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1. 20. 선고 2014가단2047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2010. 9. 7. 새벽 강원 양구군 B에서 양구사랑 상품권 1만 원권 57매 등이 절취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나.

담당 경찰관들은 2010. 9. 10. 위 상품권을 추적하여 이를 입금한 사람이 C역 인근에서 D과 E라는 중국음식점 2곳을 운영하는 F임을 밝혀내고, F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그가 운영하는 D에서 2010. 9. 7. 11:00 무렵 40대 초반의 신장 170cm, 칼라 있는 흰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양구문화 상품권 교환처를 알려달라고 하여 현금으로 교환하여 주었고, 그는 손잡이가 있는 크지 않은 검정색 가방과 점퍼를 들고 있었다는 등으로 진술하였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는 2010. 9. 11. 13:00 무렵 G에 거주하는 채무자에게 대여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갔다가 E에서 식사를 주문하였는데, F는 원고가 D에서 상품권을 교환해간 사람이라며 신고하였고, 이에 담당 경찰관들은 원고를 긴급체포하였다.

라.

담당 경찰관들은 2010. 9. 11. D을 그만두고 서울 집에 있다는 배달원 H에게 전화로 확인한 결과 2010. 9. 7. 얼굴에 구레나룻이 있고 머리가 약간 흰 50대 남자가 들어와 주문을 받았고, 그가 식사 중 F에게 상품권을 교환해달라고 하여 F가 이를 교환해주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마.

이후 담당 경찰관들은 2010. 9. 12. F가 H이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진술하므로 H에게 휴대폰으로 원고의 사진을 전송한 결과 원고가 상품권을 교환해간 사람이 맞는 것 같고 옷과 손가방도 맞는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으며, 2010. 9. 10. 작성한 수사보고서 중 '40대 초반'이라는 내용은 당시에 동시 수사 중이던 강제추행 사건의 용의자가 40대 초반이어서 혼동하여 오기한 것이고, F는 40대 후반에서 50대라고 진술하였다는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이어 2010. 9. 16. 원고를 2010. 9. 11. 경찰서로 동행하여 2010. 9. 7. D에서 식사한 사실이 있는지 추궁하자 원고가 같은 날 E에서 동일한 복장으로 사천짜장을 주문하여 식사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가, F가 D도 함께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진술을 번복하여 I에서 식사를 하였다고 일관성 없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원고의 카드이용내역을 확인한 결과 2010. 9. 10. I에서 카드를 사용한 것이 확인되어 F와 무관하다는 알리바이를 주장하고자 I을 언급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바.

결국 원고는 위 절도 사건으로 2010. 9. 11. 구속되었고, 2010. 10. 5. 춘천지방법원 2010고단850호로 기소되었으며, 2011. 2. 8.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자 원고는 춘천지방법원 2011노121호로 항소하여, 2011. 5. 25.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F의 진술이 있을 뿐이나,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검사가 대법원 2011도7410호로 상고하였으나, 2011. 12. 8. 상고가 기각되어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사.

원고는 춘천지방법원 2012코57호로 형사보상신청을 하였고, 2013. 8. 5. 국가는 형사보상금으로 원고가 구금된 257일간 일당 10만 원으로 계산한 총 2,570만 원을, 형사비용보상금으로 제1심과 항소심의 변호인당 각 150만 원 합계 300만 원을 각 지급하라는 내용의 결정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보상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을제1호증의 1에서 4, 을제2호증의 1에서 6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담당 경찰관들은, F가 자신의 혐의를 피하기 위해 원고를 범인으로 지목하자 F의 혐의를 벗겨주기 위해서 F와 공모하여 허위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H을 원고와 대질하지 않으며, 상품권의 지문감식을 하지 않는 등으로 짜맞추기식 수사를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257일간 구속되도록 하였다. 또한, 법에 따른 형사보상금은 일급 최저임금액의 5배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보상결정을 한 담당 재판부는 법에 따른 형사보상금 및 변호사비용을 절반 이하로 감액하여 지급하도록 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법에 따라 받아야 할 형사보상금 43,468,800원과 변호사비용 1,350만 원 중 기 지급받은 2,570만 원과 300만 원을 제한 나머지 보상금 17,768,800원과 변호사비용 1,050만 원, 증거확보를 위한 출장비 등 소송비용 1,000만 원, 구속기간 동안 채무자가 잠적하여 받지 못하게 된 대여금 565만 원, 건강 손상으로 인한 치료비 500만 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고, 가정이 파탄되고 명예가 훼손되는 등으로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배상금 48,918,000원 및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5,000만 원 합계 98,918,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담당 경찰관들의 수사 관련 주장

