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를 분양하면서 위 임야가 맹지로 진입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기록상 나타나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진입로를 개설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도 마치 그 의사나 능력이 있는 양 피해자들을 기망하였으며, K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하여는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을 기망한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이 법원의 심판범위
검사는 피고인을 사기죄,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기소하였는데,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각 공소기각을, 사기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를 각 선고하였다. 그런데, 검사만 무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여 공소기각 부분은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무죄부분에 한정된다.
판단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D빌딩 5층에 있는 주식회사 E 대표이사로 주로 강원도, 충청도 등 지방에 있는 임야를 매입한 후 분할 판매함으로써 시세차익을 얻는 속칭 '기획부동산'을 운영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2009. 10. 20.경 강원도 춘천시 F 임야 12,071m²(약 3,621평)을 약 1억 7,380만원(평당 48,000원)에 매수하였으나, 사실은 이 사건 F 임야는 당시 개별 공시지가가 1,400원에 불과하였고, 부동산 투기 및 난개발 방지를 위하여 토지 분할허가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으며, 더욱이 그곳은 평균 경사도가 31도로 춘천시 도시계획조례에 의하면 개발행위에 대한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소위 '맹지'였다.
피고인은 2010. 9. 15. 위 E 사무실에서 동 회사 영업사원으로 하여금 피해자 G에게 "우리 회사에서 팔고 있는 강원도 춘천시 F 임야는 인근에 골프장도 생기고, 주변에 공단, 예술원 등 여러 가지 개발호재가 많아 몇 년 후에 땅값이 3-4배 가량 오를 것이고, 건축이 가능하며, 분할등기도 해 주겠다"라는 취지로 말을 하면서 부근의 개발계획도 등을 보여주도록 하고, 피해자를 위 F 현장으로 데려가서 경사도가 심하지 아니한 부근 임야를 가리키며 매매대상 임야라고 기망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기망행위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즉석에서 이 사건 임야 12,071분의 370(약 112평)에 대한 땅값 명목으로 5,000만원(평당 약 44만 6,000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같은 방법으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내용과 같이 이 사건 F 토지 일부 지분을 매수한 피해자 6명으로부터 매매대금 명목으로 총 409,355,000원을 수령하여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를 피해자들에게 매도할 당시 맹지임을 속이지 않았고, 위 임야는 계획관리지역에 해당해 분할이 용이하고 또한 이 사건 임야를 매도할 당시에는 춘천시에서 개별분할등기를 허용해주었기에 피고인은 이러한 춘천시의 행정처리를 신뢰하였으며, 피고인이 국가기관인 산림청이 제공하는 경사도를 믿고서 개발행위허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가 H 지방도에 인접해 있는 토지로서 위 지방도에서 위 임야에 이르는 진입로를 만들 것임을 설명하였고, 피해자들도 이 사건 임야에 진입로가 들어서야 하는 소외 '맹지'임을 알고서 이를 매수하였으며, 피고인은 진입로 개설과 관련하여 토지주의 사용승낙을 받고 I측량토목설계사 J과 사이에 이 사건 임야에 진입로 개설계약을 체결한 다음 진입로 인허가와 관련하여 토목설계비용 착수금 5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진입로 개설 절차를 진행하였던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를 분양함에 있어 분양대상 임야의 위치와 형상을 기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없는 점(이 사건 임야 중 일부를 구입한 K는 이 법정에서 "증인, 증인의 처인 G, 주식회사 E의 직원인 L이 함께 현장에 가 보았으나 L이 어떤 땅이라고 확실하게 짚지는 않았고 먼발치에서 '저기 있는 땅이다'라고 말했다. L이 산을 가리키면서 저쪽에 약 100평이라고 하였을 뿐 땅을 짚으면서 설명해준 적은 없다. L이 가리킨 땅에 나무가 우거져 있어 평평한 산인지 확인할 수가 없었고 그냥 산 모양만 보였다."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이 경사도가 심하지 아니한 부근 임야를 가리키며 매매대상 임야라고 기망하였다는 취지의 위 공소사실과는 배치되는 진술을 하고 있다), ③ 이 사건 임야는 계획관리지역으로서 분할이 가능한 곳이고, 춘천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할 당시인 2009. 10. 20.경뿐만 아니라 그 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를 분양할 당시인 2010. 12. 22.까지 개발행위허가와 관계없이 개별분할등기를 허용하여 주었는바, 이와 같은 춘천시의 행정처리를 신뢰하여 이 사건 임야의 분양사업을 진행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임야를 피해자들에게 분양할 당시에 개별분할등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정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점(따라서 피고인이 개별분할등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정을 알고서도 이를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를 분양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춘천시 도시계획조례에 의하면 평균경사도가 25도 미만인 토지만 개발행위허가를 할 수 있고, 평균경사도가 25도를 넘는 경우 춘천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개발행위허가를 할 수 있으므로, 평균경사도가 25도를 넘는 경우 개발행위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를 피해자들에게 분양할 당시 산림청 홈페이지의 산지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이 사건 임야의 경사도는 24도로 표시되어 있었고 국가기관인 산림청의 자료를 신뢰하여 이 사건 임야에 대한 개발행위허가가 가능하다고 믿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점, ⑤ 이 사건 임야에 인접한 H 지방도에 M 확장 포장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터널도 개통된 상태이며 그 주변에 골프장도 들어섰고 N 산업단지의 1차 준공이 완료되었으며 전력 IT 산업단지 조성이 60% 이상 이루어졌고 0 예술원이 들어오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개발호재라고 이야기한 골프장, 공단, 예술원 등이 실지로 건설되어 이 사건 임야의 주변이 상당한 정도로 개발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를 분양함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하여 기망하였다거나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위에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 제출의 증거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당심의 판단
