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3. 6. 28.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9,425,179원 및 2013. 10. 1.부터 복직시까지 월 9,808,393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1차 내부고발의 경위 및 결과
피고는 화장지, 종이기저귀 등의 제조·생산 등을 목적으로 1970. 3. 20.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1991. 5.경 피고에 입사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11. 1.경 피고의 김천공장 구매팀장으로 발령받아 근무하던 무렵 '피고의 안양 및 대전 공장에서 판매하는 재활용 폐기물의 가격이 시장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변함없이 유지되었던 점'에 착안하여, 당시 해당 공장의 공장장이던 C과 D 등을 내부고발하였다(이하 '1차 내부고발'이라 한다).
이에 피고의 '내부통제실'은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11. 8.경 C과 D에 대해 '비위사실의 혐의가 없다'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의 대주주인 미국 E에 직접 조사를 요청하였고, E는 조사 결과 같은 해 11.경 C, D에 대해 '폐기물 저가매각으로 인한 충실의무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후 피고는 같은 해 12.경 C, D를 권고사직 처리하고 관계 직원들에 대해서도 출근정지나 경고 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SCM 업무개선팀에서의 근무
피고는 2012. 3.경 원고를 CP(Compliance Program) 운영팀(공정거래 자율준수 담당 부서)의 팀원으로 발령하였으나, 원고가 같은 해 5.경 SCM(Supply Chain Management. 2011년경 기존의 '구매본부', '물류본부', '상생협력본부' 등을 통합하여 설립된 일종의 지원부서로서, 당시 F 부사장이 책임자로 있었다) 부문의 업무수행을 요청하자, 같은 해 6.경 SCM 부문에 업무개선팀을 신설하여 원고를 해당 팀으로 발령하였다(팀원들 없이 원고만을 팀장으로 발령하였고, 해고 당시까지도 팀원들은 충원되지 않았다).
원고는 SCM 업무개선팀으로 발령된 직후 당시 인사본부장인 G은 물론, 구매본 부장 H, 물류본부장 I 등과 해당 팀에서 실행 가능한 업무범위를 논의·설정하는 한편, 관련 팀장들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으로 새로운 업무수행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2012. 10. 경 SCM 부문 내 각 본부장들과 논의하여 진행하기로 한 일부 업무('SCM 부문에 대한 타 부서 제안 및 협력 요청 단일 채널 구성' 등)는 실제로는 추진되지 못하였으며, 원고는 해당 팀에서 근무할 당시 일과시간 중 탈의실 등에서 몇차례 수면을 취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3. 2.경 원고의 2012년 업무에 대한 성과평가 결과 'Strong(우수)' 등급을 부여하였다(피고의 성과평가 등급은 'Exceptional(탁월)', 'Strong(우수)', 'Inconsistent(미흡)', Unacceptable(심각)'으로 이루어졌다.
보직변경의 요구
원고는, SCM 부문 본부장인 F가 인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 부문장을 겸직하게 되었을 무렵인 2013. 4.경 F를 비롯한 상급자 내지 관리담당자들을 상대로 '내부통제 팀' 등으로의 보직 변경을 요청하였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① 같은 해 4. 1.과 4. 2. F의 집무실을 방문하여 '일이 없이 너무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을 달라'는 취지로 항의하였으며, ② 4. 5. F의 요청으로 마련된 면담 자리에서도 '다른 부문도 있는데 왜 내부통제 팀만 고집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F 부사장님도 다칠 것이다'라는 취지로 대답하였다. ③ 한편 G은 4. 9. 원고에게 'CP 및 동반성장팀장', '김천 구매팀장', '총무팀장' 등의 보직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날 F에게 '부사장님, 제가 사장님과 상의하고 싶어도, 사장님께 부탁드리면 결국 부사장님께 누가되는 이야기가 안나올 수 없습니다. 내부통제실을 고집하지 않겠으니 커뮤니케이션 부문으로 배치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다음날인 4. 10.에는 다시 G에게 '본인이 내부통제실을 가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메일로 전송하였다. ④ 또한 원고는 4. 10. G을 면담한 자리에서 '사장님께서 퇴직한 D와 골프모임을 여러번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주까지 사장님과 상의하여 원하는 보직을 줄 수 있도록 결정하여 알려달라. 그렇지 않으면 사장님도 피해를 볼 것이다'는 식의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4. 11. 대표이사실을 방문한 다음, '보직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대표이사인 J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였고, 같은 날 F 등 피고 소속 임원 등에게 '①SCM 업무개선팀 발령 초기 제안했던 업무추진 계획은 구매부 및 관련 부문에 의하여 모두 거절되었고 그에 대한 후속 조치도 없었다. 이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의 일종으로 생각되는데, 윤리규정에 부응하는 것인지 조사하여 달라', '② 2011년 회사를 퇴직한 D는 당시 직위를 남용한 이유로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김천공장(당시 F공장장)도 같은 상황(부직포 폐기물 관련 허위입찰 및 그로 인한 3억 원 가량 손실 발생)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다만 F는 절대 부정의혹에 관여할 분이 아니라고 판단되니 내부통제실을 통하여 이에 대한 의혹을 밝혀달라', '③ 회사 내에서 사장님이 D의 사임 이후 개인 골프모임을 자주 갖고있다는 등의 소문이 있다. 사장님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하였다(이하 '2차 내부고발'이라 한다).
