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5. 1. 선고 2013가합2157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09.7.16.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86,936,544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2. 1.부터 2014. 5. 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3. 8. 25.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2,414,90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2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과, 2012. 8. 25. 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호증, 을 제14호증의 1의 각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5. 10. 9. 경부터 국내외 여행 알선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 전주지점에서 근무하였으며, 2001년경부터는 전주지점 소장의 직책을 담당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2009. 7. 16. 경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소장의 직위를 남용하여 피고 회사와 거래하는 개인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성실의무를 위반하고, 피고 회사의 금품을 횡령하는 등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 징계규정에 따라 징계해고 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을 하였다.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과 해고된 이후부터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오랜 기간이 경과하도록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현재 피고 회사와 동종 영업을 영위하는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판단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3670 판결 참조).

을 제2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1. 7. 6.경부터 국내외 여행 알선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을 설립하여 현재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해고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갑 제1호증, 을 제12호증의 3, 을 제17 내지 19호증,을 제31, 34호증의 각 1, 2 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실시된 감사과정에서 원고의 부적절한 행동을 일부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피고 회사에 손해배상 명목으로 5억 4,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기는 하였으나, 진술의 전체적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선처를 받고자 이와 같은 취지의 진술이나 약정을 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사유에 관한 사실들을 모두 인정하였다거나, 해고를 감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 또는 이와 유사한 명목의 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③ 2012. 초경 피고 회사가 원고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원고는 그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 해고사유가 된 원고의 개인 대리점 운영이 결과적으로 피고 회사에 이익을 주기도 하여 정당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과를 인정하고 이에 대하여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피고 회사에 이를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2009. 7. 11.경 직원인 C이 해고사유가 기재된 징계처분장을 전주지점 사무실 내 원고가 사용하던 책상에 올려두었고 그 후 원고가 이를 가지고 갔으며, 설령 원고가 이를 가지고 간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장을 원고의 책상에 올려둔 것으로 원고에게 해고 통지가 도달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주장한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절차상 하자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서면으로 그 사유 및 시기를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서면으로 해고 통지를 하였는지를 살피건대, 을 제30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회사 직원인 C이 전주지점 사무실 내 원고가 사용하던 책상 위에 올려 둔 징계처분장을 원고가 가지고 갔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통지의 도달이라 함은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졌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가리키는바(대법원 2010. 4. 15. 선고 2010다57 판결 참조), 을 제2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있기 전인 2009. 6. 25.까지만 피고 회사 전주지점 사무실에 출근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후 원고가 위 사무실에 출입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원고는 당초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피고 회사가 출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원고를 해고하였다면서 정확한 해고 일자를 특정하지 못하다가, 피고 회사가 증거로 제출한 징계처분장(을 제14호증의 1)을 받아 보고서야 해고 일자를 특정하여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설령 C이 2009. 7. 11.경 징계처분장을 피고 회사 전주지점 사무실 내 원고가 사용하던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상태를 사회통념상 원고가 해고 통지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정당한 해고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하다고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에게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

다.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해고기간 중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바,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무렵 피고 회사로부터 월 평균 2,414,904원의 급여를 지급받아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09. 8. 1. 부터 2012. 7. 31. 까지의 임금 합계 86,936,544원(= 2,414,904원 × 36개 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3. 2. 1. 부터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4. 5. 1. 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과, 2012. 8. 25. 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2,414,904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고종완 강산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