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A 주식회사(이하 '피고 A'라 한다)는 2009. 1.말경 기준으로 상시 근로자 7,135명을 고용하여 자동차를 제조·판매하는 주식회사이고, 피고 B은 2006. 3. 3. 피고 A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09. 1. 9.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사람이며, 원고들은 피고 A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온 근로자들이다.
피고 A는 1999. 8. 기업구조개선작업(Workout) 대상기업으로 선정되어 채권단의 주도 아래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여 오다가 2005. 1. 중국 E공사(이하 'E'라고 한다)가 피고 A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기업구조개선작업 절차를 종결하였다.
피고 A의 차량 판매대수는 2002년에 최고 실적을 기록한 후 2003년부터 증감 변동은 있으나 대체로 감소추세에 들어갔고, 2008년에는 피고 A의 주력 차종인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 Sports Utility Vehicle)에 대한 세제 혜택이 없어지고 위 차량의 연료인 경유 가격의 상승으로 차량 선호도가 감소한데다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국내외 금융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판매가 급감하였다.
위와 같은 매출 감소는 현금보유액의 감소로 이어졌는데, 2008년에는 판매부진 외에 파생상품 거래에서의 손실 및 국내외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권의 지원 중단으로 가용할 수 있는 현금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어 피고 A는 근로자들의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유동성 부족을 겪게 되었다. 이에 피고 A는 2009. 1.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09. 2. 6. 개시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피고 A의 공동관리인이었던 피고 C, D(이하 편의상 '피고 A'라 한다)은 피고 삼정케이피엠지 유한회사(이하 '피고 삼정케이피엠지'라 한다)에 경영 전반에 대한 진단 및 회생전략 수립을 의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삼정케이피엠지는 2009. 3. 31.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피고 A는 '경기 침체 및 경쟁력 약화 등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영업실적이 악화된 결과 자본 감소 및 유동성 부족 사태가 초래되었고, 동종업체와 비교하여 수익성, 효율성, 재무건전성이 취약하여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인력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비용절감과 효율성 개선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피고 삼정케이피엠지는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하여 향후 생산판매계획 등을 고려할 때 총 2,646명 규모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피고 A는 피고 삼정케이피엠지가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입각하여 총 2,646명을 감원하는 인력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한 다음,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2009. 6. 8. 위 2,646명에서 그 무렵까지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한 1,666명을 제외한 980명에 대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A지부(이하 '노조'라고 한다)는 2009. 5. 22. 피고 A의 인력구조 조정에 반대하며 피고 A의 평택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에 돌입하였는데,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 노사의 대립이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다가 피고A와 노조는 2009. 8. 6. 노사대타협을 하면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을 무급휴직, 희망퇴직, 영업직 전직 등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A의 회생을 위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정리해고자 980명 중 459명이 무급휴직으로 전환되고, 그 밖에도 상당수가 희망퇴직, 전직 등으로 전환되면서, 최종적으로 정리해고된 근로자는 일부 원고들을 포함하여 모두 165명이 되었다. 그 후 나머지 원고들 일부는 징계해고 되거나 희망퇴직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들이 악의적으로 회계조작을 한 허위의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를 근거로 법원을 기망하여 2,646명의 근로자들에 대한 정리해고방안이 회생계획으로 승인되도록 하는 등으로 위법한 이 사건 정리해고를 강행함으로써 그 결과 24명의 근로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가져오는 등의 공동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기본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정리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정리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1다44901 판결,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1215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더하여 갑 제10호증, 을 제3, 4호증, 제6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정리해고 사유가 부존재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악의적으로 피고 A의 회계조작을 하는 등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들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에 기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일부 원고들은 피고 A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0가합23204호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정리해고가 법정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2012. 1. 13.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해 위 원고들이 서울고등법원 2014나56869호로 항소한 결과, 항소심 법원은 2014. 2. 7. 이 사건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등 일부 법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며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인용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4. 11. 13. 이 사건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고, 피고 A로서는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정리해고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위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여 [대법원 2014다20875, 2014다20882(병합)호] 현재 위 소송이 서울고등법원에 계속 중이다.
또한 일부 원고들이 피고 C, D을 각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및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위반으로, 피고 B, 안진회계법인을 각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으로, 피고 삼정케이피엠지를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위반으로 각 형사고발 하였는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4. 3. 18.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 B, C, D, 안진회계법인이 피고 A의 2008회계연도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에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계상함에 있어 회계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의 내용을 기입하고 이를 공시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가사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에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들이 그것이 사실과 다름을 알고 기재하였다거나 결재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각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 처분을,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피고 C, D, 삼정케이피엠지가 회생법원에 피고 삼정케이피엠지가 작성한 검토보고서를 제출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각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음 처분을 하였다. 이에 고발인들이 위 처분에 항고하였으나 서울고등검찰청도 2014. 3. 26. 항고기각 처분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준(재판장) 반효림 남관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