우선,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가 진입로가 필요한 맹지라는 사실을 숨겼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임야로의 진입로를 개설해 줄 의사와 능력이 없었는데도 마치 있는 양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는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원심이 설시한 사정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므로 이 부분 검사의 항소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K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을 기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① Y은 당심법정에서 자신의 모친인 Z가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인 AA, AB로부터 '이 사건 임야 부근에 M 도로가 생긴다, 분할등기를 하여 주고 진입로도 개설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매매대상 부지라고 안내받은 곳은 이 사건 임야의 반대쪽 길 건너편에 있는 F 복지회관 부근에 개발되고 있는 땅 근처였다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한편 Y은 이 사건 임야 매매 당시 위 임야가 위치한 현장을 방문한 적은 없었고 Z로부터 그러한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Z는 당심법정에서 이 사건 임야를 소개받을 당시 현장을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인 AB, AA, AC과 함께 방문했는데 현장에 가 보니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은 이 사건 임야가 위치한 산이었고 또 다른 반대편은 집이 지어지고 공사를 하고 있었다, 구입하게 될 임야를 가리키지는 않았고 다만 이 주변이 잘 개발되고 있다라는 말을 들었고 자신이 매수할 땅에 아파트도 들어서고 상가도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땅값이 오를 것 같아서 산 것이다라고만 진술하고 있는 점, ② AD, AE 역시 이 사건 임야 부근이 개발되어 땅값이 오를 거라는 말을 듣고 매수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지만,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에 대하여 피고인이 자신들을 기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언급하고 있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에 대하여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다만, 피해자 AF은 당심법정에서 이 사건 임야 구입 전에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 AG, AH, AI과 함께 현장에 갔는데 함께 갔던 직원들이 산지와 평지가 이어지는 평평한 산기슭 부분을 가리키면서 매매대상인 이 사건 임야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피해자 AK도 당심법정에서 이 사건 임야를 매수 당시 현장을 방문하였는데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인 AL과 다른 남자직원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의 경사도가 약 15도 정도라는 말을 들었고 산 중턱 윗부분이 아니라 인근 도로변 옆에 계단식으로 된 논이 있고 그 논 위에 바로 붙어있는 부분, 즉 산이 아니라 낮은 평지 비슷한 부분을 소개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들이 위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에 관한 허위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고지함으로 인한 사기죄를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피고인이 기획부동산의 대표자로서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들에게 이 사건 임야의 위치, 형상 등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지시를 하는 등으로 관여한 점까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이었던 AG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가 야트막한 땅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반면 다른 직원들이나 피해자들 모두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에 관하여 들은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어, 이러한 AG의 진술은 이를 선뜻 믿을 수 없고, 기록상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승호(재판장) 정덕수 김유랑
각주1) 피해자 G의 남편이다
각주2) 피해자 AJ의 처이다.
각주3) 가사 Y, AD, G, AJ가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들에 의하여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에 관하여 기망당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역시 이러한 점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각주4) 검사는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이었던 AM, AN, AO의 진술서를 당심에서 증거로 제출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위 증거에 부동의 하였고, AM, AN, AO이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진술서의 진정성립에 대하여 증언하지 않았으므로, 위 각 진술서는 증거능력이 없다. 또한 그 진술서의 내용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야의 위치와 형상에 관하여 피고인이 교육하였다는 내용도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