이 사건 해고의 경위
피고는 원고의 2차 내부고발에 대해 자체 조사팀을 구성하여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13. 6. 13. '① 회사 차원에서 원고에 대한 조직적 방치 등 불공정한 인사조치가 있었다는 증거는 발견할 수 없으나, 원고가 제안한 SCM 업무의 대부분이 회사 기밀보호 등을 이유로 관련 부서의 본부장에게 거절당하였고, 합의된 업무 분야에 있어서도 사내 호응이 부진하여 9개월 동안 거의 업무수행 없이 지내오는 등, 경영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내부제보자의 입장에서 본인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인식할 만한 요소들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② 김천 공장에서의 부직포 폐기물 처리 과정에 하자가 있었다거나 그로 인해 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인정할 명확한 근거는 없다', '③ J 사장과 D 전 부사장의 골프회동은 부부동반이었고 전 동료에 대한 우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기타 부적절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는 취지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2013. 6. 14. 피고의 K 감사에게 '충주 공장에서 회사 비용으로 구입한 800만 원 상당의 몽블랑 만년필의 사용 용도와 구매 경위', '피고가 하청업체들에 대해 취한 부당한 가격정책' 등을 추가로 제보하였는데(이하 '3차 내부고발'이라 한다), 이에 대한 피고의 자체 조사 결과, 같은 해 7. 15. '제보내용과 관련하여 특별한 위법 사항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피고는 2013. 6. 17. 원고에게 '회사 사장 및 임원에 대한 폭언, 협박, 업무태만 및 거부, 근태불량 등 사규위반 행위'를 심의·의결사항으로 기재한 '징계위원회 출두통지서'를 발송하였고, 같은 날 피고 취업규칙 제52조 중 다음 각 호의 사항, 즉 '회사의 명예 또는 위신 손상 행위(제10호)', '회사 인사발령에의 불복종(제12호)', '제11조(작업방해 및 풍기, 질서문란)에 정한 금지사항 미준수(제16호)' 등 위반 여부에 대해 원고로부터 진술을 청취한 다음, 해당 진술내용을 서면으로 정리하여 원고의 확인을 받았다.
이후 피고는 같은 해 6. 2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같은 달 28. 자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하였다(해고 당일 '원고를 취업규칙 제52조에 근거하여 해고에 처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징계처분장'을 작성하였다. 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관련 규정
취업규칙
제11조(금지 사항) 사원은 다음 행위를 하지 못한다.
자기 사업을 영위하거나 또는 타인의 업무에 종사하는 행위
회사 거래처로부터 사례, 증여, 향연을 받거나 또는 금전을 대차하는 행위
회사의 시설, 기계기구, 기타 물품을 허가없이 직무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작업을 방해하거나 직장의 풍기와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
제52조(해고) 사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고할 수 있다. 단, 제8호 내지 제17호의 경우는 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고의 전단, 태만, 과실 등으로 회사의 재산을 훼손하였거나 업무상 중대한 지장 또는 손해를 끼쳤을 때
회사의 명예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가 있었을 때
회사의 인사발령에 복종하지 않았을 때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로서 개전함이 없이 근무에 태만할 때
제11조에 정한 금지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징계규정
제 10조(해고) 해고의 징계에 처할 수 있는 사유는 취업규칙 제52조 각 호에 의한다.
제11조(강등)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강등시킬 수 있다.
취업규칙 제52조 제8호 내지 제17호에 해당하는 사유 중 그 비행이 경미하거나 정상을 참작할 충분한 근거가 있을 때
제12조(정직) 정직의 징계에 처할 수 있는 사유는 제11조 강등의 징계사유와 같다.
제13조(출근정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출근정지를 시킬 수 있다.
제11조 강등의 징계사유로서 사안이 지극히 경미할 때
사칙 위반 혹은 직무소홀로 상급자로부터 연 3회 이상 시말서 혹은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
제14조(견책)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견책할 수 있다.
