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3. 9. 6.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3. 9. 7.부터 복직시까지 월 1,5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 2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9. 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1인 시위의 실시 경위
원고는 1993. 8. B대학교 C대학을 졸업한 후 2010. 2. 같은 학교 C대학 D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자이고, 피고는 B대학교(이하 위 대학을 지칭할 때에는 피고와 구분하여 '피고 대학'이라 하고, 피고 대학의 C대학을 지칭할 경우 'C대학'이라고만 한다)를 설치·운영하는 학교 법인이다.
원고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직후인 2010학년도 1학기에 피고 대학의 지도교수인 E 교수가 담당하였던 교양과목('F')의 공동강의를 맡았는데, 해당 강의에 대해 학생들이 실시한 강의평가(수강인원 66명 중 62명이 참여) 결과는 76점으로 집계되었다(같은 기간 E 교수가 담당하였던 다른 4개의 강의들에 대해서는 평가 점수가 각 88점 내지 91점으로 집계되었다).
이후 원고는 E 교수에 의해 C대학 D과 2011학년도 2학기 교양과목('G')의 담당 강사로 추천되었고, 2011. 1. 21.과 22. D과 담당 조교로부터 해당 강의를 배정받았다는 취지의 메일 등을 수신하였으나, 같은 달 25. 같은 조교로부터 '피고 대학 측에서 원고에 대한 강의배정을 불승인하였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았다.
원고는 피고 대학의 위와 같은 조치가 '배정된 강의의 부당한 취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1. 8.부터 2013. 7.까지 피고 대학을 상대로 위 조치의 시정·철회 및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하였다.
임용계약의 체결
원고는 피고 대학을 상대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위 대학의 부총장 내지 C대학장 등을 수차 면담하며 향후의 거취문제를 협의하였으며, 특히 2013. 6.부터는 C대학 H연구소(2013. 5. 설립된 피고 대학의 부설연구기관이다. 이하 '이 사건 연구소'라 한다) 소장 I과 사이에 이 사건 연구소 연구원으로의 임용을 전제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였다.
I은 원고와 연구원 임용조건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피고 대학 교무처에 계약서 작성에 필요한 서식과 내용을 문의하거나 향후 원고에 대한 강의배정 기준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다음, 2013. 7. 2. J, K 등과 함께 원고를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추천하여 줄 것을 C대학장에 요청하였다.
그러나 I은 위 추천 요청에 대한 C대학장의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2013. 7.말경 그 명의로 직접 원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다만 계약서의 작성일자는 소급하여 같은 달 1.자로 하였다. 이하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
한편 I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와의 이 사건 임용계약을 해지한 직후인 2013. 9. 9. 원고를 제외한 J, K 등 나머지 인원을 연구원으로 추천하여 줄 것을 재차 C대학장에게 요청하였고, C대학장은 같은 달 10. 피고 대학 총장에게 이들에 대한 임용 추천을 하였다.
이 사건 임용계약 해지의 경위
원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 이후 언론매체의 요청에 응하여 1인 시위의 종료 및 이 사건 임용계약의 체결 경위 등에 관하여 인터뷰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원고와의 인터뷰 내용이 '한계레신문'과 '미디어오늘'에 기사화되었다(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에 2013. 9. 4. 개최된 C대학 전체교수회의에서 원고와의 이 사건 임용계약을 해지할 것을 의결함에 따라, 이 사건 연구소 소장 I은 같은 달 6. 다음과 같은 사유로, 즉 원고가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i) 사실의 과장·왜곡{① 계약주체('이 사건 연구소'를 'B'로), ② 임용조건('논문을 게재할 경우 교수회의 심의를 거쳐 강의배정을 적극 지원한다'를 '2014학년도 1학기 강의배정'으로), ③ 계약체결과정('쌍방합의에 의한 수평적 계약'을 '손을 들어줬다'로)}, ii) 허위사실(2011학년도 2학기 강의배정 후 취소) 내지 적절치 않은 용어('복직') 사용, iii) 연구원 임용 및 연구원의 역할·책무와는 무관한 특정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비판을 함으로써, 이 사건 임용계약상의 '품위유지' 및 '신의성실원칙 준수' 의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연구소 및 피고 대학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며, 원고와의 이 사건 임용계약을 해지하였다.
