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중구 D빌딩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E'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8명을 고용하여 상가관리업을 하던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E에서 2007. 9. 17.부터 근무한 F의 2008. 3.부터 2011. 3.까지 상여금 36,03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의 기재와 같이 근로자 8명의 상여금 합계 184,137,000원(이하 '이 사건 상여금'이라 한다)을 지급일인 해당 분기 다음 달 5일에 각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들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상여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액이 확정되어 있다면 이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의 성질을 가지나 그 지급사유의 발생이 불확정이고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것은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2007. 5.경 E의 취업규칙 개정으로 "회사의 경영 성과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이 취업규칙에 명기되었고, 그 무렵 총 근로자들의 과반수가 위 개정에 동의한 사실(증거기록 233쪽의 피고인의 진술은 2008. 1. 18.자 이사회의 상여금 지급 유보 결의 후 그에 관한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이 사건 상여금은 분기별 정기상여금인데, 미리 지출 예산이 편성되어 있었던 2007년에는 이에 따라 분기별 정기상여금이 지급되었으나, 2008년부터 개정된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명절·휴가 상여금 외에 분기별 정기상여금은 지급이 중단된 사실, 2010년경 특별상여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이 지급되었으나, 이것도 정기상여금은 아니었고, 2011년에도 정기상여금이 지급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2008년 이후 정기상여금은 지급조건이 부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급기준, 지급액수, 지급시기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그 지급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향후 계속 지급될지가 불확실한 상태였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상여금은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이 예상되는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설령 이 사건 상여금이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 하더라도,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앞서 본 여러 사정 및 증인 F의 증언, 2008. 1. 18.자 E 이사회회의록 등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와 같이 취업규칙을 개정할 무렵 E의 관리비가 제대로 징수되지 아니하는 등으로 E의 재정 형편이 상당히 어려워졌던 점, 개정된 취업규칙하에서 상여금 지급에 이사회의 지급 결의가 필요하였는데, 2008. 1. 18. E 이사회가 상여금 지급을 유보하는 취지의 결의를 한 점{증인 F은 위 이사회 결의가 정족수 부족으로 무효라고 진술하였으나, E 법인등기부등본, 위 이사회회의록 등에 의하면 위 결의 당시 E의 이사 총수는 9명(G, H, I, J, A, K, L, M, N)이고, 그 중 5명(G, H, I, J, A)의 이사가 위 이사회 결의에 참가한 사실이 인정되므로(E의 정관에는 이사회 결의에 이사 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상법 제391조 제1항에 반하여 의결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어서 무효이고, 이사회 결의에 이사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 것으로 볼 것이다. 다만 이사 총수가 홀수인 위와 같은 경우에 실제적인 차이는 없다), 정족수 요건은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취업규칙과 위 이사회 결의에 따라 피고인이 2008. 3.부터 이 사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상여금에 대한 지급의무의 존재에 대하여 다툴 만한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위 이사회회의록의 기재에 의하면 위 이사회 결의 당시 이사 J가 직접 출석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였다가 나중에 이사회회의록에 서명만 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설령 그와 같은 이유로 이사회 결의에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앞서 본 여러 사정, 그밖에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사회 결의 전후의 정황들 특히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여금 지급 여부를 정함에 있어 절차적 요건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민사책임은 별론으로 하고, 위 이사회 결의가 피고인이 이 사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근거의 하나로 작용한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다).
피고인이 2010. 2. 4.자 주주총회에서 "관리비 수입이 없어서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했는데 2010년에는 어떻게 해서든 상가를 3층에 활성화 시키는 등으로 급여 성격이 아주 강한 돈이었던 상여금을 지급해서 사기 양양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라는 발언을 하였으나(증거기록 17쪽), 이는 이 사건 상여금의 성격에 관한 위 판단과 배치되는 취지라 보기 어렵다. 또 E의 근로자 O, P이 부당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며 E를 상대로 2008. 10. 28.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08가단42600호로 제기한 임금 등 청구소송에서 2008년 이후의 상여금 일부를 구하였음에도, 대표이사였던 피고인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아 2009. 3. 19. 무변론으로 원고 승소 판결이 선고되어 2009. 4. 10. 확정되었고, 피고인이 판결 확정 후 판결의 취지에 따라 2009. 4. 22. O과 지급에 관한 합의서(증거기록 140쪽)를 작성하고 상여금이 포함된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부당해고라는 특수한 사정이 개입된 위 근로자들에 대한 대응을 놓고 위 인정을 뒤집을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별지 범죄일람표 2번의 '미청산 임금'란 기재에 의하면위 합의에 의하여 지급의무가 발생한 상여금 부분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성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