사원으로서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할 때
근무태만 또는 부하감독 불충분으로 인하여 직무를 지연 또는 유기하였을 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5 내지 36, 39 내지 43, 48 내지 53, 55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 중 대부분은 원고에게 해당 사항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 대표이사에 대한 고성이나 근무태만 등 일부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있더라도, 그와 같은 경미한 사항을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단행한 것은 실제 피고의 대표이사 등을 대상으로 한 원고의 각 내부고발 행위를 이유로 한 것으로서,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당시부터 복직시까지 매월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1차 내부고발 이후 원고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보직을 변경하였으며, 보직변경 이후에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타 직원들과의 융합 등을 위해 노력하는 등 원고의 입장을 배려하여 왔다. 그럼에도 원고는 기본적인 업무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채, 대표이사 등에 대한 허위의 비리 사실을 제보하겠다고 협박하면서 본인이 희망하는 보직만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등 회사의 정당한 인사권에 불응하였고, 그 과정에서 급기야 대표이사에게 난동을 부림으로써 사내질서를 심히 문란케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이유로 한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이지, 원고의 내부고발 행위에 따른 단순한 보복적 조치라고 볼 수 없다.
판단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피고는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한 원고의 구체적 비위행위를 ① SCM 업무개선팀 발령 이후의 업무태만, ② 2013. 4.경 대표이사와 F 부사장 등에 대한 신분상 불이익을 암시하며 수차에 걸친 보직변경 요구, ③ 위 보직요구 과정에서 원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진 2, 3차 내부고발 행위(회사 측의 자체 조사 결과 모두 이유 없는 것으로 판명)와, 특히 대표이사에 대한 고성 등 소란행위 등으로 특정한 후,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무엇보다 원고와의 협의를 거쳐 이루어진 회사의 정당한 인사발령에 대한 불복종으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취업규칙 제52조 제12호), 나아가 2, 3차 내부고발이나 대표이사에 대한 소란 등은 회사의 명예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제52조 제10호)이자, 사내의 풍기와 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제52조 제16호)에도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들고 있는 원고의 비위행위, 즉 '업무태만', '수차에 걸친 보직변경 요구' 및 '보직요구 과정에서 이루어진 내부고발과 대표이사에 대한 소란' 등이, 그 행위의 발생 경위와 세부적인 내용을 떠나 그 자체로 존재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으므로, 이하에서는 피고가 주장하는 징계사유가 일응 존재함을 전제로 이 사건에서 주된 다툼의 대상이 되었던 이 사건 해고의 양정에 관해 살펴보기로 한다.
징계양정의 적정성
사용자가 소속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유효하게 행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사유로 든 사정들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고에게 중대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위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업무태만 부분
원고가 2012. 6.경 SCM 업무개선팀으로 발령된 이후부터 이 사건 해고시점까지 이렇다 할 가시적인 업무성과나 실적을 보이지 못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이와 관련한 업무태만을 원고에게 경고하거나 견책(피고의 징계규정 제14조 제4호는, '근무태만으로 인하여 직무를 지연 또는 유기한 경우'를 견책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기타의 징계처분을 하였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피고가 2013. 2.경 실시한 원고에 대한 2012년 성과평가에서 '우수(Strong)' 등급을 부여한 사실만이 확인될 뿐이다.
그 주장에 비추어 위와 같은 피고의 태도는 다소 이례적이라 할 것인데, 이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당시 SCM 부분의 책임자이던 F 부사장 또한, 발령 후 수개월이 지난 2012. 9.경까지도 SCM 업무개선팀 내에서의 원고의 업무범위나 내용이 실질적으로 조정·합의되지 못한 상태였음을 인정하였던 점, ② 그 결과 F는 원고에 대한 성과평가 당시 팀의 책임자로서 원고에 대해 '새로운 SCM 개선 업무를 담당하기에는 팀원들간의 communication, collaboration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원고는 월간 SCM 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SCM의 목표와 진척 사항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였고, 내부고객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자 노력하였다'고 평가하였던 점, ③ 한편 SCM 업무개선팀은 당시 신설된 조직으로 당시로서는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이나 범위가 분명하지 않았으며, 원고 외에 팀원들조차 추가로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던 바, 이같은 인사발령이 1차 내부고발에 대한 불이익 조치라는 취지가 포함된 원고의 2차 내부고발에 대해, 피고의 자체 조사팀 또한 '관련 부서의 본부장이 원고가 제안한 업무의 대부분을 거절하였고, 합의된 업무분야에 있어서도 사내 호응이 부진하였던 등으로, 결과적으로 원고의 입장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인식할 만한 요소들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결국 원고가 SCM 업무개선팀에 발령된 이후 일부 업무를 태만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경위 등이 통상 징계사유로서 문제되는 업무태만의 경우와는 상이한 부분이 있어, 이를 곧바로 해고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3차 내부고발(내부비리에 대한 협박) 등 부분