한편 I은 이 사건 임용계약 해지 당일 위와 같은 사유와 경위를 기재한 공문('연구원 임용계약 해지 통보')을 작성한 다음, 2013. 9. 9. 원고에게 해당 문서를 발송하였다.
관련 규정
정관
제43조(임면)
학교의 교원은 학교의 장의 제청으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면하되, 다음 각 호의 범위안에서 계약조건을 정하여 행한다. 다만, 이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를 얻어 체결한 계약조건을 변경시킬 수 있다.
근무기간
교수 : 정년까지의 기간, 다만, 본인이 원하는 경우 또는 교수로 신규임용되는 경우에는 계약으로 정하는 4년 이내의 기간으로 할 수 있다.
부교수 : 정년까지의 기간 또는 4년 이내의 기간
조교수 및 전임강사 : 4년 이내의 기간
제59조(교원징계위원회의 설치)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게 하기 위하여 법인에 교원징계위원회를 둔다.
제64조(진상조사 및 의견의 개진)
교원징계위원회는 징계사건을 심리함에 있어서 진상을 조사하여야 하며, 징계의결을 행하기 전에 본인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서면으로 소환하여도 불응한 때에는 그 사실을 기록에 명시하고 징계의결을 할 수 있다.
부설연구기관 설치 및 운영규정
제8조(연구원)
연구기관에 두는 연구원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연구위원 : 본교 전임교원 중에서 위촉된 자로 한다.
상임연구원 : 연구목적수행을 위하여 상근하는 자로서 연구경력에 따라 다음 각 목과 같이 구분한다.
객원연구원 : 연구수행에 필요한 국내외 인사로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위촉된 자로 한다.
연구원보 : 연구수행을 보조하는 자로서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한다.
제1항 제2호와 제4호의 상임연구원과 연구원보는 원(소)장이 추천하고 학장 또는 부총장이 제청하여 총장이 임명한다. 다만, 대학교부설연구기관의 경우에는 원(소)장이 제청하여 총장이 임명한다.
제1항 제1호와 제3호의 연구위원과 객원연구원은 원(소)장이 위촉한다.
H연구소 운영규정
제3조(사업)
연구소는 제2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업을 한다.
학술연구 및 교류
학술성과의 공유 및 보급 활동 : 학술대회 및 관련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기관 학술지 및 연구 간행물 발간
기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
제5조(산하 연구실)
연구소의 학술연구활동을 수행하기 위하여 산하에 아래와 같이 연구실을 설치한다.
산하 연구실의 인사, 내규, 평가 등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은 해당 연구실장이 따로 정하여 시행하되, 해당 학과회의를 거쳐 운영위원회의 인준을 받도록 한다.
제8조(연구원)
연구소에는 선임연구원 1인과 조교 1인을 둔다.
선임연구원 : 박사학위 이상 소지자 또는 이와 동등한 연구경력을 갖춘 자로서, 연구소의 연구목적 수행을 위하여 상근하는 자
연구소에는 필요에 따라 조교를 둘 수 있으며, 조교는 본교 조교임용규정에 따라 임용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 12 내지 15, 21 내지 3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6 내지 8, 14 내지 17, 20, 31호증의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임용계약의 효력 유무에 관한 판단
임용계약의 주체 및 성격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I은 피고 대학의 총장으로부터 연구원 채용 권한을 위임받아 원고와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다. 설령 이와 달리 보더라도, 당시 총장을 대신하여 부총장이나 C대학장, I 등이 직접 원고와 임용 문제에 관해 협상을 한 적이 있으며, 이 사건 임용계약서 등을 작성하는 과정에도 피고 대학이 직접 관여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I을 총장의 대리인으로 믿고 임용계약을 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임용계약을 체결한 이후 피고 대학 측에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도 없다. 따라서 민법상의 표현대리(제125조, 제126조) 내지 무효행위의 추인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임용계약은 여전히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유효하다.
