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1971년 설립된 회사로서(상호가 설립 당시는 삼성특수제지 주식회사였으나, 1982년 신호제지 주식회사로, 2006년 주식회사 이엔페이퍼로 변경되었다가, 2009년 일부 공장이 회사분할절차에 의하여 분할되어 한솔그룹에 편입되면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오산, 신탄진, 진주에서 공장을 가동하여 인쇄용지 제조업을 운영하여 왔다.
피고는 1997년 무렵까지 매월 급여일에 지급되는 상여금 뿐만 아니라 설·추석에 지급되던 상여금도 25일을 지급기준일로 한 재직자에 한하여, 단체협약에서 정한 상여금율 및 지급시기에 맞춰 월급사원은 '{월기본급(본봉) + 직책수당}×근무기간에 따른 지급율', 일급사원은 '{기본급(일당)×35일 + 직책수당}×근속기간에 따른 지급율'로 계산하여 지급하였다. 그 무렵의 피고의 상여금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피고는 IMF 사태로 인한 경영상황 악화로 1997년도 상여금 중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였고, 워크아웃에 돌입한 1998년 7월부터는 채권단들로부터 인건비 감축과 적자 사업장의 사업부문 폐쇄 등의 강력한 경영상황 개선조치까지 요구받게 되자, 1998. 8. 4. 노동조합과 '1997년도 미지급 상여금의 지급기한을 유예하고 1998년도 임금을 동결하며, 상여금 중 300%를 반납'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하였다.
피고는 2000년에 들어서 상여금을 종전 기준으로 원상복귀하라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이어지자 2000. 6. 9. 상여금을 IMF 사태 전과 같은 수준인 800%로 하되, 이를 매월 50%씩을 지급하고, 여름, 추석에 각 50%, 설에 100%를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다만 2010년 단체협약에서 여름에 지급하는 상여금 50%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추석에 50%가 아닌 100%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후 현재까지 큰 변동 없이 매월 급여일에 50%를, 설·추석에 각각 100%를 지급하여 왔다(이하 '이 사건 상여금'이라 한다). 한편 1997년 이후에 그 시점은 명확치는 않으나 매월 급여일에 지급되는 상여금이 지급일 전에 퇴직한 자에게 일할계산되어 지급되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된 피고의 상여금 규정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위 규정들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이 사건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고 계산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하 '법정수당'이라 한다) 및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 왔다.
피고는 2010년 무렵 인쇄용지 제조업 시장의 장기화된 수요침체로 인하여 경상적자가 이어지고, 진주공장의 경우 생산설비의 노후화로 인해 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진주공장의 폐쇄를 결정하고 진주공장 소속 직원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였다. 원고들은 진주공장 소속 근로자들로서, 피고가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 결정한 대로 진주공장 소속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기회를 부여하자, 희망퇴직을 신청하여 피고로부터 통상임금 24개월 상당액을 지급받고 2011. 4. 30.자로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이 지급받은 이 사건 상여금은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이를 포함하지 않고 계산한 법정수당,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한 것은 근로기준법에 반한다. 따라서 피고는 위 상여금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한 법정수당, 연차휴가수당 및 퇴직금과 기지급한 것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법리
근로기준법이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연차휴가수당 등의 산정 기준 및 평균임금의 최저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통상임금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인 소정근로(도급근로자의 경우에는 총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한다. 고정적인 임금이라 함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하므로,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은 고정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조건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은 조건을 말하므로, 특정 경력을 구비하거나 일정 근속기간에 이를 것 등과 같이 위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이미 확정되어 있는 기왕의 사실관계를 조건으로 부가하고 있는 경우에는 고정성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지만, 근로자가 소정 근로를 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급일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그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된다. 그러한 임금은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는 반면, 그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 제공 내용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이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와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그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그 특정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당해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여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므로, 고정성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어떠한 임금이 이러한 성격을 갖고 있는지는 그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내용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계약 등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거나 그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그 임금의 성격이나 지급 실태, 관행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사용자와 근로자 등 관계 당사자들에게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인 해석을 하여야 하며, 근로자들의 공통적인 의사도 그 일반적인 해석기준의 하나로 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1997년 무렵까지 이 사건 상여금이 재직자에 한하여 지급되어 온 것은, 당시 취업규칙 제29조 3항에 따른 것이라 보인다. 다만 취업규칙에 구체적 지급율이나 지급방식을 정함이 없어, 단체협약에 따라 정한 지급율과 지급방식을 따랐다. 수차례 단체협약으로 지급율과 지급방식이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재직자에 한하여 지급한다는 요건 자체에 관하여 어떠한 논의도 된 바 없다. 재직자에 한하여 지급한다는 동일한 취지의 내용은 현재의 취업규칙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사이에 취업규칙의 재직자 지급 요건에 관한 문구가 일부 달라진 것 외에 그 요건 자체가 삭제되었었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위 재직자 요건은 그 취지가 동일하게 유지되어 왔다고 봄이 상당하다.
위와 같이 취업규칙상 재직자 지급 요건이 변경되지 않았고, 달리 이 사건 상여금을 일할계산하여 지급할만한 근거규정이 생겼다는 등의 아무런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상여금도 임금을 구성하는 항목 중의 하나로서, 임금 운영 세칙에서 임금을 구성하는 항목들로 열거한 것에도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으나, 임금 운영 세칙에는 상여금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별도로 상여금 운영 세칙을 마련하여 임금 중 상여금에 대하여 특별히 규율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상여금 지급에 관하여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임금 운영 세칙이 아닌 상여금 운영 세칙이고, 여기에는 임금 운영 세칙과는 달리 '일할 계산 규정'이 없고, 오히려 신입사원에 대하여만 구체적으로 일할 계산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계산방법을 정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재직자 요건을 두면서 일할 계산 지급 규정을 두는 것은 서로 모순되기도 한다), 이 사건 상여금을 퇴직자에게도 일할계산하여 지급할 근거가 되기 어렵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1997년 이후 한때 지급기준일 전 퇴직자에게 매월 급여일에 지급되는 상여금이 일할계산되어 지급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관행이 되었다고 보기에도 부족하다. 즉 1997년 무렵부터 피고의 경영악화로 상여금을 제때 지급되지 못하거나 단체협약으로 정한 지급시기가 유예되거나, 지급율과 지급방식도 수차례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로 변동되었으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피고가 상호를 변경하고 회사분할 절차를 거쳐 또 다시 상호를 변경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러한 불과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피고의 경영 상태가 불안정하고 회사의 존립조차 위협받는 상황을 겪으면서 상여금 지급 관리도 불안정하게 되었고, 이후 회사의 규모나 상호가 변경되는 과정까지 이어지면서, 상여금 지급 관리가 안정적으로 되어 오던 1997년 이전과 다소 차이가 생기게 되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매월 급여일에 지급되는 상여금을 일할계산하여 퇴직자에게 지급하여 온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고, 어떠한 경위로 지급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이러한 지급 실태만으로 취업규칙 등의 규범력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상여금은 지급기준일 당시 재직자에 한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추가적인 요건을 요하는 이상 통상임금으로서의 고정성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원고들이 주장하는 이 사건 상여금이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