원고가 2011. 4.경 및 같은 해 6.경 보직변경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사장께 누가되는 이야기가 안나올 수 없다'는 내용의 문제메시지를 보내거나, 임원과의 면담시 '대표이사와 상의하여 보직을 변경하여 주지 않으면 대표이사도 피해를 볼 것이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한편, '당시 F가 공장장으로 있던 피고의 김천공장에서 의 폐기물 관련 허위입찰', '내부비리로 사임한 D와 대표이사의 개인 골프회동', '하청업체들을 상대로 한 회사의 부당한 가격정책' 등에 관한 문제제기를 담은 메일을 피고의 소속 임원 등에게 발송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로써 알 수 있듯, 원고가 위와 같이 문자메시지나 내부고발 등을 통해 자신의 보직변경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였음은 사실이나, ① 문자메시지 등의 경우 구체적인 해악의 내용을 담지 않은 것으로, 이를 당사자에 대한 중대한 협박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② 2, 3차 내부고발의 경우에도 해당 내용을 언론사 등 전파가능성이 높은 외부 기관에 공표하거나, 감사 내지 수사기관에의 의뢰를 요청하는 등의 행위까지는 나아가지 않은 점, ③ 내부고발의 내용에 있어서도, 김천공장의 허위입찰 관련 제보의 경우 허위입찰과 관련한 특정 개인(F)에 대한 비난보다는 당사자가 억울함이 없도록 의혹을 해명해달라는 취지에 불과하고, 골프장 회동 등의 제보 내용 역시 그것이 전혀 허황되거나 터무니없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렵고, 일응 인정되는 객관적 사실에 관한 원고 자신의 주관적 평가·해석이 개입된 결과로 이해할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곧바로 허구의 사실에 근거한 과도한 협박 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표이사에 대한 소란 부분
한편 원고가 SCM 업무개선팀으로부터의 보직변경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고성을 지르는 등 일부 소란을 피웠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기업에서 대표이사가 차지하는 지위나 대표성 및 그로 인해 사내질서가 문란해진 사정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위 행위는 그 자체로 부적절한 행위로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① 대표이사를 상대로 한 위 소란은 어떤 물리력의 행사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1차 내부고발 이 후 CP 운영팀(팀원으로 발령)을 거쳐 SCM 업무개선팀으로 발령이 난 경위와 위 신설팀으로의 발령 이후 원고에게 부여된 실질적인 업무 및 그와 관련한 피고 측의 협조 정도 등 1차 내부고발 이후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직면한 원고로서는, 피고 측의 진의와는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1차 내부고발 행위로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인식하였을 여지가 존재하였으며, 이와 같은 피해의식을 가진 상태에서 보직변경 등을 대표이사에게 호소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채 충동적으로 고성을 지르는 등의 소란을 피웠던 점(특히 대표이사가 1차 내부고발에 따라 권고사직 처리된 D 등과 잦은 골프모임을 갖고 있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 스스로 전 동료에 대한 우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한 상황이었다) 등에 비추어 보면, 대표이사에 대해 원고가 위와 같은 소란 행위를 저지르게 된 경위에는 일정 부분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비위행위의 정도
업무태만이나 2, 3차 내부고발 등을 동반한 보직변경 요구 등 원고가 보인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SCM 업무개선팀으로의 인사발령을 항의하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
물론 보직의 부여나 변경 등에 관한 1차적인 권한이 사용자인 피고 측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 스스로가 업무적성이나 기타의 사정을 이유로 당해 보직의 변경을 요청하는 것 자체를 무조건 금기시할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의 인사권 역시 인사 대상인 당해 근로자와의 협의를 통해 동의 내지 양해된 범위에서 행사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의 비위행위로 주장하는 업 무태만이나 대표이사에 대한 소란행위 등이 이루어지게 된 앞서 본 경위들을 참작할 때, 이 사건에서의 원고의 보직변경 요구를 피고의 인사권에 대한 용인할 수 없는 정도의 중대한 침해 행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예컨대 강등이나 정직 등 피고의 징계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동일한 비위행위에 대하여 취해질 수 있는 여타의 경고적 조치도 시도하지 않은 채, 피고가 곧 바로 해고라는 최후적 징계수단을 통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해소하려 한 것은 그 양 정이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해고사유의 통지 절차가 준수되지 못하여 절차적 정당성도 의심된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는 무효라고 할 것인바, 피고가 이와 반대의 입장에서 위 해고의 정당성 유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이후인 2013. 7. 1.부터 같은 해 9. 30.까지의 3월분 임금 합계 29,425,179원(월 급여 9,808,393원(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의 2012년 급여총액 117,700,722원 ÷ 12개월. 원 미만 단위를 버린 금액으로서, 피고도 위 금액에 대해서는 특별히 다투고 있지 않다) × 3개월) 및 2013. 10.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9,808,393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