한편 I 또한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으로서 피고를 위하여 소속 연구원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므로, 이 사건 임용계약을 통해 채용된 원고의 사용자가 피고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피고
원고는 I과 사이에 임용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른바 '객원연구원'의 신분을 취득하였을 뿐, 피고가 직접 원고와 임용계약을 체결하거나 이에 관여한 적이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는 임용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이 사건 연구소 등으로부터 일체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자유로이 연구활동을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용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 내지 원고의 1인 시위 종료를 조건으로 한 일종의 신사협정에 불과하다.
임용계약의 당사자
1이 피고 대학의 총장을 대리하여 임용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물론이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그 명의로 원고를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채용하였을 뿐이라 할지라도, 피고 대학에 설치된 부설연구기관의 장 또한 일정 범위의 연구원에 대한 독자적인 위촉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부설연구기관 설치 및 운영규정' 제8조 제4항), 해당 연구원의 임용 내지 위촉권자가 누구인가와는 무관하게 이 사건 임용계약의 법률상 당사자는 피고가 된다.
즉, 위 운영규정을 통해 피고가 소속 상임연구원의 임명권한을 피고 대학의 총장에게 부여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연구소의 소장인 I 또한 피고를 대신하여 객원연구원 등을 독자적으로 위촉할 수 있으므로, 결국 총장이나 부설연구기관의 장 모두 피고를 위하여 연구원의 채용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연구원의 임용주체에 따라 해당 연구원의 지위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용계약은 직접 I의 명의로 체결된 사실만을 알 수 있을 뿐, 위임장이 작성되는 등으로 당시 I이 피고 대학의 총장으로부터 임용권한을 명시적으로 위임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1인 시위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피고 대학의 부총장이나 C대학장 등과 직접 거취 문제를 협의하거나 피고 대학 측이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부분이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용계약에 따른 법률상 사용자의 지위가 피고에게 귀속되고(예컨대 갑 제2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대학이 원고의 근로소득세 징수의무자로서 급여의 지급 및 원천징수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임용계약의 체결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원고에 대한 강의배정 문제 또한 피고 대학 차원의 학사운영과 직결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1인 시위를 통해 피고 대학의 제반 운영 문제 혹은 재단과의 관계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온 것에 대응하여, 피고 대학 측으로서도 그 책임하에 원고와의 대화를 진행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없지 않았으나, 그와 같은 사정과 이 사건 임용계약상의 임용 내지 위촉권자가 누구인가의 문제는 별도로 판단되어야 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대학의 총장이 I에게 원고에 대한 임용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나아가 이로써 총장이 I에게 채용권한을 위임한다는 취지의 의사를 원고 등에게 표시하였다거나 혹은 I이 당시 총장을 대리하여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원고가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설령 피고 대학이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이후에도 별다른 후속 조치 없이 원고의 연구활동을 용인하였다고 하여도, 피고 대학 차원에서 원고의 연구원 지위를 정식으로 인정한 적이 없고(오히려 2013. 7. I 명의로 이루어졌던 C대학장에 대한 원고의 연구원 임용 추천 요청이 사실상 철회되어 같은 해 9. 원고를 제외한 인원들만으로 다시 임용 추천 요청이 이루어졌음은 앞서 보았다), 나아가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이후에도 신분증 발급을 거부한 채 원고의 도서관 출입마저 금지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대학이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연구소의 '객원연구원' 지위에서 나아가, 총장에 의해 임명된 '상임연구원' 등의 지위까지도 사후적으로 추인하였다고는 평가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대학의 총장이 아닌 I에 의해 위촉된 피고 소속 연구원으로서,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을 통해 피고 대학의 부설연구기관인 이 사건 연구소의 (객원)연구원 지위를 적법하게 취득하였다.
