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고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 위임업무 수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위임직채권추심인으로서, 별지 퇴직금 산정표 기재 근무기간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한 사람이다.
이 사건 계약의 내용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들의 업무수행 및 대가수령 양태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채권자 금융기관별로 구분된 '파트'에 소속시키고, 해당 금융기관 채권의 추심을 맡겼다.
피고는 원고들을 위해 사무실 내 자리를 마련해주고, 컴퓨터와 전화기 등 기기와 사무용품을 제공하였다.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에서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내부용 '채권관리시스템(이하 '내부전산망'이라 한다)'에 접속하여 추심대상 채권과 채무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추심활동 내용을 입력하였다. 피고도 원고들이 내부전산망에 입력한 정보를 통해 원고들의 활동을 파악하고, 실적을 점검할 수 있었다.
원고들이 추심업무를 위해 우편물을 발송하는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였다. 피고가 정한 내규에 따르면, 추심활동을 위해 채무자를 방문하는데 드는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방문장소가 경인권을 벗어나는 등 소정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방문결과를 내부전산망에 입력할 것을 조건으로 교통비 등을 지원하였다.
원고들은 채권을 추심한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받았고, 그 금액은 매월 상당한 폭으로 변동되었다. 그 밖에 원고들은 피고가 '캠페인'이란 명목으로 실적향상을 독려하면서 내건 월간 목표를 충족하는 경우 소정의 상여금을 받았다. 원고들이 받은 수수료에 대해서는 사업소득세가 납부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1 내지 3,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내지 3, 갑 제5호증의 1 내지 6, 을 제2호증, 을 제7호증의 1 내지 3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를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 받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기본 법리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을 받는지, ③ 노무제공자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③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④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으로서 성격을 갖는지, ⑤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① 이 사건 계약으로 정해진 것 외에, 원고들을 구속하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내규는 없었던 점, ② 원고들은 추심실적에 따른 성과급만 받았고, 추심활동 자체의 대가로 고정적으로 받은 돈은 없었던 점, ③ 추심활동을 위한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었고, 피고는 일부 비용만 제한적으로 보조한 점, ④ 원고들은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았고,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도 납부되지 않은 점을 알 수 있다.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호증의 1 내지 4, 갑 제21호증의 1 내지 8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실에 출근할 의무를 부여하고 출퇴근시각을 정했다거나, 구체적인 추심활동의 때와 장소, 방법에 관하여 지시를 하는 등 업무를 지휘·감독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원고들이 추심실적이 부진할 경우 실적에 따라 받기로 한 수수료가 줄어드는 것 외에 어떠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앞서 본 여러 사정, 즉, ①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실과 업무용 기기 등을 제공하고, 업무비용 일부를 보조한 점, ②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들이 영리 목적으로 다른 회사를 위해 일하거나 개인적인 사업을 한 경우를 해지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③ 피고가 원고들에게 내부전산망에 업무활동을 기록하게 하고, 그 내용과 실적을 점검한 점, ④ 추심실적을 올리라고 독려하고 포상한 점 등은, 원고들의 수임사무의 효율적 처리를 위한 편의제공이나 유인 부여, 위임계약상 수임인의 선관의무(민법 제681조), 보고의무(민법 제683조), 법령상 금지의 구체화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격을 위임으로 보는 것에 배치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종속적인 지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숙희(재판장) 김은구 최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