 I노조의 지시(투쟁속보 제2004-46호, 증 제4호)에 따라서 J병원지부 차원의 요구사항을 완성하기 위해서 벌인 J병원지부의 이 사건 쟁의행위는 I노조 쟁의행위의 축소 · 변경에 불과한 것이므로, I노조의 쟁의행위를 위한 파업찬반투표를 거친 이상 J병원지부의 쟁의행위에 대해 별도로 위 지부차원의 파업찬반투표를 거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파업찬반투표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주장

J병원지부는 I노조의 하부기관에 불과하고 별도로 노동조합 설립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이상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할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자격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심판결은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다)

평화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

①

2004. 6. 23. 체결된 노사합의는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잠정합의'에 불과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때 단체협약이 체결된 것을 전제로 하여 평화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심판결은 단체협약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② 평화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단체협약의 당사자에 한하는 것인데, 이 사건 단체협약의 당사자는 I노조와 보건의료산업 사용자이므로, 위 단체협약의 당사자가 아닌 J병원지부는 위 단체협약에 관하여 평화의무를 부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평화의무 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파업찬반투표를 거치지 않고 쟁의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절차를 따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는 것인데(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는 산별노조가산별교섭과 산별쟁의행위를 계속하던 중 산별교섭이 일단락된 후 산별쟁의행위에 참가한 지부가 산별 교섭을 근거로 지부 차원의 협약을 완성하기 위해 쟁의행위를 계속한 것으로서, 산별노조의 쟁의행위와 지부의 쟁의행위는 일체를 이루는 것인데 당해 지부로 하여금 지부단위로 축소된 쟁의행위를 계속 수행하기 위해서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새로운 찬반투표 절차를 거치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 결국 이 사건과 같은 산별파업에 이은 지부파업의 경우는 파업찬반투표를 거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J병원지부의 쟁의행위는 정당하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사실오인의 점

①

증 제11호와 기록(수사기록 1권 26쪽)에 의하면, 원심판결 제5쪽 13행의 "파업속보 제11호"는 "파업속보 제10호"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②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인들은 I노조의 2004. 6. 23.자 노사합의안 중 10조 2항이 피고인들이 소속한 J병원지부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위 노사합의안의 무효를 주장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법리오해의 점

1)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 조정법 위반죄에 대하여

가)

파업찬반투표를 별도로 거칠 필요가 없는지 여부

①

쟁의행위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 개시할 수 있되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결정을 얻지 아니하면 개시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위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범죄사실에 설시된 산별교섭과정에서 I노조가 제시한 요구안 제6조에 지부교섭 관련 요구항으로 "병원은 근로조건개선, 후생복지, 구조조정, 인사승진, 노조활동, 손배 · 가압류 철회, 해고자 복직, 노동안정 등 노사문제 전반에 대해 지부의 요구가 있을 경우 신의성실을 바탕으로 해결한다"는 조항을 추가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요구안은 지부의 요구사항이 있을 경우 성실하게 협의에 응해야 한다는 극히 추상적인 내용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이는 I노조의 산별교섭에서의 요구사항이고, 지부교섭에서 J병원지부가 제시한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이라 할 수 없다(위 증거들에 의하면, J병원지부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임금 10.41% 인상, 주5일 근무와 관련한 인원문제 해결, 단기 병상제 폐지, 주차장 무료, TV 시청무료, 환자진료정보 누출을 막기위한 방안마련, 비정규직 정규직화, 치과병원분리에 따른 노동조합 활동보장, 운영기능직 배치전환에 대한 기준마련 등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J병원지부가 구체적인 쟁점사항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시도하고 별도의 파업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은 이상 I노조 차원의 파업찬반투표가 있었다고 하여 위 투표가 각 지부별 단체교섭거부에 대응한 파업찬반투표로서의 성격까지 겸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각 지부별 쟁의행위가 I노조의 단체협약을 구체화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사후에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마련된 파업찬반투표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건대, I노조와 J병원지부는 그 조합원의 구성과 요구사항에 있어 공통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공유할 수 없는 부분이 엄연히 존재하는 별개의 노동조합이고, 위 인정사실 및 뒤의 범죄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I노조의 요구사항은 각 지부에 공통되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인 반면, J병원지부의 요구사항은 이를 구체화하는 요구사항 및 이와 무관한 J병원지부만의 고유한 요구사항이 포함되는 것이므로, I노조 차원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쟁의행위가 종료된 이상 지부차원의 구체적인 요구사항들에 대하여 사용자와 진지한 협상을 거친 후 협상이 거부당하거나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지부차원의 파업찬반투표를 별도로 거쳐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7조 제1항에 의하면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수 없고 따라서 노동쟁의를 함에 있어 파업찬반투표 외에 별도로 노동쟁의 조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할 것인바, 피고인들의 당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J병원지부는 이 사건 범행 당시 독자적인 규약과 의사결정기구를 갖춘 단위노동조합으로서의 실체는 구비하고 있으나 I노조와는 별도로 설립신고를 하지 않았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J병원지부는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수 없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평화의무 위반의 점

①

위 증거들에 의하면, I노조 위원장과 보건의료산업 관계 사용자대표들이 노사합의서의 내용에 합의하고 서명하였으며, 당사자들이 모두 위 합의서에 의해 단체협약이 성립된 것으로 인정하고 I노조의 쟁의행의가 종료되었음을 선언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합의서에 누군가에 의해 "잠정합의서"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은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므로('잠정'이라는 문구는 I노조와 관련해서가 아니고, 각 지부와 관련해서 각 지부별 단체협약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누군가 기재한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의사에 의해 위 문구가 기재된 것이라면 최소한 I노조와 관련해서는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② 단체협약의 채무적 효력의 하나로 인정되는 이른바 평화의무라는 것은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단체협약에서 정한 근로조건 등에 관한 내용의 변경이나 폐지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행하지 아니하여야 함은 물론, 조합원들에 대하여도 통제력을 행사하여 그와 같은 쟁의행위를 행하지 못하게 할 의무를 말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평화의무는 노사관계의 안정과 단체협약의 질서형성적 기능을 담보하는 것이라 할 것인바(대법원 1992. 9. 1. 선고 92누7733 판결 등 참조), J병원지부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당사자는 아니라 할 것이나, 피고인들은 J병원지부소속 노조원임과 아울러 I노조의 조합원이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노사합의안의 무효화를 주장하면서 쟁의행위를 한 것은 평화의무를 위반한 쟁의행위로서 노동조합활동으로서의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I노조의 쟁의행위와는 별도로 J병원지부의 쟁의행위를 위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