임용계약의 성격
비록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담당업무나 기타 사항 등이 세부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급여와 근무기간 및 강의배정 등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들이 계약서에 기재되었을 뿐만 아니라, '품위유지' 및 '성실한 연구활동' 등 연구원으로서 원고가 준수하여야 할 원칙적인 사항 또한 명시되었던 점, ② 이 사건 연구소는 원고의 임용계약 체결 무렵에야 설립됨으로써 당시 본격적인 운영 및 활동을 준비하는 시점에 있었는데, 소속 연구원들의 인사, 내규, 평가 등에 관한 세부 사항은 자체의 규칙 등에 의할 것을 예정하고 있었던 점(이 사건 연구소 운영규정 제5조 제3항), ③ 피고 스스로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애초 I은 피고 대학의 총장이 임용하는 정식의 연구원 지위를 전제로 원고와 임용계약의 내용 등을 교섭하였다가 피고 대학 측의 승인을 얻지 못하자 결국 원고를 이 사건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으로 위촉하였다는 것인바, 피고의 정관 등에 따른 연구원의 지위와는 별개로 당시 원고와 I이 이 사건 임용계약의 내용으로 전제하였던 업무의 내용 및 근로조건 등은 통상의 연구원의 그것과 대동소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 또한 피고 대학 내지 이 사건 연구소 자체의 규정 등에 따라 약정된 기간 동안 연구업무 등을 수행하는 대가로 매월 보수를 지급받기로 하고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용계약은 근로계약의 실질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적법한 임명권자와 임용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별도의 발령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의 효력이 발생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해고절차의 적절성
원고의 주장
피고는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 규정을 마련하고 있음에도,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거나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어떠한 절차적 보장도 없이 관련 규정을 위반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해고를 단행한 이후에야 비로소 원고에게 해고의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였는데, 이로써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피고의 정관 등 자체 규정 및 근로기준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무효의 처분이다.
징계절차 위반 여부
앞서 본 이 사건 임용계약의 성질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임용계약의 해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라 볼 것이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피고가 정관 등에서 소속 교수나 부교수 등 교원에 대한 징계를 심의·의결하기 위해 교원징계위원회를 두는 한편, 징계 의결 이전에 당사자에게 진술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규정을 두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정관 제59조, 제64조 참조. 제88조에서는 사무직원에 대한 징계절차도 교원의 규정을 준용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의 정관 등은 소속 교원이나 사무직원이 아닌 부설연구기관의 (객원)연구원 등에 대한 징계절차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나아가 이 사건 연구소의 운영규정이나 임용계약서 등에서도 관련 절차에 대한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해고 과정에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거나 원고에게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서면통지의무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해고를 전후한 앞서 본 경위를 통해 알 수 있는 이 사건 해고의 사유·시기가 서면화된 시점과 그 내용, 해당 서면이 원고에게 통지된 시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에야 I이 작성한 서면을 송달받긴 하였으나(원고는 I이 위 서면을 발송한 다음날인 2013. 9. 10. 서면을 수령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고에 대한 위와 같은 서면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해고사유의 정당성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서 이 사건 임용계약에서 정한 '품위유지' 및 '신의성실' 의무 등을 준수하였어야 함에도, 임용 직후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고 대학 및 이 사건 연구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함으로써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징계사유의 존부
임용계약 체결 경위 등의 과장·왜곡 여부
'계약주체'와 관련하여, 이 사건 기사는 I이 아닌 피고 대학이 원고를 이 사건 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채용하였다고 보도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현실의 임용 내지 위촉 담당자가 누구인가에 관계없이 이 사건 임용계약의 법률상 사용자는 피고라고 할 것이이서, 이 부분 기사가 사실을 과장·왜곡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계약체결과정'과 관련하여, 이 사건 기사는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을 두고 '피고 대학이 결국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피고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임용계약 자체가 원고의 1인 시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원고와 피고 대학 등이 상호 양보·타협한 결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고, 위와 같은 표현 자체가 원고의 실제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 아니라 해당 기사의 제작·편집자의 주관적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볼 여지도 있다.
