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3. 6. 24.자 전보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3. 6. 24.자 출근정지 3개월 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라고 한다)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서, 2008. 10. 23. 수원지방법원에서 배임수재죄로 징역 10월, 추징 5,000만 원을 선고(2007고단1784)받은 후, 이에 항소하여 2009. 9. 16. 같은 법원에서 무죄 판결(2008노5155)을 선고받았으나, 2010. 9. 9. 상고심(대법원2009도10681)에서 위 판결이 파기환송되었고, 환송 후 수원지방법원은 2011. 1. 6. 같은 죄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추징 5,000만 원을 선고(2010노4425)하였으며, 2011. 4. 29. 대법원의 상고기각결정(2011도978)으로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그 범죄사실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이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음을 징계사유로 하여 2013. 6. 24.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하였다.
또한 피고는 같은 날 전국금속노동조합 B지부(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 또는 원고와의 사전 협의 없이 원고를 C공장 차체3부 생산1과 완성2B반에서 G사무소로 전보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라고 한다)을 하였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11. 12. 20. 및 2012. 6. 29. 원고를 조합원에서 제명하는 징계처분을 하였고, 2012. 7. 12. 이를 피고에게 통지하였다. 이에 원고는 위 각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42033)하여 현재 소송계속 중이다.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및 피고 노동조합의 운영규칙 중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징계의 효력에 관하여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① 2002년 및 2003년경 F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고(징계사유 부존재), ② 위 금품수수시 및 1심 유죄판결 선고시인 2008. 10. 23.로부터 3년의 징계시효가 도과한 2013. 6. 24. 이 사건 징계가 이루어졌으므로(징계시효 도과), 이 사건 징계는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이 사건 징계에는 앞서 본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② 징계시효는 위 형사사건의 유죄판결 확정시인 2011. 4. 29.부터 진행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더라도 위 형사사건 항소심 무죄판결(2009. 9. 16.) 또는 원고의 2011. 9. 5.자 징계위원회 연기신청으로 그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한다.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F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였고, 그로 인하여 배임수재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는바, 이는 피고의 단체협약 제37조 제2항 제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따라서 원고의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단체협약 제37조 제2항 제2호는 "형사상 소추로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가 2011. 1. 6. 수원지방법원에서 배임수재죄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추징 5,000만 원을 선고받았음'을 이 사건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징계는 위 선고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2013. 6. 24. 이루어진 것으로서 징계시효에 관한 피고의 단체협약 제41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징계시효 도과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전보의 효력에 관하여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없거나 적은 반면, 그로 인하여 원고가 담당업무 및 근무장소 변경으로 입은 생활상 불이익이 중대하고, 피고는 이 사건 전보 당시 단체협약 제29조 제1항에 의한 노동조합 내지 원고와의 협의의무를 해태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노동조합 계파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게 된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중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2, 12 내지 14, 21,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후 피고 노동조합의 계파 중 금속노동자의 힘, 현장실천노동자회, 금속현장민주노동자회 등이 발행해온 소식지에는 원고의징계를 요구하거나 원고를 옹호하는 계파인 D를 비판하는 등의 내용이 상당수 게재되었던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G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사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1991년경 피고에 입사한 후 약 23년 동안 C공장 차체부서에서 생산직으로 헤밍금형작업을 하였을 뿐 완성차량 출하와 관련된 업무는 담당하지 아니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피고 노동조합 계파 사이의 갈등이 해소 내지 완화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엿보이지 아니하며 오히려 이 사건 전보 후 일부 계파는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전환배치되는 특혜를 주었다'는 취지로 비판하기도 한 점, ③ 원고는 평택시에 거주하면서 화성시에 있는 피고의 C공장으로 출퇴근하였다가(편도 약 39km),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이천시에 있는 G사무소로 출퇴근하게 되었는바(편도 약 56km), 원고의 통근거리와 비용이 상당 부분 증가한 점,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 또는 피고 노동조합과 아무런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이 사건 전보에 대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위 전보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은 상당하다고 보이고, 피고가 이 사건 전보 처분 과정에서 단체협약 제29조 제1항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처분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할 수 없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전국금속노동조합의 2012. 7. 12.자 제명통지로 인하여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에 대하여 단체협약 제29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위 각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42033)하여 현재 소송계속 중에 있으므로 피고 노동조합 운영규칙 제9조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유지된다고 할 것이어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이 2013. 2. 20. 지부장간담회에서 원고에 대한 전보 여부를 논의하였고, 그 후 피고는 이 사건 전보 당일 위 전보를 피고 노동조합에 통보하였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 노동조합이 위 전보에 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을 제2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노동조합 지부장간담회에서 2013. 2. 20.경 원고에 대한 전보여부를 논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피고 노동조합이 이 사건 전보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고종완 강산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