(가)

지문감식 여부

담당 경찰관들이 상품권의 지문감식을 하지 않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을제1호증의 1, 을제2호증의 1, 6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담당 경찰관들은 2010. 9. 10. 상품권을 회수하여 지문이 중복되거나, 뭉개져 지문이 발견되지 않는 2매를 제외한 나머지 55매를 국과수에 유전자 분석의뢰하였고, 2010. 9. 20. 지문감식이 불가능하다는 회신받아 춘천지방검찰청으로 추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허위보고서 작성 등 짜맞추기식 수사 여부

담당 경찰관들이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다가 착오에 한 것이라며 이를 정정하였고, H을 원고와 대질신문하지 아니하였으며, 여러 차례 원고에게 불리한 내용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였던 사실은 앞서 인정한바와 같다. 또한 갑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F의 진술은 실제 원고의 인상착의나 소지품 등과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최초 진술과 다음 날 원고를 보고난 이후의 진술이 원고와 보다 일치하는 방향으로 일부 번복되었으며, 원고가 조선족으로서 독특한 억양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하여는 진술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인 원고에게 수수료도 없이 상품권 57만 원 어치를 교환해주었고, G에서 상품권을 절취하고 이를 교환했던 원고가 나흘 뒤 다시 G에 와서 식사를 하였다는 F의 진술은 경험칙에도 반하는 면이 있다.

그러나 한편, 갑제1호증, 을제1호증의 1, 을제2호증의 1,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F는 원고가 체포되기 전부터 2010. 9. 7. D에 와서 식사를 했던 손님이 상품권을 교환하여 갔다고 진술하였고, 원고가 2010. 9. 10. E에 식사를 하러 오자 원고가 상품권을 교환한 사람이라고 신고하여 원고가 체포된 이후에도 일관되게 원고가 상품권을 교환해간 사람이 맞다고 진술하였던 사실, H 또한 원고가 상품권을 교환해간 사람이 맞는 것 같다고 전화 진술하였던 사실, 서울에서 거주하던 원고는 2010. 9. 6. G에 왔다가 범행시각인 2010. 9. 7. 새벽에 범행장소 인근의 여인숙에서 숙박하였고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였던 사실 또한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정만으로 담당 경찰관들이 원고가 진범이 아닌 것을 알았거나 또는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하는 등으로 짜맞추기식 수사를 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

(2)

이 사건 보상결정 관련 주장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은 구금에 대한 보상을 할 때에는 그 구금일수에 따라 1일당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연도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 이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의 비율에 의한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규장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2조는 위 조항에 따른 구금에 대한 보상금의 한도는 1일당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해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의 5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형사보상금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의 5배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법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과 그 5배의 금액 사이에서 정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194조의4 제1항은 무죄판결 확정시의 비용보상의 범위는 변호인이었던 자의 보수 등에 한하는바, 그 보상금액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되, 변호인이었던 자에 대하여는 국선변호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 비용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항, 형사소송비용 등에 관한 규칙 제6조 제1항, 제2항,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 제14조 제1항에 의하면 국선변호인의 보수는 매년 대법관회의에서 정하되, 재판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 5배의 범위 안에서 증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법관회의에서 정한 2011년도 국선변호인의 보수는 사건당 30만 원이다.

이 사건 보상결정에 관하여 보건대, 형사보상금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2011년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인 34,600원과 그 5배액인 172,800원 사이에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일당 100,000원으로 정하였고, 형사비용보상금은 제1심과 항소심의 변호인당 각 30만 원을 상한인 5배까지 증액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원고는 결국 무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인하여 장기간 구금되어 많은 재산적 손실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원고는 조선족 중국인으로서 한국인에 비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국내의 실정이나 법체계에도 어두워 정신적 고통이 더 컸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에 정해진 형사보상금 및 형사비용보상금이 원고의 주관적인 손해는 물론, 객관적인 손실을 전보하기에도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로서, 공무원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나, 담당 경찰관 등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예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