'강의배정 문제'에 대해서도, 이 사건 기사는 단정적인 어투를 배제한 채 '원고는 2014학년도 1학기부터는 강의를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식의 추측성 보도에 그쳤던바, 해당 기사의 내용이 이 사건 임용계약상의 강의배정 조건(학술 등 재지 논문이 게재 확정된 경우 교수회의 심의를 거쳐 2014학년도 1학기부터 원고가 강의를 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허구의 사실, 용어의 사용 여부
비록 이 사건 보도가 '2011년 2학기 강의배정 취소'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당시 해당 학과의 지도교수에 의해 담당강사로 추천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당 학과 담당자로부터 실제 강의배정 통보까지 받은 이상,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해당 강의배정 통보는 학과 담당자의 실무상 착오에 기한 것으로서, 실제 피고 대학 측이 학과의 추천을 승인하지 않아 원고에게 최종적으로 강의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해당 기사를 원고가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결과로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이 사건 기사가 '복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더라도, '복직' 자체가 폭넓은 해석이 가능한 개념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문제되는 부분은 임용계약을 통해 원고가 이 사건 연구소 연구원의 지위를 취득한 사실에 대한, 기사 제작·편집자 나름의 평가적 표현으로 이해할 여지가 크다.
특정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비판
이 사건 기사에 특정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비판 및 그와 관련한 피고 대학의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이 언급되었고,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피고 대학이나 특정기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① 애초 해당 인터뷰는 원고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임용계약을 통해 원고가 장기간의 1인 시위를 접고 본연의 연구활동을 재개하게 된 경위를 취재하기 위한 언론매체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던 점, ② 이 사건 기사의 해당 내용이 원고의 인터뷰 내용을 가감없이 전달한 것인지, 이에 편집자 등의 주관적인 평가와 판단이 개입된 것인지가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은 점{I이 2013. 9. 6. 이 사건 해고의 사유를 기재한 서면(갑 제6호증의 1)상에도 '언론보도 내용이 귀하가 언급한 내용과 다를 경우 향후 이를 바로잡기 위한 연구소의 행정처리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가 별도로 명시되었던바, 결국 당시 피고로서는 원고가 실제 행한 인터뷰의 내용보다는 이 사건 기사로 인해 피고 대학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되었다는 결과적 측면에 보다 주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한편 해당 기사의 내용 내지 관련 인터뷰 또한 피고 대학과 같이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단체의 민주적 운영의 필요성과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을 일반적으로 강조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기사에 표현된 비판적 내용들이 대학내에서 연구활동을 수행하는 연구원 등이 언급하기에 현저히 부적절한 수준의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징계양정의 적절성 여부
사용자가 소속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유효하게 행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가 피고 대학 등을 상대로 1인 시위를 진행하게 된 배경 및 그 기간, 장기간의 협의 끝에 이 사건 임용계약이 체결되었던 바와 같은 앞서 본 제반 경위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로서는 장기간의 1인 시위를 중단하고 이 사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하게 된 것을 계기로 향후 피고 대학 측과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갈등이나 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보다 유의해야 할 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한다(이 사건 임용계약서에 명시된 '품위유지' 및 '신의성실원칙 준수' 의무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임용계약 이후 원고의 인터뷰가 이루어진 경위나 그에 따라 보도된 기사의 내용 등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원고와의 인터뷰 결과 언론매체에 피고와 재단과의 관계 및 피고 대학의 운영과 관련한 비판적 논조의 기사가 보도되었으며, 이 사건 기사의 표현 중 일부가 다소 과장되거나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점만으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고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소결
이 사건 해고는 그 근거로 삼은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거나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정당한 사유가 없으므로, 효력이 없다.
금원지급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하여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해고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게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므로 살피건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 임용계약이 체결된 경위, 이 사건 기사의 내용 및 그에 대해 피고 대학 측이 취한 조치 등 이 사건 해고를 전후한 앞서 본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비록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아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후 약 2달여 만에 원고에 대한 해고가 단행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위자료를 인정할 만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유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위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13. 9. 7.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1,500,00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