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노205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8. 6. 17.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 734-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북부고용센터에서 고용보험수급자격인정서를 작성하여 실업급여를 신청하면서 사실은 신청일 이전 1개월 동안 13일간 근무한 사실이 있음에도 신청서에 수급자격신청일 이전 1개월간 근로일수 10일 미만 란에 표시하고, 확인서에 '수급자격인정신청일 이전 1개월간 근로한 날이 10일 미만(실근로일수 0일)'이라고 기재한 확인서를 작성, 제출하였다.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아서는 아니됨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실업급여 신청일로부터 1개월 전 근로일수가 10일 미만인 것처럼 고용보험수급자격인정서를 허위로 기재하고 마치 실업급여 수급자격 요건을 갖춘 것처럼 신청하여 이러한 정을 모르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실업급여 담당 성명불상자로부터 2008. 6. 24.경부터 2008. 10. 21.경까지 총 6회에 걸쳐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명목으로 합계 4,061,490원을 수령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3,000,000원을 선고하였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2006. 6.경부터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 한다)에 고용되어 G 주택재건축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미장, 견출 등의 일을 하다가 2008. 4. 중순경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2008. 5.경부터는 일감이 없어져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 2008. 6. 17.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북부고용센터를 방문하여 위와 같은 사유로 2008. 4. 중순경부터 거의 일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신청일 이전 1개월간 근로일수가 10일 미만이라고 생각하고 고용보험수급자격인정신청서와 확인서를 작성·제출하였고, 이는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수령한 것이 아닌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4.

당심의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도1305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입증되기 위해서는 C의 최초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수사기록 제16쪽)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C에서 근무를 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지급명세서 기재와 같이 C에서 근무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가 선고되어야 하는데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1)

C의 대표이사 H의 아들로 위 회사의 실무를 담당한 E은 2012. 3. 7. 광주종합고용지원센터에 C의 최초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와 달리 피고인이 근무한 날은 2008년 5월 2일, 3일, 5일부터 10일, 12일부터 15일이라는 취지의 일용근로자 근로내역 정정요청서(이하 '수정신고'라고 한다)를 제출하였는데, 위와 같이 수정신고를 제출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는 수정신고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이 실수하는 경우도 있고, 최초 신고 당시 100퍼센트 확인을 하고 신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무일수가 잘못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을 하여<1> 수정신고를 하게 된 것이고, 수정된 근무일을 어떻게 확인하여 정정하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는바(E에 대한 당심 증인신문조서 제6, 7쪽), 이러한 점에 비추어 최초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의 기재내용이 피고인의 실제 근무일수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E은 현장책임자인 I의 말을 듣고 최초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를 작성하였지 임의로 작성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지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당시 공사현장에서 작성한 수첩의 기재내용에 대한 I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이상 위와 같은 E의 진술이나 최초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의 기재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인다).

2)

한편, 피고인의 우리은행 계좌에는 C의 이 사건 현장 책임자인 I으로부터 2008년 5월 급여 2,080,000원을 지급받은 내용이 나와 있지 않고(증 제4호증), 피고인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증 제3호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8. 3. 28. 손가락 골절을 당하여 2008. 3. 28., 2008. 4. 8., 2008. 4. 16., 2008. 4. 24., 2008. 4. 30.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부상을 당해 2008. 5월에는 일을 거의 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3)

I은 자신의 수첩에는 2008년 5월 피고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근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2012. 4.경 피고인으로부터 2008. 5. 근무일수가 잘못되어 벌금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을 듣고 C에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고, 2012. 6.경 C의 실무담당자 E로부터 정정된 일용근로자 내역을 이메일로 받았으며, 위와 같이 정정된 내역에 맞추어 자신의 수첩에 피고인의 이름을 기재하였는데, 위와 같이 정정된 내역이 피고인이 실제로 근무한 일수에 맞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다(소송기록 제44쪽). 그러므로 이러한 I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살펴보면, 만약 I의 수첩에 최초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 기재와 같이 2008년 5월 2일, 3일, 5일부터 10일, 12일부터 17일, 19일부터 24일, 26일부터 31일까지 피고인이 근무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면, I은 E로부터 정정된 일용근로자내역을 이메일로 받고, 자신의 수첩에 기재된 2008년 5월 17일, 2008년 5월 19일부터 24일, 26일부터 31일 해당란에 기재된 피고인의 이름을 지웠을 것이다. 한편 I이 제출한 수첩이 원본이 아닌 사본이긴 하지만, 2008년 5월 17일, 2008년 5월 19일부터 24일, 26일부터 31일 해당란에 기재된 피고인의 이름을 지우기 위해서는 필기도구로 이미 기재된 이름에 가로선을 긋는 등의 방법으로 지우거나, 수정테이프나 수정액으로 지워야 하는데, 필기도구를 이용하여 이름을 지우는 경우에는 사본에도 이름을 지운 흔적이 남아야 하는데, 위 수첩 사본에는 위와 같이 피고인의 이름을 필기도구로 지운 흔적이 없다. 다음으로 I이 수정테이프나 수정액으로 피고인의 이름을 지웠다면, I은 수첩의 인쇄된 선 사이의 간격에 맞추어 일용근로자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정테이프 등을 이용해서 지우는 경우에는 수첩에 원래 인쇄되어 있는 줄들이 일부 지워질 수 밖에 없는데, 위 수첩 사본에 의하더라도 위 수첩에 원래 인쇄되어 있는 줄들이 지워진 흔적이 보이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E로부터 정정내역을 받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수첩에 피고인의 이름을 추가로 기재하였다는 I의 진술은 믿을 만하다.

4)

또한 I은 자신 수첩의 2008년 5월에는 피고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근무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하고 있는데(당심 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제5쪽), 피고인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증 제3호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8. 3. 28. 손가락 골절을 당하여 2008. 3. 28., 2008. 4. 8., 2008. 4. 16., 2008. 4. 24., 2008. 4. 30.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I의 수첩 해당일짜 기재에도 피고인이 위 각 일시에 휴무를 하였던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I의 최초 수첩 기재 내용과 같이 피고인이 2008. 5월에는 근무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1항 기재와 같은바,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안승호(재판장) 정덕수 김유랑

각주1) E의 원심에서의 증언 취지 역시 "피고인은 광주 G아파트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의 날짜가 잘못되었다고 하는데, E이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고, I 소장도 '피고인이 자꾸 잘못되었다고 전화가 오는데 어떻게 해나 됩니까. 날짜를 확인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면서 '수정신고를 해야 될 것이면 빨리 정리를 해주십시오, 피고인이 말하는대로 수정해주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하기에 피고인의 근무일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피고인과 I의 말대로 정정을 해준 것이라는 취지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진술로 E이 작성한 최초 노무비 지급명세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근무일수가 피고인이 실제로 근무한 근무일수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더 나아가 수정신고서에 기재된 근무날짜가 허위라는 취지의 진술로 보기도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